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세계 최고 스시집’ 미쉐린 가이드에서 빠지는 이유는?

입력 2019.12.02 (20:37) 수정 2019.12.0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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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가 매년 발간하는 맛집 평가서죠.

이 책에 오르는 식당들은 별 1개부터 최고 3개까지 점수를 받게 되는데요.

특히 별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12년 연속 별 3개를 유지해온 일본의 한 유명 스시집이 내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빠지게 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12년 연속 별 3개를 유지해올 정도면 굉장히 유명한 맛집이라는 얘긴데 어떤 곳인가요?

[답변]

지금 보시는 이곳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그 유명 스시집입니다.

스시 장인, 오노 지로가 운영하는 '스키야바시 지로'인데요.

지난 2011년 '스시 장인: 지로의 꿈'이라는 제목의 미국 다큐멘터리로도 이 식당이 소개된 바 있고요.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식사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정말 맛있는 초밥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한 번에 손님 10명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고요.

주방장 특선 메뉴 가격은 4만엔, 우리 돈으로 약 43만 원부터라고 합니다.

[앵커]

이 식당이 왜 갑자기 미쉐린 가이드에 빠지게 된 건지 궁금한데요.

[답변]

스키야바시 지로가 내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사라지게 된 이유는 초밥의 맛이 변해서가 아니라 이 식당이 일반 예약 손님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손님 10명밖에 앉지 못하는데 미쉐린 가이드로 유명세를 타면서 전 세계 손님들이 몰려 기존 단골손님이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 등이 생긴 겁니다.

이 식당에서 식사하려면 특별한 연줄이 있거나 최상위급 호텔을 통해서만 자리를 예약할 수 있는데요.

미쉐린 가이드 일본 지사 측은 "우리의 정책은 모든 사람이 가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것"이라며 "이 식당은 더는 우리의 평가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지 사토/일본 시민 : "일반 손님이 갈 수 없는 식당이라면 미쉐린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려면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알려졌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한 심사위원들이 은밀하게 가게를 찾아가 음식의 맛과 서비스, 식당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자세한 평가 진행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고요. 평가단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미쉐린 평가는 요리사들과 식당 주인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겨주는 동시에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주기도 합니다.

지난 2003년에는 별 3개에서 별 2개로 강등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프랑스의 한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이렇다 보니 요리사 입장에서는 미쉐린 가이드가 무슨 근거로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할 것 같아요.

[답변]

그렇죠. 최근 프랑스의 한 유명 요리사가 자신의 식당이 미쉐린 가이드 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진 이유를 밝혀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CNN에 따르면 프랑스 요리사 마르크 베라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지난 1월 최고등급인 별 세 개에서 별 두 개로 강등되자 법원에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사유가 적힌 서류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마르크 베라/프랑스 요리사 : "저는 미쉐린 별을 잃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이유를 말해줘야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그가 수플레 요리에 영국 치즈를 재료에 사용한 점을 문제 삼고 있고요.

베라 측은 이 요리에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서 생산하는 치즈만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쉐린 별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요리사들은 많았지만, 소송을 제기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요리사는 그가 처음입니다.

[그웬달 뿔레넥/미쉐린 인터내셔널디렉터 : "요리사는 곧 예술가입니다.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가끔은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베라의 실망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의 재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신중하게 그의 요구를 연구해 침착하게 대응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과 관련해 식당 선정을 둘러싸고 금품 수수 등 의혹이 제기된 일이 있었습니다.

미쉐린 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데요.

평가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미식가들의 성서'로 불리던 미쉐린 가이드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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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20:39:03
    • 수정2019-12-02 20:58:57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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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가 매년 발간하는 맛집 평가서죠.

이 책에 오르는 식당들은 별 1개부터 최고 3개까지 점수를 받게 되는데요.

특히 별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12년 연속 별 3개를 유지해온 일본의 한 유명 스시집이 내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빠지게 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12년 연속 별 3개를 유지해올 정도면 굉장히 유명한 맛집이라는 얘긴데 어떤 곳인가요?

[답변]

지금 보시는 이곳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그 유명 스시집입니다.

스시 장인, 오노 지로가 운영하는 '스키야바시 지로'인데요.

지난 2011년 '스시 장인: 지로의 꿈'이라는 제목의 미국 다큐멘터리로도 이 식당이 소개된 바 있고요.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식사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 : "정말 맛있는 초밥이었습니다."]

이 식당은 한 번에 손님 10명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고요.

주방장 특선 메뉴 가격은 4만엔, 우리 돈으로 약 43만 원부터라고 합니다.

[앵커]

이 식당이 왜 갑자기 미쉐린 가이드에 빠지게 된 건지 궁금한데요.

[답변]

스키야바시 지로가 내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사라지게 된 이유는 초밥의 맛이 변해서가 아니라 이 식당이 일반 예약 손님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손님 10명밖에 앉지 못하는데 미쉐린 가이드로 유명세를 타면서 전 세계 손님들이 몰려 기존 단골손님이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 등이 생긴 겁니다.

이 식당에서 식사하려면 특별한 연줄이 있거나 최상위급 호텔을 통해서만 자리를 예약할 수 있는데요.

미쉐린 가이드 일본 지사 측은 "우리의 정책은 모든 사람이 가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것"이라며 "이 식당은 더는 우리의 평가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지 사토/일본 시민 : "일반 손님이 갈 수 없는 식당이라면 미쉐린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려면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알려졌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한 심사위원들이 은밀하게 가게를 찾아가 음식의 맛과 서비스, 식당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자세한 평가 진행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고요. 평가단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미쉐린 평가는 요리사들과 식당 주인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겨주는 동시에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주기도 합니다.

지난 2003년에는 별 3개에서 별 2개로 강등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프랑스의 한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이렇다 보니 요리사 입장에서는 미쉐린 가이드가 무슨 근거로 평가를 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할 것 같아요.

[답변]

그렇죠. 최근 프랑스의 한 유명 요리사가 자신의 식당이 미쉐린 가이드 평가에서 등급이 떨어진 이유를 밝혀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CNN에 따르면 프랑스 요리사 마르크 베라는 자신의 식당 '라 메종 데 부아'가 지난 1월 최고등급인 별 세 개에서 별 두 개로 강등되자 법원에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 사유가 적힌 서류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마르크 베라/프랑스 요리사 : "저는 미쉐린 별을 잃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이유를 말해줘야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그가 수플레 요리에 영국 치즈를 재료에 사용한 점을 문제 삼고 있고요.

베라 측은 이 요리에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서 생산하는 치즈만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쉐린 별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요리사들은 많았지만, 소송을 제기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요리사는 그가 처음입니다.

[그웬달 뿔레넥/미쉐린 인터내셔널디렉터 : "요리사는 곧 예술가입니다.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가끔은 지나칠 때도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베라의 실망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그의 재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신중하게 그의 요구를 연구해 침착하게 대응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간과 관련해 식당 선정을 둘러싸고 금품 수수 등 의혹이 제기된 일이 있었습니다.

미쉐린 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데요.

평가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미식가들의 성서'로 불리던 미쉐린 가이드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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