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아니냐” 보험금 안주고…‘지급 권고’도 나몰라라?

입력 2019.12.04 (21:31) 수정 2019.12.0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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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큰 병이나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막상 일이 터져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는데, 보험금을 받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합니다.

당국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해도 좀처럼 내주질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계 1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분쟁을 둘러싼 다툼, 그리고 애태우는 가입자들의 사연을 김지숙, 오대성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삼성화재 보험 설계사로 일하던 김 모 씨는 지난해 5월, 아파트 현관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결론 낸 사망원인은 창문에서 과실로 떨어진 추락사였습니다.

같은 삼성화재에서 일하던 김 씨 어머니는, 보험사인 삼성화재에 상해사망 보험금 12억 4천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김 씨의 키가 172센티미터로 창문 높이가 배꼽 위까지 올라와 실수로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김 씨 어머니/삼성화재 보험설계사/음성변조 : "(아들이) 자살해야 할 이유도 없고 대부분 사람은 자살한다고 하면 자기가 어디서 죽었는지에 대한 표시를 대부분 해요. 그런데 그런 것도 한 개도 없어요."]

김 씨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해 보험금 지급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받았습니다.

창밖으로 몸을 기울였더라도 극단적 선택을 의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삼성화재 측은 금감원 권고에도, 보험금의 30%만 받는 선에서 조정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김 씨 어머니/음성변조 : "제가 보상을 못 받는데 제 고객님들을 제가 지킬 수 있을까라는, 사실은 되게 불안한 마음이에요... '삼성 보상 잘 안 나가요', 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삼성화재는 '용역 조사' 결과를 따랐고 소송 전 합의 가능성을 물어봤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음성변조 :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한푼의 보험금이라도 쉽게 판단해선 안 된다고 보고요, 보험료 인상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삼성화재는 지난달 유족에게 줘야 할 돈이 없다며,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도 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금감원 결정도 나몰라라?…“소송 하셔라”에 우는 암 환자들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박보경 씨는 8번의 항암약물치료와 20번 넘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요양병원에도 주기적으로 입원해 온열암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박보경/유방암 환자/前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 "(항암을 하면) 정상세포까지 같이 죽어요. 그러다 보니까 맥도 못 추고 먹지도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면역치료를 안 하면 저희가 살 수가 없는 거죠."]

2014년부터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였던 박 씨는 '요양병원 입원비' 8천만 원을 청구했지만 삼성생명은 보험금을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보험 약관을 내밀었습니다.

무엇이 직접 치료인지는 나와 있는 않은 약관이었습니다.

[박보경/유방암 환자/前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 "당연히 입원하면 (보험금을) 당연히 줄 거라고 저희는 생각했었죠. 저도 고객들에게 그렇게 다 판매를 했었고요. 못 준다고 하니까 그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거죠."]

금감원은 요양병원 입원이 꼭 필요했던 치료라며 지급을 권고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삼성생명에) 전화를 했는데, 천 5백만 원을 주겠다면서 '이거 받고 그냥 끝내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며칠 전에) 담당자를 만났는데 '그럼 소송하세요' 이러더라고요."]

암 입원 보험금 관련 분쟁에서 삼성생명이 금감원 권고를 전부 수용한 비율은 39%로 다른 보험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팀장 : "(삼성생명은)지급해야 될 암 보험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고요."]

삼성생명은 판례와 환자별 상황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금감원의 지급 권고를 더 많이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앵커]

네, 방금 보신 보도와 같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로 ​피해를 보신 분들, ​KBS가 찾고 있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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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아니냐” 보험금 안주고…‘지급 권고’도 나몰라라?
    • 입력 2019-12-04 21:35:40
    • 수정2019-12-04 21:41:05
    뉴스 9
[앵커]

큰 병이나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막상 일이 터져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는데, 보험금을 받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합니다.

당국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해도 좀처럼 내주질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계 1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분쟁을 둘러싼 다툼, 그리고 애태우는 가입자들의 사연을 김지숙, 오대성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삼성화재 보험 설계사로 일하던 김 모 씨는 지난해 5월, 아파트 현관 지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결론 낸 사망원인은 창문에서 과실로 떨어진 추락사였습니다.

같은 삼성화재에서 일하던 김 씨 어머니는, 보험사인 삼성화재에 상해사망 보험금 12억 4천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김 씨의 키가 172센티미터로 창문 높이가 배꼽 위까지 올라와 실수로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김 씨 어머니/삼성화재 보험설계사/음성변조 : "(아들이) 자살해야 할 이유도 없고 대부분 사람은 자살한다고 하면 자기가 어디서 죽었는지에 대한 표시를 대부분 해요. 그런데 그런 것도 한 개도 없어요."]

김 씨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해 보험금 지급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받았습니다.

창밖으로 몸을 기울였더라도 극단적 선택을 의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삼성화재 측은 금감원 권고에도, 보험금의 30%만 받는 선에서 조정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김 씨 어머니/음성변조 : "제가 보상을 못 받는데 제 고객님들을 제가 지킬 수 있을까라는, 사실은 되게 불안한 마음이에요... '삼성 보상 잘 안 나가요', 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삼성화재는 '용역 조사' 결과를 따랐고 소송 전 합의 가능성을 물어봤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음성변조 :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한푼의 보험금이라도 쉽게 판단해선 안 된다고 보고요, 보험료 인상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삼성화재는 지난달 유족에게 줘야 할 돈이 없다며,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도 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금감원 결정도 나몰라라?…“소송 하셔라”에 우는 암 환자들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박보경 씨는 8번의 항암약물치료와 20번 넘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요양병원에도 주기적으로 입원해 온열암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박보경/유방암 환자/前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 "(항암을 하면) 정상세포까지 같이 죽어요. 그러다 보니까 맥도 못 추고 먹지도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면역치료를 안 하면 저희가 살 수가 없는 거죠."]

2014년부터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였던 박 씨는 '요양병원 입원비' 8천만 원을 청구했지만 삼성생명은 보험금을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보험 약관을 내밀었습니다.

무엇이 직접 치료인지는 나와 있는 않은 약관이었습니다.

[박보경/유방암 환자/前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 "당연히 입원하면 (보험금을) 당연히 줄 거라고 저희는 생각했었죠. 저도 고객들에게 그렇게 다 판매를 했었고요. 못 준다고 하니까 그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거죠."]

금감원은 요양병원 입원이 꼭 필요했던 치료라며 지급을 권고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삼성생명에) 전화를 했는데, 천 5백만 원을 주겠다면서 '이거 받고 그냥 끝내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며칠 전에) 담당자를 만났는데 '그럼 소송하세요' 이러더라고요."]

암 입원 보험금 관련 분쟁에서 삼성생명이 금감원 권고를 전부 수용한 비율은 39%로 다른 보험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팀장 : "(삼성생명은)지급해야 될 암 보험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고요."]

삼성생명은 판례와 환자별 상황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금감원의 지급 권고를 더 많이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앵커]

네, 방금 보신 보도와 같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로 ​피해를 보신 분들, ​KBS가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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