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잇따른 군사행동…남북 관계 ‘흐림’

입력 2019.11.30 (07:49) 수정 2019.12.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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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1998년 남측 관광객 800여 명이 발을 내딛으면서 금강산 여정의 첫 관문으로 통했던 북한 장전항.

군사적 요충지였던 장전항은 원래 군사항이었지만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달라졌습니다.

북한이 우리 측 관광객을 맞기 위해 군사 기지를 북쪽으로 옮긴 겁니다.

그런데 이곳에 군함들과 함께 10여 년 전 없었던 새로운 시설물까지 들어섰습니다.

남한과의 금강산 관광 사업이 더 이상 어렵다고 보고 북한이 장전항을 군사항으로 다시 복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11월 27일 : "관련 기관 간 긴밀한 협조 하에, 협의 하에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금강산 현지지도 때 항구개발도 언급했던 만큼 장전항을 새롭게 고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고성항(장전항) 해안 관광 지구에 항구 여객역을 건설하고 항 주변을 봉쇄할 데 대한 문제, 금강산 관광 지구를 특색 있게 개발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밝혀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우리 측 도움 없이 금강산을 홀로 개발하겠다는 북한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측 시설 철거 지시 이후 북한 매체들은 금강산 관광 지구 독자 개발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을 일방 철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남북 간의 입장차는 여전합니다.

통일부가 만나서 얘기하자는 통지문을 북측에 계속 보내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 활성화 계획을 적극 밝히기도 했지만 진전된 것은 없는데요.

이런 가운데, 남북 화해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조치였던 9.19 군사합의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 창린도 방어부대를 찾았습니다.

소청도에서 불과 3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으로 북한에는 서해 최남단 부대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목표를 정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고, 실제 사격이 실시됐다고 전했습니다.

["해안포 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 온 포 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 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렸습니다."]

포사격의 탄착점이나 포문의 방향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창린도가 9.19 군사합의에서 정한 완충수역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군사합의 당시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원칙하에 완충수역 안에서 포사격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는데 북한이 이를 대놓고 어긴 겁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평양공동선언 :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정부는 북한의 이번 행동이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첫 사례로 보고 유감 표명과 함께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서해 완충 구역 일대에서의 해안포 사격훈련 관련 사항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9월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입니다."]

올 들어 여러 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군사행동이 있어 왔지만, 정부가 명확히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9.19 군사합의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유일하게 유지된 합의로 평가돼 왔던 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시로 서해에서 해안포를 쏜 날은 23일, 9년 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날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남북 간에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북 간에 고리를 걸고 있는 유일한 고리가 완충구역에서 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북한이 이를 약간 건드림으로 인해가지고 현재 남북관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대로 갈 것이냐는 질문과 함께 자신들이 향후 가고자 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서 남측은 어떤 길을 갈 것이냐 강요를 하고 있는 이런 국면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측에는 언제든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 측에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비핵화 새 계산법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 "확실하게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여기에 대해서 선행동을 해줄 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압박은 우리에 대한 위협이지만 겨냥하고 있는 것은 미국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북한 간의 군사 위협이 향후에도 계속 고조될 수 있다 이렇게 보고요."]

이런 가운데 북한은 11월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합참은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km, 고도는 약 97km로 탐지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한 이후 28일 만이고, 올해 들어 13번째 발사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례적으로 발사체 발사 직후 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전동진/합참 작전부장/11월 28일 :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음. 이에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함."]

정부가 북한의 잇단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한국을 찾았는데요. 북한을 압박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평양 최고 재판소로 걸어 들어오는 외국인 청년.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더니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오토 웜비어/미국 대학생/2016년 2월 : "저는 북한 정부와 국민의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저는 제 인생에서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제발 저를 살려 주십시오."]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다 체포된 웜비어는 그로부터 16개월 뒤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귀국 엿새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오토 웜비어 아버지/2017년 6월 : "우리는 지난 18개월 동안 아무 정보도 못 받거나 잘못된 정보를 받으면서 짐승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지난 22일,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북한에 납북, 억류된 피해자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북한의 범죄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북한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오토 웜비어 아버지/11월 22일 : "우리는 외국에 나가 북한의 숨겨진 자산들을 찾고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당신들이북한에게 법적 책임을 지라고 압박한다면, 그들은 결국 대화에 나설 것입니다."]

앞서 웜비어 부부는 미국 법원에서 아들 사망에 대한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배상을 거부했고, 부부는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신디 웜비어/오토 웜비어 어머니/11월 22일 :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이 이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북한이 우리를 죽이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죽여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북 관계 복원과 비핵화 협상 추동이라는 과제 앞에서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유독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지난 14일 유엔이 15년 연속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한국은 11년 만에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 대사 : "(일제 한반도 강점기의) 140만 명의 강제 노역과 대량학살, 20만 명의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웜비어의 부모처럼 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자를 백악관에 초청해서 환담을 하고 또 연두교서 발표장에서 탈북 인사를 직접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북한이 변화하고 이것이 또 남북 간에 화해협력을 가져오고 한반도에 평화 정책을 가져온다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어떤 역발상으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이제 정부가 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금강산 문제와 더불어 9.19 군사합의마저 위반하며 남북 대치 상태였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마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만큼 향후 남북관계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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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30 08:23:10
    • 수정2019-12-02 14: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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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1998년 남측 관광객 800여 명이 발을 내딛으면서 금강산 여정의 첫 관문으로 통했던 북한 장전항.

군사적 요충지였던 장전항은 원래 군사항이었지만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달라졌습니다.

북한이 우리 측 관광객을 맞기 위해 군사 기지를 북쪽으로 옮긴 겁니다.

그런데 이곳에 군함들과 함께 10여 년 전 없었던 새로운 시설물까지 들어섰습니다.

남한과의 금강산 관광 사업이 더 이상 어렵다고 보고 북한이 장전항을 군사항으로 다시 복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윱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11월 27일 : "관련 기관 간 긴밀한 협조 하에, 협의 하에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금강산 현지지도 때 항구개발도 언급했던 만큼 장전항을 새롭게 고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고성항(장전항) 해안 관광 지구에 항구 여객역을 건설하고 항 주변을 봉쇄할 데 대한 문제, 금강산 관광 지구를 특색 있게 개발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밝혀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우리 측 도움 없이 금강산을 홀로 개발하겠다는 북한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측 시설 철거 지시 이후 북한 매체들은 금강산 관광 지구 독자 개발 의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을 일방 철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남북 간의 입장차는 여전합니다.

통일부가 만나서 얘기하자는 통지문을 북측에 계속 보내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 활성화 계획을 적극 밝히기도 했지만 진전된 것은 없는데요.

이런 가운데, 남북 화해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조치였던 9.19 군사합의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 창린도 방어부대를 찾았습니다.

소청도에서 불과 3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으로 북한에는 서해 최남단 부대입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목표를 정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고, 실제 사격이 실시됐다고 전했습니다.

["해안포 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 온 포 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 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렸습니다."]

포사격의 탄착점이나 포문의 방향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창린도가 9.19 군사합의에서 정한 완충수역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군사합의 당시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원칙하에 완충수역 안에서 포사격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는데 북한이 이를 대놓고 어긴 겁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평양공동선언 :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으며..."]

정부는 북한의 이번 행동이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첫 사례로 보고 유감 표명과 함께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서해 완충 구역 일대에서의 해안포 사격훈련 관련 사항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9월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입니다."]

올 들어 여러 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군사행동이 있어 왔지만, 정부가 명확히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9.19 군사합의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유일하게 유지된 합의로 평가돼 왔던 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시로 서해에서 해안포를 쏜 날은 23일, 9년 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날입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남북 간에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북 간에 고리를 걸고 있는 유일한 고리가 완충구역에서 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북한이 이를 약간 건드림으로 인해가지고 현재 남북관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대로 갈 것이냐는 질문과 함께 자신들이 향후 가고자 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서 남측은 어떤 길을 갈 것이냐 강요를 하고 있는 이런 국면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측에는 언제든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 측에는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비핵화 새 계산법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 "확실하게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여기에 대해서 선행동을 해줄 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압박은 우리에 대한 위협이지만 겨냥하고 있는 것은 미국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북한 간의 군사 위협이 향후에도 계속 고조될 수 있다 이렇게 보고요."]

이런 가운데 북한은 11월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합참은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km, 고도는 약 97km로 탐지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한 이후 28일 만이고, 올해 들어 13번째 발사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례적으로 발사체 발사 직후 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전동진/합참 작전부장/11월 28일 :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음. 이에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함."]

정부가 북한의 잇단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한국을 찾았는데요. 북한을 압박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평양 최고 재판소로 걸어 들어오는 외국인 청년.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더니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오토 웜비어/미국 대학생/2016년 2월 : "저는 북한 정부와 국민의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저는 제 인생에서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제발 저를 살려 주십시오."]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다 체포된 웜비어는 그로부터 16개월 뒤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귀국 엿새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오토 웜비어 아버지/2017년 6월 : "우리는 지난 18개월 동안 아무 정보도 못 받거나 잘못된 정보를 받으면서 짐승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지난 22일,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북한에 납북, 억류된 피해자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북한의 범죄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북한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오토 웜비어 아버지/11월 22일 : "우리는 외국에 나가 북한의 숨겨진 자산들을 찾고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당신들이북한에게 법적 책임을 지라고 압박한다면, 그들은 결국 대화에 나설 것입니다."]

앞서 웜비어 부부는 미국 법원에서 아들 사망에 대한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배상을 거부했고, 부부는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신디 웜비어/오토 웜비어 어머니/11월 22일 :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이 이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북한이 우리를 죽이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죽여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남북 관계 복원과 비핵화 협상 추동이라는 과제 앞에서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유독 귀를 닫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지난 14일 유엔이 15년 연속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한국은 11년 만에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습니다.

[김성/주유엔 북한 대사 : "(일제 한반도 강점기의) 140만 명의 강제 노역과 대량학살, 20만 명의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웜비어의 부모처럼 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자를 백악관에 초청해서 환담을 하고 또 연두교서 발표장에서 탈북 인사를 직접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북한이 변화하고 이것이 또 남북 간에 화해협력을 가져오고 한반도에 평화 정책을 가져온다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어떤 역발상으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이제 정부가 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금강산 문제와 더불어 9.19 군사합의마저 위반하며 남북 대치 상태였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마저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만큼 향후 남북관계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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