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 훈육 강조한 프랑스도 ‘체벌 금지’…전 세계 56번째

[앵커]

그럼 지구촌 다른 나라들 상황은 어떨까요?

유럽에선 가정과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왔는데요.

엄격한 훈육을 강조해온 프랑스도, 올해 뒤늦게 체벌금지에 동참했습니다.

파리 양민효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엄격한 가정 교육을 내세워 자녀 체벌에 비교적 관대한 프랑스, 하지만 부모들의 고민도 큽니다.

6살 남자아이를 둔 아빠 로맹 씨도 체벌을 놓고 갈등합니다.

[로맹 보낙/6살 아이 아빠 : "아이의 엉덩이를 때린 적이 있는데, 너무 세게 때린 거죠. 마음이 아파서 상당히 괴로웠습니다. 비슷하게, 부모님들도 저를 때리신 적이 있죠. 엄마에게 엉덩이를 맞은 적도 있고, 아빠에겐 뺨을 맞은 적도 있고요. 자주는 아니고 가끔이었지만요."]

19세기초 나폴레옹 때부터 만들어진 자녀 징계법.

아버지가 자식을 감옥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프랑스 훈육의 역사는 강력했습니다.

[1971년 방송/프랑스 영상기록원 : "때려요 (어디를요?) 엉덩이요, 여기."]

[1971년 방송/프랑스 영상기록원 : "엉덩이를 맞아요. (누가 때려요?) 엄마가요. (그때마다 잘 받아들이나요?) 매번 그렇진 않아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에요?) 엉덩이를 때릴 거예요."]

최근에도 프랑스 부모의 85%가 훈육 시 체벌에 의존하고, 절반은 자녀가 2살 전에 체벌을 시작한 걸로 집계될 정도입니다.

40년 전 스웨덴을 시작으로 유럽연합 대부분 국가들이 가정을 포함해 모든 체벌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이탈리아 등과 함께 학교 체벌만 금지해왔던 프랑스는 올해 뒤늦게 동참했습니다.

프랑스 아동 학대의 75%가 훈육 목적의 체벌에서 비롯된단 심각성 때문입니다.

일명 '엉덩이 때리기' 금지법이 올해 7월 상원을 통과하면서 프랑스는 EU 회원국 중엔 32번째, 전세계 56번째 체벌 금지국이 됐습니다.

"부모의 권위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 없이 행사돼야 한다."

프랑스 체벌 금지법엔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체벌을 넘어설 새로운 훈육법에 대한 논의도 불붙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