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석 달 만에 주검으로…30대 베트남인 아내의 비극
입력 2019.11.20 (08:26)
수정 2019.11.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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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인 30대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까지 한 5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인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들의 국제 결혼은 비극으로 끝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한 빌라 앞.
이른 아침부터 한 남성이 수 차례 이 곳을 서성거립니다.
잠시 뒤, 뭔가 큰 짐을 들고 나오더니 차를 타고 사라집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경찰엔 실종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바로 CCTV 화면 속 남성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여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실종으로 수사를 하고 차량 수배 한 거죠. 이게 감이 (실종 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수사를 한 거예요."]
경찰은 실종 신고 하루 만에 CCTV속 남성인 남편 신 모씨를 베트남인 30대 아내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남편은 사건 당일 말다툼을 하다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참극.
두 사람 사이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소식 듣고 놀랐죠. 지금 가슴이 뛰고 그러는데..."]
[이웃 주민/음성변조 : "제가 청소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있는 거예요. 아니 여기 왜 경찰차가 있지 했는데..."]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결혼한 지는 베트남에서 하고 좀 됐는데요.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고. 거기서 결혼신고하고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서도 결혼신고했고요. 올 초로 알고 있거든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만나던 부부는 3개월 전, 한국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전해졌습니다.
아내보다 25살이나 많은 남편.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지 않았는데,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꽤 자주 들었거든요. 사실. 저녁시간 되면 조용하거든요. 다투는 소리 딱 들어도 정확한 내용이 들리진 않는데 언성이 크니까 제가 집에서 말했거든요. 옆에 건물에서 문 열어놓고 싸운다고. 다 들린다고 밖에..."]
부부갈등을 겪던 베트남인 아내는 타국에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딱 한 번인가 봤어.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 내려오다가 외국 사람이어서 이렇게 봤다고."]
아내의 집 근처에는 다문화센터가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 생활 석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베트남인 아내.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뒤, 아내의 휴대전화를 집에서 먼 저수지에 버린 뒤 시신을 자신의 고향에 암매장했습니다.
죽음도 비극이었지만, 마지막으로 가는 길마저도 비극이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도 없지 뭐. 한국 사람 같으면 친척이라도 올 텐데 베트남에서 (유족이) 와야지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경찰은 남편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살인 등 강력사건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과 4개월 전에도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아내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쩐OOO/이주 여성 : "속상하죠. 당연히 속상하죠. 똑같은 베트남 사람인데요. 여기 와서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는데 갑자기 다들 죽으면 어떻게 해요."]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쩐OOO/이주 여성 : "여기 와서 친구도 처음에 없어요. 아무도 없어. 나도 너무 낯설어서 우울하고 베트남으로 빨리 도망가고 싶은 사람도 많고..."]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면 외국인 아내를 보는 왜곡된 시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왕지원/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 : "네가 내 소유물이다. 내가 다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 허락 하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밖에 안 보낸다고 하면 갈등은 많이 나타나는 거잖아요. 한 공간에서 외부하고 접촉하지 않고 전화도 못 걸면 어떤 보호 장치 있어도 소용없어요. 그래서 보호 장치보다 사전에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만들어야 되는 게 중요해요."]
지난 13년간 가정폭력으로 숨진 결혼이주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21명.
결혼 이주 여성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인 30대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까지 한 5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인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들의 국제 결혼은 비극으로 끝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한 빌라 앞.
이른 아침부터 한 남성이 수 차례 이 곳을 서성거립니다.
잠시 뒤, 뭔가 큰 짐을 들고 나오더니 차를 타고 사라집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경찰엔 실종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바로 CCTV 화면 속 남성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여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실종으로 수사를 하고 차량 수배 한 거죠. 이게 감이 (실종 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수사를 한 거예요."]
경찰은 실종 신고 하루 만에 CCTV속 남성인 남편 신 모씨를 베트남인 30대 아내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남편은 사건 당일 말다툼을 하다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참극.
두 사람 사이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소식 듣고 놀랐죠. 지금 가슴이 뛰고 그러는데..."]
[이웃 주민/음성변조 : "제가 청소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있는 거예요. 아니 여기 왜 경찰차가 있지 했는데..."]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결혼한 지는 베트남에서 하고 좀 됐는데요.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고. 거기서 결혼신고하고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서도 결혼신고했고요. 올 초로 알고 있거든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만나던 부부는 3개월 전, 한국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전해졌습니다.
아내보다 25살이나 많은 남편.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지 않았는데,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꽤 자주 들었거든요. 사실. 저녁시간 되면 조용하거든요. 다투는 소리 딱 들어도 정확한 내용이 들리진 않는데 언성이 크니까 제가 집에서 말했거든요. 옆에 건물에서 문 열어놓고 싸운다고. 다 들린다고 밖에..."]
부부갈등을 겪던 베트남인 아내는 타국에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딱 한 번인가 봤어.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 내려오다가 외국 사람이어서 이렇게 봤다고."]
아내의 집 근처에는 다문화센터가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 생활 석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베트남인 아내.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뒤, 아내의 휴대전화를 집에서 먼 저수지에 버린 뒤 시신을 자신의 고향에 암매장했습니다.
죽음도 비극이었지만, 마지막으로 가는 길마저도 비극이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도 없지 뭐. 한국 사람 같으면 친척이라도 올 텐데 베트남에서 (유족이) 와야지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경찰은 남편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살인 등 강력사건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과 4개월 전에도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아내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쩐OOO/이주 여성 : "속상하죠. 당연히 속상하죠. 똑같은 베트남 사람인데요. 여기 와서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는데 갑자기 다들 죽으면 어떻게 해요."]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쩐OOO/이주 여성 : "여기 와서 친구도 처음에 없어요. 아무도 없어. 나도 너무 낯설어서 우울하고 베트남으로 빨리 도망가고 싶은 사람도 많고..."]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면 외국인 아내를 보는 왜곡된 시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왕지원/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 : "네가 내 소유물이다. 내가 다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 허락 하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밖에 안 보낸다고 하면 갈등은 많이 나타나는 거잖아요. 한 공간에서 외부하고 접촉하지 않고 전화도 못 걸면 어떤 보호 장치 있어도 소용없어요. 그래서 보호 장치보다 사전에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만들어야 되는 게 중요해요."]
지난 13년간 가정폭력으로 숨진 결혼이주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21명.
결혼 이주 여성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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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20 08:28:12
- 수정2019-11-20 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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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인 30대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까지 한 5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인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들의 국제 결혼은 비극으로 끝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한 빌라 앞.
이른 아침부터 한 남성이 수 차례 이 곳을 서성거립니다.
잠시 뒤, 뭔가 큰 짐을 들고 나오더니 차를 타고 사라집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경찰엔 실종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바로 CCTV 화면 속 남성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여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실종으로 수사를 하고 차량 수배 한 거죠. 이게 감이 (실종 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수사를 한 거예요."]
경찰은 실종 신고 하루 만에 CCTV속 남성인 남편 신 모씨를 베트남인 30대 아내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남편은 사건 당일 말다툼을 하다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참극.
두 사람 사이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소식 듣고 놀랐죠. 지금 가슴이 뛰고 그러는데..."]
[이웃 주민/음성변조 : "제가 청소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있는 거예요. 아니 여기 왜 경찰차가 있지 했는데..."]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결혼한 지는 베트남에서 하고 좀 됐는데요.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고. 거기서 결혼신고하고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서도 결혼신고했고요. 올 초로 알고 있거든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만나던 부부는 3개월 전, 한국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전해졌습니다.
아내보다 25살이나 많은 남편.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지 않았는데,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꽤 자주 들었거든요. 사실. 저녁시간 되면 조용하거든요. 다투는 소리 딱 들어도 정확한 내용이 들리진 않는데 언성이 크니까 제가 집에서 말했거든요. 옆에 건물에서 문 열어놓고 싸운다고. 다 들린다고 밖에..."]
부부갈등을 겪던 베트남인 아내는 타국에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딱 한 번인가 봤어.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 내려오다가 외국 사람이어서 이렇게 봤다고."]
아내의 집 근처에는 다문화센터가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 생활 석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베트남인 아내.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뒤, 아내의 휴대전화를 집에서 먼 저수지에 버린 뒤 시신을 자신의 고향에 암매장했습니다.
죽음도 비극이었지만, 마지막으로 가는 길마저도 비극이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도 없지 뭐. 한국 사람 같으면 친척이라도 올 텐데 베트남에서 (유족이) 와야지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경찰은 남편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살인 등 강력사건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과 4개월 전에도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아내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쩐OOO/이주 여성 : "속상하죠. 당연히 속상하죠. 똑같은 베트남 사람인데요. 여기 와서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는데 갑자기 다들 죽으면 어떻게 해요."]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쩐OOO/이주 여성 : "여기 와서 친구도 처음에 없어요. 아무도 없어. 나도 너무 낯설어서 우울하고 베트남으로 빨리 도망가고 싶은 사람도 많고..."]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면 외국인 아내를 보는 왜곡된 시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왕지원/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 : "네가 내 소유물이다. 내가 다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 허락 하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밖에 안 보낸다고 하면 갈등은 많이 나타나는 거잖아요. 한 공간에서 외부하고 접촉하지 않고 전화도 못 걸면 어떤 보호 장치 있어도 소용없어요. 그래서 보호 장치보다 사전에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만들어야 되는 게 중요해요."]
지난 13년간 가정폭력으로 숨진 결혼이주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21명.
결혼 이주 여성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으로 시집 온 베트남인 30대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까지 한 5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인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들의 국제 결혼은 비극으로 끝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양주의 한 빌라 앞.
이른 아침부터 한 남성이 수 차례 이 곳을 서성거립니다.
잠시 뒤, 뭔가 큰 짐을 들고 나오더니 차를 타고 사라집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경찰엔 실종신고 한 건이 접수됩니다.
바로 CCTV 화면 속 남성의 아내인 베트남 출신 여성과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의 신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실종으로 수사를 하고 차량 수배 한 거죠. 이게 감이 (실종 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수사를 한 거예요."]
경찰은 실종 신고 하루 만에 CCTV속 남성인 남편 신 모씨를 베트남인 30대 아내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남편은 사건 당일 말다툼을 하다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내가 한국에 온 지 불과 석 달만에 벌어진 참극.
두 사람 사이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소식 듣고 놀랐죠. 지금 가슴이 뛰고 그러는데..."]
[이웃 주민/음성변조 : "제가 청소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있는 거예요. 아니 여기 왜 경찰차가 있지 했는데..."]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결혼한 지는 베트남에서 하고 좀 됐는데요.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고. 거기서 결혼신고하고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서도 결혼신고했고요. 올 초로 알고 있거든요."]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만나던 부부는 3개월 전, 한국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전해졌습니다.
아내보다 25살이나 많은 남편.
두 사람은 말도 잘 통하지 않았는데,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꽤 자주 들었거든요. 사실. 저녁시간 되면 조용하거든요. 다투는 소리 딱 들어도 정확한 내용이 들리진 않는데 언성이 크니까 제가 집에서 말했거든요. 옆에 건물에서 문 열어놓고 싸운다고. 다 들린다고 밖에..."]
부부갈등을 겪던 베트남인 아내는 타국에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딱 한 번인가 봤어. 이사 오고 얼마 안 돼서 내려오다가 외국 사람이어서 이렇게 봤다고."]
아내의 집 근처에는 다문화센터가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 생활 석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베트남인 아내.
남편은 아내를 살해한 뒤, 아내의 휴대전화를 집에서 먼 저수지에 버린 뒤 시신을 자신의 고향에 암매장했습니다.
죽음도 비극이었지만, 마지막으로 가는 길마저도 비극이었습니다.
[장례식장 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도 없지 뭐. 한국 사람 같으면 친척이라도 올 텐데 베트남에서 (유족이) 와야지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경찰은 남편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학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살인 등 강력사건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과 4개월 전에도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아내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죠.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쩐OOO/이주 여성 : "속상하죠. 당연히 속상하죠. 똑같은 베트남 사람인데요. 여기 와서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는데 갑자기 다들 죽으면 어떻게 해요."]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쩐OOO/이주 여성 : "여기 와서 친구도 처음에 없어요. 아무도 없어. 나도 너무 낯설어서 우울하고 베트남으로 빨리 도망가고 싶은 사람도 많고..."]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면 외국인 아내를 보는 왜곡된 시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왕지원/한국이주여성연합회 회장 : "네가 내 소유물이다. 내가 다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 허락 하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밖에 안 보낸다고 하면 갈등은 많이 나타나는 거잖아요. 한 공간에서 외부하고 접촉하지 않고 전화도 못 걸면 어떤 보호 장치 있어도 소용없어요. 그래서 보호 장치보다 사전에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만들어야 되는 게 중요해요."]
지난 13년간 가정폭력으로 숨진 결혼이주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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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화 기자 jhw0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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