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통일, 간절해졌어요”…‘평화 캠프’

입력 2019.12.07 (08:19) 수정 2019.12.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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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 시험이 끝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수험생들,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쁠 때인데요.

이 분주한 시간을 쪼개 평화와 통일을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진 고3 학생들이 있습니다.

남북 분단의 현장을 직접 찾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통일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합니다.

1박 2일 동안 평화 통일의 의미를 되새긴 현장,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7km, 녹슨 기관차의 앞길을 철조망이 무심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까운 곳, 임진각입니다.

이곳에 막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1박 2일 평화 캠프에 참가한 건데요.

기관차의 곡절 많은 사연에 잠시 숙연해 지기도 하고,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에 녹슨 증기 기관차도 뒤에 화물칸을 여러 개를 달고 군수 물자를 싣고 북진하던 중이었습니다."]

통일을 기원하는 우체통 앞에서 추억도 남겨 봅니다.

["(엽서를) 1년 후에 발송한대. 그러면 1년 후에 너희가 받아볼 수 있는 거지."]

캠프에 참여한 소감은 어떨까요?

[권종해/작전고등학교 : "북한 사람들을 직접 보고 싶었고 예전부터. 여기 한번 오는 것도 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고 (오늘 성취했네요.) 네 그렇죠. 기뻐요."]

이번 캠프에는 약 170여 명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했습니다.

6·25 전쟁의 역사를 배우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는데요.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보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고 하는데, 함께 가보실까요?

야외 활동을 마치고 교실에 모인 학생들과 선생님들.

밑그림이 그려진 종이에 각자의 취향대로 색을 칠합니다.

[강서윤/문태고등학교 : "남과 북의 통일을 기원하면서 이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비무장지대에 철조망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생태평화공원이 들어선 모습을 상상해 꾸미는 중인데요.

[배영웅/오성고등학교 :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와 단풍과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른 인종 친구까지 같이 표현해봤습니다."]

조금 뒤 작은 그림 수십 장이 완성되고, 모두 이어 붙였더니 근사한 대형 작품 하나가 완성됩니다.

각자의 생각은 다 다를지 몰라도 결국 하나로완성된 그림을 보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강민주/예문여자고등학교 : "평화 통일은 한쪽에서 뭔가 무력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서로 말을 맞춰가면서 맞지 않았던 부분을 하나하나 다시 새롭게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 소통하면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 이해의 폭도 넓혀갑니다.

[김현수/문태고등학교 : "교사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학생들도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좋고요. 요즘 학생들이 다양한 SNS를 통해서도 정보를 보지만 평화 통일에 대해서 무디게 알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왜 통일은 필요한지, 그 방법은 왜 평화로워야 하는지 고민이 깊었던 만큼 하루도 훌쩍 지났습니다.

캠프 둘째 날.

평화 통일에 대한 문제를 다룬 연극을 감상하는데요.

하나였다가 둘로 나뉘었던 곳이 어느 날 갑자기 다시 하나가 돼 혼란을 겪는 지역에 관한 이야깁니다.

‘신미래 평화통일시범학교’를 세워 두 지역의 청소년들과 선생님이 평화 통일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토론 연극 ‘오버 더 라인2’ 아싸 지역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 자원을 인싸 지역의 고급 기술로 개발하고 아싸 지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면 싸싸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우리 자원이 너네 거냐? 그리고 값싼 노동력? 아싸가 만만해?)"]

관객들은 연극 속 등장인물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데요.

직접 무대에 올라 공연 속 상황에서 같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해 보기도 합니다.

연극을 통해 생각을 주고받다 보니 통일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조현진/예문여자고등학교 : "한국사 선생님께서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는 걸 듣고 통일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 고민 중에 제일 컸던 게 어떻게 정말 아예 정 반대인 사상을 하나로 통일을 하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을까? 굳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같이 고민해 나가는 자세도 바람직하구나..."]

1박 2일 동안 진행된 사제동행 평화캠프.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며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된 시간이었는데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뜻깊은 장소로 향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눈앞에 펼쳐집니다.

북한과 직선거리로 불과 460m, 오두산 통일전망대입니다.

["(뭐 하고 있나요, 북한 주민이?) 논에서 걸어 나오는 것 같아요. 뭐 보여? 아까 저기 민트 색깔 학교 있다고 하던데. (학교 맞아요?) 보여? 나도 볼래."]

직접 마주한 북한의 모습.

지금은 갈 수 없는 그 땅을 언젠간 밟을 수 있기를...

1박 2일 동안 그 희망은 학생들 마음속에서 조금 더 부풀어 올랐습니다.

[김수영/대정여자고등학교 교사 : "망원경으로 봤지만 북한 주민도 보고 북한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보면서 애들이랑 같이 얘기 나누니까 좀 더 통일에 대한 간절함이 더 느껴지네요."]

[임가영/대정여자고등학교 : "사실 통일을 해야 된다라는 막연한 지식은 가지고 있었으나 입시 전쟁을 하다보면 통일에 대한 것보다 지금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험으로 통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보낸 짧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

남과 북이 함께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데 주역을 담당할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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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통일, 간절해졌어요”…‘평화 캠프’
    • 입력 2019-12-07 08:27:48
    • 수정2019-12-07 08:52:35
    남북의 창
[앵커]

수능 시험이 끝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수험생들,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쁠 때인데요.

이 분주한 시간을 쪼개 평화와 통일을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진 고3 학생들이 있습니다.

남북 분단의 현장을 직접 찾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통일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합니다.

1박 2일 동안 평화 통일의 의미를 되새긴 현장,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7km, 녹슨 기관차의 앞길을 철조망이 무심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까운 곳, 임진각입니다.

이곳에 막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1박 2일 평화 캠프에 참가한 건데요.

기관차의 곡절 많은 사연에 잠시 숙연해 지기도 하고,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에 녹슨 증기 기관차도 뒤에 화물칸을 여러 개를 달고 군수 물자를 싣고 북진하던 중이었습니다."]

통일을 기원하는 우체통 앞에서 추억도 남겨 봅니다.

["(엽서를) 1년 후에 발송한대. 그러면 1년 후에 너희가 받아볼 수 있는 거지."]

캠프에 참여한 소감은 어떨까요?

[권종해/작전고등학교 : "북한 사람들을 직접 보고 싶었고 예전부터. 여기 한번 오는 것도 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고 (오늘 성취했네요.) 네 그렇죠. 기뻐요."]

이번 캠프에는 약 170여 명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했습니다.

6·25 전쟁의 역사를 배우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는데요.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보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고 하는데, 함께 가보실까요?

야외 활동을 마치고 교실에 모인 학생들과 선생님들.

밑그림이 그려진 종이에 각자의 취향대로 색을 칠합니다.

[강서윤/문태고등학교 : "남과 북의 통일을 기원하면서 이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비무장지대에 철조망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생태평화공원이 들어선 모습을 상상해 꾸미는 중인데요.

[배영웅/오성고등학교 :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와 단풍과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맞게 다른 인종 친구까지 같이 표현해봤습니다."]

조금 뒤 작은 그림 수십 장이 완성되고, 모두 이어 붙였더니 근사한 대형 작품 하나가 완성됩니다.

각자의 생각은 다 다를지 몰라도 결국 하나로완성된 그림을 보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강민주/예문여자고등학교 : "평화 통일은 한쪽에서 뭔가 무력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서로 말을 맞춰가면서 맞지 않았던 부분을 하나하나 다시 새롭게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 대해 소통하면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 이해의 폭도 넓혀갑니다.

[김현수/문태고등학교 : "교사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학생들도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좋고요. 요즘 학생들이 다양한 SNS를 통해서도 정보를 보지만 평화 통일에 대해서 무디게 알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왜 통일은 필요한지, 그 방법은 왜 평화로워야 하는지 고민이 깊었던 만큼 하루도 훌쩍 지났습니다.

캠프 둘째 날.

평화 통일에 대한 문제를 다룬 연극을 감상하는데요.

하나였다가 둘로 나뉘었던 곳이 어느 날 갑자기 다시 하나가 돼 혼란을 겪는 지역에 관한 이야깁니다.

‘신미래 평화통일시범학교’를 세워 두 지역의 청소년들과 선생님이 평화 통일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토론 연극 ‘오버 더 라인2’ 아싸 지역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 자원을 인싸 지역의 고급 기술로 개발하고 아싸 지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면 싸싸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우리 자원이 너네 거냐? 그리고 값싼 노동력? 아싸가 만만해?)"]

관객들은 연극 속 등장인물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데요.

직접 무대에 올라 공연 속 상황에서 같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해 보기도 합니다.

연극을 통해 생각을 주고받다 보니 통일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조현진/예문여자고등학교 : "한국사 선생님께서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는 걸 듣고 통일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 고민 중에 제일 컸던 게 어떻게 정말 아예 정 반대인 사상을 하나로 통일을 하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을까? 굳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같이 고민해 나가는 자세도 바람직하구나..."]

1박 2일 동안 진행된 사제동행 평화캠프.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며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된 시간이었는데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뜻깊은 장소로 향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눈앞에 펼쳐집니다.

북한과 직선거리로 불과 460m, 오두산 통일전망대입니다.

["(뭐 하고 있나요, 북한 주민이?) 논에서 걸어 나오는 것 같아요. 뭐 보여? 아까 저기 민트 색깔 학교 있다고 하던데. (학교 맞아요?) 보여? 나도 볼래."]

직접 마주한 북한의 모습.

지금은 갈 수 없는 그 땅을 언젠간 밟을 수 있기를...

1박 2일 동안 그 희망은 학생들 마음속에서 조금 더 부풀어 올랐습니다.

[김수영/대정여자고등학교 교사 : "망원경으로 봤지만 북한 주민도 보고 북한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보면서 애들이랑 같이 얘기 나누니까 좀 더 통일에 대한 간절함이 더 느껴지네요."]

[임가영/대정여자고등학교 : "사실 통일을 해야 된다라는 막연한 지식은 가지고 있었으나 입시 전쟁을 하다보면 통일에 대한 것보다 지금 상황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요. 이런 경험으로 통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보낸 짧지만 의미 있었던 시간.

남과 북이 함께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데 주역을 담당할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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