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시간제 일자리의 두 얼굴-공짜노동, 압축노동

입력 2019.12.04 (21:39) 수정 2019.1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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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에도 몇번 씩, 마트에서, 학교에서, 관공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분들이죠.

바로 시간제 근로자들입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 형태도 다양화하자는 좋은 취지로 출발했지만 사회보험 가입률, 30%가 안되고 국민연금 가입률, 20%가 안돼 불안정한 일자리란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시간제 근로자가 300만 명이 넘는데, '여성'이 73%나 됩니다.

여성 일자리는 대부분 시간제라는 말이 나올 정돈데요~

과연 당사자들에겐 선택이었을까요, 강요였을까요?

그 실태를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막에서 200일 넘게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 여성들, 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들입니다.

[홍순영/전국여성노동조합서울지부 돌봄지회장 : "돌봄교실이라는 데가 놀이의 공간이기도 하고 기본 학습의 공간이기도 하고."]

하루 4시간 치 임금만 받고 있는데 초과근무가 일상이 됐습니다.

아이들 돌보는 시간만 4시간일 뿐 수업 준비와 행정, 심지어 청소까지 해야 할 일이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 외 수당은 없습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공짜 노동, 이른바 그림자 노동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홍순영 : "학교 현장에서는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신청하지 못하게 막고 사실상 공짜노동 무료노동을 하게 하므로 노동한 대가만큼 못 받고 있어 부당하고."]

7년 차 전화상담원인 김미경 씨는 하루 4.5시간씩 콜을 받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콜 수가 많아야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김미경/전국여성노동조합 전화상담원 지회장 : "변기에 앉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져 있었다. 전화 두 통은 받을 수 있는데…. 하는 마음으로 후다닥 나오다 보니까 내 앞에 동료 상담사가 뒤꿈치만 보이면서 후다닥 나가는 걸 보면서 내 마음과 똑같구나."]

시간제 근로자가 받는 시간당 임금은 평균 9,200원 정도, 최저임금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권혜원/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이라는 것은 여기도 적용돼야 하고, 승진의 기회.교육의 기회를 온전히 같이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경력 단절 여성 등 사회 재진출을 원하는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시간제 일자리, 임금은 적게 주고 노동 강도만 더하는 나쁜 일자리란 지적과 함께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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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시간제 일자리의 두 얼굴-공짜노동, 압축노동
    • 입력 2019-12-04 21:41:44
    • 수정2019-12-04 21: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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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에도 몇번 씩, 마트에서, 학교에서, 관공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분들이죠.

바로 시간제 근로자들입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 형태도 다양화하자는 좋은 취지로 출발했지만 사회보험 가입률, 30%가 안되고 국민연금 가입률, 20%가 안돼 불안정한 일자리란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시간제 근로자가 300만 명이 넘는데, '여성'이 73%나 됩니다.

여성 일자리는 대부분 시간제라는 말이 나올 정돈데요~

과연 당사자들에겐 선택이었을까요, 강요였을까요?

그 실태를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막에서 200일 넘게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 여성들, 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들입니다.

[홍순영/전국여성노동조합서울지부 돌봄지회장 : "돌봄교실이라는 데가 놀이의 공간이기도 하고 기본 학습의 공간이기도 하고."]

하루 4시간 치 임금만 받고 있는데 초과근무가 일상이 됐습니다.

아이들 돌보는 시간만 4시간일 뿐 수업 준비와 행정, 심지어 청소까지 해야 할 일이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 외 수당은 없습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공짜 노동, 이른바 그림자 노동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홍순영 : "학교 현장에서는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신청하지 못하게 막고 사실상 공짜노동 무료노동을 하게 하므로 노동한 대가만큼 못 받고 있어 부당하고."]

7년 차 전화상담원인 김미경 씨는 하루 4.5시간씩 콜을 받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콜 수가 많아야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김미경/전국여성노동조합 전화상담원 지회장 : "변기에 앉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져 있었다. 전화 두 통은 받을 수 있는데…. 하는 마음으로 후다닥 나오다 보니까 내 앞에 동료 상담사가 뒤꿈치만 보이면서 후다닥 나가는 걸 보면서 내 마음과 똑같구나."]

시간제 근로자가 받는 시간당 임금은 평균 9,200원 정도, 최저임금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권혜원/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 :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이라는 것은 여기도 적용돼야 하고, 승진의 기회.교육의 기회를 온전히 같이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경력 단절 여성 등 사회 재진출을 원하는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시간제 일자리, 임금은 적게 주고 노동 강도만 더하는 나쁜 일자리란 지적과 함께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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