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랭킹 1위 펜싱 국가대표, 메달 따면 ‘상금 상납’ 의혹

입력 2019.11.28 (21:23) 수정 2019.11.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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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잊을만 하면 불거져나오는 체육계 비리 얘기입니다.

종목은 우리나라가 최고실력을 자랑하는 펜싱입니다.

특히 남자 사브르팀은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세계랭킹 1위인데요.

선수들의 대회 포상금을 이 팀의 감독이 지속적으로 받아온 게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민정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세계랭킹 1위의 펜싱 국가대표 남자 사브르 팀.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최정상 팀입니다.

그런데 이 팀의 코치이자 펜싱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유 모 씨가 선수들에게 주어진 입상 포상금 중 일부를 2013년부터 받아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선수/음성변조 : "자기한테는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 이거죠. 저희 선수들은 메달값이 나오는데 그 사람은 선수가 아니니까, 감독이라서 자기는 받는 돈이 없다."]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에 돈을 보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합니다.

[선수/음성변조 : "선수들이 자기도 큰 시합을 나가고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빼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죠."]

관행처럼 돼 있어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선수/음성변조 : "약간 당연하단 듯이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자기가 못 받을 돈 받은 것도 아닌 것처럼... 당연히... 당연하단 듯이..."]

유 감독에게 돈을 준 사람은 주전급 선수중 최소 4명 이상으로 수천만 원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지난 9월, 대한펜싱협회에 접수됐고 협회는 자체 공정위를 열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돈을 받았던 유 감독은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유○○/감독/음성변조 : "정말 제가 애들이 자발적으로 갖고 오지 않는 돈 이상의 뭐를 걷었다든가 아니면 갖고 와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요."]

또 펜싱분야엔 선수들과 포상금을 나누는 일명 '코치머니'가 없어 2013년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딴 뒤부터 선수들이 감사의 뜻으로 자진해서 돈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이후 관행처럼 돈을 주면 부담을 느끼면서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유○○/감독/음성변조 : "세계펜싱연맹에서 나오는 돈은 그냥 걔네들은(선수들은) 별 상관도 없습니다. 본팀인 실업팀에서 나오는 돈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포상금이..."]

유 감독은 협회의 공정위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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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세계 랭킹 1위 펜싱 국가대표, 메달 따면 ‘상금 상납’ 의혹
    • 입력 2019-11-28 21:26:22
    • 수정2019-11-29 08:15:43
    뉴스 9
[앵커] 이번엔 잊을만 하면 불거져나오는 체육계 비리 얘기입니다. 종목은 우리나라가 최고실력을 자랑하는 펜싱입니다. 특히 남자 사브르팀은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세계랭킹 1위인데요. 선수들의 대회 포상금을 이 팀의 감독이 지속적으로 받아온 게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민정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세계랭킹 1위의 펜싱 국가대표 남자 사브르 팀.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최정상 팀입니다. 그런데 이 팀의 코치이자 펜싱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유 모 씨가 선수들에게 주어진 입상 포상금 중 일부를 2013년부터 받아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선수/음성변조 : "자기한테는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 이거죠. 저희 선수들은 메달값이 나오는데 그 사람은 선수가 아니니까, 감독이라서 자기는 받는 돈이 없다."]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기 때문에 돈을 보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합니다. [선수/음성변조 : "선수들이 자기도 큰 시합을 나가고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빼버릴 수도 있고...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죠."] 관행처럼 돼 있어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선수/음성변조 : "약간 당연하단 듯이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자기가 못 받을 돈 받은 것도 아닌 것처럼... 당연히... 당연하단 듯이..."] 유 감독에게 돈을 준 사람은 주전급 선수중 최소 4명 이상으로 수천만 원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지난 9월, 대한펜싱협회에 접수됐고 협회는 자체 공정위를 열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돈을 받았던 유 감독은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유○○/감독/음성변조 : "정말 제가 애들이 자발적으로 갖고 오지 않는 돈 이상의 뭐를 걷었다든가 아니면 갖고 와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요."] 또 펜싱분야엔 선수들과 포상금을 나누는 일명 '코치머니'가 없어 2013년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딴 뒤부터 선수들이 감사의 뜻으로 자진해서 돈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이후 관행처럼 돈을 주면 부담을 느끼면서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유○○/감독/음성변조 : "세계펜싱연맹에서 나오는 돈은 그냥 걔네들은(선수들은) 별 상관도 없습니다. 본팀인 실업팀에서 나오는 돈이 훨씬 많기 때문에, 포상금이..."] 유 감독은 협회의 공정위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민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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