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시카고, 우범지역에 ‘희망의 땅’ 조성

입력 2019.12.05 (10:48) 수정 2019.12.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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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작은 마을 라운.

한때 빈집이 늘어나 우범지역이었던 곳이 이제는 다른 도시의 모범이 되는 희망의 땅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금은 그저 평범한 건축업자인 하산 스미스 씨.

한때 범죄 조직에 몸담았고 살인죄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교도소에서 보냈다는데요,

[하산 스미스/전 범죄조직원 : "아마 16살쯤으로 기억하는데, 많은 일을 잘 처리해서 조직에서는 저를 '이쁜이'이라고 불렀어요."]

어린 시절 저지른 죄의 대가로 그의 젊은 시절의 흔적은 사진 몇 장이 전부인데요.

암울했던 그의 인생은 이곳 시카고시의 작은 마을 라운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출감자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주는 민간단체를 통해 라운 마을의 빈집 재건 일을 시작하게 된 건데요.

[하산 스미스/전 범죄조직원 :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옳은 사람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삶에서 많은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돕고, 받은 것을 돌려주려고도 애쓰고 있어요."]

라운 마을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이듬해, 시카고 라운 지역의 피해도 가시화했습니다.

수백 가구가 압류를 당했고, 600채가 넘는 빈집이 생겨났는데요.

특히 저소득 가구에 미친 충격은 더욱 커, 제 힘으론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이었습니다.

[안토니 피조/가톨릭 사제 :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과연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집을 잃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역의 비영리단체와 종교 단체가 나섰습니다.

대출 재협상을 위한 시위부터 시작했는데요.

오랜 노력과 투쟁 끝에 이들은 백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정부 지원금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력에 감동한 민간 개발자들도 지역의 집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오랫동안 버려졌던 집을 재건하는 일에는 출감자들이 투입됐습니다.

[안토니 피조/가톨릭 사제 : "사람들은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다름으로 인해 함께 모일 때 더 풍요로워집니다."]

소시민들의 작은 노력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300채가 넘는 집들이 재건됐고, 썰렁했던 빈집엔 다시 사람들의 온기가 채워졌습니다.

죽어가는 도시에서 늘어가던 범죄율도 10년 전과 비교해 45%나 감소했는데요.

라운 빈집 재건 프로젝트로 지난 가을, 하산 스미스 씨도 아내와 함께 여생을 보낼 집을 갖게 됐습니다.

["참 오래 걸렸지~ (그래!)"]

선배 건축 업자로 빈집 재건 일에 투입된 후배 출감자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고,

[에드워드 트론 보든/학생/출감자 : "그동안의 시간을 잘못된 일을 하는 데 썼다고 느꼈습니다."]

저녁엔 순찰 봉사로 라운 지역의 치안 유지와 비행 청소년 선도에 힘쓰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이해하고 보듬으며 부서졌던 도시와 무너졌던 사람들의 마음에 새 희망을 세운 라운, 다른 시카고 도시들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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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시카고, 우범지역에 ‘희망의 땅’ 조성
    • 입력 2019-12-05 10:48:29
    • 수정2019-12-05 11:04:53
    지구촌뉴스
[앵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작은 마을 라운.

한때 빈집이 늘어나 우범지역이었던 곳이 이제는 다른 도시의 모범이 되는 희망의 땅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금은 그저 평범한 건축업자인 하산 스미스 씨.

한때 범죄 조직에 몸담았고 살인죄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교도소에서 보냈다는데요,

[하산 스미스/전 범죄조직원 : "아마 16살쯤으로 기억하는데, 많은 일을 잘 처리해서 조직에서는 저를 '이쁜이'이라고 불렀어요."]

어린 시절 저지른 죄의 대가로 그의 젊은 시절의 흔적은 사진 몇 장이 전부인데요.

암울했던 그의 인생은 이곳 시카고시의 작은 마을 라운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출감자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주는 민간단체를 통해 라운 마을의 빈집 재건 일을 시작하게 된 건데요.

[하산 스미스/전 범죄조직원 :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옳은 사람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삶에서 많은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돕고, 받은 것을 돌려주려고도 애쓰고 있어요."]

라운 마을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이듬해, 시카고 라운 지역의 피해도 가시화했습니다.

수백 가구가 압류를 당했고, 600채가 넘는 빈집이 생겨났는데요.

특히 저소득 가구에 미친 충격은 더욱 커, 제 힘으론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이었습니다.

[안토니 피조/가톨릭 사제 :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과연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집을 잃은 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역의 비영리단체와 종교 단체가 나섰습니다.

대출 재협상을 위한 시위부터 시작했는데요.

오랜 노력과 투쟁 끝에 이들은 백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정부 지원금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력에 감동한 민간 개발자들도 지역의 집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오랫동안 버려졌던 집을 재건하는 일에는 출감자들이 투입됐습니다.

[안토니 피조/가톨릭 사제 : "사람들은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다름으로 인해 함께 모일 때 더 풍요로워집니다."]

소시민들의 작은 노력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300채가 넘는 집들이 재건됐고, 썰렁했던 빈집엔 다시 사람들의 온기가 채워졌습니다.

죽어가는 도시에서 늘어가던 범죄율도 10년 전과 비교해 45%나 감소했는데요.

라운 빈집 재건 프로젝트로 지난 가을, 하산 스미스 씨도 아내와 함께 여생을 보낼 집을 갖게 됐습니다.

["참 오래 걸렸지~ (그래!)"]

선배 건축 업자로 빈집 재건 일에 투입된 후배 출감자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고,

[에드워드 트론 보든/학생/출감자 : "그동안의 시간을 잘못된 일을 하는 데 썼다고 느꼈습니다."]

저녁엔 순찰 봉사로 라운 지역의 치안 유지와 비행 청소년 선도에 힘쓰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이해하고 보듬으며 부서졌던 도시와 무너졌던 사람들의 마음에 새 희망을 세운 라운, 다른 시카고 도시들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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