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3년 넘게 못 보낸 천사…‘해인이법’ 통과되려면?

입력 2019.1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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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 해인이는 아직 다섯 살입니다.”

"우리 딸은 여덟 살입니다.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다섯살 때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해인이 아버지는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 나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사고로 떠난 아이를 3년 넘게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뒤늦은 응급처치...갑작스러운 이별

해인이는 어린이집 하굣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비탈길에서 미끄러진 차에 치였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시간을 지체해 응급 처치가 늦었다고 해인이 부모는 얘기합니다. 눈물이 고인 눈을 감지 못한 채 해인이는 그렇게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해인이 어머니, 아버지는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책임을 묻고 싶어 차 주인, 유치원 선생님을 상대로 재판을 했지만 재판부는 해인이 가족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왜 해인이 부모는 국회를 찾았나

해인이 부모는 국회를 찾았습니다. 사연을 들은 한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어린이에게 위급 상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응급 의료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벽은 높았습니다. 3년 넘게 한 차례도 심의를 받지 못했습니다.

같은 아픔을 겪은 부모들이 함께 싸웠습니다. 민식이, 하준이, 태호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실을 방문해 법안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얘기했고, 언론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민주당은 어린이 안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올해 안에 해인이 법 등 소관 상임위에 있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과속 단속 카메라, 신호등, 과속 방지턱도 더 설치할 계획입니다. 새해 예산안도 천 억 원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각 당 원내대표들도 만났습니다. 90도 허리를 숙이고, 울며 읍소했습니다. 원내대표들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린이 안전 관련 법들이 20대 국회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다시는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해인이 부모의 마음을 국회의원들이 진심으로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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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3년 넘게 못 보낸 천사…‘해인이법’ 통과되려면?
    • 입력 2019-11-27 07:00:04
    여심야심
“내 마음 속 해인이는 아직 다섯 살입니다.”

"우리 딸은 여덟 살입니다.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다섯살 때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해인이 아버지는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 나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사고로 떠난 아이를 3년 넘게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뒤늦은 응급처치...갑작스러운 이별

해인이는 어린이집 하굣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비탈길에서 미끄러진 차에 치였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시간을 지체해 응급 처치가 늦었다고 해인이 부모는 얘기합니다. 눈물이 고인 눈을 감지 못한 채 해인이는 그렇게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해인이 어머니, 아버지는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책임을 묻고 싶어 차 주인, 유치원 선생님을 상대로 재판을 했지만 재판부는 해인이 가족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왜 해인이 부모는 국회를 찾았나

해인이 부모는 국회를 찾았습니다. 사연을 들은 한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어린이에게 위급 상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응급 의료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벽은 높았습니다. 3년 넘게 한 차례도 심의를 받지 못했습니다.

같은 아픔을 겪은 부모들이 함께 싸웠습니다. 민식이, 하준이, 태호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실을 방문해 법안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얘기했고, 언론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민주당은 어린이 안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올해 안에 해인이 법 등 소관 상임위에 있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과속 단속 카메라, 신호등, 과속 방지턱도 더 설치할 계획입니다. 새해 예산안도 천 억 원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각 당 원내대표들도 만났습니다. 90도 허리를 숙이고, 울며 읍소했습니다. 원내대표들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린이 안전 관련 법들이 20대 국회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다시는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해인이 부모의 마음을 국회의원들이 진심으로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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