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트럼프의 재선 욕망, 증시를 더 뜨겁게 달굴까?
입력 2019.11.14 (07:01) 수정 2019.11.14 (07:26) 취재K
2019년 8월 미국의 2년물 국채 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의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되자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 넘게 폭락하는 등 공포에 휩싸였다. 원래 단기 국채 금리보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아야 정상이지만, 일시적으로 이 금리가 역전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경기 침체나 위기가 찾아왔다.

이 때문에 2019년 당시 경제전문가 중에는 2020년에 위기가 올 것처럼 확정적으로 단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역시 채권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 틀렸을 수 있지만 분명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관론의 물결이 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하지만 정작 2019년 11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2020년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위기의 시작 버튼이 아니다

우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던 과거의 패턴부터 살펴보자. 장단기 금리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는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을 위기나 경기 침체의 시작 버튼으로 오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1978년 이후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된 직후 경제 위기가 시작된 적은 없었다. 실제로 장단기 금리 차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오기까지 평균 21개월이나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그 기간이 짧게는 11개월에서 길게는 34개월이나 걸렸기 때문에 편차도 큰 편이다.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시작될 때까지 주가나 부동산값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며 절정으로 치달았다는 점이다. 특히 S&P 500지수의 경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침체가 시작될 때까지 평균 10%나 상승했다.

과거의 패턴으로 볼 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직후에는 비관론이 커지고 위기론이 나오기 시작하다가, 시장이 이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패턴이 반복되어 온 셈이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 차 역전 시기는 고수익 고위험을 좇는 이들에게 놀라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곤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11~34개월 뒤에 경기 침체가 시작될까?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거의 예외 없이 경기 침체로 끝났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당국도 수많은 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수단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위기나 침체를 피해갈 희망은 물론 남아 있다.

다만 위기에 대한 정책수단이 진화해 온 만큼 위기가 찾아오는 원인 역시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해 왔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여전히 위험을 미리 예고하는 중요한 시그널로 인식해야 한다.

한 박자 빨리 내린 금리, 버블을 가속화하다

2019년 초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적어도 3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미 연준은 불황에 대비한 '보험용' 조치라며 2019년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연초 예고됐던 3차례 금리 인상 대신 오히려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덕에 연초 전망보다 기준금리가 1.5%p나 낮아진 셈이 되었고, 그 결과 시장은 폭등으로 화답했다. 이처럼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2020년 위기설을 내세웠던 경제전문가들도 하나둘씩 2020년 위기론을 철회하고 있다.

게다가 미 연준은 2019년 9월을 전후해 미국의 초단기 자금 시장인 레포(Repo, 환매조건부 채권)시장에서 초단기 금리가 연리 10% 수준으로 폭등하자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천문학적인 단기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미 연준은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양적 완화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시행했던 양적 완화를 사실상 재개한 셈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 덕분에 연초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미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금 시장은 미 연준이 한껏 푼 돈의 힘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야데니리처시의 야데니 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지 주가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됐다는 이유만으로 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계속 돈을 투자한 채 머무르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지금의 주가가 상당히 비싼 편인 것을 알고 있지만, 돈이 남아도는 데다 무엇이든 사두기만 하면 오르기 때문에 굳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에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들만은 비싼 주가 탓에 더는 값싼 기업이 없다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욕망, 증시를 더 뜨겁게 달굴까?

2020년 말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황금과 같은 기회를 놓칠 리는 없을 것이다.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을 1단계, 2단계 차례로 높여가면서 미국의 주식시장을 더욱 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 연말부터 내년 연초까지는 고의로 단계별 협상 타결 시기를 늦추거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가도 가급적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유지시키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취임 초기보다 재선 투표 직전의 경제 상황이 더 좋아진 경우에 대체로 재선에 성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2020년에 역사상 유례없는 12년 호황을 유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가가 통계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0%로 낮아졌다. 게다가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주요국가의 분기 성장률이 잇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유례없는 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실물 분야는 초라하다. 성장률은 과거 호황기의 평균 성장률보다 못 미치고,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도 유례없이 낮은 상황이다. 그야말로 실물이 아닌 돈의 힘으로 끌어올린 호황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선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기존의 민주당 진보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상대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에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뛰어들면서 중국에 중요한 선택지가 생겼다. 친시장적 민주당 후보인 블룸버그가 오히려 중국에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적어도 10년 이상 미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양국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만은 중국이 미약하나마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중국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2020년 세계 경제 상황과 증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지금은 민주당 대선 후보 중에 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지 않지만, 만일 블룸버그가 부상하면 중국은 그 선택지를 어떻게든 활용하려 할 것이고, 이는 대선 직전 미국 증시와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트럼프의 재선 욕망, 증시를 더 뜨겁게 달굴까?
    • 입력 2019.11.14 (07:01)
    • 수정 2019.11.14 (07:26)
    취재K
2019년 8월 미국의 2년물 국채 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의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되자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 넘게 폭락하는 등 공포에 휩싸였다. 원래 단기 국채 금리보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아야 정상이지만, 일시적으로 이 금리가 역전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경기 침체나 위기가 찾아왔다.

이 때문에 2019년 당시 경제전문가 중에는 2020년에 위기가 올 것처럼 확정적으로 단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역시 채권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 틀렸을 수 있지만 분명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관론의 물결이 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하지만 정작 2019년 11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2020년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위기의 시작 버튼이 아니다

우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던 과거의 패턴부터 살펴보자. 장단기 금리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는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을 위기나 경기 침체의 시작 버튼으로 오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1978년 이후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된 직후 경제 위기가 시작된 적은 없었다. 실제로 장단기 금리 차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오기까지 평균 21개월이나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그 기간이 짧게는 11개월에서 길게는 34개월이나 걸렸기 때문에 편차도 큰 편이다.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은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시작될 때까지 주가나 부동산값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며 절정으로 치달았다는 점이다. 특히 S&P 500지수의 경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침체가 시작될 때까지 평균 10%나 상승했다.

과거의 패턴으로 볼 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직후에는 비관론이 커지고 위기론이 나오기 시작하다가, 시장이 이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패턴이 반복되어 온 셈이다. 이 때문에 장단기 금리 차 역전 시기는 고수익 고위험을 좇는 이들에게 놀라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곤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11~34개월 뒤에 경기 침체가 시작될까?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거의 예외 없이 경기 침체로 끝났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당국도 수많은 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수단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위기나 침체를 피해갈 희망은 물론 남아 있다.

다만 위기에 대한 정책수단이 진화해 온 만큼 위기가 찾아오는 원인 역시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해 왔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여전히 위험을 미리 예고하는 중요한 시그널로 인식해야 한다.

한 박자 빨리 내린 금리, 버블을 가속화하다

2019년 초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적어도 3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미 연준은 불황에 대비한 '보험용' 조치라며 2019년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연초 예고됐던 3차례 금리 인상 대신 오히려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덕에 연초 전망보다 기준금리가 1.5%p나 낮아진 셈이 되었고, 그 결과 시장은 폭등으로 화답했다. 이처럼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2020년 위기설을 내세웠던 경제전문가들도 하나둘씩 2020년 위기론을 철회하고 있다.

게다가 미 연준은 2019년 9월을 전후해 미국의 초단기 자금 시장인 레포(Repo, 환매조건부 채권)시장에서 초단기 금리가 연리 10% 수준으로 폭등하자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천문학적인 단기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미 연준은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양적 완화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시행했던 양적 완화를 사실상 재개한 셈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 덕분에 연초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미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금 시장은 미 연준이 한껏 푼 돈의 힘으로 떠받쳐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야데니리처시의 야데니 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지 주가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됐다는 이유만으로 이익을 실현하기보다는 계속 돈을 투자한 채 머무르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지금의 주가가 상당히 비싼 편인 것을 알고 있지만, 돈이 남아도는 데다 무엇이든 사두기만 하면 오르기 때문에 굳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에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들만은 비싼 주가 탓에 더는 값싼 기업이 없다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욕망, 증시를 더 뜨겁게 달굴까?

2020년 말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황금과 같은 기회를 놓칠 리는 없을 것이다.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을 1단계, 2단계 차례로 높여가면서 미국의 주식시장을 더욱 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올 연말부터 내년 연초까지는 고의로 단계별 협상 타결 시기를 늦추거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가도 가급적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유지시키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취임 초기보다 재선 투표 직전의 경제 상황이 더 좋아진 경우에 대체로 재선에 성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2020년에 역사상 유례없는 12년 호황을 유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가가 통계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6.0%로 낮아졌다. 게다가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주요국가의 분기 성장률이 잇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유례없는 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실물 분야는 초라하다. 성장률은 과거 호황기의 평균 성장률보다 못 미치고,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도 유례없이 낮은 상황이다. 그야말로 실물이 아닌 돈의 힘으로 끌어올린 호황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선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기존의 민주당 진보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상대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에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뛰어들면서 중국에 중요한 선택지가 생겼다. 친시장적 민주당 후보인 블룸버그가 오히려 중국에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적어도 10년 이상 미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양국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만은 중국이 미약하나마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중국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도 2020년 세계 경제 상황과 증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지금은 민주당 대선 후보 중에 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지 않지만, 만일 블룸버그가 부상하면 중국은 그 선택지를 어떻게든 활용하려 할 것이고, 이는 대선 직전 미국 증시와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KBS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