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군 문화...강요, 회유에 2차 피해 '심각'

입력 2019.11.28 (21:57) 수정 2019.11.2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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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북의 한 군부대 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간부들의 접대 강요와 회유에
피해자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쇄적인 군 안에서의
2차 피해는 더 심각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하 여군은
상급자인 대령과의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괴로워했습니다.

[녹취]성추행 피해 여군-상관 대화 내용(음성변조)
"야 빨리 들어가 XX야. 가서 대령님 술 한잔이라도 더 따라드려."

옆에 앉아 술을 따르게 하고,
심지어 '러브샷'을
강요받기까지 했습니다.

부하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성희롱을 부추기는 건
간부들이었습니다.

상급자의
성추행 사실을 알면서도
접대를 요구하고,
진급을 빌미로 회유까지 했습니다.

[녹취]성추행 피해 여군-상관 대화 내용(음성변조)
"개인적인 감정하고 공적인 감정하고 (혼동)하면 안된다. 야 빨리 가, 대령님 혼자 계시잖아. <예, 알겠습니다.>"

군부대 간부들은
대령이 보직 해임된 뒤
"끈이 떨어졌다"며,
피해자에게 불만까지 드러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피해자의 지인은
육군 내부 게시판에
신상과 피해 사실이 적힌 문서가 공개돼
2차 피해까지 겪었다고 말합니다.

[녹취]피해자 지인(음성변조)
"사진 찍어서 보내드려야 믿으시겠냐고 했더니. 그제야 우리가 실수했다, 미안하다며 삭제 조치를 했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상명하복의,
폐쇄적인 군 조직문화가
성 비위를 묵인하고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방혜린/군인권센터(해병대 예비역 대위)
"군형법이나 군인징계령상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이 명확하게 준비가 안 돼 있어서요. 2차 피해 등을 목격했을 때 행동 요령이나 주의사항을 실질적으로 교육해야…"

자정 약속에도
근절되지 않는 성 비위 사건에,
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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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쇄적인 군 문화...강요, 회유에 2차 피해 '심각'
    • 입력 2019-11-28 21:57:00
    • 수정2019-11-29 00:08:11
    뉴스9(전주)
[앵커멘트] 전북의 한 군부대 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간부들의 접대 강요와 회유에 피해자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쇄적인 군 안에서의 2차 피해는 더 심각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하 여군은 상급자인 대령과의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괴로워했습니다. [녹취]성추행 피해 여군-상관 대화 내용(음성변조) "야 빨리 들어가 XX야. 가서 대령님 술 한잔이라도 더 따라드려." 옆에 앉아 술을 따르게 하고, 심지어 '러브샷'을 강요받기까지 했습니다. 부하 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성희롱을 부추기는 건 간부들이었습니다. 상급자의 성추행 사실을 알면서도 접대를 요구하고, 진급을 빌미로 회유까지 했습니다. [녹취]성추행 피해 여군-상관 대화 내용(음성변조) "개인적인 감정하고 공적인 감정하고 (혼동)하면 안된다. 야 빨리 가, 대령님 혼자 계시잖아. <예, 알겠습니다.>" 군부대 간부들은 대령이 보직 해임된 뒤 "끈이 떨어졌다"며, 피해자에게 불만까지 드러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피해자의 지인은 육군 내부 게시판에 신상과 피해 사실이 적힌 문서가 공개돼 2차 피해까지 겪었다고 말합니다. [녹취]피해자 지인(음성변조) "사진 찍어서 보내드려야 믿으시겠냐고 했더니. 그제야 우리가 실수했다, 미안하다며 삭제 조치를 했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상명하복의, 폐쇄적인 군 조직문화가 성 비위를 묵인하고 피해자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방혜린/군인권센터(해병대 예비역 대위) "군형법이나 군인징계령상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처벌하는 규정이 명확하게 준비가 안 돼 있어서요. 2차 피해 등을 목격했을 때 행동 요령이나 주의사항을 실질적으로 교육해야…" 자정 약속에도 근절되지 않는 성 비위 사건에, 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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