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장부터 땔감 마련까지…북한 월동 준비

입력 2019.11.23 (08:07) 수정 2019.12.0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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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겨울은 예년보다 빠르고 강한 한파가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월동 준비 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남한보다 추운 지역이 훨씬 많은 북한은 10월이면 김장이 시작되고 땔감 마련에 바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요즘은 북한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 월동준비에도 지역별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월동준비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북-중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남양구.

소 달구지를 앞세운 북한주민들이 밭으로 나와 정리해 놓은 배추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달 뒤인 11월, 또 다른 접경지역인 양강도 혜산에서도 배추 단을 등에 지고 옮기는 여성들과, 집 앞 한쪽에 켜켜이 쌓인 배추들이 확인됐다.

월동 준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김장이 한창임을 짐작케 한다.

[박용배/영상 제공/인천 청라 사랑의 교회 목사 : "배추를 수확해서 막 옮기는 거 그런 모습들 또 혜산 같은 데 보니까 물 떠서 압록강 물 떠서 들어가는데 옆에 채소밭에 아직 배추 그대로 있는 모습들 한창 지금 겨울 준비 김장 준비를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10월과 11월은 김장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다.

남한보다 겨울이 추운 것은 물론이고, 먹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김장이 그야말로 반 년치 식량이 되는 것.

[최송죽/2016년 탈북 : "작게 하는 집 200KG~300KG다 500KG~600KG 한단 말입니다. 인민들이 배추밭에서 배추도 캐고 그다음 한 10월 20일 되면 본격적으로 전국이 다 김장 전투입니다."]

북한의 김장 모습은 과거 남한의 풍경과도 비슷하다.

각 가정 마다 많은 양의 김장을 하다 보니 동네 부녀자들이 품앗이를 하며 김치를 담그는 것이다.

북한에선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400∼500kg 정도의 배추와 무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이다.

["11월 말쯤이면 김치(김장)를 하게끔 되어있는데 나는 식구가 3명이다 보니까 한 150kg 쯤 담그면 충분하게 다음해 3월 달까지 실컷 먹는데... 김치를 아주 좋아합니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상에 김치 없으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도 도심을 중심으로 김장 문화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치공장에서 생산되는 포장 김치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것.

[평양시민 : "우리 가정에서는 이 류경김치를 자주 사먹곤 합니다. 직장 다니면서 김치 담그는 품이 상당히 들곤 했는데 지금 이렇게 김치를 임의의 순간에 사먹을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한 여름에도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김치의 맛과 향기를 맛 볼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평양시 외곽에 위치한 류경 김치공장이다.

연간 4200여 톤의 김치를 생산 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류경 김치공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준공돼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백미혜/류경 김치공장 지배인 : "우리는 공장에서 만드는 김치를 가정에서 만드는 김치보다 더 맛있게 담가서 우리 인민들이 항상 즐겨 찾는 김치,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식품으로 되도록 하기 위해서 적극 노력 하겠습니다."]

지난 21일자 노동 신문도 북한의 김장 풍경을 전하면서 '류경 김치공장 봉사 매대를 찾는 단골손님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변화된 세태를 전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평양시민들의 얘기일 뿐 여전히 북한주민들은 김장철이 되면 전투 아닌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협동농장의 배추 또한 돈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공급된다는 것.

[최송죽/2016년 탈북 : "북한 배추 다 이만하고 이런데 다 치마처럼 다 벌어졌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양은 부피는 큰데 많은데 알속이 없죠. 그런 것도 먹기 힘드니까 완전 진짜 전투입니다. 어느 만한 배추 양을 우리도 좀 달라 이렇게 해서 하면 농장에서 오라 우리 이만한 거 주겠다 해가지고 자기네들 뇌물 작전해가지고 사실은 그거 우리 농장원 들이나 우리 군내 사람들한테 돌아가야 될 배추지 않습니까? 그런데 뒷문으로 뒷빼기 해가지고 우리는 뒷빼기를 한단 말입니다. 뒷빼기 해가지고 그 배추를 도나 시나 그런 일꾼들이 와서 실어간단 말입니다."]

겨울이면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

북한 주민들이 겨울철이면 식량 못지않게 걱정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난방 연료다.

북한 장마당에 가면 판매용 땔감들이 곳곳에 쌓여 있고 땔감을 나르는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뛰어 놀다가도 도끼를 들고 땔감용 장작을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 할 정도다.

북한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 연료는 석탄.

그러나 생산 지역 외에는 그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값싼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겨울철 난방 연료에서도 지역간, 계층 간의 격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 같은 경우에는 석탄을 전문적으로 생산을 하는 곳이 평남도 지역이에요. 거기서 생산하는 걸 가지고 평양으로 다 실어 나가고 있고 북쪽 지역 같은 경우에는 다 석탄이 부족해서 땔나무를 해요. 평남도 덕촌에서 15만 원 할 때 양강도 들어가면 막 30만 원 나무 올라가거든요. 일반 주민들이 30만 원짜리 석탄을 때서 사서 땔 수가 없어요. 그래서 땔나무를 해다가 집에서 그거 가지고 월동준비 하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겨울철 북한의 산들은 그야말로 민둥산.

땔감마저 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볏짚까지 가져다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북한 매체도 만연해진 벌목을 막기 위해 무연탄 등 대체 연료 사용을 권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실정에는 맞지 않은 상황이다.

[김철남/금강군인민위원회 부장 : "산골 사람들이다보니 나무가 많다는 이유로 나무를 가져다 땔감으로 쓸 생각만 했지 그런 인식을 버리지 못해서 초무연탄이 막돌처럼 버림을 받고 있습니다."]

월동준비의 간극은 의복 준비에 있어서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평양에 위치한 한 의복점.

겨울을 맞아 코트와 패딩류의 의상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형형색색의 여성용 코트는 디자인 면에서도 꽤 세련된 모양이다.

옷을 만들었다는 디자이너 역시 자신의 의상 자랑에 나선다.

["(겨울인데 이렇게 달린 옷(원피스)을 입을 수 있습니까? 좀 물어 봅시다 어떻습니까. 편안합니까?) 네 편안하고 아주 따뜻합니다."]

또 겨울이라고 해도 각종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이 생산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리미화/을밀대 피복전시장 책임자 : "겨울에는 바지나 치마에다 스웨터, 이렇게 일반적으로 걸쳐 입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새롭게 편직 된 옷으로 뜨뜻하게 모 편직으로 달린 옷을 했으니까..."]

김정일이 직접 이름을 지어줬다는 봉선화 내복 생산 공장에서도 디자인 회의가 한창이다.

[낙랑 피복 공장 준비원 : "제가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은 40대, 30대 여성분들 이렇게 사치한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색깔로 선택했습니다."]

[낙랑 피복 공장 준비원 : "어떤 레이스를 달아주는가에 따라서 그 옷이 부인형이 되기도 하고 처녀형이 되기도..."]

기능적인 면 외에도 소비자의 취향까지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선전...

그러나 한겨울,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겐 화려한 디자인의 코트도, 레이스가 달린 내의도 꿈같은 이야기다.

[최송죽/2016년 탈북 : "군인 동복을 많이 입고 다닙니다. 군대들 솜 동복인데 스키복 스키복 한단 말입니다. 그걸 입고 그전에는 그걸 많이 입고 우리 산에서는 거의 다 그거 입습니다. 왜? 그게 제일 덥고 그게 제일 안전하고 천이라서 질기단 말입니다."]

북한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겨울철 외투.

초겨울이면 이 군복이 새롭게 공급 되는데 북한 군인들 역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외투를 시장에 내놓는다고 한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군 같은 경우에 12월 1일 들어가기 전에 동피복이 나와요. 신병들이나 전사들 같은 경우에 새피복이 나오게 되면 사관들 같은 경우에 그걸 회수하는 확률이 많아요. 회수해서 팔아먹죠.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사회동복 비싸게 사입느니 군대동복 싸게 사입고 2년에 한 번씩 갈아입으면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좀 많이 사입죠."]

게다가 겨울철에도 어김없이 계속되는 노력동원은 북한 주민들의 겨울을 더욱 고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삼지연 개발 마감을 앞두고 돌격대, 군부대를 총 동원하고 있는 북한 당국인만큼 이번 겨울 역시 혹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은 김정은의 말이 곧 법이잖아요. 그런데 몇 월 며칠 날까지 완성을 해라라고 지시가 떨어졌잖아요. 그러면 겨울철에 멈췄다가는 내 목이 날아나요. 저희도 그런 적이 있거든요. 저희가 임진강 발전소당 건설할 때 토사장 건설할 때 여름철이고 겨울철이고 상관이 없어요. 김정일이 때인데 김정일이가 현지지도 한다고 토산에 온다고 하면서.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라는 건 공장 기업소 다 뽑아가지고 그 건설장에 내몰았거든요. 숱한 사람들이 사고나가 다 죽었잖아요 그때."]

북한 주민들은 겨울을 두고 엄혹한 겨울이라 부른다.

모질고, 견디기 힘든 추위와 함께 배고픔도 함께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엄혹한 겨울을 더욱 시리게 하는 것은 희생만 강요하는 북한 당국과 커져가는 양극화에서 오는 좌절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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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장부터 땔감 마련까지…북한 월동 준비
    • 입력 2019-11-23 08:14:58
    • 수정2019-12-02 14:19:59
    남북의 창
[앵커]

올겨울은 예년보다 빠르고 강한 한파가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월동 준비 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남한보다 추운 지역이 훨씬 많은 북한은 10월이면 김장이 시작되고 땔감 마련에 바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요즘은 북한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 월동준비에도 지역별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월동준비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북-중 국경지역인 함경북도 남양구.

소 달구지를 앞세운 북한주민들이 밭으로 나와 정리해 놓은 배추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달 뒤인 11월, 또 다른 접경지역인 양강도 혜산에서도 배추 단을 등에 지고 옮기는 여성들과, 집 앞 한쪽에 켜켜이 쌓인 배추들이 확인됐다.

월동 준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김장이 한창임을 짐작케 한다.

[박용배/영상 제공/인천 청라 사랑의 교회 목사 : "배추를 수확해서 막 옮기는 거 그런 모습들 또 혜산 같은 데 보니까 물 떠서 압록강 물 떠서 들어가는데 옆에 채소밭에 아직 배추 그대로 있는 모습들 한창 지금 겨울 준비 김장 준비를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10월과 11월은 김장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다.

남한보다 겨울이 추운 것은 물론이고, 먹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김장이 그야말로 반 년치 식량이 되는 것.

[최송죽/2016년 탈북 : "작게 하는 집 200KG~300KG다 500KG~600KG 한단 말입니다. 인민들이 배추밭에서 배추도 캐고 그다음 한 10월 20일 되면 본격적으로 전국이 다 김장 전투입니다."]

북한의 김장 모습은 과거 남한의 풍경과도 비슷하다.

각 가정 마다 많은 양의 김장을 하다 보니 동네 부녀자들이 품앗이를 하며 김치를 담그는 것이다.

북한에선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400∼500kg 정도의 배추와 무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이다.

["11월 말쯤이면 김치(김장)를 하게끔 되어있는데 나는 식구가 3명이다 보니까 한 150kg 쯤 담그면 충분하게 다음해 3월 달까지 실컷 먹는데... 김치를 아주 좋아합니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상에 김치 없으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도 도심을 중심으로 김장 문화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치공장에서 생산되는 포장 김치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것.

[평양시민 : "우리 가정에서는 이 류경김치를 자주 사먹곤 합니다. 직장 다니면서 김치 담그는 품이 상당히 들곤 했는데 지금 이렇게 김치를 임의의 순간에 사먹을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한 여름에도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김치의 맛과 향기를 맛 볼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평양시 외곽에 위치한 류경 김치공장이다.

연간 4200여 톤의 김치를 생산 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류경 김치공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준공돼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백미혜/류경 김치공장 지배인 : "우리는 공장에서 만드는 김치를 가정에서 만드는 김치보다 더 맛있게 담가서 우리 인민들이 항상 즐겨 찾는 김치,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식품으로 되도록 하기 위해서 적극 노력 하겠습니다."]

지난 21일자 노동 신문도 북한의 김장 풍경을 전하면서 '류경 김치공장 봉사 매대를 찾는 단골손님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변화된 세태를 전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평양시민들의 얘기일 뿐 여전히 북한주민들은 김장철이 되면 전투 아닌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협동농장의 배추 또한 돈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공급된다는 것.

[최송죽/2016년 탈북 : "북한 배추 다 이만하고 이런데 다 치마처럼 다 벌어졌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양은 부피는 큰데 많은데 알속이 없죠. 그런 것도 먹기 힘드니까 완전 진짜 전투입니다. 어느 만한 배추 양을 우리도 좀 달라 이렇게 해서 하면 농장에서 오라 우리 이만한 거 주겠다 해가지고 자기네들 뇌물 작전해가지고 사실은 그거 우리 농장원 들이나 우리 군내 사람들한테 돌아가야 될 배추지 않습니까? 그런데 뒷문으로 뒷빼기 해가지고 우리는 뒷빼기를 한단 말입니다. 뒷빼기 해가지고 그 배추를 도나 시나 그런 일꾼들이 와서 실어간단 말입니다."]

겨울이면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

북한 주민들이 겨울철이면 식량 못지않게 걱정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난방 연료다.

북한 장마당에 가면 판매용 땔감들이 곳곳에 쌓여 있고 땔감을 나르는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뛰어 놀다가도 도끼를 들고 땔감용 장작을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 할 정도다.

북한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 연료는 석탄.

그러나 생산 지역 외에는 그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값싼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겨울철 난방 연료에서도 지역간, 계층 간의 격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 같은 경우에는 석탄을 전문적으로 생산을 하는 곳이 평남도 지역이에요. 거기서 생산하는 걸 가지고 평양으로 다 실어 나가고 있고 북쪽 지역 같은 경우에는 다 석탄이 부족해서 땔나무를 해요. 평남도 덕촌에서 15만 원 할 때 양강도 들어가면 막 30만 원 나무 올라가거든요. 일반 주민들이 30만 원짜리 석탄을 때서 사서 땔 수가 없어요. 그래서 땔나무를 해다가 집에서 그거 가지고 월동준비 하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겨울철 북한의 산들은 그야말로 민둥산.

땔감마저 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볏짚까지 가져다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북한 매체도 만연해진 벌목을 막기 위해 무연탄 등 대체 연료 사용을 권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실정에는 맞지 않은 상황이다.

[김철남/금강군인민위원회 부장 : "산골 사람들이다보니 나무가 많다는 이유로 나무를 가져다 땔감으로 쓸 생각만 했지 그런 인식을 버리지 못해서 초무연탄이 막돌처럼 버림을 받고 있습니다."]

월동준비의 간극은 의복 준비에 있어서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평양에 위치한 한 의복점.

겨울을 맞아 코트와 패딩류의 의상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형형색색의 여성용 코트는 디자인 면에서도 꽤 세련된 모양이다.

옷을 만들었다는 디자이너 역시 자신의 의상 자랑에 나선다.

["(겨울인데 이렇게 달린 옷(원피스)을 입을 수 있습니까? 좀 물어 봅시다 어떻습니까. 편안합니까?) 네 편안하고 아주 따뜻합니다."]

또 겨울이라고 해도 각종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이 생산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리미화/을밀대 피복전시장 책임자 : "겨울에는 바지나 치마에다 스웨터, 이렇게 일반적으로 걸쳐 입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새롭게 편직 된 옷으로 뜨뜻하게 모 편직으로 달린 옷을 했으니까..."]

김정일이 직접 이름을 지어줬다는 봉선화 내복 생산 공장에서도 디자인 회의가 한창이다.

[낙랑 피복 공장 준비원 : "제가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은 40대, 30대 여성분들 이렇게 사치한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색깔로 선택했습니다."]

[낙랑 피복 공장 준비원 : "어떤 레이스를 달아주는가에 따라서 그 옷이 부인형이 되기도 하고 처녀형이 되기도..."]

기능적인 면 외에도 소비자의 취향까지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선전...

그러나 한겨울,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겐 화려한 디자인의 코트도, 레이스가 달린 내의도 꿈같은 이야기다.

[최송죽/2016년 탈북 : "군인 동복을 많이 입고 다닙니다. 군대들 솜 동복인데 스키복 스키복 한단 말입니다. 그걸 입고 그전에는 그걸 많이 입고 우리 산에서는 거의 다 그거 입습니다. 왜? 그게 제일 덥고 그게 제일 안전하고 천이라서 질기단 말입니다."]

북한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겨울철 외투.

초겨울이면 이 군복이 새롭게 공급 되는데 북한 군인들 역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외투를 시장에 내놓는다고 한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군 같은 경우에 12월 1일 들어가기 전에 동피복이 나와요. 신병들이나 전사들 같은 경우에 새피복이 나오게 되면 사관들 같은 경우에 그걸 회수하는 확률이 많아요. 회수해서 팔아먹죠.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사회동복 비싸게 사입느니 군대동복 싸게 사입고 2년에 한 번씩 갈아입으면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좀 많이 사입죠."]

게다가 겨울철에도 어김없이 계속되는 노력동원은 북한 주민들의 겨울을 더욱 고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삼지연 개발 마감을 앞두고 돌격대, 군부대를 총 동원하고 있는 북한 당국인만큼 이번 겨울 역시 혹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리혁/2014년 탈북 : "북한은 김정은의 말이 곧 법이잖아요. 그런데 몇 월 며칠 날까지 완성을 해라라고 지시가 떨어졌잖아요. 그러면 겨울철에 멈췄다가는 내 목이 날아나요. 저희도 그런 적이 있거든요. 저희가 임진강 발전소당 건설할 때 토사장 건설할 때 여름철이고 겨울철이고 상관이 없어요. 김정일이 때인데 김정일이가 현지지도 한다고 토산에 온다고 하면서.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라는 건 공장 기업소 다 뽑아가지고 그 건설장에 내몰았거든요. 숱한 사람들이 사고나가 다 죽었잖아요 그때."]

북한 주민들은 겨울을 두고 엄혹한 겨울이라 부른다.

모질고, 견디기 힘든 추위와 함께 배고픔도 함께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엄혹한 겨울을 더욱 시리게 하는 것은 희생만 강요하는 북한 당국과 커져가는 양극화에서 오는 좌절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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