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삭발·단식 2관왕’ 황교안, ‘벼랑 끝 전술’ 통할까

입력 2019.11.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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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전격적으로 삭발 결정을 발표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두달 만에 오늘(20일)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식 시작 장소는 삭발식을 했던 청와대 앞, 이후엔 국회에서 단식을 이어갑니다.

목적은 여권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기류와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2주 앞으로 다가온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처리를 앞두고,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공식 발표도 전에, 단식 말린 박지원·이정미·홍준표

황 대표의 공식적인 단식 돌입은 오늘(20일) 오후 3시부터였습니다. 그런데 공식 발표도 전에 오늘 오전 국회 기자들 사이, '황 대표 단식 소문'이 돌면서, 이를 말리는 움직임이 먼저 포착됐습니다.

국회 훈수꾼이자 정치 9단으로 통하는 가칭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첫 주자였습니다. 박 의원은 한국당 황 대표의 단식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제발 단식을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앞서 박 의원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쇼로 단식과 삭발, 의원직 사퇴를 꼽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 2가지를 황 대표가 게 된 겁니다. 그것도 정치권 입성 1년도 채 안 된 정치 신인이 말입니다.

박 의원이 황 대표의 단식을 말린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되는데, 단식하면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KBS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황 대표 단식으로 "20대 국회는 이제 끝났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기성 정치인의 구태 정치를 반복하고, 새로운 대안 정치를 하지 못하는 데서 '초짜' 티가 난다고도 했습니다.

박 의원에 이어 또 말린 사람, 지난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촉구하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단식에 들어갔던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입니다. 이 전 대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패스트트랙 처리는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결정을 다시 생각해 달라"며 황 대표를 말렸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원내를 잘 다스려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들은 끝 간데없는 정쟁이 너무나 피곤하다, 국회에서 일을 풀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단식으로 선거제 개혁안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 전 대표가, 이번에는 단식으로 선거제 개혁안을 막으려는 황 대표를 말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습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거들었는데, 발언의 강도는 가장 셌습니다. "정치적으로 해결도 못 하고 질질 끌려다니다가 이제 와서 해결하려 하면 이미 늦었다, 특히 단식이 그 해결 수단으로 된다고 보시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황 대표가 단식한다 하면 코웃음 칠 거라 본다, 미동도 안 할 것이다, 그만큼 야당 전체를 깔보고 얕잡아 보고 있는데 무슨 단식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0대 국회 누가 단식했나…단식의 정치학

20대 국회 들어 첫 단식 농성을 한 사람은 2016년 9월 당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입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했지만, 냉소적 여론에만 부딪쳤습니다.

이후 잠잠하던 단식 카드는 지난해부터 자주 등장합니다. 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해 여당으로부터 특검 수용을 끌어냈고, 지난해 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당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올해 1월엔 한국당 의원들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해 5시간 반씩 릴레이 단식 농성에 들어갔는데, '간헐적 단식', '웰빙 단식'이라는 조롱과 함께 흐지부지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한국당 이학재 의원이 19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식은 대안이 없는 야당의 마지막 '벼랑 끝 전술'이자, 손학규 대표나 황교안 대표처럼 원외 인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투쟁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단식이 야당의 단골 투쟁 수단이었던 건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광주 민주항쟁 3주년인 1983년 구속된 학생과 지식인 등의 석방과 언론 통폐합 백지화, 대통령 직선제 회복 등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자당이 지방자치제 약속을 어기고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려 하자 13일 동안 단식한 바 있습니다.

2005년엔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쌀 협상 비준동의안에 반대해 29일 동안 단식했는데 이는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인으로는 가장 긴 단식으로 기록됐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9일 동안 단식했습니다.

문제는 박지원 의원이 지적했듯, 단식이 이제는 더는 감동적이지도,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과거 독재 시절, 정치인들이 목숨 건 투쟁으로 민주화를 일궈냈던 그때의 단식과는 무게감부터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단식 카드가 너무 자주 등장한 탓에, 대중들이 단식을 일종의 '정치 쇼' 정도로 치부한다는 겁니다.

■ 한국당 내부 "승부수" vs "자기파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농성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평소 황 대표의 정치 행보를 무리수라고 보던 상당수의 비박계 의원들조차 이번 결정에는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승부수를 던진 거다, 정부 여당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선거제 개편에 강력하게 항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대표로서 사활을 걸고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는 데 이해한다, 삭발과 단식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겠다는 건데, 단식 자체를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 19일 단식 농성을 한 경험자, 이학재 의원은 단식을 안 해본 사람들이 단식에 대해 '뜬금없다'는 식의 평가를 하면 안 된다며, 황 대표가 단식을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절박하고, 지금 정국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황 대표의 단식이 여론 환기를 위한 자기 희생적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반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한 의원은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다, 자기 파괴적인 해법일 뿐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의원은 이 국면에서 적절한 대응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특히 단식이라는 수단이 적합한지 국민들에게 와 닿지 않고, 패스트트랙 법안은 국회에서 진행되는데 단식을 청와대에서 시작했다는 점도 뜬금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황교안 "죽기를 각오하겠다"

황 대표는 단식에 앞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공수처법은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탈탈 털어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으로, 선거법 개정안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 밥그릇을 늘리려는 법"으로 규정하고, 단식을 통해 이를 막겠다고 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의 단식이 정치공학적 수사가 아니라며, 야당 대표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껴 행한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삭발에 이어 단식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또 꺼내 든 황 대표, 당 밖에서는 시작도 전에 '정치 쇼, 민폐'라는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 황 대표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손학규, 이정미 대표의 단식으로 시작된 선거제 개혁안은 황 대표의 단식으로 끝을 보게 될까요?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적어도 황 대표의 단식으로, 국회가 더 얼어붙게 된 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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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18:06:02
    여심야심
지난 9월, 전격적으로 삭발 결정을 발표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두달 만에 오늘(20일)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식 시작 장소는 삭발식을 했던 청와대 앞, 이후엔 국회에서 단식을 이어갑니다.

목적은 여권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기류와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2주 앞으로 다가온 패스트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처리를 앞두고,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공식 발표도 전에, 단식 말린 박지원·이정미·홍준표

황 대표의 공식적인 단식 돌입은 오늘(20일) 오후 3시부터였습니다. 그런데 공식 발표도 전에 오늘 오전 국회 기자들 사이, '황 대표 단식 소문'이 돌면서, 이를 말리는 움직임이 먼저 포착됐습니다.

국회 훈수꾼이자 정치 9단으로 통하는 가칭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첫 주자였습니다. 박 의원은 한국당 황 대표의 단식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제발 단식을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앞서 박 의원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쇼로 단식과 삭발, 의원직 사퇴를 꼽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 2가지를 황 대표가 게 된 겁니다. 그것도 정치권 입성 1년도 채 안 된 정치 신인이 말입니다.

박 의원이 황 대표의 단식을 말린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되는데, 단식하면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KBS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황 대표 단식으로 "20대 국회는 이제 끝났다"라고도 말했습니다.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기성 정치인의 구태 정치를 반복하고, 새로운 대안 정치를 하지 못하는 데서 '초짜' 티가 난다고도 했습니다.

박 의원에 이어 또 말린 사람, 지난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촉구하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단식에 들어갔던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입니다. 이 전 대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패스트트랙 처리는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결정을 다시 생각해 달라"며 황 대표를 말렸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원내를 잘 다스려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들은 끝 간데없는 정쟁이 너무나 피곤하다, 국회에서 일을 풀어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단식으로 선거제 개혁안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 전 대표가, 이번에는 단식으로 선거제 개혁안을 막으려는 황 대표를 말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습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거들었는데, 발언의 강도는 가장 셌습니다. "정치적으로 해결도 못 하고 질질 끌려다니다가 이제 와서 해결하려 하면 이미 늦었다, 특히 단식이 그 해결 수단으로 된다고 보시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황 대표가 단식한다 하면 코웃음 칠 거라 본다, 미동도 안 할 것이다, 그만큼 야당 전체를 깔보고 얕잡아 보고 있는데 무슨 단식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0대 국회 누가 단식했나…단식의 정치학

20대 국회 들어 첫 단식 농성을 한 사람은 2016년 9월 당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입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했지만, 냉소적 여론에만 부딪쳤습니다.

이후 잠잠하던 단식 카드는 지난해부터 자주 등장합니다. 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해 여당으로부터 특검 수용을 끌어냈고, 지난해 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당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올해 1월엔 한국당 의원들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대해 5시간 반씩 릴레이 단식 농성에 들어갔는데, '간헐적 단식', '웰빙 단식'이라는 조롱과 함께 흐지부지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한국당 이학재 의원이 19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식은 대안이 없는 야당의 마지막 '벼랑 끝 전술'이자, 손학규 대표나 황교안 대표처럼 원외 인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투쟁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단식이 야당의 단골 투쟁 수단이었던 건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광주 민주항쟁 3주년인 1983년 구속된 학생과 지식인 등의 석방과 언론 통폐합 백지화, 대통령 직선제 회복 등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자당이 지방자치제 약속을 어기고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려 하자 13일 동안 단식한 바 있습니다.

2005년엔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쌀 협상 비준동의안에 반대해 29일 동안 단식했는데 이는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인으로는 가장 긴 단식으로 기록됐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9일 동안 단식했습니다.

문제는 박지원 의원이 지적했듯, 단식이 이제는 더는 감동적이지도,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과거 독재 시절, 정치인들이 목숨 건 투쟁으로 민주화를 일궈냈던 그때의 단식과는 무게감부터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단식 카드가 너무 자주 등장한 탓에, 대중들이 단식을 일종의 '정치 쇼' 정도로 치부한다는 겁니다.

■ 한국당 내부 "승부수" vs "자기파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농성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평소 황 대표의 정치 행보를 무리수라고 보던 상당수의 비박계 의원들조차 이번 결정에는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승부수를 던진 거다, 정부 여당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선거제 개편에 강력하게 항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대표로서 사활을 걸고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는 데 이해한다, 삭발과 단식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겠다는 건데, 단식 자체를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 19일 단식 농성을 한 경험자, 이학재 의원은 단식을 안 해본 사람들이 단식에 대해 '뜬금없다'는 식의 평가를 하면 안 된다며, 황 대표가 단식을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절박하고, 지금 정국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황 대표의 단식이 여론 환기를 위한 자기 희생적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반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한 의원은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다, 자기 파괴적인 해법일 뿐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의원은 이 국면에서 적절한 대응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특히 단식이라는 수단이 적합한지 국민들에게 와 닿지 않고, 패스트트랙 법안은 국회에서 진행되는데 단식을 청와대에서 시작했다는 점도 뜬금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황교안 "죽기를 각오하겠다"

황 대표는 단식에 앞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공수처법은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탈탈 털어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으로, 선거법 개정안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 밥그릇을 늘리려는 법"으로 규정하고, 단식을 통해 이를 막겠다고 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의 단식이 정치공학적 수사가 아니라며, 야당 대표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껴 행한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삭발에 이어 단식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또 꺼내 든 황 대표, 당 밖에서는 시작도 전에 '정치 쇼, 민폐'라는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 황 대표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손학규, 이정미 대표의 단식으로 시작된 선거제 개혁안은 황 대표의 단식으로 끝을 보게 될까요?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적어도 황 대표의 단식으로, 국회가 더 얼어붙게 된 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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