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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의 건배사로 들여다보는 중국의 속마음
입력 2019.12.05 (15:40) 취재K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년 8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어제(4일)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만찬까지 함께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강 장관과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습니다.

오늘(5일)은 점심때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왕이 외교부장 방한 기념 한중 우호 오찬회'를 가졌습니다. 삼성과 SK, LG와 롯데, CJ 등 대기업 관계자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등 정·재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25분 동안 연설을 하고 건배를 외쳤습니다. 이때 왕이 부장의 말을 잘 들여다보면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중국의 속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뚜렷한 중국몽(中國夢)…"중국의 발전, 막을 순 없다"

왕이 외교부장은 시진핑 시기의 대표적인 통치 이념인 중국몽(中國夢)을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중국몽이란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의미합니다. 왕이 부장은 "중국은 이제 가난하고 낙후했던 국가에서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 됐다"면서 "중국 공산당 리더십 하에 짧은 몇십 년 동안에 서양 선진국이 수백 년 동안 해왔던 프로세스를 완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은 매년 세계 경제 성장에 30% 이상 기여하고 있다면서 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덕분에 이러한 성공이 가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의 부흥은 역사의 필연이고, 중국의 발전 도로는 갈수록 더 넓어질 것이라면서 미래에 대해 낙관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고, 기술 인재를 키워 내생적 원동력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길을 내다보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분노…"패권주의론 인심 얻을 수 없어"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모든 사람이 중국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면서 온갖 방법을 써가며 중국을 먹칠하고, 중국을 억제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배후에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편견도 있고, 강권 정치의 오만도 있다"며 "어느 것이든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패권주의로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현재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겁니다.

왕이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지금 수준이 높은 개방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WTO 가입 당시 우리가 한 약속을 초과했을 뿐 아니라 평균 관세를 7.5%로 줄였고, 시장 진입을 대폭 완화하고 제조업은 전면적으로 개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규범화된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서 보호무역주의 양상을 보이는 미국을 비판한 겁니다.


왕이가 던진 질문…한국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그러고 나서 왕이 외교부장은 공을 한국으로 돌렸습니다. 왕이 부장은 "일방주의 패권주의와 강권조치가 넘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이 세계 평화와 안정 위협이 되고 있고, 우리의 정당한 발전 권리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제 관계 기본적인 원칙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도 이야기 나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지지해주고 이해해가면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잘 수호해야 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또 중국과 한국이 아시아의 중요한 나라로서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며 개방적인 세계 경제 구축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요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중 간 관계 개선은 필요…한한령 해제는 '글쎄'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앞으로 한층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왕이 부장은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미래 발전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인 협력 파트너라고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1000년 이상의 우호 관계를 맺고 있고, 그 협력은 튼튼한 기초를 가지고 있다며, 이것은 중국과 한국의 이익이 고도로 융합돼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이익 공동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희망 사항을 언급했습니다. 첫 번째는 수준 높은 정치적 상호 신뢰. 사드 사태 등으로 일부 파장을 겪기도 했지만, 이를 경험과 교훈으로 삼고 서로의 핵심적인 사항을 배려해주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 가자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 협력.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 정책을 연계하고, 중국과 한국의 FTA 2단계를 조속히 끝내자고 했습니다. 또 무역, 투자,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자고도 했습니다. 세 번째 희망 사항으론 더 높은 다자 협력을 언급했습니다. 보호주의와 패권주의에 함께 맞서 싸우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 이후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한류금지령,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은 이제 해제한다는 것일까요? 왕이 부장은 여기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한령 해제는 사드 배치 철회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입니다. 왕이 부장은 "사드 때문에 여전히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며 "미국이 만든 문제이고,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 한중 관계에 영향을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 왕이 외교부장의 건배사로 들여다보는 중국의 속마음
    • 입력 2019-12-05 15:40:58
    취재K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년 8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어제(4일)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만찬까지 함께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강 장관과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습니다.

오늘(5일)은 점심때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왕이 외교부장 방한 기념 한중 우호 오찬회'를 가졌습니다. 삼성과 SK, LG와 롯데, CJ 등 대기업 관계자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등 정·재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25분 동안 연설을 하고 건배를 외쳤습니다. 이때 왕이 부장의 말을 잘 들여다보면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중국의 속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뚜렷한 중국몽(中國夢)…"중국의 발전, 막을 순 없다"

왕이 외교부장은 시진핑 시기의 대표적인 통치 이념인 중국몽(中國夢)을 뚜렷하게 드러냈습니다. 중국몽이란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의미합니다. 왕이 부장은 "중국은 이제 가난하고 낙후했던 국가에서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이 됐다"면서 "중국 공산당 리더십 하에 짧은 몇십 년 동안에 서양 선진국이 수백 년 동안 해왔던 프로세스를 완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은 매년 세계 경제 성장에 30% 이상 기여하고 있다면서 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덕분에 이러한 성공이 가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의 부흥은 역사의 필연이고, 중국의 발전 도로는 갈수록 더 넓어질 것이라면서 미래에 대해 낙관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고, 기술 인재를 키워 내생적 원동력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길을 내다보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분노…"패권주의론 인심 얻을 수 없어"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모든 사람이 중국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면서 온갖 방법을 써가며 중국을 먹칠하고, 중국을 억제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배후에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편견도 있고, 강권 정치의 오만도 있다"며 "어느 것이든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패권주의로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현재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겁니다.

왕이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지금 수준이 높은 개방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WTO 가입 당시 우리가 한 약속을 초과했을 뿐 아니라 평균 관세를 7.5%로 줄였고, 시장 진입을 대폭 완화하고 제조업은 전면적으로 개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규범화된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서 보호무역주의 양상을 보이는 미국을 비판한 겁니다.


왕이가 던진 질문…한국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그러고 나서 왕이 외교부장은 공을 한국으로 돌렸습니다. 왕이 부장은 "일방주의 패권주의와 강권조치가 넘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이 세계 평화와 안정 위협이 되고 있고, 우리의 정당한 발전 권리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제 관계 기본적인 원칙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도 이야기 나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지지해주고 이해해가면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잘 수호해야 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또 중국과 한국이 아시아의 중요한 나라로서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며 개방적인 세계 경제 구축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요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중 간 관계 개선은 필요…한한령 해제는 '글쎄'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앞으로 한층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왕이 부장은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미래 발전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인 협력 파트너라고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1000년 이상의 우호 관계를 맺고 있고, 그 협력은 튼튼한 기초를 가지고 있다며, 이것은 중국과 한국의 이익이 고도로 융합돼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이익 공동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희망 사항을 언급했습니다. 첫 번째는 수준 높은 정치적 상호 신뢰. 사드 사태 등으로 일부 파장을 겪기도 했지만, 이를 경험과 교훈으로 삼고 서로의 핵심적인 사항을 배려해주면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 가자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 협력.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 정책을 연계하고, 중국과 한국의 FTA 2단계를 조속히 끝내자고 했습니다. 또 무역, 투자,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자고도 했습니다. 세 번째 희망 사항으론 더 높은 다자 협력을 언급했습니다. 보호주의와 패권주의에 함께 맞서 싸우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 이후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한류금지령,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은 이제 해제한다는 것일까요? 왕이 부장은 여기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한령 해제는 사드 배치 철회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입니다. 왕이 부장은 "사드 때문에 여전히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며 "미국이 만든 문제이고,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 한중 관계에 영향을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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