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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방학특강 등록하려고…밤샘 대기에 대행업체까지
입력 2019.12.03 (08:31) 수정 2019.12.03 (09:11)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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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방학특강 등록하려고…밤샘 대기에 대행업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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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서울의 한 건물 앞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습니다.

무슨 줄일까요?

유명한 맛집 대기줄일까요?

아니면 한정판 상품이나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는 줄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 줄은 바로 학원의 방학특강 등록일 하루 전날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떤 상황일까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지난주 금요일 오후, 서울 대치동의 한 건물 앞입니다.

두꺼운 외투로 중무장을 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긴 줄을 거슬러 올라가 시작점으로 가보니 아예 간이의자를 펴놓고 줄지어 앉아있는 사람들까지 수두룩한데요.

대체 무슨 줄인가 싶으시죠?

[고등학생/음성변조 : "학원 다녀서 공부 좀 하려고 온 거예요. 유명하다고 해서…."]

다름 아닌 유명 단과 학원의 겨울 방학 특강을 등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대기 줄은 학원 건물 밖을 벗어나 몇 블록 떨어진 곳까지 끝없이 이어집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저 (아침) 11시부터 나왔어요. 줄이 예상외로 길 거 같아서 일찍 나와서 섰더니 많이 길더라고요. 앞에 150명 정도 서있을 거예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친구가 지금 다니고 있는데 물어보니까 줄이 대치역 앞까지만 안 가면 다닐 수는 있다고 해서."]

이 학원의 방학 특강 등록은 토요일 아침, 그러니까 다음 날 9시부터인데요.

이미 등록 시작 24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수업을 듣고 싶어 현장학습 계획서를 내고 달려 왔다는 예비 고3부터, 학부모와 친척들까지, 그야말로 학원 특강 등록을 위해 열 일 제쳐두고 달려왔다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3시부터 왔어요. 오늘 반차냈어요. 이거 학원 등록해야 된다고. 애가 학원 다니는 게 별것 없어서 이 국어 학원에 꼭 다니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별일 있겠어 했는데 와서 보니까 줄이 너무 길어서요. 놀랐어요,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학부모 지인/음성변조 : "제 친구의 딸 때문에 나왔어요. 현재 중 3이에요. 벌써 (입시) 시작이 됐죠. 원래는 제 친구가 밤을 새워서 줄을 서서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직장 다니는 제 친구가 여기 줄을 못서게 되니까 급하게 직장 끝날 때 까지만이라도 저한테 부탁을 한 거예요."]

추운 날씨에 밤샘 대기까지 각오하고 모여든 사람들.

간이의자는 기본, 담요에 핫팩까지 챙기고 저마다 추위를 버티기 위해 중무장하고 나섰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따뜻한 물 하고요. 보온병에. 주머니에 (핫팩) 뜯은 거 하나 있어요. 3개 챙겼고…."]

방학 특강 등록을 앞두고 펼쳐진 치열한 줄서기 경쟁.

상황이 이렇다보니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동원됐습니다.

인터넷엔 시간당 만 원에서 2만 원부터, 짧은 시간에서 밤샘 줄서기까지,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며 줄을 서주겠다는 사람과 줄을 서달라는 사람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줄서기 대행에 나선 사람들은 일찌감치 앞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줄서기 대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 새벽 5시에 줄 섰어요. 제일 빨리 가신 담당자들이 5시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저희가 200번대 후반이랑 300번대 초반 한 장씩 접수해놓은 상태라서... 400번대 안쪽까지는 주말 결제까지 다 가능하다고 학원에서 답변 받았습니다."]

대치동 유명 학원 줄서기만 수차례, 노하우를 내세우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습니다.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아예 여러 명을 고용해서 계속 돌리는 거예요. 아예 한 6명 고용해서 계속 돌리는 경우도 있어요."]

해가 지고 오후 6시가 넘은 시각.

추운 날씨 속에 대기행렬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자 결국 학원 측은 예정 시간을 앞당겨 선착순으로 대기표 발급을 시작했습니다.

학원 측의 긴급 공지를 확인한 학부모들은 부랴부랴 학원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계속 소문이 나면서 자꾸 시간이 빨라지고 본인이 못서니까 대행 아르바이트 쓰시고 그러면서 길이 (복잡해져서)."]

[학부모/음성변조 : "접수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아까 학원 관계자가 나와서 이야기했어요. 못하게 되더라도 (줄을) 안 서면 아예 안 되는건데 여기 있으면 대기라도 또 받을 수 있으니까 혹시 나중에 3개월 후 5개월 후에 등록을 하려고 해도 대기표가 있어야 되거든요. 일단 이렇게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아놔야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차례차례 들어가는…."]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열 두 시간 넘게 줄을 선 끝에 드디어 손에 쥔 대기 번호표.

번호표 한 장을 받아든 학부모들은 마치 합격증을 손에 쥔 마냥 웃음꽃이 폈습니다.

자, 그런데 수강등록 전쟁이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이제 이걸 (번호표를 가지고) 가서 내일 등록할 수 있는 거예요. 오늘 이건 말 그대로 번호표만 받으러 온 거예요. 이 시간에 못 오면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예요. 내일 가봐야 아는데 이게 또 대기번호가 될 수도 있어요. 바로 앞에서 다 등록을 해버리면 마감이 차버리면 저희들은 또 대기가 되는 거예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지금 솔직히 모르겠어요. 내일 다시 오라고 해서. 일찍 온 사람들은 오후 5시쯤 와서 (등록) 하는 거 같아요. 일단 저는 (저녁) 8시 대기표거든요."]

거리에서 긴 대기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정해진 등록시간에 맞춰 다시 왕복 여정을 해야 수강등록 전쟁의 승패가 가름이 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거리가 문제겠어요. 제가 알기로는 목동에서 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거리는 크게 문제가 안 되죠."]

어렵게 수강신청에 성공한 뒤에도 주말 특강이 있는 날이면 또 다시 새벽 줄서기는 되풀이 됩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학원에서 유명한 스타 강사분들이 뭐 한다고 하면 그 앞에서 학부모님들께서 길거리에서 몇백 미터씩 줄을 서요."]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학원에서 수업 들을 때 앞자리 같은 경우를 선점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일찍 가는 선착순 개념이고요. 그런 식으로 이탈하지 않고 계속 기다렸다가 제가 해주는 그런 식으로 했었어요."]

학원 일요 휴무제 도입이 화두에 오른 가운데 펼쳐진 유명 학원 줄서기 진풍경.

방학 특강, 주말 특강을 듣기위해 새벽부터 줄서기를 마다 않는 사교육 시장의 열기, 과연 수그러들 수 있을까요?
  • [뉴스 따라잡기] 방학특강 등록하려고…밤샘 대기에 대행업체까지
    • 입력 2019.12.03 (08:31)
    • 수정 2019.12.03 (09:11)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방학특강 등록하려고…밤샘 대기에 대행업체까지
[기자]

서울의 한 건물 앞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습니다.

무슨 줄일까요?

유명한 맛집 대기줄일까요?

아니면 한정판 상품이나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는 줄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 줄은 바로 학원의 방학특강 등록일 하루 전날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떤 상황일까요?

현장으로 가보시죠.

[리포트]

지난주 금요일 오후, 서울 대치동의 한 건물 앞입니다.

두꺼운 외투로 중무장을 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긴 줄을 거슬러 올라가 시작점으로 가보니 아예 간이의자를 펴놓고 줄지어 앉아있는 사람들까지 수두룩한데요.

대체 무슨 줄인가 싶으시죠?

[고등학생/음성변조 : "학원 다녀서 공부 좀 하려고 온 거예요. 유명하다고 해서…."]

다름 아닌 유명 단과 학원의 겨울 방학 특강을 등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대기 줄은 학원 건물 밖을 벗어나 몇 블록 떨어진 곳까지 끝없이 이어집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저 (아침) 11시부터 나왔어요. 줄이 예상외로 길 거 같아서 일찍 나와서 섰더니 많이 길더라고요. 앞에 150명 정도 서있을 거예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친구가 지금 다니고 있는데 물어보니까 줄이 대치역 앞까지만 안 가면 다닐 수는 있다고 해서."]

이 학원의 방학 특강 등록은 토요일 아침, 그러니까 다음 날 9시부터인데요.

이미 등록 시작 24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수업을 듣고 싶어 현장학습 계획서를 내고 달려 왔다는 예비 고3부터, 학부모와 친척들까지, 그야말로 학원 특강 등록을 위해 열 일 제쳐두고 달려왔다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3시부터 왔어요. 오늘 반차냈어요. 이거 학원 등록해야 된다고. 애가 학원 다니는 게 별것 없어서 이 국어 학원에 꼭 다니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별일 있겠어 했는데 와서 보니까 줄이 너무 길어서요. 놀랐어요, 저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학부모 지인/음성변조 : "제 친구의 딸 때문에 나왔어요. 현재 중 3이에요. 벌써 (입시) 시작이 됐죠. 원래는 제 친구가 밤을 새워서 줄을 서서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직장 다니는 제 친구가 여기 줄을 못서게 되니까 급하게 직장 끝날 때 까지만이라도 저한테 부탁을 한 거예요."]

추운 날씨에 밤샘 대기까지 각오하고 모여든 사람들.

간이의자는 기본, 담요에 핫팩까지 챙기고 저마다 추위를 버티기 위해 중무장하고 나섰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따뜻한 물 하고요. 보온병에. 주머니에 (핫팩) 뜯은 거 하나 있어요. 3개 챙겼고…."]

방학 특강 등록을 앞두고 펼쳐진 치열한 줄서기 경쟁.

상황이 이렇다보니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동원됐습니다.

인터넷엔 시간당 만 원에서 2만 원부터, 짧은 시간에서 밤샘 줄서기까지,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며 줄을 서주겠다는 사람과 줄을 서달라는 사람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줄서기 대행에 나선 사람들은 일찌감치 앞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줄서기 대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 새벽 5시에 줄 섰어요. 제일 빨리 가신 담당자들이 5시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저희가 200번대 후반이랑 300번대 초반 한 장씩 접수해놓은 상태라서... 400번대 안쪽까지는 주말 결제까지 다 가능하다고 학원에서 답변 받았습니다."]

대치동 유명 학원 줄서기만 수차례, 노하우를 내세우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습니다.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아예 여러 명을 고용해서 계속 돌리는 거예요. 아예 한 6명 고용해서 계속 돌리는 경우도 있어요."]

해가 지고 오후 6시가 넘은 시각.

추운 날씨 속에 대기행렬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자 결국 학원 측은 예정 시간을 앞당겨 선착순으로 대기표 발급을 시작했습니다.

학원 측의 긴급 공지를 확인한 학부모들은 부랴부랴 학원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계속 소문이 나면서 자꾸 시간이 빨라지고 본인이 못서니까 대행 아르바이트 쓰시고 그러면서 길이 (복잡해져서)."]

[학부모/음성변조 : "접수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아까 학원 관계자가 나와서 이야기했어요. 못하게 되더라도 (줄을) 안 서면 아예 안 되는건데 여기 있으면 대기라도 또 받을 수 있으니까 혹시 나중에 3개월 후 5개월 후에 등록을 하려고 해도 대기표가 있어야 되거든요. 일단 이렇게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아놔야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차례차례 들어가는…."]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열 두 시간 넘게 줄을 선 끝에 드디어 손에 쥔 대기 번호표.

번호표 한 장을 받아든 학부모들은 마치 합격증을 손에 쥔 마냥 웃음꽃이 폈습니다.

자, 그런데 수강등록 전쟁이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는 이제 이걸 (번호표를 가지고) 가서 내일 등록할 수 있는 거예요. 오늘 이건 말 그대로 번호표만 받으러 온 거예요. 이 시간에 못 오면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예요. 내일 가봐야 아는데 이게 또 대기번호가 될 수도 있어요. 바로 앞에서 다 등록을 해버리면 마감이 차버리면 저희들은 또 대기가 되는 거예요."]

[고등학생/음성변조 : "지금 솔직히 모르겠어요. 내일 다시 오라고 해서. 일찍 온 사람들은 오후 5시쯤 와서 (등록) 하는 거 같아요. 일단 저는 (저녁) 8시 대기표거든요."]

거리에서 긴 대기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정해진 등록시간에 맞춰 다시 왕복 여정을 해야 수강등록 전쟁의 승패가 가름이 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거리가 문제겠어요. 제가 알기로는 목동에서 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거리는 크게 문제가 안 되죠."]

어렵게 수강신청에 성공한 뒤에도 주말 특강이 있는 날이면 또 다시 새벽 줄서기는 되풀이 됩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학원에서 유명한 스타 강사분들이 뭐 한다고 하면 그 앞에서 학부모님들께서 길거리에서 몇백 미터씩 줄을 서요."]

[줄서기 대행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학원에서 수업 들을 때 앞자리 같은 경우를 선점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일찍 가는 선착순 개념이고요. 그런 식으로 이탈하지 않고 계속 기다렸다가 제가 해주는 그런 식으로 했었어요."]

학원 일요 휴무제 도입이 화두에 오른 가운데 펼쳐진 유명 학원 줄서기 진풍경.

방학 특강, 주말 특강을 듣기위해 새벽부터 줄서기를 마다 않는 사교육 시장의 열기, 과연 수그러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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