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그 많은 일본산은 어디로?…국내산 둔갑 실태

입력 2019.12.12 (08:31) 수정 2019.12.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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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 등 수산물 드실 때 원산지 확인 많이들 하시죠.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 일도 끊이지 않습니다.

국내산 참돔, 멍게, 가리비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일본산이었습니다. 어떻게 속여 팔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을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부산의 한 대형 횟집 특별사법경찰의 단속이 한창입니다.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해산물에 대해서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알고 계시죠? 가리비 원산지 표시를 국내산으로 한 것 맞습니까? (네)"]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실제로 보니까 가리비 이건 일본산이고, 맞죠? (네 맞습니다.)"]

일본산 가리비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가하면 부산의 한 수산 시장. 참돔이 든 횟집 수족관인데요.

원산지 표시판에는 국내산이라고 돼 있는데 어떨까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 돔이 맞습니까? 일본산 참돔 맞습니까? (네)"]

원산지를 속인 걸 실토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산지 표시 위반 상인/음성변조 : "국내산은 색깔 자체가 좀 달라요. 희끄무레해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은 색깔이 진하다 이 말이죠. (그렇죠. 일본산은 붉은색이 많이…….)"]

주로 검은색을 띠는 국내산과 달리 일본산은 붉은 빛이 돈다는 구별법도 있기는 한데요,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쉽지 않은만큼 버젓이 국내산으로 둔갑했습니다.

멍게를 파는 또 다른 매장 역시 국내산만 판다고 표시돼 있는데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 맞죠? 멍게. (네)"]

["여기 일본 수입산에 멍게가 없죠. 원산지 표시판에. (멍게는 오늘 내가 들여놨거든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오늘 갖다 놓았어도 원산지 표시해 놔야 합니다. (아니 꽂아놨는데 빠졌네.)"]

원산지를 표시하는 걸 깜빡했다고 했다가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의 단속에서 지자체들이 의심을 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일본산 수입 수산물이 많이 수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현장에 가보면 일본산이라고 표기된 게 별로 없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는데요.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국내산 멍게의 경우에는 거제와 통영에서 9월 말까지 출하가 끝이 납니다. 그러면 공급되는 물량이 없기 때문에 일본 수산물을 수입해서 쓰는데 (일본산 원산지) 표시한 곳이 너무 없어서……."]

이처럼 시기상 출하량이 적은 멍게를 비롯해 가리비와 참돔 3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단속을 벌였는데요.

대형횟집과 수산 시장 내 매장 150여 곳을 살펴본 결과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속인 8곳과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3곳을 포함 40개 가까운 업소가 적발됐습니다.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 유통된 일본산 수산물 양은 2천여 킬로그램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원산지 거짓 표시를 한 8개 업소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검찰에 송치하고요. 미표시 업소 3개소에 대해서는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요. 28개 업소에 대해서는 현지 시정 조치를 하게 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실시한 수입 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에서 일본산 수산물 위반 건수는 21%로 39%의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왜 속이고 있을까요?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선호를 안 하기 때문에 국내산으로 속여서 판매하는 거거든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박준성/부산시 해운대구 : "일본에 방사능 문제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요즘 많이 민감하다 보니까 국산이라고 적어놨어도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사지 않을까."]

이번에는 서울의 한 수산 시장 이곳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신정숙/수산 시장 상인 : "오해받아서 야단맞은 적도 있고 손님들한테 본의 아니게 여기 원산지 표시판이 너무 많잖아요. 많다 보니까 어쩌다 보면 옆으로도 따라 휩쓸려가기도 하고 일본산 (표시판) 이게 여기 있다가 넘어가서 손님한테 혼난 적 있어."]

원산시 표시 문제로 손님에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는데요.

[남승준/서울 관악구 : "속이고 팔면 저희야 알 방법이 없잖아요. 이런 거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김지호/서울 양천구 : "보통 (원산지를) 써놓거나 그러지 않으면 모르니까 알면 안 먹겠지만 모르면 그냥 모르고 먹을 것 같아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이렇게 여전한데요.

[최상덕/충남 천안시 : "일본산은 안 사요. 방사능 물질에 오염됐을까 봐. 꺼려지는 거죠."]

[수산 시장 손님 : "우리나라 걸 먹어야죠. 지금 일본 제품들도 잘 안 쓰는데 먹는 걸 먹겠어요."]

일본산과 국내산 구별법까지 알고있는 소비자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소일/서울 구로구 : "가리비는 작은 거, 손바닥만 작은 게 국산이고 큰 거는 수입이고 그 정도는 알고 있죠."]

[이근우/서울 관악구 : "(도미는) 국산은 하얗고 약간 검은색인데 일본산은 빨갛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겉모양 만으론 일본산을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원산지 표시는 더욱 중요한데요.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에 대해선 지속적인 정기 점검과 사후 관리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원산지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경우 전체 수산물 기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인들의 양심을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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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그 많은 일본산은 어디로?…국내산 둔갑 실태
    • 입력 2019-12-12 08:32:06
    • 수정2019-12-12 0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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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 등 수산물 드실 때 원산지 확인 많이들 하시죠.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 일도 끊이지 않습니다.

국내산 참돔, 멍게, 가리비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일본산이었습니다. 어떻게 속여 팔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을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부산의 한 대형 횟집 특별사법경찰의 단속이 한창입니다.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해산물에 대해서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알고 계시죠? 가리비 원산지 표시를 국내산으로 한 것 맞습니까? (네)"]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실제로 보니까 가리비 이건 일본산이고, 맞죠? (네 맞습니다.)"]

일본산 가리비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가하면 부산의 한 수산 시장. 참돔이 든 횟집 수족관인데요.

원산지 표시판에는 국내산이라고 돼 있는데 어떨까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 돔이 맞습니까? 일본산 참돔 맞습니까? (네)"]

원산지를 속인 걸 실토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산지 표시 위반 상인/음성변조 : "국내산은 색깔 자체가 좀 달라요. 희끄무레해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은 색깔이 진하다 이 말이죠. (그렇죠. 일본산은 붉은색이 많이…….)"]

주로 검은색을 띠는 국내산과 달리 일본산은 붉은 빛이 돈다는 구별법도 있기는 한데요,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쉽지 않은만큼 버젓이 국내산으로 둔갑했습니다.

멍게를 파는 또 다른 매장 역시 국내산만 판다고 표시돼 있는데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일본산 맞죠? 멍게. (네)"]

["여기 일본 수입산에 멍게가 없죠. 원산지 표시판에. (멍게는 오늘 내가 들여놨거든요.)"]

[특별사법경찰 관계자 : "오늘 갖다 놓았어도 원산지 표시해 놔야 합니다. (아니 꽂아놨는데 빠졌네.)"]

원산지를 표시하는 걸 깜빡했다고 했다가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의 단속에서 지자체들이 의심을 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일본산 수입 수산물이 많이 수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현장에 가보면 일본산이라고 표기된 게 별로 없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는데요.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국내산 멍게의 경우에는 거제와 통영에서 9월 말까지 출하가 끝이 납니다. 그러면 공급되는 물량이 없기 때문에 일본 수산물을 수입해서 쓰는데 (일본산 원산지) 표시한 곳이 너무 없어서……."]

이처럼 시기상 출하량이 적은 멍게를 비롯해 가리비와 참돔 3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단속을 벌였는데요.

대형횟집과 수산 시장 내 매장 150여 곳을 살펴본 결과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속인 8곳과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3곳을 포함 40개 가까운 업소가 적발됐습니다.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 유통된 일본산 수산물 양은 2천여 킬로그램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원산지 거짓 표시를 한 8개 업소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검찰에 송치하고요. 미표시 업소 3개소에 대해서는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요. 28개 업소에 대해서는 현지 시정 조치를 하게 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실시한 수입 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에서 일본산 수산물 위반 건수는 21%로 39%의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왜 속이고 있을까요?

[여태현/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선호를 안 하기 때문에 국내산으로 속여서 판매하는 거거든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박준성/부산시 해운대구 : "일본에 방사능 문제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요즘 많이 민감하다 보니까 국산이라고 적어놨어도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사지 않을까."]

이번에는 서울의 한 수산 시장 이곳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신정숙/수산 시장 상인 : "오해받아서 야단맞은 적도 있고 손님들한테 본의 아니게 여기 원산지 표시판이 너무 많잖아요. 많다 보니까 어쩌다 보면 옆으로도 따라 휩쓸려가기도 하고 일본산 (표시판) 이게 여기 있다가 넘어가서 손님한테 혼난 적 있어."]

원산시 표시 문제로 손님에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는데요.

[남승준/서울 관악구 : "속이고 팔면 저희야 알 방법이 없잖아요. 이런 거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김지호/서울 양천구 : "보통 (원산지를) 써놓거나 그러지 않으면 모르니까 알면 안 먹겠지만 모르면 그냥 모르고 먹을 것 같아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이렇게 여전한데요.

[최상덕/충남 천안시 : "일본산은 안 사요. 방사능 물질에 오염됐을까 봐. 꺼려지는 거죠."]

[수산 시장 손님 : "우리나라 걸 먹어야죠. 지금 일본 제품들도 잘 안 쓰는데 먹는 걸 먹겠어요."]

일본산과 국내산 구별법까지 알고있는 소비자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소일/서울 구로구 : "가리비는 작은 거, 손바닥만 작은 게 국산이고 큰 거는 수입이고 그 정도는 알고 있죠."]

[이근우/서울 관악구 : "(도미는) 국산은 하얗고 약간 검은색인데 일본산은 빨갛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겉모양 만으론 일본산을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원산지 표시는 더욱 중요한데요.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에 대해선 지속적인 정기 점검과 사후 관리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원산지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경우 전체 수산물 기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인들의 양심을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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