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소서 특수 페인트 훔쳐 ‘헐값’에 불법 유통

입력 2019.12.03 (06:43) 수정 2019.12.0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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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박 아랫부분에는 부식을 막고 해양생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방오도료'라고 하는 고가의 특수 페인트를 바르는데요.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이 방오도료를 빼돌려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조선소 협력사 직원과 페인트 업주 등 7명이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옛 조선소 자리.

천막을 걷어내자 페인트 백 여통이 보입니다.

선박 부식 등을 막는 특수 페인트인 '방오도료'로 15ℓ 한 통에 백여만 원짜리 고가입니다.

생산번호를 추적해보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납품된 제품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오도료 제작 페인트업체/음성변조 : "로트번호(생산 번호)를 역추적하면 어디 어디 저희가 반출했다고 내부 시스템에 정리해 놓거든요."]

해경은 방오도료를 빼돌린 혐의로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 2명을 구속했습니다.

자재 담당 직원이 방오도료를 빼돌리면, 폐기물 운반차 직원이 폐기물과 함께 밖으로 실어 나른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습니다.

빼돌린 방오도료는 페인트 가게나 소형 조선소에 1통 평균 12만 원에 넘겨졌습니다.

정상가격의 9분의 1 수준입니다.

영세 선박업체나 가두리 양식 어민들에게는 약 20만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열 달 동안 빼돌린 것만 1,250통.

시가 12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불법유통 페인트 판매업자/음성변조 : "한두 개씩 갖고 오면 (판매)하는데 우리뿐만이 아니고, 통영 시내에 전체적으로 다하고 있었어요. 오래된 관행이었고..."]

정상 가격에 판매하는 이들만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페인트 판매업자/음성변조 : "한 10년 전부터 사실 이게 무슨 관례처럼 한 거죠. 판매가 안 되죠.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데 나한테 갖다 쓸 이유가 없죠."]

해경은 빼돌린 방오도료를 사들이거나 사용한 혐의를 받는 5명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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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대형 조선소서 특수 페인트 훔쳐 ‘헐값’에 불법 유통
    • 입력 2019-12-03 06:43:28
    • 수정2019-12-03 06:56:47
    뉴스광장 1부
[앵커]

선박 아랫부분에는 부식을 막고 해양생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방오도료'라고 하는 고가의 특수 페인트를 바르는데요.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이 방오도료를 빼돌려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조선소 협력사 직원과 페인트 업주 등 7명이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효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옛 조선소 자리.

천막을 걷어내자 페인트 백 여통이 보입니다.

선박 부식 등을 막는 특수 페인트인 '방오도료'로 15ℓ 한 통에 백여만 원짜리 고가입니다.

생산번호를 추적해보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납품된 제품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오도료 제작 페인트업체/음성변조 : "로트번호(생산 번호)를 역추적하면 어디 어디 저희가 반출했다고 내부 시스템에 정리해 놓거든요."]

해경은 방오도료를 빼돌린 혐의로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 2명을 구속했습니다.

자재 담당 직원이 방오도료를 빼돌리면, 폐기물 운반차 직원이 폐기물과 함께 밖으로 실어 나른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습니다.

빼돌린 방오도료는 페인트 가게나 소형 조선소에 1통 평균 12만 원에 넘겨졌습니다.

정상가격의 9분의 1 수준입니다.

영세 선박업체나 가두리 양식 어민들에게는 약 20만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열 달 동안 빼돌린 것만 1,250통.

시가 12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불법유통 페인트 판매업자/음성변조 : "한두 개씩 갖고 오면 (판매)하는데 우리뿐만이 아니고, 통영 시내에 전체적으로 다하고 있었어요. 오래된 관행이었고..."]

정상 가격에 판매하는 이들만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페인트 판매업자/음성변조 : "한 10년 전부터 사실 이게 무슨 관례처럼 한 거죠. 판매가 안 되죠.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데 나한테 갖다 쓸 이유가 없죠."]

해경은 빼돌린 방오도료를 사들이거나 사용한 혐의를 받는 5명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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