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 산티’
미국 애리조나주 어퍼 소레나 사막 한가운데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조그만 도시가 있습니다.
지난 1970년 첫 삽을 뜬 뒤 현재까지 건설이 진행 중인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 입니다.
황량한 사막 길을 가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 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건설 비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값싼 땅을 찾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하수가 풍부하게 고여 있는 협곡을 찾아내 도시 건설을 시작한 겁니다.
아르코산티 건물들은 평범한 게 없습니다,
과감한 아치형의 지붕과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건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자못 신비감까지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사막 위에 솟아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설계자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의 아르코산티는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지어졌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아침부터 작열하는 태양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사막 기후에서도 냉방기가 필요 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란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도록 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다는 겁니다,
4층짜리 건물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주물 공장 한편에 조그만 방이 있고, 방문을 열면 바로 작업 공간이 나타납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도시가 단순한 자연 친화적 건축물로 구성된 게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됐다는 말입니다.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고, 이 때문에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미국의 중산층이 선호하는 도시 근교에서 사는 삶을 증오했다고 합니다.
일터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 거주'는 출퇴근을 할 때 자동차를 이용해 왕래하면서 교통 에너지 낭비와 공간 낭비까지 하게 된다는 겁니다.
에너지 집약적인 아르코산티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솔레리 씨는 일터에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 도시 근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삷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습니다,
이 때문에 일터와 집을 한 건물에 두고, 공연장이나 도서관을 가는 동선도 얼기설기 얽히도록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아르코산티에 거주 중인 70명의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주민들은 또한 매주 한 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합니다,
방문객들은 아르코산티 곳곳에서 한국적인 조형물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이 멋진 건축물,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솔레리 씨의 지인이 한국의 사찰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을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솔레리 씨에게 종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해 아르코산티에서 '풍경' 만들기는 시작됐습니다.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도 풍경의 영롱한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아르코산티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관광객이 숙박하고 체험하면서 내 거둬들이는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또 다른 주요 재원입니다.
이런 수입을 바탕으로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도시 개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덜 쓰면서 더 큰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된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1970년 첫 삽을 뜬 뒤 현재까지 건설이 진행 중인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 입니다.
황량한 사막 길을 가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아르코산티 입구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 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건설 비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값싼 땅을 찾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하수가 풍부하게 고여 있는 협곡을 찾아내 도시 건설을 시작한 겁니다.
아르코산티 건물들은 평범한 게 없습니다,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아르코산티 건물
과감한 아치형의 지붕과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건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자못 신비감까지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사막 위에 솟아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설계자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의 아르코산티는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지어졌습니다.
공기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 감안해 천장 설계한 건물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아침부터 작열하는 태양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사막 기후에서도 냉방기가 필요 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란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도록 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다는 겁니다,
주거와 작업, 상업 공간이 혼합된 에너지 절약형 건물
4층짜리 건물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주물 공장 한편에 조그만 방이 있고, 방문을 열면 바로 작업 공간이 나타납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도시가 단순한 자연 친화적 건축물로 구성된 게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됐다는 말입니다.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고, 이 때문에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르코산티의 설계자 파울로 솔레리 생전 모습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미국의 중산층이 선호하는 도시 근교에서 사는 삶을 증오했다고 합니다.
일터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 거주'는 출퇴근을 할 때 자동차를 이용해 왕래하면서 교통 에너지 낭비와 공간 낭비까지 하게 된다는 겁니다.
에너지 집약적인 아르코산티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솔레리 씨는 일터에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 도시 근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삷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
이 때문에 일터와 집을 한 건물에 두고, 공연장이나 도서관을 가는 동선도 얼기설기 얽히도록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아르코산티에 거주 중인 70명의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주민들은 또한 매주 한 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합니다,
아르코산티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풍경’
아르코산티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풍경’
방문객들은 아르코산티 곳곳에서 한국적인 조형물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이 멋진 건축물,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솔레리 씨의 지인이 한국의 사찰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을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솔레리 씨에게 종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해 아르코산티에서 '풍경' 만들기는 시작됐습니다.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도 풍경의 영롱한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종 제조 작업에 푹 빠진 히스 씨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아르코산티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관광객이 숙박하고 체험하면서 내 거둬들이는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또 다른 주요 재원입니다.
아르코산티 관광객
이런 수입을 바탕으로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도시 개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덜 쓰면서 더 큰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된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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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리포트] ‘환경오염’ 사회의 오아시스 ‘아르코산티’
-
- 입력 2019-12-09 14:24:21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 산티’
미국 애리조나주 어퍼 소레나 사막 한가운데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조그만 도시가 있습니다.
지난 1970년 첫 삽을 뜬 뒤 현재까지 건설이 진행 중인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 입니다.
황량한 사막 길을 가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 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건설 비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값싼 땅을 찾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하수가 풍부하게 고여 있는 협곡을 찾아내 도시 건설을 시작한 겁니다.
아르코산티 건물들은 평범한 게 없습니다,
과감한 아치형의 지붕과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건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자못 신비감까지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사막 위에 솟아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설계자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의 아르코산티는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지어졌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아침부터 작열하는 태양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사막 기후에서도 냉방기가 필요 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란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도록 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다는 겁니다,
4층짜리 건물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주물 공장 한편에 조그만 방이 있고, 방문을 열면 바로 작업 공간이 나타납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도시가 단순한 자연 친화적 건축물로 구성된 게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됐다는 말입니다.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고, 이 때문에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미국의 중산층이 선호하는 도시 근교에서 사는 삶을 증오했다고 합니다.
일터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 거주'는 출퇴근을 할 때 자동차를 이용해 왕래하면서 교통 에너지 낭비와 공간 낭비까지 하게 된다는 겁니다.
에너지 집약적인 아르코산티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솔레리 씨는 일터에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 도시 근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삷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습니다,
이 때문에 일터와 집을 한 건물에 두고, 공연장이나 도서관을 가는 동선도 얼기설기 얽히도록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아르코산티에 거주 중인 70명의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주민들은 또한 매주 한 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합니다,
방문객들은 아르코산티 곳곳에서 한국적인 조형물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이 멋진 건축물,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솔레리 씨의 지인이 한국의 사찰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을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솔레리 씨에게 종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해 아르코산티에서 '풍경' 만들기는 시작됐습니다.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도 풍경의 영롱한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아르코산티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관광객이 숙박하고 체험하면서 내 거둬들이는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또 다른 주요 재원입니다.
이런 수입을 바탕으로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도시 개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덜 쓰면서 더 큰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된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1970년 첫 삽을 뜬 뒤 현재까지 건설이 진행 중인 세계 최초의 생태환경 도시 '아르코산티' 입니다.
황량한 사막 길을 가다 보면, 둥그런 쇳덩이 간판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비포장 길을 조금 더 뚫고 가면 이곳이 사막인가 할 정도의 초록색 협곡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건설 비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값싼 땅을 찾다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하수가 풍부하게 고여 있는 협곡을 찾아내 도시 건설을 시작한 겁니다.
아르코산티 건물들은 평범한 게 없습니다,
과감한 아치형의 지붕과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건물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자못 신비감까지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동화 속 마을처럼 사막 위에 솟아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설계자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50분의 1 크기의 아르코산티는 자연 생태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지어졌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태양의 움직임을 감안해 천장을 설계해, 아침부터 작열하는 태양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사막 기후에서도 냉방기가 필요 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건물의 방 안도 커다란 창과 공기 통로를 만들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도록 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거와 작업 공간이 혼합된 건축물로 구성됐다는 겁니다,
4층짜리 건물에 집과 사무실, 주물 공장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주물 공장 한편에 조그만 방이 있고, 방문을 열면 바로 작업 공간이 나타납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동과 수영장, 그리고 멋진 공연장도 2~3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도시가 단순한 자연 친화적 건축물로 구성된 게 아니라 땅과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기 위해 설계됐다는 말입니다.
미국인들에게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가 필요 없고, 이 때문에 도시 삶의 복잡함과 에너지 낭비를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인 파울로 솔레리 씨는 미국의 중산층이 선호하는 도시 근교에서 사는 삶을 증오했다고 합니다.
일터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 거주'는 출퇴근을 할 때 자동차를 이용해 왕래하면서 교통 에너지 낭비와 공간 낭비까지 하게 된다는 겁니다.
에너지 집약적인 아르코산티가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솔레리 씨는 일터에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 도시 근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삷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꼈습니다,
이 때문에 일터와 집을 한 건물에 두고, 공연장이나 도서관을 가는 동선도 얼기설기 얽히도록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아르코산티에 거주 중인 70명의 주민들은 일터에서 퇴근하면 가족이 되고 취미와 고민을 공유하는 친구가 됐습니다.
주민들은 또한 매주 한 번 씩 모여 도시 운영 상황을 공유하고 개발 계획, 환경 문제도 논의합니다,
방문객들은 아르코산티 곳곳에서 한국적인 조형물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려 영롱한 소리를 내는 '풍경'이 멋진 건축물,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솔레리 씨의 지인이 한국의 사찰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을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솔레리 씨에게 종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해 아르코산티에서 '풍경' 만들기는 시작됐습니다.
20년 군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지난 2월, 입주한 히스 씨도 풍경의 영롱한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와, 흙을 빚어 종을 만드는 작업에 푹 빠졌습니다.
건물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조형물을 팔아 거두는 수익과 각종 강습 교실을 운영하며 받는 수강료가 주요 아르코산티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관광객이 숙박하고 체험하면서 내 거둬들이는 관광 수입도 아르코산티 운영의 또 다른 주요 재원입니다.
이런 수입을 바탕으로 아르코산티 주민들은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레 위 실험 도시 건설은 착공 50년이 되는 내년 완성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사막 건너편 풍요로운 소비 사회를 마다하고 고생을 사서 하는 아르코산티 주민들을 전세계인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솔레리 씨는 생전에 도시 설계를 악기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느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집약적인 도시 개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덜 쓰면서 더 큰 효과를 거두는 효율성 높은 도시 '아르코산티'가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황폐화된 현대 사회에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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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 기자 cw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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