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이소정 9시 앵커 “KBS가 이런 선택을? 전혀 예상 못했어”

입력 2019.11.26 (11: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지상파 최초 여성 메인 앵커. 첫 방송? 떨리진 않았는데 정신없었어
- KBS가 이런 선택을? 전혀 예상 못했지만, ‘여성 앵커’가 뉴스거리라는 건 씁쓸
- KBS뿐 아니라 모든 지상파 뉴스의 위기. “전해줄테니 들어” 방식으로는 존립 불가능
- 사실 나열하는 뉴스 아닌 ‘사실 쌓아 올리는 뉴스’로 포맷 변경위해 노력할 것
- 내 이름 안 알려져도 좋아. 불편부당 자세로 ‘중심잡는 뉴스’ 전달하려 노력할 것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 2>
■ 방송시간 : 11월 26일(화) 8:48~8: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이소정 앵커 (KBS 뉴스 9)



▷ 김경래 : 어제 KBS 9시 뉴스 보셨습니까? 저는 못 봤습니다. 나중에 유튜브로 다시 봤는데요. KBS 메인 뉴스 9시 뉴스의 앵커가 바뀌었습니다. 원래 엄경철 앵커였는데 엄경철 앵커도 잘 모르시죠? 짧게 하셨어요. 짧게 하고 바뀌었는데 이번에 화제가 됐던 것은 여성 메인 앵커, 이게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어쨌든 여성 메인 앵커, KBS에서는 최초고요. 타 방송국에서는 몇 번 있긴 있었죠, 종편 같은 데도 있었고 지상파에서는 최초인가?

▶ 이소정 : 맞아요, 처음이에요.

▷ 김경래 : 아직 소개도 안 했는데, 왜... 지상파에서 최초랍니다. 이소정 앵커 앞으로 저녁 때 계속 보실 분입니다.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소정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소정입니다.

▷ 김경래 : 앵커답게 청취자에게 인사하고 저한테 인사를 해야지.

▶ 이소정 : 선배,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어제 처음 진행했죠? 안 떨렸어요?

▶ 이소정 : 아시잖아요. 제가 원래 겁은 없는데 떨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 김경래 : 그래요? 왜 정신이 없죠?

▶ 이소정 : 어제 한-아세안 현장 연결도 있고 세월호 저희 단독 보도도 있었고 그러니까 스태프들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김경래 : 가벼운 얘기부터 해보죠. 여성 앵커로 지상파 최초다, 이게 기사가 났어요. 그 기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이소정 : 그러니까 앵커 말씀하신 대로 이게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좀...

▷ 김경래 : 나는 그렇게라도 화제가 됐으면 좋겠는데.

▶ 이소정 : 물론 저도 놀랐죠. KBS가 이런 선택을?

▷ 김경래 : 그래요? 예상 못했어요, 본인은?

▶ 이소정 : 전혀 못했죠. 지난 화요일 밤에 전해듣고 수요일에 기사가 나기 시작하고 나흘 만에 어제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지금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 김경래 : KBS에서? 청취자분들이 듣기에는 KBS가 뭐 그렇게 대단한 거냐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KBS가 약간 다른 언론사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어요. KBS에서 이렇게 선택을 한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 이소정 : 저도 본부장 딱 말씀을 듣고 얘기를 듣고 이 양반이 지금 제정신인가, 배팅을 너무 세게 하시나? 이렇게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그런데 누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형식적인 변화가 하나의 큰 메시지일 수 있다. 물론 본질적인 변화도 수반이 되고 뒤따라야 하지만 일단 그만큼 저희가 절실하고 뭔가 변화하려는 노력? 시청자들한테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이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경래 : 내부적인 반발은 없었습니까? 남자 기자들, 앵커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 이소정 : 오늘부터 뒤져봐야죠. 누가 불만이 있는지.

▷ 김경래 : 반응은 어때요? 시청자분들.

▶ 이소정 : 어제 뉴스라서 아직 측근들한테밖에 들은 게 없지만 여성 앵커지만 또 저희가 40대 메인 앵커를 쓴 게 처음이지 않습니까?

▷ 김경래 : 그래요? 40대시군요.

▶ 이소정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세월이 많이 흘렀네. 그렇군요.

▶ 이소정 : 물론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뉴스가 그래도 젊어진 것 같다? 밝아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오늘 또 피드백이 많이 올 텐데 더 많이 고민하려고요.

▷ 김경래 : 그런데 방금 전에 그 말씀하셨어요. 절실함의 표현이다, 뭐가 그렇게 절실합니까, KBS 뉴스가? 잘 안 돼요, 뭐가?

▶ 이소정 : 물론 KBS 뉴스 최근에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KBS뿐만 아니라 모든 지상파, 전통적인 언론들의 고민인 것 같아요. 1인 미디어도 많고 매체들도 너무나 다양하고 시청자분들도 전문가 수준인 분들이 너무나 많고 그러니까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1분 20초 뉴스 다다다다 전해주니까 들어, 이거 가지고는 이제 시청자들하고 소통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다양한 디지털 기사며 유튜브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고 또 그런 정보의 홍수이기 때문에 저는 더 교만하다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KBS이기 때문에 더 중심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뭐가 진짜인지 뭐가 중요한 건지 중심을 잡아주고 시청자분들한테 그러니까 같이 여론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KBS니까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저희가 좀 많이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KBS 보도국이.

▷ 김경래 : 형식적인 변화가 중요한 메시지다, 그것도 이해를 하는데 그렇다면 이소정 앵커가 9시 뉴스를 하면 뭐가 달라지는 거냐? 사람 얼굴 바뀐 것 말고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 이소정 : 차차 달라지...

▷ 김경래 : 아직까지는? 지금 보도국장이 출입처 폐지,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 이소정 : 그렇죠. 그것도 있고 일단 뉴스만 말씀드리면 좀 연초만 돼도 많이 달라진 걸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 오늘, 내일 변화는 꾀하기 힘들지만 출입처 폐지도 점점 시도를 할 거고 지금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고 뉴스 자체의 포맷도 좀 바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수뇌부는.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듯이 막 나열하는 뉴스가 아니라 그러니까 팩트를 저희 용어로 팩트라고 하죠, 사실을 쌓아올리는 뉴스? 과거에 어땠고 흐름이 어땠고 지금은 뭐가 문제고 앞으로 어떻게 되지? 그러니까 뭐 중요 인물을 초대해서 깊이 있게 얘기도 나눠보고 제가 직접 현장에도 나갈 것 같고요. 제가 디지털 기사도 쓰고 그런 식으로 계속 소통하면서 교감하면서 팩트를 쌓아가는 뉴스를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그런 뉴스를 하고 싶은 것은 이소정 앵커의 어떤 구상인가요? 아니면...

▶ 이소정 : 제 평소 생각이기도 했는데 본부장하고 국장하고 간단히 지금 앵커 되고 나서 얘기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었고 본부장도 지금 뉴스로는 더 이상 KBS가 사랑받기 힘들다고 체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시청률도 많이 낮아졌죠, 예전에 비해서?

▶ 이소정 : 어우, 옛날에는 9시 땡하면 다 앉아서 KBS 뉴스들 보셨으니까요. 30%까지도 시청률이 나오던 말도 안 되는 시대가 있었죠.

▷ 김경래 : 제가 아이템 했을 때 30% 찍은 적 있습니다.

▶ 이소정 : 오~ 자기 자랑.

▷ 김경래 : 그런데 요새는 조금 10% 조금 넘죠?

▶ 이소정 : 10% 조금 넘고 그런데 그 와중에 중요한 사안? 재난이 있거나 큰일이 생기면 또 20%까지 가까이도 가고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아직까지는 시청률이 높은 편이긴 해요.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겠죠.

▶ 이소정 :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런 지상파의 위기, 이런 것들은 매체 변화도 있지만 뭐가 문제일까? 이게 항상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할 거 아니에요? 이번에 취재 관행에 대한 문제, 검찰 관련해서 이런 문제들이 있었고 재난 상황에서 청취자들 속였다, 이런 의심? 하여튼 여러 가지 것들이 있었어요. 과정들이 쭉 있었는데 어떤 게 문제라고 보세요, 뉴스에? 특히 KBS에?

▶ 이소정 : KBS에? 그러니까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도 언론학자가 아니라서... 이거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그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저희가 중심을 못 잡았다, 일부? 물론 다들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시대 흐름 속에서 좀 더 뼈를 깎는 고통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성찰도 하고 노력도 하고.

▷ 김경래 : 가족들이 많으신가 봐요, 좋은 문자가 많이 오네요.

▶ 이소정 : 정말요?

▷ 김경래 : 동의한다는 문자,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이소정 앵커.”.

▶ 이소정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박남순 청취자분이 보내주셨고 “빠른 뉴스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를 바란다.” 2475. 아까 말씀하신 측면이랑 비슷한 것 같고.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지만 제가 한 가지 조금 걱정되는 것은 지금 엄경철 앵커 아마 이름 기억하지 못하신 분들이 태반일 겁니다.

▶ 이소정 : 맞아요.

▷ 김경래 : 손석희는 다 알잖아요, 손석희 앵커는 다 알잖아요.

▶ 이소정 : 그렇죠.

▷ 김경래 :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소정 : 그런데 저는 굳이 제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별로 기억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 김경래 : 아니, 뉴스가 브랜드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이소정 : 브랜드는 있는데 그건 공영방송 KBS 태생적인 한계라고 생각을 해요. 그냥 일본 뉴스, 우리 뉴스에 거의 가깝지만 그냥 리더라고 하죠. 그냥 뉴스를 읽어주는 사람이 있고 미국처럼 막 카리스마 있는 할아버지 앵커가 착 장악을 하고 정말 앵커죠, 그런 시스템이 있는데 KBS는 그런 건 불가능하죠. 컬러를 많이 드러낸다거나 정치적 색깔을 나타낸다거나 그것은...

▷ 김경래 : 정치적 색깔이 아니더라도 왜 본인들 욕심들 있을 것 아니에요?

▶ 이소정 : 불편 부당한 건 많은데 그런데 거기서는 저는 욕심은 제가 접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욕심도 사실 없고. 그런데 저는 그 욕심은 있어요. 단순한 리더나 장악하고 가르치는 앵커는 아닌데 어떻게 표현해야 되지. 그러니까 스토리텔러 같은 앵커가 되고 싶어요. 조곤조곤 얘기하고 듣고 시청자 여러분이 전해주시는 팩트를 반영해서 더 취재를 하자고 제가 제안을 하고 선후배들한테 그걸 또 가지고 와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그 정도의 욕심은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굉장히 큰 욕심을...

▶ 이소정 : 꿈은 커야죠.

▷ 김경래 : 본인의 기자로서 저널리스트로서의 꿈은 뭡니까? 왜냐하면 이거 들으시는 분들 중에 젊은 분들은 아마 이소정 앵커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꿈이 있습니까?

▶ 이소정 : 혹자는 어제 최욱 씨가 이랬죠, 이러다가 또 정치하냐? 되도 않는 질문을...

▷ 김경래 : 거기까지는 아직.

▶ 이소정 : 그렇죠, 정치의 정 자도 듣기 싫은 사람인데 사실 저널리스트의 꿈이라면 아까 말했듯이 그냥 이소정보다는 KBS에 정말 저렇게 친절하고 진솔한 앵커가 있구나라고 기억해주시고 저 앵커 때문에 KBS를 볼 맛이 난다는 말씀만 해주셔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냥 정보뿐만 아니라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경래 : 말씀 준비하신 멘트인가요?

▶ 이소정 : 아닙니다.

▷ 김경래 : 한 번씩 KBS 뉴스 보시면서 응원도 해주시고 비판도 해주시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자리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소정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KBS 뉴스의 새 얼굴 이소정 앵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김경래의 최강시사] 이소정 9시 앵커 “KBS가 이런 선택을? 전혀 예상 못했어”
    • 입력 2019-11-26 11:54:50
    최강시사
- 지상파 최초 여성 메인 앵커. 첫 방송? 떨리진 않았는데 정신없었어
- KBS가 이런 선택을? 전혀 예상 못했지만, ‘여성 앵커’가 뉴스거리라는 건 씁쓸
- KBS뿐 아니라 모든 지상파 뉴스의 위기. “전해줄테니 들어” 방식으로는 존립 불가능
- 사실 나열하는 뉴스 아닌 ‘사실 쌓아 올리는 뉴스’로 포맷 변경위해 노력할 것
- 내 이름 안 알려져도 좋아. 불편부당 자세로 ‘중심잡는 뉴스’ 전달하려 노력할 것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 2>
■ 방송시간 : 11월 26일(화) 8:48~8: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이소정 앵커 (KBS 뉴스 9)



▷ 김경래 : 어제 KBS 9시 뉴스 보셨습니까? 저는 못 봤습니다. 나중에 유튜브로 다시 봤는데요. KBS 메인 뉴스 9시 뉴스의 앵커가 바뀌었습니다. 원래 엄경철 앵커였는데 엄경철 앵커도 잘 모르시죠? 짧게 하셨어요. 짧게 하고 바뀌었는데 이번에 화제가 됐던 것은 여성 메인 앵커, 이게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어쨌든 여성 메인 앵커, KBS에서는 최초고요. 타 방송국에서는 몇 번 있긴 있었죠, 종편 같은 데도 있었고 지상파에서는 최초인가?

▶ 이소정 : 맞아요, 처음이에요.

▷ 김경래 : 아직 소개도 안 했는데, 왜... 지상파에서 최초랍니다. 이소정 앵커 앞으로 저녁 때 계속 보실 분입니다.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소정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소정입니다.

▷ 김경래 : 앵커답게 청취자에게 인사하고 저한테 인사를 해야지.

▶ 이소정 : 선배,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어제 처음 진행했죠? 안 떨렸어요?

▶ 이소정 : 아시잖아요. 제가 원래 겁은 없는데 떨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 김경래 : 그래요? 왜 정신이 없죠?

▶ 이소정 : 어제 한-아세안 현장 연결도 있고 세월호 저희 단독 보도도 있었고 그러니까 스태프들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김경래 : 가벼운 얘기부터 해보죠. 여성 앵커로 지상파 최초다, 이게 기사가 났어요. 그 기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이소정 : 그러니까 앵커 말씀하신 대로 이게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좀...

▷ 김경래 : 나는 그렇게라도 화제가 됐으면 좋겠는데.

▶ 이소정 : 물론 저도 놀랐죠. KBS가 이런 선택을?

▷ 김경래 : 그래요? 예상 못했어요, 본인은?

▶ 이소정 : 전혀 못했죠. 지난 화요일 밤에 전해듣고 수요일에 기사가 나기 시작하고 나흘 만에 어제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지금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 김경래 : KBS에서? 청취자분들이 듣기에는 KBS가 뭐 그렇게 대단한 거냐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KBS가 약간 다른 언론사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어요. KBS에서 이렇게 선택을 한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 이소정 : 저도 본부장 딱 말씀을 듣고 얘기를 듣고 이 양반이 지금 제정신인가, 배팅을 너무 세게 하시나? 이렇게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그런데 누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형식적인 변화가 하나의 큰 메시지일 수 있다. 물론 본질적인 변화도 수반이 되고 뒤따라야 하지만 일단 그만큼 저희가 절실하고 뭔가 변화하려는 노력? 시청자들한테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이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경래 : 내부적인 반발은 없었습니까? 남자 기자들, 앵커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 이소정 : 오늘부터 뒤져봐야죠. 누가 불만이 있는지.

▷ 김경래 : 반응은 어때요? 시청자분들.

▶ 이소정 : 어제 뉴스라서 아직 측근들한테밖에 들은 게 없지만 여성 앵커지만 또 저희가 40대 메인 앵커를 쓴 게 처음이지 않습니까?

▷ 김경래 : 그래요? 40대시군요.

▶ 이소정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세월이 많이 흘렀네. 그렇군요.

▶ 이소정 : 물론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뉴스가 그래도 젊어진 것 같다? 밝아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오늘 또 피드백이 많이 올 텐데 더 많이 고민하려고요.

▷ 김경래 : 그런데 방금 전에 그 말씀하셨어요. 절실함의 표현이다, 뭐가 그렇게 절실합니까, KBS 뉴스가? 잘 안 돼요, 뭐가?

▶ 이소정 : 물론 KBS 뉴스 최근에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KBS뿐만 아니라 모든 지상파, 전통적인 언론들의 고민인 것 같아요. 1인 미디어도 많고 매체들도 너무나 다양하고 시청자분들도 전문가 수준인 분들이 너무나 많고 그러니까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1분 20초 뉴스 다다다다 전해주니까 들어, 이거 가지고는 이제 시청자들하고 소통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다양한 디지털 기사며 유튜브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고 또 그런 정보의 홍수이기 때문에 저는 더 교만하다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KBS이기 때문에 더 중심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뭐가 진짜인지 뭐가 중요한 건지 중심을 잡아주고 시청자분들한테 그러니까 같이 여론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KBS니까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저희가 좀 많이 고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KBS 보도국이.

▷ 김경래 : 형식적인 변화가 중요한 메시지다, 그것도 이해를 하는데 그렇다면 이소정 앵커가 9시 뉴스를 하면 뭐가 달라지는 거냐? 사람 얼굴 바뀐 것 말고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 이소정 : 차차 달라지...

▷ 김경래 : 아직까지는? 지금 보도국장이 출입처 폐지,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 이소정 : 그렇죠. 그것도 있고 일단 뉴스만 말씀드리면 좀 연초만 돼도 많이 달라진 걸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장 오늘, 내일 변화는 꾀하기 힘들지만 출입처 폐지도 점점 시도를 할 거고 지금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고 뉴스 자체의 포맷도 좀 바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수뇌부는.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듯이 막 나열하는 뉴스가 아니라 그러니까 팩트를 저희 용어로 팩트라고 하죠, 사실을 쌓아올리는 뉴스? 과거에 어땠고 흐름이 어땠고 지금은 뭐가 문제고 앞으로 어떻게 되지? 그러니까 뭐 중요 인물을 초대해서 깊이 있게 얘기도 나눠보고 제가 직접 현장에도 나갈 것 같고요. 제가 디지털 기사도 쓰고 그런 식으로 계속 소통하면서 교감하면서 팩트를 쌓아가는 뉴스를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그런 뉴스를 하고 싶은 것은 이소정 앵커의 어떤 구상인가요? 아니면...

▶ 이소정 : 제 평소 생각이기도 했는데 본부장하고 국장하고 간단히 지금 앵커 되고 나서 얘기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었고 본부장도 지금 뉴스로는 더 이상 KBS가 사랑받기 힘들다고 체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시청률도 많이 낮아졌죠, 예전에 비해서?

▶ 이소정 : 어우, 옛날에는 9시 땡하면 다 앉아서 KBS 뉴스들 보셨으니까요. 30%까지도 시청률이 나오던 말도 안 되는 시대가 있었죠.

▷ 김경래 : 제가 아이템 했을 때 30% 찍은 적 있습니다.

▶ 이소정 : 오~ 자기 자랑.

▷ 김경래 : 그런데 요새는 조금 10% 조금 넘죠?

▶ 이소정 : 10% 조금 넘고 그런데 그 와중에 중요한 사안? 재난이 있거나 큰일이 생기면 또 20%까지 가까이도 가고 그렇습니다.

▷ 김경래 : 아직까지는 시청률이 높은 편이긴 해요. 그런데 앞으로가 문제겠죠.

▶ 이소정 :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런 지상파의 위기, 이런 것들은 매체 변화도 있지만 뭐가 문제일까? 이게 항상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할 거 아니에요? 이번에 취재 관행에 대한 문제, 검찰 관련해서 이런 문제들이 있었고 재난 상황에서 청취자들 속였다, 이런 의심? 하여튼 여러 가지 것들이 있었어요. 과정들이 쭉 있었는데 어떤 게 문제라고 보세요, 뉴스에? 특히 KBS에?

▶ 이소정 : KBS에? 그러니까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도 언론학자가 아니라서... 이거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그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저희가 중심을 못 잡았다, 일부? 물론 다들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시대 흐름 속에서 좀 더 뼈를 깎는 고통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성찰도 하고 노력도 하고.

▷ 김경래 : 가족들이 많으신가 봐요, 좋은 문자가 많이 오네요.

▶ 이소정 : 정말요?

▷ 김경래 : 동의한다는 문자,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이소정 앵커.”.

▶ 이소정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박남순 청취자분이 보내주셨고 “빠른 뉴스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를 바란다.” 2475. 아까 말씀하신 측면이랑 비슷한 것 같고.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지만 제가 한 가지 조금 걱정되는 것은 지금 엄경철 앵커 아마 이름 기억하지 못하신 분들이 태반일 겁니다.

▶ 이소정 : 맞아요.

▷ 김경래 : 손석희는 다 알잖아요, 손석희 앵커는 다 알잖아요.

▶ 이소정 : 그렇죠.

▷ 김경래 :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소정 : 그런데 저는 굳이 제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별로 기억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 김경래 : 아니, 뉴스가 브랜드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이소정 : 브랜드는 있는데 그건 공영방송 KBS 태생적인 한계라고 생각을 해요. 그냥 일본 뉴스, 우리 뉴스에 거의 가깝지만 그냥 리더라고 하죠. 그냥 뉴스를 읽어주는 사람이 있고 미국처럼 막 카리스마 있는 할아버지 앵커가 착 장악을 하고 정말 앵커죠, 그런 시스템이 있는데 KBS는 그런 건 불가능하죠. 컬러를 많이 드러낸다거나 정치적 색깔을 나타낸다거나 그것은...

▷ 김경래 : 정치적 색깔이 아니더라도 왜 본인들 욕심들 있을 것 아니에요?

▶ 이소정 : 불편 부당한 건 많은데 그런데 거기서는 저는 욕심은 제가 접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욕심도 사실 없고. 그런데 저는 그 욕심은 있어요. 단순한 리더나 장악하고 가르치는 앵커는 아닌데 어떻게 표현해야 되지. 그러니까 스토리텔러 같은 앵커가 되고 싶어요. 조곤조곤 얘기하고 듣고 시청자 여러분이 전해주시는 팩트를 반영해서 더 취재를 하자고 제가 제안을 하고 선후배들한테 그걸 또 가지고 와서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그 정도의 욕심은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굉장히 큰 욕심을...

▶ 이소정 : 꿈은 커야죠.

▷ 김경래 : 본인의 기자로서 저널리스트로서의 꿈은 뭡니까? 왜냐하면 이거 들으시는 분들 중에 젊은 분들은 아마 이소정 앵커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꿈이 있습니까?

▶ 이소정 : 혹자는 어제 최욱 씨가 이랬죠, 이러다가 또 정치하냐? 되도 않는 질문을...

▷ 김경래 : 거기까지는 아직.

▶ 이소정 : 그렇죠, 정치의 정 자도 듣기 싫은 사람인데 사실 저널리스트의 꿈이라면 아까 말했듯이 그냥 이소정보다는 KBS에 정말 저렇게 친절하고 진솔한 앵커가 있구나라고 기억해주시고 저 앵커 때문에 KBS를 볼 맛이 난다는 말씀만 해주셔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냥 정보뿐만 아니라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경래 : 말씀 준비하신 멘트인가요?

▶ 이소정 : 아닙니다.

▷ 김경래 : 한 번씩 KBS 뉴스 보시면서 응원도 해주시고 비판도 해주시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자리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소정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KBS 뉴스의 새 얼굴 이소정 앵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