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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파리에서 울린 ‘유혈 진압’ 항의…꼬일 대로 꼬인 이란 사태
입력 2019.12.03 (16:38) 수정 2019.12.03 (17:55)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파리에서 울린 ‘유혈 진압’ 항의…꼬일 대로 꼬인 이란 사태
현지시각 2일 월요일, 프랑스 파리 중심가.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인 2백여 명이 국기를 흔들며 모여들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진도 불에 태웠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무자비한 시위진압에 대한 항의 시위였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의 상징 에펠 타워를 뒤로하고, 이들은 프랑스인들과 세계 각국에 지지와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이란 정치망명자를 보호하는 시민단체대표인 하비비 하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정부에 항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란인들에 대해 국제적 도움을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퍼비즈 카잔은 "2백여 개의 이란 도시에서 시위가 있었고, 거리에 나온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 4백 명이 넘게 숨졌으며 1만 명 이상이 다쳤고, 수천 명이 투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시위로 최소한 161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지만, 이란 정부는 이 같은 수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휘발유 가격 인상이 불러온 비극… 핵심은 '민생고'

이번 시위는 지난달 15일 이란 정부가 시민들이 사용하는 휘발유 가격을 50% 전격 올리면서 촉발됐습니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휘발유 가격 인상에 시위를 시작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경제난과 더불어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절망감이 시위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역시 '민생고'가 화두였습니다.


NYT "시위 참가자는 19~26세 젊은이…비무장에도 발포"

시위 참가자의 대부분은 19세에서 26세의 젊은이들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비무장 상태인 이들을 향해 발포해, 사망자는 최대 450명 이상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폭력적인 유혈 진압에 반정부시위는 진정됐지만, 이란 정부는 인터넷 차단을 이어갔습니다.

이란 보안 당국의 인터넷망 통제는 시위가 시작된 다음 달인 16일부터 23일까지 계속됐고, 무선 인터넷 사용 제한은 이보다 더 지속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석유 수출 막혀 재정 적자 눈덩이…물가도 40% 올라

이란 당국의 휘발유 가격 인상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이 제재로 차단되자, 돈 벌 길이 막힌 이란 정부의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메우기 위해 휘발유 가격을 올렸던 것입니다.

미국의 제재 복원 이후 전체 물가도 40%가량 올랐습니다. 이란 리알화 가치가 급속하게 떨어진 것도 이에 한몫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는 극도로 좌절한 민심의 폭발을 드러낸 것으로 2년 후 대선을 앞둔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초강경 진압은 이란 지도자들과 8천3백만 국민의 상당수 간 균열이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적었습니다.

뉴욕타임스 www.nytimes.com뉴욕타임스 www.nytimes.com

근본 문제 '핵 합의' 더 꼬여만 간다

이 같은 문제의 핵심은 미국이 1년 전에 파기한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간 행동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핵 합의의 한 축인 유럽마저도 최근 이란에 등을 돌리려는 모습입니다.

이란은 핵 합의 26조와 36조 즉, 이란 제재를 다시 시작하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5월부터 핵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우라늄 농축 능력이 핵 합의 이전의 87~90%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럽연합 측은 이란의 행동이 '일부'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하며 지난달 27일 이란에 제재 복원을 시사했습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

그러자 이란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뿐이라며, 유럽의 제재를 복원하면 맞대응하겠다고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이 1일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서 출발해 연이은 대 이란 제재 복원, 유럽 측의 중재에도 핵 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이란의 강 대 강 대치는 중동의 안정을 해치는 것은 사실상 세계의 골칫덩이가 돼버렸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난에 이은 시위와 초강경 유혈 진압까지 꼬일 대로 꼬이면서,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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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3 (16:38)
    • 수정 2019.12.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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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파리에서 울린 ‘유혈 진압’ 항의…꼬일 대로 꼬인 이란 사태
현지시각 2일 월요일, 프랑스 파리 중심가.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인 2백여 명이 국기를 흔들며 모여들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진도 불에 태웠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무자비한 시위진압에 대한 항의 시위였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의 상징 에펠 타워를 뒤로하고, 이들은 프랑스인들과 세계 각국에 지지와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이란 정치망명자를 보호하는 시민단체대표인 하비비 하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정부에 항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란인들에 대해 국제적 도움을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퍼비즈 카잔은 "2백여 개의 이란 도시에서 시위가 있었고, 거리에 나온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 4백 명이 넘게 숨졌으며 1만 명 이상이 다쳤고, 수천 명이 투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시위로 최소한 161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지만, 이란 정부는 이 같은 수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휘발유 가격 인상이 불러온 비극… 핵심은 '민생고'

이번 시위는 지난달 15일 이란 정부가 시민들이 사용하는 휘발유 가격을 50% 전격 올리면서 촉발됐습니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휘발유 가격 인상에 시위를 시작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경제난과 더불어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절망감이 시위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역시 '민생고'가 화두였습니다.


NYT "시위 참가자는 19~26세 젊은이…비무장에도 발포"

시위 참가자의 대부분은 19세에서 26세의 젊은이들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비무장 상태인 이들을 향해 발포해, 사망자는 최대 450명 이상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폭력적인 유혈 진압에 반정부시위는 진정됐지만, 이란 정부는 인터넷 차단을 이어갔습니다.

이란 보안 당국의 인터넷망 통제는 시위가 시작된 다음 달인 16일부터 23일까지 계속됐고, 무선 인터넷 사용 제한은 이보다 더 지속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석유 수출 막혀 재정 적자 눈덩이…물가도 40% 올라

이란 당국의 휘발유 가격 인상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이 제재로 차단되자, 돈 벌 길이 막힌 이란 정부의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메우기 위해 휘발유 가격을 올렸던 것입니다.

미국의 제재 복원 이후 전체 물가도 40%가량 올랐습니다. 이란 리알화 가치가 급속하게 떨어진 것도 이에 한몫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는 극도로 좌절한 민심의 폭발을 드러낸 것으로 2년 후 대선을 앞둔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초강경 진압은 이란 지도자들과 8천3백만 국민의 상당수 간 균열이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적었습니다.

뉴욕타임스 www.nytimes.com뉴욕타임스 www.nytimes.com

근본 문제 '핵 합의' 더 꼬여만 간다

이 같은 문제의 핵심은 미국이 1년 전에 파기한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간 행동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핵 합의의 한 축인 유럽마저도 최근 이란에 등을 돌리려는 모습입니다.

이란은 핵 합의 26조와 36조 즉, 이란 제재를 다시 시작하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5월부터 핵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우라늄 농축 능력이 핵 합의 이전의 87~90%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럽연합 측은 이란의 행동이 '일부'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하며 지난달 27일 이란에 제재 복원을 시사했습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

그러자 이란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뿐이라며, 유럽의 제재를 복원하면 맞대응하겠다고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이 1일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핵 합의 탈퇴에서 출발해 연이은 대 이란 제재 복원, 유럽 측의 중재에도 핵 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이란의 강 대 강 대치는 중동의 안정을 해치는 것은 사실상 세계의 골칫덩이가 돼버렸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난에 이은 시위와 초강경 유혈 진압까지 꼬일 대로 꼬이면서,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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