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겨울왕국 2, 좌석수 70% 독점은 너무 지나쳐
입력 2019.11.27 (10:01)
수정 2019.11.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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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왕국 2, 상영관의 60%, 전체 좌석수의 70% 차지... 시장논리 감안해도 너무해
- 프랑스는 수요공급법칙 몰라서 한 영화가 상영관 30% 못 넘게 법적 규제할까?
- 미국도 30% 안 넘기는 선서 자율규제 중... 문화에 있어서 독과점의 폐해 아는 것
- 스크린 독과점 국회가 방치해...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규제 자체가 안 되는 상황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수포일러>
■ 방송시간 : 11월 27일(수)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광희 영화평론가
▷ 김경래 : 이 노래는 벌써 보신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에 삽입된 노래입니다, ‘Into the Unknown’ 미지의 세계로, 이런 뜻인가요? 어쨌든 ‘Let it go’가 1에서 굉장히 유행했잖아요. 그런데 2에서 이게 아마 메인 테마곡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좀 해볼 겁니다. 수요일마다 돌아오는 영화 스포 최광희 영화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광희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당연히 보셨겠죠?
▶ 최광희 : 예, 봤습니다.
▷ 김경래 : 심지어 저도 봤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애 때문에.
▶ 최광희 : 자녀가 있으니까.
▷ 김경래 : 애가 예매해달라고 하도 그래서 같이 가서 봤습니다.
▶ 최광희 : 그렇죠, 자녀가 둘 있으신 분들은 지금 어머니가 따라가시면 3이 되는 거고요. 자녀가 한 분 있으면 엄마, 아빠가 같이 가면 또 3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겨울왕국2’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다 가족단위로 보시니까.
▷ 김경래 : 그렇죠. 저는 1하고 2가 달라진 게 1 볼 때는 애가 더빙판을 보자고 우기더라고요. 그런데 2 볼 때는 조금 컸거든요.
▶ 최광희 : 5년이 지났으니까.
▷ 김경래 : 자막판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게 좀 달라졌어요.
▶ 최광희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겨울왕국’이라는 영화도 전략이 굉장히 영민하다고 느낀 게 뭐냐 하면 ‘겨울왕국’ 1편 때 봤던 관객들층이 대체로 어린이들이 많을 것 아니에요? 어린이들이 이제는 다 고등학생이 된 거예요,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 김경래 : 그렇죠. 초등학교 다니던 애들이.
▶ 최광희 :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된 거니까 그 눈높이에 딱 맞춰서 이야기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 김경래 : 아, 그게 이야기가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봐야 되는 거군요.
▶ 최광희 : 예, 1편은 되게 단순한 서사잖아요. 자매가 서로를 구해주는 이야기잖아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생 안나가 엘사를 구하러 떠나고 엘사가 자기 자신의 초능력이죠, 초능력이 모든 걸 얼려버리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그런 서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엘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그 세상의 부조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조금 더 1편보다는 약간은 더 복잡하면서 하지만 또 들여다보면 깊이가 있는 그런 세계관을 펼쳐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관객들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렇군요. 하긴 그런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겠어요, 그렇죠?
▶ 최광희 : 그럼요, 한두 푼 들어가는 돈이 아닌데.
▷ 김경래 : 내용 이야기하기 전에 저도 봤다고 그랬잖아요. 주말 사이에 500만이 봤대요.
▶ 최광희 : 어제까지 500만입니다.
▷ 김경래 : 어제까지요?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스코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최광희 : 일단 기본적으로 워낙 많은 관객들이 1편,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1천만이 넘었기 때문에.
▷ 김경래 : 아, 1천만 넘었어요, ‘겨울왕국’이?
▶ 최광희 : 예, 1천만 넘었어요.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당연히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2를 기다려왔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초반에 많이 관객을 모으고 있는 것 같고 또 두 번째로는 일단 아무래도 스크린 수죠, 스크린 수. 엄청난 스크린 수로 싹쓸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상영 점유율만 60%, 좌석 점유율이라는 게 또 있어요. 좌석 점유율은 전체 우리나라의 상영관에 있는 좌석을 100개로 봤을 때 몇 개의 좌석을 ‘겨울왕국2’가 잡았느냐? 70%. 그러니까 100개 좌석 중에 70개는 ‘겨울왕국2’를 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이거 좀 문제 아닙니까?
▶ 최광희 : 문제죠, 당연히 문제죠. 그런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대쪽에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특히나 극장을 운영하시는 극장주들, 극장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게 “이것은 다 시장논리 아니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또 많이 공급하는 것 수요, 공급의 원칙에 당연히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죠. 아전인수격 변명, 핑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면 프랑스는 그 수요, 공급의 원칙, 자유시장 논리를 몰라서 법으로 한 극장에서 30% 이상을 잡지 못하게 만들었겠습니까?
▷ 김경래 : 아, 프랑스는 30%?
▶ 최광희 : 예, 그러니까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10개 상영관이 있는 멀티플렉스의 경우 한 영화가 잡을 수 있는 최대 스크린 수는 2개입니다.
▷ 김경래 : 아, 그래요? 3개도 아니고.
▶ 최광희 : 3개 잡으면 위법이에요. 그러니까 2개까지만 잡을 수 있어요. 3개 잡으면 30%가 되잖아요. 30% 이상은 잡을 수 없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동네도 절반이 넘는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가.
▶ 최광희 : 절반이 뭡니까? 7~8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70% 이상을 ‘겨울왕국2’에 할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미국도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국가인데 미국도 30%는 안 넘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역사적인 맥락이 있는 게 1948년에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이 있어서 반 트러스트법에 의해서 배급사가 극장을 같이 소유하는 것을 금지시켰어요. 수직계열화라고 하거든요. 수직계열화가 배급, 상영, 제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우리는 그렇게 하잖아요.
▶ 최광희 : 우리는 그렇게 하죠. 그런데 미국은 이미 1948년에 그걸 금지시켰습니다. 금지시킨 뒤에 그것은 배급사가 극장을 경영하지 못하게 하는 건데, 이게 1948년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약간 유야무야돼서 일부 배급사가 극장의 지분을 가지고는 있어요, 지금. 가지고는 있는데 전폭적으로 소유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또 미국은 독과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엄청 심하게 일으킵니다. 왜 독과점이 안 좋느냐 하면 이게 자유시장을 해치거든요. 시장의 건강성을 해치기 때문에 특히나 독과점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 때문에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30% 이상을 안 잡아요. 그런 자율 규제가 진행되고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수직계열화되어 있어요.
▷ 김경래 : 반대로.
▶ 최광희 : 네, 반대로. 그러니까 도호, 도에이, 쇼치쿠 이런 메이저 배급사들이 전부 극장은 자기 체인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자기 영화는 자기 체인에만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틀겠다를 미리 공지합니다.
▷ 김경래 : 그건 또 특이하네.
▶ 최광희 : 그리고 그것대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발생을 안 하죠.
▷ 김경래 : 굉장히 일본스러운 해결방식인데.
▶ 최광희 : 관객들한테 미리 공지를 합니다. 1년치 라인업을 미리 공개할 때도 있어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그러면 일본 관객들은 그 스케줄대로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막 우리나라처럼 몰려가서 안 봐도 언제까지 어차피 하니까 그때 가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기본적으로 시장의 자율규제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한국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도 어떻게 규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 또 국회에 관련된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안,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미 올라가 있고 상정이 되어 있는데 계류 중이죠.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죠, 국회가.
▷ 김경래 : 항상 또 마지막에 국회 얘기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입버릇처럼 민생, 민생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 문화는 시민들의 영혼의 민생이거든요. 그런데 이거 적극적으로 나서봤자, 티 안 난다 이거죠, 자기들 표받는 데에 큰 도움 안 된다 이거죠. 그러니까 소극적인 거예요. 게다가 대기업의 로비나 이런 것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따라 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아직까지 맨날 반복돼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 길어졌네요. ‘겨울왕국2’가 아까 세계관이 넓어졌다, 스토리가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 주세요.
▶ 최광희 : 그러니까 이번에는 엘사가 결국에 아시다시피 1편에서 자기의 마법을 긍정하는 그러면서 끝나잖아요. 아렌델왕국의 왕이 되죠, 여왕이 되는데 이 아렌델왕국이 평화로운 나라에 어느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천지재변 같은 게 일어나고 그리고 계속 엘사한테 어떤 노래소리가 들려요.
▷ 김경래 : 환청 같은 게 들리죠.
▶ 최광희 : 환청 같은 게, 아아아~ 이런.
▷ 김경래 : 음이 좀 다른데?
▶ 최광희 : 정확합니다. 환청이 들려요. 그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데 이게 그 주변에 비밀의 숲이 있어요.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숲에서 들리는 음악인 거죠. 그래서 그 숲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가 나는 가봐야겠다 해서 엘사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서 그 숲속으로 들어가고 엘사가 들어가니까 안나도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언니가 가는 곳은 내가 어디든 따라가겠다.
▷ 김경래 : 언니를 보호해야겠다.
▶ 최광희 : 보호를 해야 된다, 해서 같이 떠나죠.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서 여러 물의 정령,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이런 자연들의 정령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거기에 자기들도 알지 못했던 어떤 부족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런데 그 부족과 이들 엘사의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세대와 어떤 연관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그 부족 안에 댐이 설치가 되어 있고 그 댐이 부족과의 평화의 상징으로 할아버지가 선물한 거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 김경래 : 4대강 사업인가요?
▶ 최광희 :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댐이라는 게 굉장히 상징성이 있죠. 그래서 그런 가운데 이들 간에 사실은 구원, 그러니까 옛날에 원한이 있다는 것을 엘사가 알게 되고 그러면 그 원한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라고 하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 어디론가 또 갑니다.
▷ 김경래 : 아이고, 많이 가네요.
▶ 최광희 : 네, 어디론가 또 가서 그래서 사실은 ‘Into the Unknown’이라고 하는 미지의 세계 속으로라고 하는 것도 엘사가 자신에게 처한 어떤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이 미지 속으로 들어가서 진실을 알지 못하면 아렌델왕국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숙명을 노래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 김경래 : 엘사가 여왕으로 있는 왕국의 이름이 아렌델왕국인데, 그 아까 말씀하신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라는 게 굉장히 불편한 비밀이잖아요.
▶ 최광희 : 불편한 진실이죠. 그것을 제가 영화 속의 줄거리로 직접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스포일러라고 분명히 비난의 화살이 많이 날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코너 이름이 <수포일러>인데요.
▶ 최광희 : 스포일러라고 비난이 오기 때문에 그냥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런 뜻이었구나, 안 보신 분들은 약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그거 어려운데.
▶ 최광희 : 어렵죠.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원, 그러니까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기원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결국은 서부 개척을 하면서 아메리칸 원주민,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많이 학살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성립이 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성찰이 ‘겨울왕국2’에는 들어가 있고 그래서 조금 더 화해, 그러니까 과거의 진실을 추악하더라도 과거의 진실을 정확하게 목격하고 그리고 환경적인 부분, 물, 불, 바람 이런 정령들이 나오는 것처럼 그런 환경적인 부분과의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세계관이 이번에 ‘겨울왕국2’에는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미국이라는 국가의 기원까지 은유하고 있다. 저는 그 생각은 못했는데 말씀을 들으니까 그런 느낌이 있긴 하네요, 진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런 주제의식은 최근에 미국 영화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많이 되풀이되고 있는 그런 주제의식 가운데 하나인데, 대표적인 게 이를테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같은 영화도 그래요.
▷ 김경래 : ‘아바타’도 그렇게 읽을 수 있군요.
▶ 최광희 : 2009년에 나온 작품인데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만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행성 판도라 그리고 판도라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비족이 바로 아메리칸 원주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네요. 딱 떨어지는데 스토리가.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은유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하죠. 그래서 이들을 학살하는 주체가 U.S. Marine, 정확하게 미 해병대로 되어 있습니다.
▷ 김경래 : 아, 그렇구나. 제가 술 먹고 보고 잤거든요.
▶ 최광희 : 그래서 이런 대사가 나와요. 나비족에 대한 폭격을 하러 가기 전에 해병대 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죠, 대원들한테 소위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 연설을 하는데 그 연설을 할 때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We will fight terror with terror.” 우리는 테러에 테러로 맞설 것이다.
▷ 김경래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최광희 : 네, 그런데 이게 이라크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군요, 영화 안에.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토대라든가 최근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아이리시맨’이라는 작품을 만들긴 했는데 그분이 또 만든 예전의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 김경래 : 마피아 영화들도 그런 미국의 기원 그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미국이라는 나라의 원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현재에 대한 성찰이라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갑자기 그 영화 생각나네, 아예 제목 자체가 ‘폭력의 역사’라는 영화가 있었잖아요. 누구였지? 크로넨버그였나?
▶ 최광희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 영화도 그런 식으로 읽는 게 맞겠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를테면 ‘데어 윌 비 블러드’라고 해서 그런 작품도 있었는데 그건 석유개발업자와 그다음에 개신교 목사.
▷ 김경래 : 그것도 굉장히 직접적이네요.
▶ 최광희 : 네, 이건 서로 개신교 목사, 석유개발업자의 탐욕을 면죄부를 주고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굉장히 신성하다라고 선전을 해주면서 결국 재정적인 이득을 얻고 석유개발업자는 그런 종교의 후광 효과에 힘입어 자신의 이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추구하고 이런 상생관계 미국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그런 상생관계인데 이 영화에 ‘데어 윌 비 블러드’에 뒷부분이 흥미로운 게 결국은 목사가 석유개발업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해요. 왜냐하면 토사구팽 당하는 거죠. 돈을 다 버니까 끝난 거예요.
▷ 김경래 : 자본이 승리하면서.
▶ 최광희 : 자본이 종교를 완전히 누르면서 승리하는 것, 이것이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데어 윌 비 블러드’라는 감독의 미국 역사에 대한 통찰인 거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겨울왕국’을 어쩔 수 없이 봐야 되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 최광희 : 어쩔 수 없이 보지 마시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애가 가자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보면 이런 차원에서 보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최광희 : 그런 포인트가 있으니까 자녀들하고 같이 보고 나서 좀 해설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것도 괜찮겠네요. 오늘 가서 제가 좀 아는척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광희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최광희 영화평론가였습니다.
- 프랑스는 수요공급법칙 몰라서 한 영화가 상영관 30% 못 넘게 법적 규제할까?
- 미국도 30% 안 넘기는 선서 자율규제 중... 문화에 있어서 독과점의 폐해 아는 것
- 스크린 독과점 국회가 방치해...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규제 자체가 안 되는 상황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수포일러>
■ 방송시간 : 11월 27일(수)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광희 영화평론가
▷ 김경래 : 이 노래는 벌써 보신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에 삽입된 노래입니다, ‘Into the Unknown’ 미지의 세계로, 이런 뜻인가요? 어쨌든 ‘Let it go’가 1에서 굉장히 유행했잖아요. 그런데 2에서 이게 아마 메인 테마곡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좀 해볼 겁니다. 수요일마다 돌아오는 영화 스포 최광희 영화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광희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당연히 보셨겠죠?
▶ 최광희 : 예, 봤습니다.
▷ 김경래 : 심지어 저도 봤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애 때문에.
▶ 최광희 : 자녀가 있으니까.
▷ 김경래 : 애가 예매해달라고 하도 그래서 같이 가서 봤습니다.
▶ 최광희 : 그렇죠, 자녀가 둘 있으신 분들은 지금 어머니가 따라가시면 3이 되는 거고요. 자녀가 한 분 있으면 엄마, 아빠가 같이 가면 또 3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겨울왕국2’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다 가족단위로 보시니까.
▷ 김경래 : 그렇죠. 저는 1하고 2가 달라진 게 1 볼 때는 애가 더빙판을 보자고 우기더라고요. 그런데 2 볼 때는 조금 컸거든요.
▶ 최광희 : 5년이 지났으니까.
▷ 김경래 : 자막판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게 좀 달라졌어요.
▶ 최광희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겨울왕국’이라는 영화도 전략이 굉장히 영민하다고 느낀 게 뭐냐 하면 ‘겨울왕국’ 1편 때 봤던 관객들층이 대체로 어린이들이 많을 것 아니에요? 어린이들이 이제는 다 고등학생이 된 거예요,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 김경래 : 그렇죠. 초등학교 다니던 애들이.
▶ 최광희 :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된 거니까 그 눈높이에 딱 맞춰서 이야기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 김경래 : 아, 그게 이야기가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봐야 되는 거군요.
▶ 최광희 : 예, 1편은 되게 단순한 서사잖아요. 자매가 서로를 구해주는 이야기잖아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생 안나가 엘사를 구하러 떠나고 엘사가 자기 자신의 초능력이죠, 초능력이 모든 걸 얼려버리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그런 서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엘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그 세상의 부조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조금 더 1편보다는 약간은 더 복잡하면서 하지만 또 들여다보면 깊이가 있는 그런 세계관을 펼쳐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관객들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렇군요. 하긴 그런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겠어요, 그렇죠?
▶ 최광희 : 그럼요, 한두 푼 들어가는 돈이 아닌데.
▷ 김경래 : 내용 이야기하기 전에 저도 봤다고 그랬잖아요. 주말 사이에 500만이 봤대요.
▶ 최광희 : 어제까지 500만입니다.
▷ 김경래 : 어제까지요?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스코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최광희 : 일단 기본적으로 워낙 많은 관객들이 1편,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1천만이 넘었기 때문에.
▷ 김경래 : 아, 1천만 넘었어요, ‘겨울왕국’이?
▶ 최광희 : 예, 1천만 넘었어요.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당연히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2를 기다려왔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초반에 많이 관객을 모으고 있는 것 같고 또 두 번째로는 일단 아무래도 스크린 수죠, 스크린 수. 엄청난 스크린 수로 싹쓸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상영 점유율만 60%, 좌석 점유율이라는 게 또 있어요. 좌석 점유율은 전체 우리나라의 상영관에 있는 좌석을 100개로 봤을 때 몇 개의 좌석을 ‘겨울왕국2’가 잡았느냐? 70%. 그러니까 100개 좌석 중에 70개는 ‘겨울왕국2’를 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이거 좀 문제 아닙니까?
▶ 최광희 : 문제죠, 당연히 문제죠. 그런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대쪽에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특히나 극장을 운영하시는 극장주들, 극장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게 “이것은 다 시장논리 아니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또 많이 공급하는 것 수요, 공급의 원칙에 당연히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죠. 아전인수격 변명, 핑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면 프랑스는 그 수요, 공급의 원칙, 자유시장 논리를 몰라서 법으로 한 극장에서 30% 이상을 잡지 못하게 만들었겠습니까?
▷ 김경래 : 아, 프랑스는 30%?
▶ 최광희 : 예, 그러니까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10개 상영관이 있는 멀티플렉스의 경우 한 영화가 잡을 수 있는 최대 스크린 수는 2개입니다.
▷ 김경래 : 아, 그래요? 3개도 아니고.
▶ 최광희 : 3개 잡으면 위법이에요. 그러니까 2개까지만 잡을 수 있어요. 3개 잡으면 30%가 되잖아요. 30% 이상은 잡을 수 없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동네도 절반이 넘는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가.
▶ 최광희 : 절반이 뭡니까? 7~8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70% 이상을 ‘겨울왕국2’에 할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미국도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국가인데 미국도 30%는 안 넘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역사적인 맥락이 있는 게 1948년에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이 있어서 반 트러스트법에 의해서 배급사가 극장을 같이 소유하는 것을 금지시켰어요. 수직계열화라고 하거든요. 수직계열화가 배급, 상영, 제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우리는 그렇게 하잖아요.
▶ 최광희 : 우리는 그렇게 하죠. 그런데 미국은 이미 1948년에 그걸 금지시켰습니다. 금지시킨 뒤에 그것은 배급사가 극장을 경영하지 못하게 하는 건데, 이게 1948년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약간 유야무야돼서 일부 배급사가 극장의 지분을 가지고는 있어요, 지금. 가지고는 있는데 전폭적으로 소유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또 미국은 독과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엄청 심하게 일으킵니다. 왜 독과점이 안 좋느냐 하면 이게 자유시장을 해치거든요. 시장의 건강성을 해치기 때문에 특히나 독과점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 때문에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30% 이상을 안 잡아요. 그런 자율 규제가 진행되고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수직계열화되어 있어요.
▷ 김경래 : 반대로.
▶ 최광희 : 네, 반대로. 그러니까 도호, 도에이, 쇼치쿠 이런 메이저 배급사들이 전부 극장은 자기 체인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자기 영화는 자기 체인에만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틀겠다를 미리 공지합니다.
▷ 김경래 : 그건 또 특이하네.
▶ 최광희 : 그리고 그것대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발생을 안 하죠.
▷ 김경래 : 굉장히 일본스러운 해결방식인데.
▶ 최광희 : 관객들한테 미리 공지를 합니다. 1년치 라인업을 미리 공개할 때도 있어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그러면 일본 관객들은 그 스케줄대로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막 우리나라처럼 몰려가서 안 봐도 언제까지 어차피 하니까 그때 가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기본적으로 시장의 자율규제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한국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도 어떻게 규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 또 국회에 관련된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안,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미 올라가 있고 상정이 되어 있는데 계류 중이죠.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죠, 국회가.
▷ 김경래 : 항상 또 마지막에 국회 얘기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입버릇처럼 민생, 민생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 문화는 시민들의 영혼의 민생이거든요. 그런데 이거 적극적으로 나서봤자, 티 안 난다 이거죠, 자기들 표받는 데에 큰 도움 안 된다 이거죠. 그러니까 소극적인 거예요. 게다가 대기업의 로비나 이런 것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따라 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아직까지 맨날 반복돼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 길어졌네요. ‘겨울왕국2’가 아까 세계관이 넓어졌다, 스토리가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 주세요.
▶ 최광희 : 그러니까 이번에는 엘사가 결국에 아시다시피 1편에서 자기의 마법을 긍정하는 그러면서 끝나잖아요. 아렌델왕국의 왕이 되죠, 여왕이 되는데 이 아렌델왕국이 평화로운 나라에 어느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천지재변 같은 게 일어나고 그리고 계속 엘사한테 어떤 노래소리가 들려요.
▷ 김경래 : 환청 같은 게 들리죠.
▶ 최광희 : 환청 같은 게, 아아아~ 이런.
▷ 김경래 : 음이 좀 다른데?
▶ 최광희 : 정확합니다. 환청이 들려요. 그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데 이게 그 주변에 비밀의 숲이 있어요.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숲에서 들리는 음악인 거죠. 그래서 그 숲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가 나는 가봐야겠다 해서 엘사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서 그 숲속으로 들어가고 엘사가 들어가니까 안나도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언니가 가는 곳은 내가 어디든 따라가겠다.
▷ 김경래 : 언니를 보호해야겠다.
▶ 최광희 : 보호를 해야 된다, 해서 같이 떠나죠.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서 여러 물의 정령,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이런 자연들의 정령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거기에 자기들도 알지 못했던 어떤 부족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런데 그 부족과 이들 엘사의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세대와 어떤 연관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그 부족 안에 댐이 설치가 되어 있고 그 댐이 부족과의 평화의 상징으로 할아버지가 선물한 거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 김경래 : 4대강 사업인가요?
▶ 최광희 :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댐이라는 게 굉장히 상징성이 있죠. 그래서 그런 가운데 이들 간에 사실은 구원, 그러니까 옛날에 원한이 있다는 것을 엘사가 알게 되고 그러면 그 원한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라고 하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 어디론가 또 갑니다.
▷ 김경래 : 아이고, 많이 가네요.
▶ 최광희 : 네, 어디론가 또 가서 그래서 사실은 ‘Into the Unknown’이라고 하는 미지의 세계 속으로라고 하는 것도 엘사가 자신에게 처한 어떤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이 미지 속으로 들어가서 진실을 알지 못하면 아렌델왕국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숙명을 노래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 김경래 : 엘사가 여왕으로 있는 왕국의 이름이 아렌델왕국인데, 그 아까 말씀하신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라는 게 굉장히 불편한 비밀이잖아요.
▶ 최광희 : 불편한 진실이죠. 그것을 제가 영화 속의 줄거리로 직접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스포일러라고 분명히 비난의 화살이 많이 날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코너 이름이 <수포일러>인데요.
▶ 최광희 : 스포일러라고 비난이 오기 때문에 그냥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런 뜻이었구나, 안 보신 분들은 약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그거 어려운데.
▶ 최광희 : 어렵죠.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원, 그러니까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기원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결국은 서부 개척을 하면서 아메리칸 원주민,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많이 학살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성립이 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성찰이 ‘겨울왕국2’에는 들어가 있고 그래서 조금 더 화해, 그러니까 과거의 진실을 추악하더라도 과거의 진실을 정확하게 목격하고 그리고 환경적인 부분, 물, 불, 바람 이런 정령들이 나오는 것처럼 그런 환경적인 부분과의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세계관이 이번에 ‘겨울왕국2’에는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미국이라는 국가의 기원까지 은유하고 있다. 저는 그 생각은 못했는데 말씀을 들으니까 그런 느낌이 있긴 하네요, 진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런 주제의식은 최근에 미국 영화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많이 되풀이되고 있는 그런 주제의식 가운데 하나인데, 대표적인 게 이를테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같은 영화도 그래요.
▷ 김경래 : ‘아바타’도 그렇게 읽을 수 있군요.
▶ 최광희 : 2009년에 나온 작품인데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만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행성 판도라 그리고 판도라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비족이 바로 아메리칸 원주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네요. 딱 떨어지는데 스토리가.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은유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하죠. 그래서 이들을 학살하는 주체가 U.S. Marine, 정확하게 미 해병대로 되어 있습니다.
▷ 김경래 : 아, 그렇구나. 제가 술 먹고 보고 잤거든요.
▶ 최광희 : 그래서 이런 대사가 나와요. 나비족에 대한 폭격을 하러 가기 전에 해병대 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죠, 대원들한테 소위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 연설을 하는데 그 연설을 할 때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We will fight terror with terror.” 우리는 테러에 테러로 맞설 것이다.
▷ 김경래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최광희 : 네, 그런데 이게 이라크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군요, 영화 안에.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토대라든가 최근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아이리시맨’이라는 작품을 만들긴 했는데 그분이 또 만든 예전의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 김경래 : 마피아 영화들도 그런 미국의 기원 그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미국이라는 나라의 원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현재에 대한 성찰이라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갑자기 그 영화 생각나네, 아예 제목 자체가 ‘폭력의 역사’라는 영화가 있었잖아요. 누구였지? 크로넨버그였나?
▶ 최광희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 영화도 그런 식으로 읽는 게 맞겠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를테면 ‘데어 윌 비 블러드’라고 해서 그런 작품도 있었는데 그건 석유개발업자와 그다음에 개신교 목사.
▷ 김경래 : 그것도 굉장히 직접적이네요.
▶ 최광희 : 네, 이건 서로 개신교 목사, 석유개발업자의 탐욕을 면죄부를 주고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굉장히 신성하다라고 선전을 해주면서 결국 재정적인 이득을 얻고 석유개발업자는 그런 종교의 후광 효과에 힘입어 자신의 이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추구하고 이런 상생관계 미국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그런 상생관계인데 이 영화에 ‘데어 윌 비 블러드’에 뒷부분이 흥미로운 게 결국은 목사가 석유개발업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해요. 왜냐하면 토사구팽 당하는 거죠. 돈을 다 버니까 끝난 거예요.
▷ 김경래 : 자본이 승리하면서.
▶ 최광희 : 자본이 종교를 완전히 누르면서 승리하는 것, 이것이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데어 윌 비 블러드’라는 감독의 미국 역사에 대한 통찰인 거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겨울왕국’을 어쩔 수 없이 봐야 되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 최광희 : 어쩔 수 없이 보지 마시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애가 가자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보면 이런 차원에서 보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최광희 : 그런 포인트가 있으니까 자녀들하고 같이 보고 나서 좀 해설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것도 괜찮겠네요. 오늘 가서 제가 좀 아는척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광희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최광희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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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래의 최강시사] 겨울왕국 2, 좌석수 70% 독점은 너무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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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27 10:01:22
- 수정2019-11-27 10:01:39

- 겨울왕국 2, 상영관의 60%, 전체 좌석수의 70% 차지... 시장논리 감안해도 너무해
- 프랑스는 수요공급법칙 몰라서 한 영화가 상영관 30% 못 넘게 법적 규제할까?
- 미국도 30% 안 넘기는 선서 자율규제 중... 문화에 있어서 독과점의 폐해 아는 것
- 스크린 독과점 국회가 방치해...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규제 자체가 안 되는 상황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수포일러>
■ 방송시간 : 11월 27일(수)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광희 영화평론가
▷ 김경래 : 이 노래는 벌써 보신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에 삽입된 노래입니다, ‘Into the Unknown’ 미지의 세계로, 이런 뜻인가요? 어쨌든 ‘Let it go’가 1에서 굉장히 유행했잖아요. 그런데 2에서 이게 아마 메인 테마곡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좀 해볼 겁니다. 수요일마다 돌아오는 영화 스포 최광희 영화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광희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당연히 보셨겠죠?
▶ 최광희 : 예, 봤습니다.
▷ 김경래 : 심지어 저도 봤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애 때문에.
▶ 최광희 : 자녀가 있으니까.
▷ 김경래 : 애가 예매해달라고 하도 그래서 같이 가서 봤습니다.
▶ 최광희 : 그렇죠, 자녀가 둘 있으신 분들은 지금 어머니가 따라가시면 3이 되는 거고요. 자녀가 한 분 있으면 엄마, 아빠가 같이 가면 또 3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겨울왕국2’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다 가족단위로 보시니까.
▷ 김경래 : 그렇죠. 저는 1하고 2가 달라진 게 1 볼 때는 애가 더빙판을 보자고 우기더라고요. 그런데 2 볼 때는 조금 컸거든요.
▶ 최광희 : 5년이 지났으니까.
▷ 김경래 : 자막판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게 좀 달라졌어요.
▶ 최광희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겨울왕국’이라는 영화도 전략이 굉장히 영민하다고 느낀 게 뭐냐 하면 ‘겨울왕국’ 1편 때 봤던 관객들층이 대체로 어린이들이 많을 것 아니에요? 어린이들이 이제는 다 고등학생이 된 거예요,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 김경래 : 그렇죠. 초등학교 다니던 애들이.
▶ 최광희 :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된 거니까 그 눈높이에 딱 맞춰서 이야기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 김경래 : 아, 그게 이야기가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봐야 되는 거군요.
▶ 최광희 : 예, 1편은 되게 단순한 서사잖아요. 자매가 서로를 구해주는 이야기잖아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생 안나가 엘사를 구하러 떠나고 엘사가 자기 자신의 초능력이죠, 초능력이 모든 걸 얼려버리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그런 서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엘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그 세상의 부조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조금 더 1편보다는 약간은 더 복잡하면서 하지만 또 들여다보면 깊이가 있는 그런 세계관을 펼쳐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관객들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렇군요. 하긴 그런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겠어요, 그렇죠?
▶ 최광희 : 그럼요, 한두 푼 들어가는 돈이 아닌데.
▷ 김경래 : 내용 이야기하기 전에 저도 봤다고 그랬잖아요. 주말 사이에 500만이 봤대요.
▶ 최광희 : 어제까지 500만입니다.
▷ 김경래 : 어제까지요?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스코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최광희 : 일단 기본적으로 워낙 많은 관객들이 1편,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1천만이 넘었기 때문에.
▷ 김경래 : 아, 1천만 넘었어요, ‘겨울왕국’이?
▶ 최광희 : 예, 1천만 넘었어요.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당연히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2를 기다려왔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초반에 많이 관객을 모으고 있는 것 같고 또 두 번째로는 일단 아무래도 스크린 수죠, 스크린 수. 엄청난 스크린 수로 싹쓸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상영 점유율만 60%, 좌석 점유율이라는 게 또 있어요. 좌석 점유율은 전체 우리나라의 상영관에 있는 좌석을 100개로 봤을 때 몇 개의 좌석을 ‘겨울왕국2’가 잡았느냐? 70%. 그러니까 100개 좌석 중에 70개는 ‘겨울왕국2’를 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이거 좀 문제 아닙니까?
▶ 최광희 : 문제죠, 당연히 문제죠. 그런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대쪽에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특히나 극장을 운영하시는 극장주들, 극장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게 “이것은 다 시장논리 아니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또 많이 공급하는 것 수요, 공급의 원칙에 당연히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죠. 아전인수격 변명, 핑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면 프랑스는 그 수요, 공급의 원칙, 자유시장 논리를 몰라서 법으로 한 극장에서 30% 이상을 잡지 못하게 만들었겠습니까?
▷ 김경래 : 아, 프랑스는 30%?
▶ 최광희 : 예, 그러니까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10개 상영관이 있는 멀티플렉스의 경우 한 영화가 잡을 수 있는 최대 스크린 수는 2개입니다.
▷ 김경래 : 아, 그래요? 3개도 아니고.
▶ 최광희 : 3개 잡으면 위법이에요. 그러니까 2개까지만 잡을 수 있어요. 3개 잡으면 30%가 되잖아요. 30% 이상은 잡을 수 없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동네도 절반이 넘는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가.
▶ 최광희 : 절반이 뭡니까? 7~8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70% 이상을 ‘겨울왕국2’에 할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미국도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국가인데 미국도 30%는 안 넘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역사적인 맥락이 있는 게 1948년에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이 있어서 반 트러스트법에 의해서 배급사가 극장을 같이 소유하는 것을 금지시켰어요. 수직계열화라고 하거든요. 수직계열화가 배급, 상영, 제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우리는 그렇게 하잖아요.
▶ 최광희 : 우리는 그렇게 하죠. 그런데 미국은 이미 1948년에 그걸 금지시켰습니다. 금지시킨 뒤에 그것은 배급사가 극장을 경영하지 못하게 하는 건데, 이게 1948년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약간 유야무야돼서 일부 배급사가 극장의 지분을 가지고는 있어요, 지금. 가지고는 있는데 전폭적으로 소유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또 미국은 독과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엄청 심하게 일으킵니다. 왜 독과점이 안 좋느냐 하면 이게 자유시장을 해치거든요. 시장의 건강성을 해치기 때문에 특히나 독과점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 때문에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30% 이상을 안 잡아요. 그런 자율 규제가 진행되고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수직계열화되어 있어요.
▷ 김경래 : 반대로.
▶ 최광희 : 네, 반대로. 그러니까 도호, 도에이, 쇼치쿠 이런 메이저 배급사들이 전부 극장은 자기 체인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자기 영화는 자기 체인에만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틀겠다를 미리 공지합니다.
▷ 김경래 : 그건 또 특이하네.
▶ 최광희 : 그리고 그것대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발생을 안 하죠.
▷ 김경래 : 굉장히 일본스러운 해결방식인데.
▶ 최광희 : 관객들한테 미리 공지를 합니다. 1년치 라인업을 미리 공개할 때도 있어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그러면 일본 관객들은 그 스케줄대로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막 우리나라처럼 몰려가서 안 봐도 언제까지 어차피 하니까 그때 가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기본적으로 시장의 자율규제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한국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도 어떻게 규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 또 국회에 관련된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안,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미 올라가 있고 상정이 되어 있는데 계류 중이죠.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죠, 국회가.
▷ 김경래 : 항상 또 마지막에 국회 얘기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입버릇처럼 민생, 민생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 문화는 시민들의 영혼의 민생이거든요. 그런데 이거 적극적으로 나서봤자, 티 안 난다 이거죠, 자기들 표받는 데에 큰 도움 안 된다 이거죠. 그러니까 소극적인 거예요. 게다가 대기업의 로비나 이런 것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따라 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아직까지 맨날 반복돼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 길어졌네요. ‘겨울왕국2’가 아까 세계관이 넓어졌다, 스토리가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 주세요.
▶ 최광희 : 그러니까 이번에는 엘사가 결국에 아시다시피 1편에서 자기의 마법을 긍정하는 그러면서 끝나잖아요. 아렌델왕국의 왕이 되죠, 여왕이 되는데 이 아렌델왕국이 평화로운 나라에 어느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천지재변 같은 게 일어나고 그리고 계속 엘사한테 어떤 노래소리가 들려요.
▷ 김경래 : 환청 같은 게 들리죠.
▶ 최광희 : 환청 같은 게, 아아아~ 이런.
▷ 김경래 : 음이 좀 다른데?
▶ 최광희 : 정확합니다. 환청이 들려요. 그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데 이게 그 주변에 비밀의 숲이 있어요.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숲에서 들리는 음악인 거죠. 그래서 그 숲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가 나는 가봐야겠다 해서 엘사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서 그 숲속으로 들어가고 엘사가 들어가니까 안나도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언니가 가는 곳은 내가 어디든 따라가겠다.
▷ 김경래 : 언니를 보호해야겠다.
▶ 최광희 : 보호를 해야 된다, 해서 같이 떠나죠.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서 여러 물의 정령,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이런 자연들의 정령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거기에 자기들도 알지 못했던 어떤 부족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런데 그 부족과 이들 엘사의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세대와 어떤 연관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그 부족 안에 댐이 설치가 되어 있고 그 댐이 부족과의 평화의 상징으로 할아버지가 선물한 거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 김경래 : 4대강 사업인가요?
▶ 최광희 :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댐이라는 게 굉장히 상징성이 있죠. 그래서 그런 가운데 이들 간에 사실은 구원, 그러니까 옛날에 원한이 있다는 것을 엘사가 알게 되고 그러면 그 원한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라고 하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 어디론가 또 갑니다.
▷ 김경래 : 아이고, 많이 가네요.
▶ 최광희 : 네, 어디론가 또 가서 그래서 사실은 ‘Into the Unknown’이라고 하는 미지의 세계 속으로라고 하는 것도 엘사가 자신에게 처한 어떤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이 미지 속으로 들어가서 진실을 알지 못하면 아렌델왕국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숙명을 노래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 김경래 : 엘사가 여왕으로 있는 왕국의 이름이 아렌델왕국인데, 그 아까 말씀하신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라는 게 굉장히 불편한 비밀이잖아요.
▶ 최광희 : 불편한 진실이죠. 그것을 제가 영화 속의 줄거리로 직접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스포일러라고 분명히 비난의 화살이 많이 날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코너 이름이 <수포일러>인데요.
▶ 최광희 : 스포일러라고 비난이 오기 때문에 그냥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런 뜻이었구나, 안 보신 분들은 약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그거 어려운데.
▶ 최광희 : 어렵죠.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원, 그러니까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기원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결국은 서부 개척을 하면서 아메리칸 원주민,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많이 학살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성립이 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성찰이 ‘겨울왕국2’에는 들어가 있고 그래서 조금 더 화해, 그러니까 과거의 진실을 추악하더라도 과거의 진실을 정확하게 목격하고 그리고 환경적인 부분, 물, 불, 바람 이런 정령들이 나오는 것처럼 그런 환경적인 부분과의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세계관이 이번에 ‘겨울왕국2’에는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미국이라는 국가의 기원까지 은유하고 있다. 저는 그 생각은 못했는데 말씀을 들으니까 그런 느낌이 있긴 하네요, 진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런 주제의식은 최근에 미국 영화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많이 되풀이되고 있는 그런 주제의식 가운데 하나인데, 대표적인 게 이를테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같은 영화도 그래요.
▷ 김경래 : ‘아바타’도 그렇게 읽을 수 있군요.
▶ 최광희 : 2009년에 나온 작품인데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만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행성 판도라 그리고 판도라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비족이 바로 아메리칸 원주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네요. 딱 떨어지는데 스토리가.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은유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하죠. 그래서 이들을 학살하는 주체가 U.S. Marine, 정확하게 미 해병대로 되어 있습니다.
▷ 김경래 : 아, 그렇구나. 제가 술 먹고 보고 잤거든요.
▶ 최광희 : 그래서 이런 대사가 나와요. 나비족에 대한 폭격을 하러 가기 전에 해병대 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죠, 대원들한테 소위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 연설을 하는데 그 연설을 할 때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We will fight terror with terror.” 우리는 테러에 테러로 맞설 것이다.
▷ 김경래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최광희 : 네, 그런데 이게 이라크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군요, 영화 안에.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토대라든가 최근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아이리시맨’이라는 작품을 만들긴 했는데 그분이 또 만든 예전의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 김경래 : 마피아 영화들도 그런 미국의 기원 그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미국이라는 나라의 원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현재에 대한 성찰이라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갑자기 그 영화 생각나네, 아예 제목 자체가 ‘폭력의 역사’라는 영화가 있었잖아요. 누구였지? 크로넨버그였나?
▶ 최광희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 영화도 그런 식으로 읽는 게 맞겠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를테면 ‘데어 윌 비 블러드’라고 해서 그런 작품도 있었는데 그건 석유개발업자와 그다음에 개신교 목사.
▷ 김경래 : 그것도 굉장히 직접적이네요.
▶ 최광희 : 네, 이건 서로 개신교 목사, 석유개발업자의 탐욕을 면죄부를 주고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굉장히 신성하다라고 선전을 해주면서 결국 재정적인 이득을 얻고 석유개발업자는 그런 종교의 후광 효과에 힘입어 자신의 이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추구하고 이런 상생관계 미국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그런 상생관계인데 이 영화에 ‘데어 윌 비 블러드’에 뒷부분이 흥미로운 게 결국은 목사가 석유개발업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해요. 왜냐하면 토사구팽 당하는 거죠. 돈을 다 버니까 끝난 거예요.
▷ 김경래 : 자본이 승리하면서.
▶ 최광희 : 자본이 종교를 완전히 누르면서 승리하는 것, 이것이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데어 윌 비 블러드’라는 감독의 미국 역사에 대한 통찰인 거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겨울왕국’을 어쩔 수 없이 봐야 되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 최광희 : 어쩔 수 없이 보지 마시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애가 가자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보면 이런 차원에서 보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최광희 : 그런 포인트가 있으니까 자녀들하고 같이 보고 나서 좀 해설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것도 괜찮겠네요. 오늘 가서 제가 좀 아는척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광희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최광희 영화평론가였습니다.
- 프랑스는 수요공급법칙 몰라서 한 영화가 상영관 30% 못 넘게 법적 규제할까?
- 미국도 30% 안 넘기는 선서 자율규제 중... 문화에 있어서 독과점의 폐해 아는 것
- 스크린 독과점 국회가 방치해...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규제 자체가 안 되는 상황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수포일러>
■ 방송시간 : 11월 27일(수)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최광희 영화평론가
▷ 김경래 : 이 노래는 벌써 보신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에 삽입된 노래입니다, ‘Into the Unknown’ 미지의 세계로, 이런 뜻인가요? 어쨌든 ‘Let it go’가 1에서 굉장히 유행했잖아요. 그런데 2에서 이게 아마 메인 테마곡인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좀 해볼 겁니다. 수요일마다 돌아오는 영화 스포 최광희 영화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광희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당연히 보셨겠죠?
▶ 최광희 : 예, 봤습니다.
▷ 김경래 : 심지어 저도 봤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애 때문에.
▶ 최광희 : 자녀가 있으니까.
▷ 김경래 : 애가 예매해달라고 하도 그래서 같이 가서 봤습니다.
▶ 최광희 : 그렇죠, 자녀가 둘 있으신 분들은 지금 어머니가 따라가시면 3이 되는 거고요. 자녀가 한 분 있으면 엄마, 아빠가 같이 가면 또 3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겨울왕국2’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다 가족단위로 보시니까.
▷ 김경래 : 그렇죠. 저는 1하고 2가 달라진 게 1 볼 때는 애가 더빙판을 보자고 우기더라고요. 그런데 2 볼 때는 조금 컸거든요.
▶ 최광희 : 5년이 지났으니까.
▷ 김경래 : 자막판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게 좀 달라졌어요.
▶ 최광희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 ‘겨울왕국’이라는 영화도 전략이 굉장히 영민하다고 느낀 게 뭐냐 하면 ‘겨울왕국’ 1편 때 봤던 관객들층이 대체로 어린이들이 많을 것 아니에요? 어린이들이 이제는 다 고등학생이 된 거예요,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 김경래 : 그렇죠. 초등학교 다니던 애들이.
▶ 최광희 : 고등학생 아니면 성인이 된 거니까 그 눈높이에 딱 맞춰서 이야기 업그레이드를 했어요.
▷ 김경래 : 아, 그게 이야기가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봐야 되는 거군요.
▶ 최광희 : 예, 1편은 되게 단순한 서사잖아요. 자매가 서로를 구해주는 이야기잖아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생 안나가 엘사를 구하러 떠나고 엘사가 자기 자신의 초능력이죠, 초능력이 모든 걸 얼려버리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나중에 축복으로 받아들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그런 서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엘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그 세상의 부조리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조금 더 1편보다는 약간은 더 복잡하면서 하지만 또 들여다보면 깊이가 있는 그런 세계관을 펼쳐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관객들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 김경래 : 그렇군요. 하긴 그런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겠어요, 그렇죠?
▶ 최광희 : 그럼요, 한두 푼 들어가는 돈이 아닌데.
▷ 김경래 : 내용 이야기하기 전에 저도 봤다고 그랬잖아요. 주말 사이에 500만이 봤대요.
▶ 최광희 : 어제까지 500만입니다.
▷ 김경래 : 어제까지요?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스코어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최광희 : 일단 기본적으로 워낙 많은 관객들이 1편,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1천만이 넘었기 때문에.
▷ 김경래 : 아, 1천만 넘었어요, ‘겨울왕국’이?
▶ 최광희 : 예, 1천만 넘었어요.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당연히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2를 기다려왔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초반에 많이 관객을 모으고 있는 것 같고 또 두 번째로는 일단 아무래도 스크린 수죠, 스크린 수. 엄청난 스크린 수로 싹쓸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상영 점유율만 60%, 좌석 점유율이라는 게 또 있어요. 좌석 점유율은 전체 우리나라의 상영관에 있는 좌석을 100개로 봤을 때 몇 개의 좌석을 ‘겨울왕국2’가 잡았느냐? 70%. 그러니까 100개 좌석 중에 70개는 ‘겨울왕국2’를 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경래 : 이거 좀 문제 아닙니까?
▶ 최광희 : 문제죠, 당연히 문제죠. 그런데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대쪽에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특히나 극장을 운영하시는 극장주들, 극장 업체들이 이야기하는 게 “이것은 다 시장논리 아니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또 많이 공급하는 것 수요, 공급의 원칙에 당연히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죠. 아전인수격 변명, 핑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면 프랑스는 그 수요, 공급의 원칙, 자유시장 논리를 몰라서 법으로 한 극장에서 30% 이상을 잡지 못하게 만들었겠습니까?
▷ 김경래 : 아, 프랑스는 30%?
▶ 최광희 : 예, 그러니까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10개 상영관이 있는 멀티플렉스의 경우 한 영화가 잡을 수 있는 최대 스크린 수는 2개입니다.
▷ 김경래 : 아, 그래요? 3개도 아니고.
▶ 최광희 : 3개 잡으면 위법이에요. 그러니까 2개까지만 잡을 수 있어요. 3개 잡으면 30%가 되잖아요. 30% 이상은 잡을 수 없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동네도 절반이 넘는 것 같더라고요, ‘겨울왕국2’가.
▶ 최광희 : 절반이 뭡니까? 7~8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70% 이상을 ‘겨울왕국2’에 할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미국도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하는 국가인데 미국도 30%는 안 넘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역사적인 맥락이 있는 게 1948년에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이 있어서 반 트러스트법에 의해서 배급사가 극장을 같이 소유하는 것을 금지시켰어요. 수직계열화라고 하거든요. 수직계열화가 배급, 상영, 제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우리는 그렇게 하잖아요.
▶ 최광희 : 우리는 그렇게 하죠. 그런데 미국은 이미 1948년에 그걸 금지시켰습니다. 금지시킨 뒤에 그것은 배급사가 극장을 경영하지 못하게 하는 건데, 이게 1948년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약간 유야무야돼서 일부 배급사가 극장의 지분을 가지고는 있어요, 지금. 가지고는 있는데 전폭적으로 소유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또 미국은 독과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엄청 심하게 일으킵니다. 왜 독과점이 안 좋느냐 하면 이게 자유시장을 해치거든요. 시장의 건강성을 해치기 때문에 특히나 독과점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 때문에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30% 이상을 안 잡아요. 그런 자율 규제가 진행되고 또 일본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수직계열화되어 있어요.
▷ 김경래 : 반대로.
▶ 최광희 : 네, 반대로. 그러니까 도호, 도에이, 쇼치쿠 이런 메이저 배급사들이 전부 극장은 자기 체인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자기 영화는 자기 체인에만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틀겠다를 미리 공지합니다.
▷ 김경래 : 그건 또 특이하네.
▶ 최광희 : 그리고 그것대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발생을 안 하죠.
▷ 김경래 : 굉장히 일본스러운 해결방식인데.
▶ 최광희 : 관객들한테 미리 공지를 합니다. 1년치 라인업을 미리 공개할 때도 있어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며칠부터 며칠까지 뭐 틀고 그러면 일본 관객들은 그 스케줄대로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막 우리나라처럼 몰려가서 안 봐도 언제까지 어차피 하니까 그때 가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기본적으로 시장의 자율규제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한국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도 어떻게 규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고 또 국회에 관련된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안,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미 올라가 있고 상정이 되어 있는데 계류 중이죠.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죠, 국회가.
▷ 김경래 : 항상 또 마지막에 국회 얘기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입버릇처럼 민생, 민생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 문화는 시민들의 영혼의 민생이거든요. 그런데 이거 적극적으로 나서봤자, 티 안 난다 이거죠, 자기들 표받는 데에 큰 도움 안 된다 이거죠. 그러니까 소극적인 거예요. 게다가 대기업의 로비나 이런 것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따라 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아직까지 맨날 반복돼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경래 :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 길어졌네요. ‘겨울왕국2’가 아까 세계관이 넓어졌다, 스토리가 업그레이드가 됐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 주세요.
▶ 최광희 : 그러니까 이번에는 엘사가 결국에 아시다시피 1편에서 자기의 마법을 긍정하는 그러면서 끝나잖아요. 아렌델왕국의 왕이 되죠, 여왕이 되는데 이 아렌델왕국이 평화로운 나라에 어느 날 문제가 발생합니다. 천지재변 같은 게 일어나고 그리고 계속 엘사한테 어떤 노래소리가 들려요.
▷ 김경래 : 환청 같은 게 들리죠.
▶ 최광희 : 환청 같은 게, 아아아~ 이런.
▷ 김경래 : 음이 좀 다른데?
▶ 최광희 : 정확합니다. 환청이 들려요. 그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데 이게 그 주변에 비밀의 숲이 있어요.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숲에서 들리는 음악인 거죠. 그래서 그 숲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가 나는 가봐야겠다 해서 엘사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서 그 숲속으로 들어가고 엘사가 들어가니까 안나도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언니가 가는 곳은 내가 어디든 따라가겠다.
▷ 김경래 : 언니를 보호해야겠다.
▶ 최광희 : 보호를 해야 된다, 해서 같이 떠나죠.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서 여러 물의 정령, 불의 정령, 바람의 정령 이런 자연들의 정령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거기에 자기들도 알지 못했던 어떤 부족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런데 그 부족과 이들 엘사의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세대와 어떤 연관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그 부족 안에 댐이 설치가 되어 있고 그 댐이 부족과의 평화의 상징으로 할아버지가 선물한 거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 김경래 : 4대강 사업인가요?
▶ 최광희 :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댐이라는 게 굉장히 상징성이 있죠. 그래서 그런 가운데 이들 간에 사실은 구원, 그러니까 옛날에 원한이 있다는 것을 엘사가 알게 되고 그러면 그 원한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라고 하는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바다를 건너 어디론가 또 갑니다.
▷ 김경래 : 아이고, 많이 가네요.
▶ 최광희 : 네, 어디론가 또 가서 그래서 사실은 ‘Into the Unknown’이라고 하는 미지의 세계 속으로라고 하는 것도 엘사가 자신에게 처한 어떤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이 미지 속으로 들어가서 진실을 알지 못하면 아렌델왕국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숙명을 노래하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 김경래 : 엘사가 여왕으로 있는 왕국의 이름이 아렌델왕국인데, 그 아까 말씀하신 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라는 게 굉장히 불편한 비밀이잖아요.
▶ 최광희 : 불편한 진실이죠. 그것을 제가 영화 속의 줄거리로 직접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스포일러라고 분명히 비난의 화살이 많이 날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 김경래 : 우리 코너 이름이 <수포일러>인데요.
▶ 최광희 : 스포일러라고 비난이 오기 때문에 그냥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런 뜻이었구나, 안 보신 분들은 약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경래 : 그거 어려운데.
▶ 최광희 : 어렵죠.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원, 그러니까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기원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결국은 서부 개척을 하면서 아메리칸 원주민,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많이 학살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성립이 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성찰이 ‘겨울왕국2’에는 들어가 있고 그래서 조금 더 화해, 그러니까 과거의 진실을 추악하더라도 과거의 진실을 정확하게 목격하고 그리고 환경적인 부분, 물, 불, 바람 이런 정령들이 나오는 것처럼 그런 환경적인 부분과의 자연과 문명의 조화로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세계관이 이번에 ‘겨울왕국2’에는 스며들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미국이라는 국가의 기원까지 은유하고 있다. 저는 그 생각은 못했는데 말씀을 들으니까 그런 느낌이 있긴 하네요, 진짜.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런 주제의식은 최근에 미국 영화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많이 되풀이되고 있는 그런 주제의식 가운데 하나인데, 대표적인 게 이를테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같은 영화도 그래요.
▷ 김경래 : ‘아바타’도 그렇게 읽을 수 있군요.
▶ 최광희 : 2009년에 나온 작품인데 세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만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행성 판도라 그리고 판도라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비족이 바로 아메리칸 원주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네요. 딱 떨어지는데 스토리가.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은유를 조금 더 노골적으로 하죠. 그래서 이들을 학살하는 주체가 U.S. Marine, 정확하게 미 해병대로 되어 있습니다.
▷ 김경래 : 아, 그렇구나. 제가 술 먹고 보고 잤거든요.
▶ 최광희 : 그래서 이런 대사가 나와요. 나비족에 대한 폭격을 하러 가기 전에 해병대 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죠, 대원들한테 소위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 연설을 하는데 그 연설을 할 때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We will fight terror with terror.” 우리는 테러에 테러로 맞설 것이다.
▷ 김경래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최광희 : 네, 그런데 이게 이라크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래요?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군요, 영화 안에.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미국의 폭력적 역사의 토대라든가 최근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아이리시맨’이라는 작품을 만들긴 했는데 그분이 또 만든 예전의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 김경래 : 마피아 영화들도 그런 미국의 기원 그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미국이라는 나라의 원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현재에 대한 성찰이라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갑자기 그 영화 생각나네, 아예 제목 자체가 ‘폭력의 역사’라는 영화가 있었잖아요. 누구였지? 크로넨버그였나?
▶ 최광희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 영화도 그런 식으로 읽는 게 맞겠죠?
▶ 최광희 :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를테면 ‘데어 윌 비 블러드’라고 해서 그런 작품도 있었는데 그건 석유개발업자와 그다음에 개신교 목사.
▷ 김경래 : 그것도 굉장히 직접적이네요.
▶ 최광희 : 네, 이건 서로 개신교 목사, 석유개발업자의 탐욕을 면죄부를 주고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굉장히 신성하다라고 선전을 해주면서 결국 재정적인 이득을 얻고 석유개발업자는 그런 종교의 후광 효과에 힘입어 자신의 이윤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추구하고 이런 상생관계 미국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그런 상생관계인데 이 영화에 ‘데어 윌 비 블러드’에 뒷부분이 흥미로운 게 결국은 목사가 석유개발업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해요. 왜냐하면 토사구팽 당하는 거죠. 돈을 다 버니까 끝난 거예요.
▷ 김경래 : 자본이 승리하면서.
▶ 최광희 : 자본이 종교를 완전히 누르면서 승리하는 것, 이것이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데어 윌 비 블러드’라는 감독의 미국 역사에 대한 통찰인 거죠.
▷ 김경래 : 그렇군요. ‘겨울왕국’을 어쩔 수 없이 봐야 되는 분들 있지 않습니까?
▶ 최광희 : 어쩔 수 없이 보지 마시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애가 가자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보면 이런 차원에서 보면 좀 덜 지루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최광희 : 그런 포인트가 있으니까 자녀들하고 같이 보고 나서 좀 해설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것도 괜찮겠네요. 오늘 가서 제가 좀 아는척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광희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최광희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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