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북한 ‘소년장수’와 우량 토끼…요즘 북한은?

입력 2019.12.07 (09:02) 수정 2019.12.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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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방송됐던 북한의 인기 만화영화 ‘소년장수’ 1부. 조선중앙TV는 최근 100부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1980년대 초 방송됐던 북한의 인기 만화영화 ‘소년장수’ 1부. 조선중앙TV는 최근 100부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30여 년간 100부작 완성...'소년장수'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영화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만화가 시작되면 어린이들이 TV 앞으로 달려가고 어른들 역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이런 인기 속에 무려 30년 넘는 시간 동안 100부작까지 완성된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소년장수' 입니다.

'소년장수'는 주인공 '쇠메'가 고구려를 지키는 장수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 첫 방송이 시작돼 1997년 50부작으로 완결이 됐습니다. 방송 당시 적들을 물리치는 통쾌한 모습과 사랑에 빠진 청년 쇠메의 모습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김정은 위원장은 2014년 50부를 추가로 제작하라고 지시했고, 최근 100번째 만화가 완성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초반 50부보다 만화 영화의 수준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그림이 자연스러운 것은 물론 등장인물의 표정 역시 풍부해졌습니다.

만화 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성우들은 직업 표정 연기까지 해가면서 열심히 녹음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린 미술가 성운남 씨는 "우리 창작가들은 인물 원화 하나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 있는 열정을 깡그리 다 바쳐가면서 창작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소년장수'는 현재 97부까지 공개됐고, 조만간 100부도 방송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평안북도의 한 가정에서 무게를 재기 위해 커다란 토끼를 저울 위에 올려놓고 있다북한 평안북도의 한 가정에서 무게를 재기 위해 커다란 토끼를 저울 위에 올려놓고 있다

돼지 대신 토끼?..우량 토끼 보급 ’활발‘

북한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상당히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북한 매체들은 최근 염소와 토끼 사육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끼 선전을 열심히 하는데, 강아지 크기만 한 토끼가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길러지는 '룡포토끼'는 빠른 성장 속도와 많은 출산량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평안북도 한 가정에서 이 품종의 토끼를 사육하는 리옥실 씨는 "한 번 새끼를 낳으면 최대 16마리까지 새끼를 낳는다"면서 "성장 속도도 빨라서 석 달 사이에 2.5kg까지 자라고 다 크면 6.5kg이 되기도 한다"고 자랑합니다.

전국 각지의 우수 품종을 모아서 토끼 품평회도 개최합니다. 강원도에서는 7종의 토끼 14마리를 '우량' 품종 토끼라면서 출품했고, 신의주에서도 다섯 종류 이상의 품종을 갖고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기른 토끼는 주로 식량 자원으로 활용됩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토끼 고기는 보양식이라고 선전하면서 친절하게 요리법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평양 만수대 언덕 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만수대창작사가 만든 평양 만수대 언덕 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창단 60년 맞은 만수대창작사

평양 만수대 언덕 위에 우뚝 솟은 높이 23m짜리 동상 두 개. 바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입니다. 해외에서 손님이 와도, 중요한 행사가 있어 지방에서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도 꽃다발 등을 헌화하고 묵념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북한 정권의 상징과도 같은 동상입니다. 이 동상을 제작한 곳이 바로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입니다.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의 미술 창작 단체입니다. 독재 체제와 선전·선동물을 만드는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뿐 아니라 천리마 동상, 만수대 대기념비, 삼지연 대기념비, 평양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 북한의 대표하는 대형 건축물 대부분을 만들어 왔습니다.

만수대창작사에는 천여 명의 미술인들이 조선화, 유화, 공예, 조각 등의 분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인 여러 명이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이른바 '집체 창작'을 한다는 것입니다. 적게는 두세 명부터 많게는 이삼십 명에 이르기까지 집단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들어낸 것처럼 완벽한 통일감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 외화벌이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2010년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맞아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완성된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탑'도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입니다. 높이만 49m, 3백억 원이 소요된 대형 기념탑입니다. 우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에 있는 박물관을 짓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안에는 미술가 60여 명이 3년 넘게 그렸다는 초대형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만수대창작사는 올해 창단 60년을 맞았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60년을 맞아 만수대창작사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기사와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 만화 영화 '소년장수'가 30년 넘는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북한의 토끼 크기는 얼마나 큰지 등 자세한 내용은 12월 7일 토요일 KBS 1TV에서 방송된 '남북의창' 다시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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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의 창] 북한 ‘소년장수’와 우량 토끼…요즘 북한은?
    • 입력 2019-12-07 09:02:18
    • 수정2019-12-13 18:01:10
    취재K

1980년대 초 방송됐던 북한의 인기 만화영화 ‘소년장수’ 1부. 조선중앙TV는 최근 100부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30여 년간 100부작 완성...'소년장수'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영화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만화가 시작되면 어린이들이 TV 앞으로 달려가고 어른들 역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이런 인기 속에 무려 30년 넘는 시간 동안 100부작까지 완성된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소년장수' 입니다.

'소년장수'는 주인공 '쇠메'가 고구려를 지키는 장수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 첫 방송이 시작돼 1997년 50부작으로 완결이 됐습니다. 방송 당시 적들을 물리치는 통쾌한 모습과 사랑에 빠진 청년 쇠메의 모습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김정은 위원장은 2014년 50부를 추가로 제작하라고 지시했고, 최근 100번째 만화가 완성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초반 50부보다 만화 영화의 수준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그림이 자연스러운 것은 물론 등장인물의 표정 역시 풍부해졌습니다.

만화 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성우들은 직업 표정 연기까지 해가면서 열심히 녹음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린 미술가 성운남 씨는 "우리 창작가들은 인물 원화 하나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 있는 열정을 깡그리 다 바쳐가면서 창작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소년장수'는 현재 97부까지 공개됐고, 조만간 100부도 방송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평안북도의 한 가정에서 무게를 재기 위해 커다란 토끼를 저울 위에 올려놓고 있다
돼지 대신 토끼?..우량 토끼 보급 ’활발‘

북한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상당히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북한 매체들은 최근 염소와 토끼 사육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끼 선전을 열심히 하는데, 강아지 크기만 한 토끼가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길러지는 '룡포토끼'는 빠른 성장 속도와 많은 출산량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평안북도 한 가정에서 이 품종의 토끼를 사육하는 리옥실 씨는 "한 번 새끼를 낳으면 최대 16마리까지 새끼를 낳는다"면서 "성장 속도도 빨라서 석 달 사이에 2.5kg까지 자라고 다 크면 6.5kg이 되기도 한다"고 자랑합니다.

전국 각지의 우수 품종을 모아서 토끼 품평회도 개최합니다. 강원도에서는 7종의 토끼 14마리를 '우량' 품종 토끼라면서 출품했고, 신의주에서도 다섯 종류 이상의 품종을 갖고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기른 토끼는 주로 식량 자원으로 활용됩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토끼 고기는 보양식이라고 선전하면서 친절하게 요리법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평양 만수대 언덕 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창단 60년 맞은 만수대창작사

평양 만수대 언덕 위에 우뚝 솟은 높이 23m짜리 동상 두 개. 바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입니다. 해외에서 손님이 와도, 중요한 행사가 있어 지방에서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도 꽃다발 등을 헌화하고 묵념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북한 정권의 상징과도 같은 동상입니다. 이 동상을 제작한 곳이 바로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입니다.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의 미술 창작 단체입니다. 독재 체제와 선전·선동물을 만드는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뿐 아니라 천리마 동상, 만수대 대기념비, 삼지연 대기념비, 평양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 북한의 대표하는 대형 건축물 대부분을 만들어 왔습니다.

만수대창작사에는 천여 명의 미술인들이 조선화, 유화, 공예, 조각 등의 분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인 여러 명이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이른바 '집체 창작'을 한다는 것입니다. 적게는 두세 명부터 많게는 이삼십 명에 이르기까지 집단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마치 한 사람이 만들어낸 것처럼 완벽한 통일감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 외화벌이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2010년 세네갈 독립 50주년을 맞아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 완성된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탑'도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입니다. 높이만 49m, 3백억 원이 소요된 대형 기념탑입니다. 우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에 있는 박물관을 짓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안에는 미술가 60여 명이 3년 넘게 그렸다는 초대형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만수대창작사는 올해 창단 60년을 맞았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60년을 맞아 만수대창작사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기사와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 만화 영화 '소년장수'가 30년 넘는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북한의 토끼 크기는 얼마나 큰지 등 자세한 내용은 12월 7일 토요일 KBS 1TV에서 방송된 '남북의창' 다시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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