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가요계 강타한 ‘음원 사재기’…의혹과 진실은?

입력 2019.12.10 (08:32) 수정 2019.12.10 (09: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음악 들으실 때 각종 사이트나 차트의 순위권에 있는 노래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게 만약 조작됐다면 어떨까요?

음원 사재기 의혹이 우리 가요계를 강타했습니다.

특정 가수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내가 듣고 있는 가수의 노래 인기는 과연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4일 가수 박경 씨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일부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지금은 삭제된 이 짧은 한 줄이 올해 연말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급기야 이런 곡까지 등장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이 노래는 공개된 지 10여 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70만 뷰를 훌쩍 넘겼습니다.

댓글도 8천 개가 넘게 달렸는데요.

그만큼 음원 사재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남영호/서울시 서대문구 : "조작하는 단체가 있지 않나 그런 의심이 들 때가 있긴 하죠. 여러 뮤지션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발판을 좀 방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준호/경기도 고양시 : "(음원 사재기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1 위를 할 만큼 그렇게 좋은 노래는 아닌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올라왔네?' 이런 의문이 많이 들어서..."]

음원 차트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시민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지현/서울 용산구 : "몰랐던 곡들이 갑자기 확 올라오고, 그런 일들이 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 같아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직하게 하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음원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가수들과 실제 어떤 연관성이 있었고, 확인된 바가 있는지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몇 몇 가수의 음원이 발표되던 날, 주요 음원 차트의 실시간 그래프입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특정 시간부터 순위가 급격하게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때문에 특정 가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취재진은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음원 사재기 의혹 소속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당연히 사재기 업체랑 계약을 한 게 전혀 없고요. 우리가 정말로 했으면 '책임을 질 거다, 근데 아니면 어쩔래?' 이거죠. 그래서 (법적) 절차를 지금 밟고 있어요."]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들 상당수가 비슷한 입장이었는데요.

의혹을 제기한 박경 씨도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사재기 의혹에 대한 가수들의 추가 증언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한 라디오에 출연한 가수 성시경 씨의 발언도 들어보시죠.

[성시경/가수 : "요즘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들은 이야기인데요. 그런 회사에서 작품에도 관여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전주는 이렇게 없애고 제목은 이렇게 하시고..."]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음원 사재기 논란, 아티스트들의 창작 의지를 꺾는 우리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는데요.

아이돌 가수 측의 입장 한번 들어보시죠.

[현직 아이돌 가수 매니저/음성변조 : "저희도 많이 아쉽죠. 저희도 막 열심히 준비해서 나오는데, 저희는 차트 진입을 못할 때도 많고 이러니까요. 차트가 실질적으로 필요할 이유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도 이렇게라도 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고."]

자, 여기서 궁금하시죠?

음원 사재기 어떻게 이뤄질까요?

매크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이나 조회수를 조작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남의 아이디를 불법으로 도용해 음원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를 급격하게 늘려, 음원 순위를 끌어올리는 겁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순위를 올려준다 이런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음원 사재기 과연 있는 걸까요?

[가요계 관계자/음성변조 : "사재기에 대한 브로커가 전혀 없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을 거 같고 분명히 뭔가 있겠죠. 전혀 근거도 없는 소문이 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런 가운데, 취재진은 어렵게 연락이 닿은 업계 관계자로부터 음원 사재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브로커는 되게 많아요. 마케팅 회사로 알려져 있는 거죠. 아무리 봐도 사재기 같은 거지. 방탄소년단의 횟수보다 더 많이 나간다라는 그것도 사실 말이 안 되거든요. ○○(의혹 가수)쪽에서 이야기 하는 건 뭐냐면 우리는 마케팅 비용을 그들한테 주고 그들이 마케팅용으로 하는 거다..."]

음원 사재기 업체들이 마케팅 업체로 둔갑해 마치 합법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듯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1억을 주면 1억에 대한 효과는 분명히 나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어떻게 해서 (음원 사재기가) 형성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만약에 얼마 이상이 되면 10위권 안에 무조건 올라갑니다. 이런 얘기들은 대놓고 한다는 말이죠."]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 수억까지 든다는 음원 사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요계는 왜 이 같은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까요?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1억을 넣고 만약에 (매크로를) 돌리든 뭘 하든 해서 수익이 3~4억이 나오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거잖아요. 그렇게 만약에 10위권 안에 한 달을 넣는다고 치면 나중에는나오는 수익이 크니 일정 부분을 거기에다만 쏟아붓는 거죠."]

돈만 있다면, 음악성과 팬들 없이도 얼마든지 음원 차트 줄 세우기가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런 음원 사재기 문제와 관련해 관련 기관과 정부도 나선 적이 있었는데요,

진실에 다가갈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신대철/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 "증거를 찾을 수가 없는 거죠.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이 본인들의 그 음원 수익에 대한 그 로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그냥 순위만 발표하기 때문에 (로그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거죠."]

한층 위상이 높아진 K-pop 한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음원 사재기 논란, 과연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신대철/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 "로그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특정한 시간대에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 곡을 집중적으로 클릭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이제 장부로써 로그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리고 조작이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마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논란에 이어 가요계의 음원 사재기 의혹까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음악 시장이 부정과 편법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가요계 강타한 ‘음원 사재기’…의혹과 진실은?
    • 입력 2019-12-10 08:34:14
    • 수정2019-12-10 09:02:05
    아침뉴스타임
[기자]

음악 들으실 때 각종 사이트나 차트의 순위권에 있는 노래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게 만약 조작됐다면 어떨까요?

음원 사재기 의혹이 우리 가요계를 강타했습니다.

특정 가수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내가 듣고 있는 가수의 노래 인기는 과연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24일 가수 박경 씨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일부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지금은 삭제된 이 짧은 한 줄이 올해 연말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급기야 이런 곡까지 등장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이 노래는 공개된 지 10여 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70만 뷰를 훌쩍 넘겼습니다.

댓글도 8천 개가 넘게 달렸는데요.

그만큼 음원 사재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남영호/서울시 서대문구 : "조작하는 단체가 있지 않나 그런 의심이 들 때가 있긴 하죠. 여러 뮤지션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발판을 좀 방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준호/경기도 고양시 : "(음원 사재기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1 위를 할 만큼 그렇게 좋은 노래는 아닌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올라왔네?' 이런 의문이 많이 들어서..."]

음원 차트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시민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지현/서울 용산구 : "몰랐던 곡들이 갑자기 확 올라오고, 그런 일들이 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 같아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직하게 하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음원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가수들과 실제 어떤 연관성이 있었고, 확인된 바가 있는지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몇 몇 가수의 음원이 발표되던 날, 주요 음원 차트의 실시간 그래프입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특정 시간부터 순위가 급격하게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때문에 특정 가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취재진은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음원 사재기 의혹 소속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당연히 사재기 업체랑 계약을 한 게 전혀 없고요. 우리가 정말로 했으면 '책임을 질 거다, 근데 아니면 어쩔래?' 이거죠. 그래서 (법적) 절차를 지금 밟고 있어요."]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들 상당수가 비슷한 입장이었는데요.

의혹을 제기한 박경 씨도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사재기 의혹에 대한 가수들의 추가 증언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한 라디오에 출연한 가수 성시경 씨의 발언도 들어보시죠.

[성시경/가수 : "요즘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들은 이야기인데요. 그런 회사에서 작품에도 관여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전주는 이렇게 없애고 제목은 이렇게 하시고..."]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음원 사재기 논란, 아티스트들의 창작 의지를 꺾는 우리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는데요.

아이돌 가수 측의 입장 한번 들어보시죠.

[현직 아이돌 가수 매니저/음성변조 : "저희도 많이 아쉽죠. 저희도 막 열심히 준비해서 나오는데, 저희는 차트 진입을 못할 때도 많고 이러니까요. 차트가 실질적으로 필요할 이유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도 이렇게라도 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고."]

자, 여기서 궁금하시죠?

음원 사재기 어떻게 이뤄질까요?

매크로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이나 조회수를 조작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남의 아이디를 불법으로 도용해 음원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를 급격하게 늘려, 음원 순위를 끌어올리는 겁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순위를 올려준다 이런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음원 사재기 과연 있는 걸까요?

[가요계 관계자/음성변조 : "사재기에 대한 브로커가 전혀 없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을 거 같고 분명히 뭔가 있겠죠. 전혀 근거도 없는 소문이 나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런 가운데, 취재진은 어렵게 연락이 닿은 업계 관계자로부터 음원 사재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브로커는 되게 많아요. 마케팅 회사로 알려져 있는 거죠. 아무리 봐도 사재기 같은 거지. 방탄소년단의 횟수보다 더 많이 나간다라는 그것도 사실 말이 안 되거든요. ○○(의혹 가수)쪽에서 이야기 하는 건 뭐냐면 우리는 마케팅 비용을 그들한테 주고 그들이 마케팅용으로 하는 거다..."]

음원 사재기 업체들이 마케팅 업체로 둔갑해 마치 합법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듯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1억을 주면 1억에 대한 효과는 분명히 나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어떻게 해서 (음원 사재기가) 형성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만약에 얼마 이상이 되면 10위권 안에 무조건 올라갑니다. 이런 얘기들은 대놓고 한다는 말이죠."]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 수억까지 든다는 음원 사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요계는 왜 이 같은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까요?

[연예기획사 대표/음성변조 : "1억을 넣고 만약에 (매크로를) 돌리든 뭘 하든 해서 수익이 3~4억이 나오면 기획사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거잖아요. 그렇게 만약에 10위권 안에 한 달을 넣는다고 치면 나중에는나오는 수익이 크니 일정 부분을 거기에다만 쏟아붓는 거죠."]

돈만 있다면, 음악성과 팬들 없이도 얼마든지 음원 차트 줄 세우기가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이런 음원 사재기 문제와 관련해 관련 기관과 정부도 나선 적이 있었는데요,

진실에 다가갈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신대철/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 "증거를 찾을 수가 없는 거죠.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이 본인들의 그 음원 수익에 대한 그 로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그냥 순위만 발표하기 때문에 (로그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거죠."]

한층 위상이 높아진 K-pop 한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음원 사재기 논란, 과연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신대철/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 : "로그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으면 특정한 시간대에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 곡을 집중적으로 클릭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이제 장부로써 로그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리고 조작이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마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논란에 이어 가요계의 음원 사재기 의혹까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음악 시장이 부정과 편법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