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원혜영 “40% 물갈이 20대 국회…좋아졌나? 본질 아냐”

입력 2019.12.12 (10:18) 수정 2019.12.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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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할만큼 일했고, 불출마 아닌 정계은퇴하는 것. 차기 총리 후보? 연락 온 바 없어
- 부천시장 할 때 세계 최초로 버스도착시간 안내 시스템 실용화 보람 느껴
- 국회선진화법 폐기 아닌 보완해야. 식물국회 탈피 위해 다시 동물국회로 가면 되겠나
- 20대 국회 40% 물갈이했지만 좋아졌나? 국회개혁 본질은 안 싸우고 일하는 국회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2월 12일(목) 8:05~8:2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원혜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 김경래 : 어제 아까 뉴스브리핑에서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민주당에서 2명의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총선 불출마죠. 5선 원혜영 의원 그리고 3선 백재현 의원. 지금까지 이철희, 표창원, 이용득 등 초선 의원들 불출마 선언은 있었는데 중진 의원들은 사실상 처음인 것 같아요. 조금 울림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혜영 의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불출마 선언이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거 이 부분을 좀 우려하는 말씀도 하셨어요. 이거는 또 어떤 뜻이, 좀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원혜영 의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좀 여쭤보겠습니다. 원혜영 의원님 안녕하세요.

▶ 원혜영 : 안녕하세요. 원혜영입니다.

▷ 김경래 : 아니, 주변에서 좀 말리지 않으셨습니까? 할 일이 더 있으신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 원혜영 : 당의 원로들이나 또 젊은 후배 의원들이 많이 만류하고 했습니다만 저로서는 그동안 충분히 일할 만큼 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이제는 물러날 때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 김경래 : 이게 단순하게 총선 불출마가 아니라 원 의원님이 혹시 정계에서 은퇴한다 뭐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봐야 하죠, 이걸.

▶ 원혜영 : 뭐 그렇게 보는 게 자연스럽죠.

▷ 김경래 : 그렇습니까?

▶ 원혜영 : 제가 1992년에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부천시장을 2번 했고 또 5선 국회의원으로 일했습니다. 총 7선의 선출직 공직자로 일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죠. 이제는 정치 활동을 마무리할 때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물론 내년 5월 말까지가 임기입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리고는 좀 물러나서 제2의 인생을 새로 시작해 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원혜영 의원님은 지금 총리 후보로도 여기저기서 거론이 되고 있더라고요.

▶ 원혜영 : 그거는 뭐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냥 거론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혹시 청와대 쪽에서 연락을 받으신 거나 이런 건 없으세요?

▶ 원혜영 : 그런 건 없습니다.

▷ 김경래 : 혹시 연락이 오면 용의는 있으십니까?

▶ 원혜영 : 그거는 뭐 그러한 상황이 되어야 생각해 볼 일이겠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지금 여러 분들이 총리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김진표 의원도 그렇고 정세균 의원도 그렇고요. 이번에 총선 앞두고 총리가 교체되는 건데 어떤 분들이 총리를 하는 게, 어떤 자질을 가진 분이 총리를 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적절하다고 보세요?

▶ 원혜영 : 총리는 헌법에도 규정된 것처럼 대통령을 보좌해서 내각을 통활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내각을 어떤 협의와 협력 체제로 활성화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무회의를 활성화시키고 그래야 또 장관들이 자기 책임하에 각 부처를 이끌 수 있고 그럼으로써 국정의 동력이 강화될 거라고 보고 지금 거론되는 분들은 그런 점에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아까 1992년에 14대 국회의원으로 들어오셔서 선출직만 7번을 하신 거잖아요, 말씀하셨듯이.

▶ 원혜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굉장히 오랫동안 오랜 시간인데 그중에 어제 불출마 선언을 하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가장 좀 기억나는 순간 이런 것들이 있으셨습니까, 혹시.

▶ 원혜영 : 저는 제가 부천시장으로 일할 때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버스 도착 시간 안내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서 실용화했다는 것이 제일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이야기할 수가 있고요. 역시 국회에서는 몸싸움을 막기 위한 국회선진화법 제정에 앞장섰다는 것이 저로서는 가장 좀 의미 있는 점으로 생각합니다.

▷ 김경래 : 버스 도착 시스템이 부천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거였어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랬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거는. 선진화법 관련해서는 최근에는 또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선진화법 때문에 법이 통과가 안 된다,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이런 약간의 비판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동물국회, 싸우는 국회를 막기 위해서 선진화법을 했더니 식물국회가 됐다. 이거 안 되겠다 하는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저도 참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식물국회를 탈피하자고 싸우는 국회, 동물국회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점에서 선진화법을 좀 더 발전적으로 바꿀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게 몸싸움 하는 국회, 동물국회로 돌아가는 일. 즉, 선진화법을 폐기하는 일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나 좀 개정을 할 필요는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일하는 국회라는 과제에 맞게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당장 국회가 사실은 굉장히 어지럽습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안에 계신 분이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 지금 패스트트랙도 당장 내일 임시국회 열리면 굉장히 큰 충돌이 예상되고요. 이거 어떻게 풀어야 할 것 같습니까? 서로 간에 강대강 대치만 거진 한 1년 넘게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원 의원님께서는 지금 이제 약간 뭐랄까. 편하게 좀 말씀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당에게도 야당에게도. 어떻게 풀어야 할 것 같습니까?

▶ 원혜영 : 국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그 문화가 실종되고 그야말로 강대강의 대결로 점점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 정말 우리 정치권 스스로도 참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고 국민들이 보기에는 국회가 왜 저러냐. 싸움만 하고 일을 안 하냐 하는 것 때문에 국회 무용론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또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야가 자기 당의 이해관계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정말 국회를 살리겠다는 그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대화에 타협에 나서야 한다 이거는 양쪽에서 다 이야기하고 있는 건데 사실 누구 책임이냐 이거 가지고 싸우고 있는 거잖아요, 여당하고 야당하고.

▶ 원혜영 : 그런데 그 점에서는 이번에 예산안도 그래요. 저희가 선진화법을 제정할 때 최소한 국민의 살림살이인 예산안만은 절대 그것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자. 이거는 시간을 끌어서 연말까지 예산이 확정 안 되고 이런 일은 없게 하자 해서 12월 2일은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규정을 해놓은 거거든요. 이거를 지금 어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패스트트랙이라는 게 옛날에는 51%만 되어도 무조건 다수결로 밀어붙였어요. 그래서는 안 된다. 소수 세력에게 자기 주장을 국민에게 알릴 기회를 주자. 그래서 필리버스터를 도입했던 거고 그리고 꼭 의결을 하더라도 60% 이상의, 그거를 가중다수결이라 그러죠. 60% 이상의 찬성을 얻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거든요. 그 패스트트랙이 바로 그 규정에 의해서 60% 이상의 찬성으로 처리 절차를 시작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규정은 지켜야 하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어제 불출마 선언하면서 말씀하신 부분 중에 되게 제가 인상적으로 들렸던 부분이 “본인의 불출마 선언이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부분, 그런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좀 청취자분들에게 설명을 해주세요.

▶ 원혜영 : 저는 선거 때만 되면 각 당이 몇 프로 물갈이한다는 걸 경쟁적으로 추구합니다. 그리고 언론도 또 물갈이가 마치 정치 혁신, 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그렇게 좀 생각하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게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개혁의 본질은 물갈이가 아니라 국회를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로 만드는 게 요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물갈이는 이번 20대 국회도 40% 이상의 물갈이가 된 겁니다. 그런데 20대 국회가 좋아졌나요? 그리고 그 전 국회들도 최소 40%, 많을 때는 50% 이상 물갈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좋아졌다고 국민들이 생각을 안 합니다. 저는 결국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놔라, 또 싸우지 말아라 이런 국민들의 요구는 제발 일 좀 해라.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일하라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회의 일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여건이 새로 만들 필요도 없는 게 이미 국회법에 다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내년 5월 말이면 새로운 21대 국회가 발족하죠. 개원 집회는 임기 개시 후 7일 이내에 하도록 국회법 5조에 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2달, 3달 이거 끕니다, 개원 협상한다고요. 그리고 법안이 지금 1만 건 이상 계류되어 있거든요. 이 법안을 정말 회의를 열심히 열어서 처리해야 합니다. 법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를 월 2회 이상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국회법 57조에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것이 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야가 각각 이런 국회 일정을 협상의 재료로 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최소한 법에 규정된 회의 개최 의무는 자동적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선진화법을 폐지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 국회일정자동화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해법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국회가 열려야 일을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국회를 열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까 일을 못하고 국회의원들이 일을 못하는데 그 국회의원들 아무리 물갈이 한들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국회 일정만은 여야 정쟁의 대상에서 빼자. 그야말로 의무적으로. 국회의원은 일하라고 뽑아줬으니까 회의 진행의 의무는 여야가 전부 다, 국회 스스로가 자기의 책무로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하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서 일하는 정치,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게 본질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도 아까 말씀하셨듯이 국회법에 다 정해져 있는데 안 지키는 거잖아요. 이거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게 하겠습니까, 이거?

▶ 원혜영 : 그러니까 나는 법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고 여야가 합의만 하면 됩니다. 최소한 법에 규정된 회의 일정은 우리가 준수하자. 이거를 갖고 연다, 못 연다, 미루자 이렇게 쟁점으로 삼지 말자 이 합의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거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언론이 그리고 국민의 힘으로 법으로 정한 회의 규정은 준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좀 우리 정치권에 내리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아니, 이게 처벌 규정 같은 거 없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이번에 선진화법에 집단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해서 회의 진행을 저지하는 건 엄청나게 센 처벌 조항, 5년 또는 7년의 처벌 조항을 뒀는데도 이렇게 지금 법이 유린되고 있기 때문에 처벌 조항이 능사는 아닌 것 같고 정말 국민의 요구인 일하는 모습을 우리 국회가 보여준다는 자기 각성과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리고 또 개헌 말씀도 살짝 언급하셨어요. 사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지만 개헌도 필요하다 이런 취지이신 것 같은데 이게 어떤 방향으로 어떤 시기에 지금 진행이 되어야 하는지 좀 말씀해주세요.

▶ 원혜영 : 지금 세계가 격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정 운영의 역량이 총동원되어서 정말 새로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는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국회도 국회 발전의 비전을 만들고 또 국회 발전의 전략을 세워나가는 데 정부와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견제만이 국회의 기능이 아니라 협치를 통해서 국정 역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려면 헌법도 협치가 가능하도록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선거 제도도 협치가 가능할 수 있는 그런 제도로 개혁되어야 한다 이런 것을 우리 국회가 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문재인 정부 임기,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이게 개헌이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전망을 하신다면.

▶ 원혜영 : 개헌에 대한 요구와 또 의지는 지속적으로 지금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개헌을 추진하자는 의원 모임이 거의 200명에 육박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못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개헌을 각 정당들이 총선 이후 1년 이내 하겠다고 공약을 걸고 그렇게 하면 개헌 환경이 좀 더 유리하게 조성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원 의원님께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 이거를 마지막으로 남기시는 중요한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원혜영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불출마 선언을 한 5선 국회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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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원혜영 “40% 물갈이 20대 국회…좋아졌나? 본질 아냐”
    • 입력 2019-12-12 10:18:34
    • 수정2019-12-12 10:19:49
    최강시사
- 일할만큼 일했고, 불출마 아닌 정계은퇴하는 것. 차기 총리 후보? 연락 온 바 없어
- 부천시장 할 때 세계 최초로 버스도착시간 안내 시스템 실용화 보람 느껴
- 국회선진화법 폐기 아닌 보완해야. 식물국회 탈피 위해 다시 동물국회로 가면 되겠나
- 20대 국회 40% 물갈이했지만 좋아졌나? 국회개혁 본질은 안 싸우고 일하는 국회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2월 12일(목) 8:05~8:2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원혜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 김경래 : 어제 아까 뉴스브리핑에서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민주당에서 2명의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총선 불출마죠. 5선 원혜영 의원 그리고 3선 백재현 의원. 지금까지 이철희, 표창원, 이용득 등 초선 의원들 불출마 선언은 있었는데 중진 의원들은 사실상 처음인 것 같아요. 조금 울림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혜영 의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불출마 선언이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거 이 부분을 좀 우려하는 말씀도 하셨어요. 이거는 또 어떤 뜻이, 좀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원혜영 의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좀 여쭤보겠습니다. 원혜영 의원님 안녕하세요.

▶ 원혜영 : 안녕하세요. 원혜영입니다.

▷ 김경래 : 아니, 주변에서 좀 말리지 않으셨습니까? 할 일이 더 있으신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 원혜영 : 당의 원로들이나 또 젊은 후배 의원들이 많이 만류하고 했습니다만 저로서는 그동안 충분히 일할 만큼 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이제는 물러날 때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 김경래 : 이게 단순하게 총선 불출마가 아니라 원 의원님이 혹시 정계에서 은퇴한다 뭐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봐야 하죠, 이걸.

▶ 원혜영 : 뭐 그렇게 보는 게 자연스럽죠.

▷ 김경래 : 그렇습니까?

▶ 원혜영 : 제가 1992년에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부천시장을 2번 했고 또 5선 국회의원으로 일했습니다. 총 7선의 선출직 공직자로 일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죠. 이제는 정치 활동을 마무리할 때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물론 내년 5월 말까지가 임기입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리고는 좀 물러나서 제2의 인생을 새로 시작해 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원혜영 의원님은 지금 총리 후보로도 여기저기서 거론이 되고 있더라고요.

▶ 원혜영 : 그거는 뭐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냥 거론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혹시 청와대 쪽에서 연락을 받으신 거나 이런 건 없으세요?

▶ 원혜영 : 그런 건 없습니다.

▷ 김경래 : 혹시 연락이 오면 용의는 있으십니까?

▶ 원혜영 : 그거는 뭐 그러한 상황이 되어야 생각해 볼 일이겠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지금 여러 분들이 총리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김진표 의원도 그렇고 정세균 의원도 그렇고요. 이번에 총선 앞두고 총리가 교체되는 건데 어떤 분들이 총리를 하는 게, 어떤 자질을 가진 분이 총리를 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적절하다고 보세요?

▶ 원혜영 : 총리는 헌법에도 규정된 것처럼 대통령을 보좌해서 내각을 통활하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내각을 어떤 협의와 협력 체제로 활성화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무회의를 활성화시키고 그래야 또 장관들이 자기 책임하에 각 부처를 이끌 수 있고 그럼으로써 국정의 동력이 강화될 거라고 보고 지금 거론되는 분들은 그런 점에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아까 1992년에 14대 국회의원으로 들어오셔서 선출직만 7번을 하신 거잖아요, 말씀하셨듯이.

▶ 원혜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굉장히 오랫동안 오랜 시간인데 그중에 어제 불출마 선언을 하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가장 좀 기억나는 순간 이런 것들이 있으셨습니까, 혹시.

▶ 원혜영 : 저는 제가 부천시장으로 일할 때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버스 도착 시간 안내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서 실용화했다는 것이 제일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이야기할 수가 있고요. 역시 국회에서는 몸싸움을 막기 위한 국회선진화법 제정에 앞장섰다는 것이 저로서는 가장 좀 의미 있는 점으로 생각합니다.

▷ 김경래 : 버스 도착 시스템이 부천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거였어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그랬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거는. 선진화법 관련해서는 최근에는 또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선진화법 때문에 법이 통과가 안 된다,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이런 약간의 비판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동물국회, 싸우는 국회를 막기 위해서 선진화법을 했더니 식물국회가 됐다. 이거 안 되겠다 하는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저도 참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식물국회를 탈피하자고 싸우는 국회, 동물국회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점에서 선진화법을 좀 더 발전적으로 바꿀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게 몸싸움 하는 국회, 동물국회로 돌아가는 일. 즉, 선진화법을 폐기하는 일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나 좀 개정을 할 필요는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일하는 국회라는 과제에 맞게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지금 당장 국회가 사실은 굉장히 어지럽습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안에 계신 분이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 지금 패스트트랙도 당장 내일 임시국회 열리면 굉장히 큰 충돌이 예상되고요. 이거 어떻게 풀어야 할 것 같습니까? 서로 간에 강대강 대치만 거진 한 1년 넘게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원 의원님께서는 지금 이제 약간 뭐랄까. 편하게 좀 말씀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당에게도 야당에게도. 어떻게 풀어야 할 것 같습니까?

▶ 원혜영 : 국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그 문화가 실종되고 그야말로 강대강의 대결로 점점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 정말 우리 정치권 스스로도 참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고 국민들이 보기에는 국회가 왜 저러냐. 싸움만 하고 일을 안 하냐 하는 것 때문에 국회 무용론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또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야가 자기 당의 이해관계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정말 국회를 살리겠다는 그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대화에 타협에 나서야 한다 이거는 양쪽에서 다 이야기하고 있는 건데 사실 누구 책임이냐 이거 가지고 싸우고 있는 거잖아요, 여당하고 야당하고.

▶ 원혜영 : 그런데 그 점에서는 이번에 예산안도 그래요. 저희가 선진화법을 제정할 때 최소한 국민의 살림살이인 예산안만은 절대 그것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자. 이거는 시간을 끌어서 연말까지 예산이 확정 안 되고 이런 일은 없게 하자 해서 12월 2일은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규정을 해놓은 거거든요. 이거를 지금 어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패스트트랙이라는 게 옛날에는 51%만 되어도 무조건 다수결로 밀어붙였어요. 그래서는 안 된다. 소수 세력에게 자기 주장을 국민에게 알릴 기회를 주자. 그래서 필리버스터를 도입했던 거고 그리고 꼭 의결을 하더라도 60% 이상의, 그거를 가중다수결이라 그러죠. 60% 이상의 찬성을 얻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거든요. 그 패스트트랙이 바로 그 규정에 의해서 60% 이상의 찬성으로 처리 절차를 시작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규정은 지켜야 하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어제 불출마 선언하면서 말씀하신 부분 중에 되게 제가 인상적으로 들렸던 부분이 “본인의 불출마 선언이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부분, 그런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좀 청취자분들에게 설명을 해주세요.

▶ 원혜영 : 저는 선거 때만 되면 각 당이 몇 프로 물갈이한다는 걸 경쟁적으로 추구합니다. 그리고 언론도 또 물갈이가 마치 정치 혁신, 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그렇게 좀 생각하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게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개혁의 본질은 물갈이가 아니라 국회를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로 만드는 게 요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물갈이는 이번 20대 국회도 40% 이상의 물갈이가 된 겁니다. 그런데 20대 국회가 좋아졌나요? 그리고 그 전 국회들도 최소 40%, 많을 때는 50% 이상 물갈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좋아졌다고 국민들이 생각을 안 합니다. 저는 결국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놔라, 또 싸우지 말아라 이런 국민들의 요구는 제발 일 좀 해라.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일하라는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회의 일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여건이 새로 만들 필요도 없는 게 이미 국회법에 다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내년 5월 말이면 새로운 21대 국회가 발족하죠. 개원 집회는 임기 개시 후 7일 이내에 하도록 국회법 5조에 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2달, 3달 이거 끕니다, 개원 협상한다고요. 그리고 법안이 지금 1만 건 이상 계류되어 있거든요. 이 법안을 정말 회의를 열심히 열어서 처리해야 합니다. 법안 처리를 위한 소위원회를 월 2회 이상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국회법 57조에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것이 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야가 각각 이런 국회 일정을 협상의 재료로 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최소한 법에 규정된 회의 개최 의무는 자동적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선진화법을 폐지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 국회일정자동화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해법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국회가 열려야 일을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국회를 열지 않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까 일을 못하고 국회의원들이 일을 못하는데 그 국회의원들 아무리 물갈이 한들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국회 일정만은 여야 정쟁의 대상에서 빼자. 그야말로 의무적으로. 국회의원은 일하라고 뽑아줬으니까 회의 진행의 의무는 여야가 전부 다, 국회 스스로가 자기의 책무로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하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서 일하는 정치,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게 본질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도 아까 말씀하셨듯이 국회법에 다 정해져 있는데 안 지키는 거잖아요. 이거를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게 하겠습니까, 이거?

▶ 원혜영 : 그러니까 나는 법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고 여야가 합의만 하면 됩니다. 최소한 법에 규정된 회의 일정은 우리가 준수하자. 이거를 갖고 연다, 못 연다, 미루자 이렇게 쟁점으로 삼지 말자 이 합의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거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언론이 그리고 국민의 힘으로 법으로 정한 회의 규정은 준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좀 우리 정치권에 내리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아니, 이게 처벌 규정 같은 거 없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 원혜영 : 그렇습니다. 이번에 선진화법에 집단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해서 회의 진행을 저지하는 건 엄청나게 센 처벌 조항, 5년 또는 7년의 처벌 조항을 뒀는데도 이렇게 지금 법이 유린되고 있기 때문에 처벌 조항이 능사는 아닌 것 같고 정말 국민의 요구인 일하는 모습을 우리 국회가 보여준다는 자기 각성과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그리고 또 개헌 말씀도 살짝 언급하셨어요. 사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지만 개헌도 필요하다 이런 취지이신 것 같은데 이게 어떤 방향으로 어떤 시기에 지금 진행이 되어야 하는지 좀 말씀해주세요.

▶ 원혜영 : 지금 세계가 격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정 운영의 역량이 총동원되어서 정말 새로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는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국회도 국회 발전의 비전을 만들고 또 국회 발전의 전략을 세워나가는 데 정부와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견제만이 국회의 기능이 아니라 협치를 통해서 국정 역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려면 헌법도 협치가 가능하도록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선거 제도도 협치가 가능할 수 있는 그런 제도로 개혁되어야 한다 이런 것을 우리 국회가 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경래 : 문재인 정부 임기,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에 이게 개헌이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전망을 하신다면.

▶ 원혜영 : 개헌에 대한 요구와 또 의지는 지속적으로 지금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개헌을 추진하자는 의원 모임이 거의 200명에 육박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못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개헌을 각 정당들이 총선 이후 1년 이내 하겠다고 공약을 걸고 그렇게 하면 개헌 환경이 좀 더 유리하게 조성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원 의원님께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 이거를 마지막으로 남기시는 중요한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원혜영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불출마 선언을 한 5선 국회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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