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北, ‘데드라인’ 12월 또 쏠까?…북미 협상 ‘시계 제로’

입력 2019.12.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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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은 북미 회담은 올겨울 과연 눈 녹듯, 녹아내릴 수 있을까요?

北, 12월 데드라인…트럼프 "곧 보자"

북한은 12월을 북미 회담의 시한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일방적이었습니다.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보라"고 한 데 이어, 지난달 8일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국에 올해 말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인위적인 데드라인 같은 것을 설정하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시한이 지나면 판을 엎겠다는 걸까요?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 보자(See you soon)"고 했습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정케 하는 발언입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2월에 다시 만나 협상하자고 북한에 의사를 전달한 사실을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달 14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비건 대표는 승진했습니다.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협상팀의 '급'도 올리기를 희망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카운터파트'로 제시한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순순히 이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서로 만날 듯한 대화의 신호만 보내고 있지만, 양측의 기본입장은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北 단계적 타결… 美 일괄 타결 '팽팽'

'일괄 타결'을 내세우는 미국, '단계적 타결'을 내세우는 북한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본인들의 핵실험 동결 등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성의를 보이라고 연일 외치고 있습니다.

최선희 부상은 "시간도 줬고 신뢰 구축 조치도 취했지만, 우리가 받은 상응 조치는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가 받아낸 것은 배신감뿐"이라고 이날 밝히기도 했습니다.

초강경파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났음에도 미국의 기조는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열 받은 것은 북한.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北 13번 째 무력시위…美 상황 주시 원론적 발언만

올해 13번 째, 새롭지는 않지만, 또 한 번의 무력시위였습니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말로 하니까 안 통하니, 북한이 잘하는 미사일, 또는 방사포 또는 그 무엇인가를 던져 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이렇게 뭔가를 던지면, 미국이 다독이는 모양새가 2019년 하반기에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방사포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 지역 동맹국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0일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도발이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지만,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가 돼버렸습니다.


CNN "추수감사절 메시지"… 장거리미사일·핵실험 재개?

CNN 방송은 "이날 발사는 미국 추수감사절 아침에 이뤄졌고 상징하는 바가 클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도 "북한의 시험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추수감사절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관심은 이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과 핵실험을 재개하느냐에 쏠린다"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은 12월 2일입니다. 2019년도, 그리고 12월이 끝나는 것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북미 회담 역시 함께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북한과 미국의 물밑접촉은 이어지고 있을까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동향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는 일본 언론은 오늘도 북한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소식을 내놓았습니다.

아사히 신문. 2019년 12월 2일아사히 신문. 2019년 12월 2일

아사히 "北, 콘크리트 토대 증설 ICBM 발사 때도 쓸 수 있어 "

일본 아사히 신문은 오늘(2일) 북한이 올여름부터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쓰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 증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거리가 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발사대도 올려놓을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위성사진으로 파악했을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이 없었다가,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7년 11월 19일 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대화'로 풀겠다는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화성 14’ 노동신문 2017년 7월, 아사히신문 재인용‘화성 14’ 노동신문 2017년 7월, 아사히신문 재인용

IAEA "북핵 정보 공백" 에도 "北 추가 핵실험 불필요 수준"

장거리미사일에 이어 북한이 쥐고 있는 두 번째 카드인 '핵실험'은 또 어떨까요?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IAEA 조사관이 북한을 떠난 지 10년 이상이 지났으며, 정보를 얻지 못해 큰 공백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 핵실험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는 '깜깜이'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제 추가 핵실험이 필요 없으므로 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 "이미 충분한 실험을 거쳤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오늘(2일) 보도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미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현시점에서 그들이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그건 정치적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 "한쪽이 오판할 위험 커져"…북미의 선택은?

뉴욕타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현지시각 28일 보도했습니다. '연말 시한'을 설정해놓고 탈출구를 오히려 차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청문회에 사로잡혀 있어 대북 외교 공간이 제한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불안한 상황, 한쪽이 오판할 수 있는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까요. 한 번 더 미국을 향해 그 무언가를 던져 볼까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북미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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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14: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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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은 북미 회담은 올겨울 과연 눈 녹듯, 녹아내릴 수 있을까요?

北, 12월 데드라인…트럼프 "곧 보자"

북한은 12월을 북미 회담의 시한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일방적이었습니다.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보라"고 한 데 이어, 지난달 8일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국에 올해 말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인위적인 데드라인 같은 것을 설정하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시한이 지나면 판을 엎겠다는 걸까요?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 보자(See you soon)"고 했습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정케 하는 발언입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2월에 다시 만나 협상하자고 북한에 의사를 전달한 사실을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달 14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비건 대표는 승진했습니다.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협상팀의 '급'도 올리기를 희망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카운터파트'로 제시한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순순히 이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 "협상 대표는 각기 그 나라에서 지명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서로 만날 듯한 대화의 신호만 보내고 있지만, 양측의 기본입장은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北 단계적 타결… 美 일괄 타결 '팽팽'

'일괄 타결'을 내세우는 미국, '단계적 타결'을 내세우는 북한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본인들의 핵실험 동결 등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성의를 보이라고 연일 외치고 있습니다.

최선희 부상은 "시간도 줬고 신뢰 구축 조치도 취했지만, 우리가 받은 상응 조치는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가 받아낸 것은 배신감뿐"이라고 이날 밝히기도 했습니다.

초강경파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났음에도 미국의 기조는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열 받은 것은 북한. 지난달 28일 오후, 북한은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습니다.


北 13번 째 무력시위…美 상황 주시 원론적 발언만

올해 13번 째, 새롭지는 않지만, 또 한 번의 무력시위였습니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말로 하니까 안 통하니, 북한이 잘하는 미사일, 또는 방사포 또는 그 무엇인가를 던져 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이렇게 뭔가를 던지면, 미국이 다독이는 모양새가 2019년 하반기에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방사포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 지역 동맹국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0일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도발이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지만,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가 돼버렸습니다.


CNN "추수감사절 메시지"… 장거리미사일·핵실험 재개?

CNN 방송은 "이날 발사는 미국 추수감사절 아침에 이뤄졌고 상징하는 바가 클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도 "북한의 시험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추수감사절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관심은 이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과 핵실험을 재개하느냐에 쏠린다"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은 12월 2일입니다. 2019년도, 그리고 12월이 끝나는 것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북미 회담 역시 함께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북한과 미국의 물밑접촉은 이어지고 있을까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동향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는 일본 언론은 오늘도 북한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소식을 내놓았습니다.

아사히 신문. 2019년 12월 2일
아사히 "北, 콘크리트 토대 증설 ICBM 발사 때도 쓸 수 있어 "

일본 아사히 신문은 오늘(2일) 북한이 올여름부터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쓰는 콘크리트 토대를 전국 수십 곳에 증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거리가 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발사대도 올려놓을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위성사진으로 파악했을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이 없었다가,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7년 11월 19일 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대화'로 풀겠다는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화성 14’ 노동신문 2017년 7월, 아사히신문 재인용
IAEA "북핵 정보 공백" 에도 "北 추가 핵실험 불필요 수준"

장거리미사일에 이어 북한이 쥐고 있는 두 번째 카드인 '핵실험'은 또 어떨까요?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IAEA 조사관이 북한을 떠난 지 10년 이상이 지났으며, 정보를 얻지 못해 큰 공백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 핵실험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는 '깜깜이'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제 추가 핵실험이 필요 없으므로 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 "이미 충분한 실험을 거쳤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오늘(2일) 보도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미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현시점에서 그들이 핵실험을 추진한다면 그건 정치적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 "한쪽이 오판할 위험 커져"…북미의 선택은?

뉴욕타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현지시각 28일 보도했습니다. '연말 시한'을 설정해놓고 탈출구를 오히려 차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청문회에 사로잡혀 있어 대북 외교 공간이 제한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불안한 상황, 한쪽이 오판할 수 있는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까요. 한 번 더 미국을 향해 그 무언가를 던져 볼까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북미 간의 치열한 기 싸움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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