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 총사퇴·단식 등 고심…황교안 “아직 할 일 남아”

입력 2019.11.27 (17:40) 수정 2019.11.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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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부의 '불법'…한국당 "야만의 정치 시대로 돌입"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 즉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던 선거법 개정안이 오늘(27일) 국회 본회의로 넘겨진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부터 불법이라며 원천 무효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불법과 무효, 폭거의 정치가 이제는 황교안 당 대표께서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야만의 정치 시대로 돌입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의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에서는) 조금도 잘못에 대한 반성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자유민주주의 파괴는 그 해당되는 법안의 내용을 떠나서 우리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야만의 정치를 다시 한번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공개 의총서 '의원직 총사퇴·단식' 등 대책 논의

1시간 반 정도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 상정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고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대표와 함께 4선 이상 중진들이 단식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도 누워서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협상이냐는 얘기가 주류였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총에서는 의원 10여 명 정도가 발언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한편, 지도부 내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까지 예산안을 고리로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고, 이후 임시국회에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표결을 지연시키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교안 "아직 할 일 남았다"…전광훈 목사 또 방문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황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을 찾아 '비례제 반대, 공수처 반대 구호'를 제창하며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단식 8일째에 접어든 황 대표는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에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어젯밤 황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를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가 저희 얘기를 듣는 것도 힘들어 눈으로 깜빡거리는 정도의 상황"이라며 "그런데 마지막에 굉장히 힘들게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 '아직도 더 있어야 한다'고 간신히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오늘 오전, 황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에 30분 정도 머무른 뒤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의)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가서 기도를 해주고 나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제단식' 비판 심상정 대표도 방문…"정치보다 사람이 먼저"

오후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심 대표는 1분가량 단식 텐트에 들어갔다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얼굴만 뵙고 나왔다, 기력이 없으셔서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황제단식이라고 황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사과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시는 데 찾아뵙는 것은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답했습니다.

심 대표는 어제(26)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심 대표는 농성장 주변에 있던 황 대표 지지자들과 한국당 의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성원 대변인은 "김도읍 비서실장이 심 대표에게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지 않느냐'며 제1야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을 비하·조롱·멸시한 것에 대해 강력히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녁 즈음엔 원희룡 제주지사가 황 대표를 찾았습니다. 원 지사는 방문을 마친 뒤 "이왕 시작한 단식이니 그 뜻을 국민에게 알리고 승리하는 단식이 돼 기력을 회복하시고 특히 야권 쇄신에 힘을 발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원 지사가 텐트 안에 있는 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들렀습니다. 박 전 이사장은 잠시 기다리다 황 대표를 만나지 않은 채 발걸음을 돌렸는데요. 지난달 26일에 열린 국립 현충원 추도식(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0주기) 때 황 대표가 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왔다”면서 “지금 굉장히 위독한 상태라 들어서 마음만 전달하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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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7 17:40:45
    • 수정2019-11-27 19:08:19
    취재K
선거법 개정안 부의 '불법'…한국당 "야만의 정치 시대로 돌입"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 즉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던 선거법 개정안이 오늘(27일) 국회 본회의로 넘겨진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부터 불법이라며 원천 무효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불법과 무효, 폭거의 정치가 이제는 황교안 당 대표께서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야만의 정치 시대로 돌입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 대표의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에서는) 조금도 잘못에 대한 반성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자유민주주의 파괴는 그 해당되는 법안의 내용을 떠나서 우리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야만의 정치를 다시 한번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공개 의총서 '의원직 총사퇴·단식' 등 대책 논의

1시간 반 정도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 상정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고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대표와 함께 4선 이상 중진들이 단식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도 누워서 단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협상이냐는 얘기가 주류였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총에서는 의원 10여 명 정도가 발언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한편, 지도부 내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까지 예산안을 고리로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고, 이후 임시국회에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표결을 지연시키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교안 "아직 할 일 남았다"…전광훈 목사 또 방문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황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을 찾아 '비례제 반대, 공수처 반대 구호'를 제창하며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싣기도 했습니다.

단식 8일째에 접어든 황 대표는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에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어젯밤 황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를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가 저희 얘기를 듣는 것도 힘들어 눈으로 깜빡거리는 정도의 상황"이라며 "그런데 마지막에 굉장히 힘들게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 '아직도 더 있어야 한다'고 간신히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오늘 오전, 황 대표의 단식 농성 텐트에 30분 정도 머무른 뒤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의)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다"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가서 기도를 해주고 나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제단식' 비판 심상정 대표도 방문…"정치보다 사람이 먼저"

오후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황교안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심 대표는 1분가량 단식 텐트에 들어갔다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얼굴만 뵙고 나왔다, 기력이 없으셔서 주무시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황제단식이라고 황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사과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정치적 비판은 비판이고, 단식으로 고생하시는 데 찾아뵙는 것은 도리라고 생각한다, 정치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답했습니다.

심 대표는 어제(26)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을 무시한 황제단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심 대표는 농성장 주변에 있던 황 대표 지지자들과 한국당 의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성원 대변인은 "김도읍 비서실장이 심 대표에게 '인간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하지 않느냐'며 제1야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을 비하·조롱·멸시한 것에 대해 강력히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녁 즈음엔 원희룡 제주지사가 황 대표를 찾았습니다. 원 지사는 방문을 마친 뒤 "이왕 시작한 단식이니 그 뜻을 국민에게 알리고 승리하는 단식이 돼 기력을 회복하시고 특히 야권 쇄신에 힘을 발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원 지사가 텐트 안에 있는 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들렀습니다. 박 전 이사장은 잠시 기다리다 황 대표를 만나지 않은 채 발걸음을 돌렸는데요. 지난달 26일에 열린 국립 현충원 추도식(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0주기) 때 황 대표가 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왔다”면서 “지금 굉장히 위독한 상태라 들어서 마음만 전달하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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