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끝에 ‘뒷말’ 2차전…시트콤 같았던 나토 70돌

입력 2019.12.06 (08:12) 수정 2019.12.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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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존슨 영국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뒷모습은 영국 앤 공주입니다.

표정만 봐도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죠,

직접 들어볼까요?

이들이 모인 곳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 환영식장입니다.

존슨 영국 총리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지각한 이유를 묻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그게 당신이 늦은 이유인가요?"]

그러자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신 답을 합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그가 40분 동안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게 왔어요."]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그의 팀원들도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지더라"라고 말이죠.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미국 수행팀조차 경악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트뤼도 총리가 언급한 '그'는 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가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50여분간 했는데 이를 거론한 겁니다.

정치인의 금과옥조 중 하나는 '늘 마이크가 켜져 있다고 여기라"는 것인데, 이 분들 깜박했나보네요.

신나게 트럼프에 대한 험담, 요즘 속어로 쓰는 이른바 '뒷담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공개된 것입니다.

흔히 이런 험담, 즐기는 건 무죄, 들키는 건 유죄라고 하죠.

험담의 대상이 된 트럼프 대통령, 발끈했습니다.

해당 동영상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트뤼도 총리를 향해 투 페이스, "위선적인 사람"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하고 돌연 출국했습니다.

트뤼도 총리 참 난감합니다.

흉을 봤던 사실을 시인하며 수습에 나섭니다. 이렇게 말이죠.

[트뤼도/캐나다 총리 : "캐나다와 미국 간의 관계는 매우 강력합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CNN보도처럼 "한편의 시트콤 같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서방 최대 안보동맹체가 창설 7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회의가 열린 이틀 내내 파열음은 계속됐습니다.

회의 첫날부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설전으로 시작됐습니다.

마크롱이 대뜸 "나토는 뇌사 상태”란 발언을 했습니다.

나토 동맹국의 반대에도 시리아 철군을 강행한 미국의 일방주의를 문제삼은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 반응 어땠을까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토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됩니다. 매우 무례합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내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입장입니다."]

회의 내내 트럼프가 정상들로부터 소외당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진, 영국 왕실의 앤 공주 보이시죠.

트럼프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악수를 나눌 때, 뒤편에 서서 트럼프를 짜증 섞인 듯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여왕이 앤을 향해 눈짓을 보내자 어깨를 으쓱할 뿐 끝내 트럼프와 악수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가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으러 갈 때 트럼프 대통령, 앞서가던 몬테네그로 총리를 거칠게 밀쳐내고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거만한 표정을 지어보인 이 영상 당시 화제가 됐죠,

외신들은 이 때의 영상과 함께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둘러싼 정상들의 냉담한 반응을 전하며 '왕따 당한 트럼프' '불쌍하고 외로운 트럼프' 등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었습니다.

런던에 도착하기 전부터 “미국인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GDP 대비 방위비 비율을 2024년까지 2%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임에도 “4%는 돼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무역 보복에 나서겠다는 위협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2% 지출’ 약속을 지키고 있는 8개 나라만 따로 불러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나머지 국가에 방위비 지출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트럼프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캐나다의 방위비 분담금 지출 비율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트뤼도가 즉답을 하지 않고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 지출을 70%가량 늘리겠다고 돌려 말하자, 트럼프는 “알겠는데, 수치로 얼마냐”고 재차 묻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트뤼도 총리에게 (방위비) 2%를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그는 매우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숱한 뒷얘기를 남긴 이번 나토 정상회의, 한국과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만큼 가벼이 흘려들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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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전 끝에 ‘뒷말’ 2차전…시트콤 같았던 나토 70돌
    • 입력 2019-12-06 08:15:07
    • 수정2019-12-06 09:05:13
    아침뉴스타임
사진 왼쪽부터,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존슨 영국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뒷모습은 영국 앤 공주입니다.

표정만 봐도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 하죠,

직접 들어볼까요?

이들이 모인 곳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 환영식장입니다.

존슨 영국 총리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지각한 이유를 묻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그게 당신이 늦은 이유인가요?"]

그러자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신 답을 합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그가 40분 동안 기자회견을 하는 바람에 늦게 왔어요."]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그의 팀원들도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지더라"라고 말이죠.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미국 수행팀조차 경악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트뤼도 총리가 언급한 '그'는 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가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50여분간 했는데 이를 거론한 겁니다.

정치인의 금과옥조 중 하나는 '늘 마이크가 켜져 있다고 여기라"는 것인데, 이 분들 깜박했나보네요.

신나게 트럼프에 대한 험담, 요즘 속어로 쓰는 이른바 '뒷담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공개된 것입니다.

흔히 이런 험담, 즐기는 건 무죄, 들키는 건 유죄라고 하죠.

험담의 대상이 된 트럼프 대통령, 발끈했습니다.

해당 동영상과 관련해 기자들이 묻자, 트뤼도 총리를 향해 투 페이스, "위선적인 사람"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하고 돌연 출국했습니다.

트뤼도 총리 참 난감합니다.

흉을 봤던 사실을 시인하며 수습에 나섭니다. 이렇게 말이죠.

[트뤼도/캐나다 총리 : "캐나다와 미국 간의 관계는 매우 강력합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CNN보도처럼 "한편의 시트콤 같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서방 최대 안보동맹체가 창설 7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회의가 열린 이틀 내내 파열음은 계속됐습니다.

회의 첫날부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설전으로 시작됐습니다.

마크롱이 대뜸 "나토는 뇌사 상태”란 발언을 했습니다.

나토 동맹국의 반대에도 시리아 철군을 강행한 미국의 일방주의를 문제삼은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 반응 어땠을까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토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됩니다. 매우 무례합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내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입장입니다."]

회의 내내 트럼프가 정상들로부터 소외당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진, 영국 왕실의 앤 공주 보이시죠.

트럼프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악수를 나눌 때, 뒤편에 서서 트럼프를 짜증 섞인 듯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여왕이 앤을 향해 눈짓을 보내자 어깨를 으쓱할 뿐 끝내 트럼프와 악수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가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으러 갈 때 트럼프 대통령, 앞서가던 몬테네그로 총리를 거칠게 밀쳐내고도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거만한 표정을 지어보인 이 영상 당시 화제가 됐죠,

외신들은 이 때의 영상과 함께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둘러싼 정상들의 냉담한 반응을 전하며 '왕따 당한 트럼프' '불쌍하고 외로운 트럼프' 등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었습니다.

런던에 도착하기 전부터 “미국인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GDP 대비 방위비 비율을 2024년까지 2%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임에도 “4%는 돼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무역 보복에 나서겠다는 위협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2% 지출’ 약속을 지키고 있는 8개 나라만 따로 불러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나머지 국가에 방위비 지출 증액을 압박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트럼프는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캐나다의 방위비 분담금 지출 비율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트뤼도가 즉답을 하지 않고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 지출을 70%가량 늘리겠다고 돌려 말하자, 트럼프는 “알겠는데, 수치로 얼마냐”고 재차 묻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트뤼도 총리에게 (방위비) 2%를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그는 매우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숱한 뒷얘기를 남긴 이번 나토 정상회의, 한국과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만큼 가벼이 흘려들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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