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금 체불 민원인에 전화한 판사…소송 취하 종용?
입력 2019.11.25 (21:43)
수정 2019.11.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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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금체불 소송과 관련해 담당 판사가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의 취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정규 변호사는 2017년 말, 한 통근 버스기사의 임금 체불 사건 변호를 맡았습니다.
버스기사는 노동청이 개입한 뒤에야 임금 170만 원과 퇴직금을 받았지만 못 받은 임금이 더 있다고 억울해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버스 회사 자료를 토대로 청구 금액을 당초 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재판을 이틀 앞두고 담당 판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돈을) 받았는데도 원고가 이렇게 소송을 유지하는 건 뭔가 회사측하고 다른 관계가 있어서인지... (중략) (금액을) 키울 만큼의 그게 청구 취지가 되는 건지 일단 의문이 있고요."]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도 합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수사 기관에서 한 것 가지고 얼마나 그게 부족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적으로는 그렇게 많은 액수, 3천만 원 넘는 액수일 거라고 쉽게 예상이 안되거든요."]
[최정규/변호사 : "판사님 의중을 제가 잘 모르겠는데...(중략)"]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이거 뭐 변론 기일에서 이 얘기를 드릴 순 없지 않습니까."]
3차례 재판이 열렸지만, 버스기사는 결국 소송에서 졌습니다.
[최정규/변호사/임금체불 노동자 소송 대리인 : "(체불 임금을) 인정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노력에 정말 찬 물을 퍼 붓는 격이고. 이 분들이 얼마나 억울할까에 대한 관념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충윤/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판사가) 소송의 취하를 종용하는 취지의 말씀을 계속 하시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고 극히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체불 임금 액수를 바꾼 이유가 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서, 판사가 좋은 의도로 걸었던 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임금체불 소송과 관련해 담당 판사가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의 취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정규 변호사는 2017년 말, 한 통근 버스기사의 임금 체불 사건 변호를 맡았습니다.
버스기사는 노동청이 개입한 뒤에야 임금 170만 원과 퇴직금을 받았지만 못 받은 임금이 더 있다고 억울해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버스 회사 자료를 토대로 청구 금액을 당초 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재판을 이틀 앞두고 담당 판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돈을) 받았는데도 원고가 이렇게 소송을 유지하는 건 뭔가 회사측하고 다른 관계가 있어서인지... (중략) (금액을) 키울 만큼의 그게 청구 취지가 되는 건지 일단 의문이 있고요."]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도 합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수사 기관에서 한 것 가지고 얼마나 그게 부족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적으로는 그렇게 많은 액수, 3천만 원 넘는 액수일 거라고 쉽게 예상이 안되거든요."]
[최정규/변호사 : "판사님 의중을 제가 잘 모르겠는데...(중략)"]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이거 뭐 변론 기일에서 이 얘기를 드릴 순 없지 않습니까."]
3차례 재판이 열렸지만, 버스기사는 결국 소송에서 졌습니다.
[최정규/변호사/임금체불 노동자 소송 대리인 : "(체불 임금을) 인정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노력에 정말 찬 물을 퍼 붓는 격이고. 이 분들이 얼마나 억울할까에 대한 관념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충윤/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판사가) 소송의 취하를 종용하는 취지의 말씀을 계속 하시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고 극히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체불 임금 액수를 바꾼 이유가 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서, 판사가 좋은 의도로 걸었던 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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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소송과 관련해 담당 판사가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의 취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정규 변호사는 2017년 말, 한 통근 버스기사의 임금 체불 사건 변호를 맡았습니다.
버스기사는 노동청이 개입한 뒤에야 임금 170만 원과 퇴직금을 받았지만 못 받은 임금이 더 있다고 억울해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버스 회사 자료를 토대로 청구 금액을 당초 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재판을 이틀 앞두고 담당 판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돈을) 받았는데도 원고가 이렇게 소송을 유지하는 건 뭔가 회사측하고 다른 관계가 있어서인지... (중략) (금액을) 키울 만큼의 그게 청구 취지가 되는 건지 일단 의문이 있고요."]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도 합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수사 기관에서 한 것 가지고 얼마나 그게 부족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적으로는 그렇게 많은 액수, 3천만 원 넘는 액수일 거라고 쉽게 예상이 안되거든요."]
[최정규/변호사 : "판사님 의중을 제가 잘 모르겠는데...(중략)"]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이거 뭐 변론 기일에서 이 얘기를 드릴 순 없지 않습니까."]
3차례 재판이 열렸지만, 버스기사는 결국 소송에서 졌습니다.
[최정규/변호사/임금체불 노동자 소송 대리인 : "(체불 임금을) 인정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노력에 정말 찬 물을 퍼 붓는 격이고. 이 분들이 얼마나 억울할까에 대한 관념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충윤/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판사가) 소송의 취하를 종용하는 취지의 말씀을 계속 하시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고 극히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체불 임금 액수를 바꾼 이유가 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서, 판사가 좋은 의도로 걸었던 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임금체불 소송과 관련해 담당 판사가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송의 취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정규 변호사는 2017년 말, 한 통근 버스기사의 임금 체불 사건 변호를 맡았습니다.
버스기사는 노동청이 개입한 뒤에야 임금 170만 원과 퇴직금을 받았지만 못 받은 임금이 더 있다고 억울해했습니다.
최 변호사는 버스 회사 자료를 토대로 청구 금액을 당초 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재판을 이틀 앞두고 담당 판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돈을) 받았는데도 원고가 이렇게 소송을 유지하는 건 뭔가 회사측하고 다른 관계가 있어서인지... (중략) (금액을) 키울 만큼의 그게 청구 취지가 되는 건지 일단 의문이 있고요."]
결과를 예단하는 듯한 말도 합니다.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수사 기관에서 한 것 가지고 얼마나 그게 부족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적으로는 그렇게 많은 액수, 3천만 원 넘는 액수일 거라고 쉽게 예상이 안되거든요."]
[최정규/변호사 : "판사님 의중을 제가 잘 모르겠는데...(중략)"]
[A 판사/수원지방법원/음성변조 : "이거 뭐 변론 기일에서 이 얘기를 드릴 순 없지 않습니까."]
3차례 재판이 열렸지만, 버스기사는 결국 소송에서 졌습니다.
[최정규/변호사/임금체불 노동자 소송 대리인 : "(체불 임금을) 인정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노력에 정말 찬 물을 퍼 붓는 격이고. 이 분들이 얼마나 억울할까에 대한 관념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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