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유튜브 가르쳐요” 초등생 장래희망 3위 ‘유튜버’

입력 2019.12.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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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해서 입에 풀칠이나 하겠냐고..."

"야, 뭐시냐 그 개인방송인지 뭔지 골방에 쳐박혀서 맨날 그것만 하고 있는 겨? 언제 그런 거 해서 입에 풀칠이나 하겠느냐고, 어?"

최근 방영 중인 한 자동차 광고 내용 중 일부입니다. 고향 집에 오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이런 잔소리를 하는 건데요.

실제 이런 어머니가 계신다면 이렇게 얘기해드리고 싶네요.

'어머니, 입에 풀칠 정도가 아니라 건물을 사던데요?'

수천만 명이라는 엄청난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의 경우, 6살의 보람양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며 '키즈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 캡처유튜브 채널 ‘보람튜브’ 캡처

월수익만 평균 20억 원 대, 최근에는 보람튜브의 가족 회사 '보람패밀리'가 청담동에 95억 원대 빌딩을 매입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요? 오늘(10일) 발표된 정부의 학생 장래희망 직업 순위 결과가 눈길을 끕니다.

'크리에이터', 가수·의사·경찰·프로게이머까지 제치고 초등생 장래희망 3위 등극!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전국 1,200개 초·중·고교생 24,000여 명과 학부모, 교원들을 대상으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희망직업 순위를 발표했는데요.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동선수로 11.6%를 차지했습니다. 항상 상위권에 있던 교사는 재작년까지는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 2위로 밀렸고 올해도 6.9%,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눈에 띄는 것은 3위에 오른 '크리에이터'이지요? 유튜버나 BJ를 일컫는 용어로, 초등생 응답자의 5.7%가 크리에이터를 선호했습니다.

유튜버라는 직업은 지난해 조사에서 5위에 등극해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었는데요, 이번에는 두 계단 껑충 뛴 3위를 차지한 겁니다.

"유치원에서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수업을 하는데요. 뭘"

인기 선호 직업으로 꼽히는 만큼 교육 문의도 많다고 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전문 교육 기관 중 한 곳에 문의해봤습니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초등학생을 전담으로 가르치진 않지만, 일반인뿐 아니라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고등학생도 학원에 꽤 나오는 편으로, 주로 부모님이 먼저 권유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얘기도 전합니다.

"요즘엔 유튜브 수업을 하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프로그램이 된 거죠. 우리가 과거에 포토샵을 배운다든가 웹디자인을 배웠던 것처럼 유치원생들이 그런 것을 배우는 거죠. '영상 언어'를 배우는 겁니다. 유치원생들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을 수 있고, 편집도 합니다. 가령 아이들이 좋아하는 '슬라임 만들기'를 유치원에서 하면서 그냥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고 콘텐츠화하는 것을 벌써 유치원 때부터 하는 거죠."

이런 걸 격세지감이라고 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SNS'를 통해

교육부 관계자는 "10년 전보다 희망직업이 다양해졌는데, 특히 학생들은 희망직업 선택 우선순위에 돈이나 안정성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것 같은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합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실제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희망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 초등학생들의 절반 이상인 55.4%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17.1%)였고요.

세 번째 이유인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가 5.4%인 반면에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으로 일할 것 같아서"가 5.1%로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내 아이디어로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결국 유튜버가 희망 직업 순위 3위에 오른 까닭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유튜버라는 직업을 알았는지를 묻는 말에 역시 아직은 1위가 '부모님'이라고 초등학생의 36%가 답했지만, 대중매체와 SNS가 각각 32.1%와 27.2%로 이제는 절반 이상의 초등학생들이 '매체'를 통해서 직업을 알게 됐다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종합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SNS'를 통해...
어쩌면 유튜버가 3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요즘 초등학생들의 트렌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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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에서 유튜브 가르쳐요” 초등생 장래희망 3위 ‘유튜버’
    • 입력 2019-12-10 17:16:42
    취재K
"그런 거 해서 입에 풀칠이나 하겠냐고..."

"야, 뭐시냐 그 개인방송인지 뭔지 골방에 쳐박혀서 맨날 그것만 하고 있는 겨? 언제 그런 거 해서 입에 풀칠이나 하겠느냐고, 어?"

최근 방영 중인 한 자동차 광고 내용 중 일부입니다. 고향 집에 오고 있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이런 잔소리를 하는 건데요.

실제 이런 어머니가 계신다면 이렇게 얘기해드리고 싶네요.

'어머니, 입에 풀칠 정도가 아니라 건물을 사던데요?'

수천만 명이라는 엄청난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의 경우, 6살의 보람양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며 '키즈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 캡처
월수익만 평균 20억 원 대, 최근에는 보람튜브의 가족 회사 '보람패밀리'가 청담동에 95억 원대 빌딩을 매입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요? 오늘(10일) 발표된 정부의 학생 장래희망 직업 순위 결과가 눈길을 끕니다.

'크리에이터', 가수·의사·경찰·프로게이머까지 제치고 초등생 장래희망 3위 등극!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전국 1,200개 초·중·고교생 24,000여 명과 학부모, 교원들을 대상으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희망직업 순위를 발표했는데요.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동선수로 11.6%를 차지했습니다. 항상 상위권에 있던 교사는 재작년까지는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 2위로 밀렸고 올해도 6.9%,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눈에 띄는 것은 3위에 오른 '크리에이터'이지요? 유튜버나 BJ를 일컫는 용어로, 초등생 응답자의 5.7%가 크리에이터를 선호했습니다.

유튜버라는 직업은 지난해 조사에서 5위에 등극해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었는데요, 이번에는 두 계단 껑충 뛴 3위를 차지한 겁니다.

"유치원에서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수업을 하는데요. 뭘"

인기 선호 직업으로 꼽히는 만큼 교육 문의도 많다고 합니다. 전국에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전문 교육 기관 중 한 곳에 문의해봤습니다.

해당 기관 관계자는 초등학생을 전담으로 가르치진 않지만, 일반인뿐 아니라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고등학생도 학원에 꽤 나오는 편으로, 주로 부모님이 먼저 권유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얘기도 전합니다.

"요즘엔 유튜브 수업을 하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프로그램이 된 거죠. 우리가 과거에 포토샵을 배운다든가 웹디자인을 배웠던 것처럼 유치원생들이 그런 것을 배우는 거죠. '영상 언어'를 배우는 겁니다. 유치원생들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을 수 있고, 편집도 합니다. 가령 아이들이 좋아하는 '슬라임 만들기'를 유치원에서 하면서 그냥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고 콘텐츠화하는 것을 벌써 유치원 때부터 하는 거죠."

이런 걸 격세지감이라고 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SNS'를 통해

교육부 관계자는 "10년 전보다 희망직업이 다양해졌는데, 특히 학생들은 희망직업 선택 우선순위에 돈이나 안정성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것 같은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합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실제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희망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 초등학생들의 절반 이상인 55.4%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17.1%)였고요.

세 번째 이유인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가 5.4%인 반면에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으로 일할 것 같아서"가 5.1%로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내 아이디어로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결국 유튜버가 희망 직업 순위 3위에 오른 까닭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유튜버라는 직업을 알았는지를 묻는 말에 역시 아직은 1위가 '부모님'이라고 초등학생의 36%가 답했지만, 대중매체와 SNS가 각각 32.1%와 27.2%로 이제는 절반 이상의 초등학생들이 '매체'를 통해서 직업을 알게 됐다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종합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SNS'를 통해...
어쩌면 유튜버가 3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요즘 초등학생들의 트렌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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