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기성용은 어디로?” 아버지에게 들어봤습니다

입력 2019.12.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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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기성용 1월 이적 목표…EPL 떠나지 않을 듯
FC서울 출신 기성용 수원 유니폼 입을 뻔한 사연
대표팀 주장과 탈모…은퇴 후 벤투 감독의 전화 “돌아올래?”
2년 전부터 계획한 단장 사퇴

프로축구 광주FC는 올 시즌 K리그 2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어 2020시즌부터 3년 만에 1부리그에 복귀한다. 그런데 지난 4일 돌연 '승격의 공신'인 광주FC의 기영옥 단장이 자진 사퇴했다.

광주에서 만난 기영옥 단장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사퇴는 계획했던 과정의 일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시민구단의 단장 역할은 생각보다 고된 자리였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재정 운용이 힘들었다.

"기업 구단은 모기업에서 자금이 나오지만, 시민구단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 없죠. 그래서 시민구단은 유소년을 육성해서 프로팀에 영입하고, 거기서 성장시킨 뒤에 다른 더 좋은 팀이나 해외로 이적하는 방식으로 선수 개인에도 좋고 이적료 수익으로 구단 재정에도 기여하는 방법을 꾀했죠."

기영옥 전 단장은 4년 동안 자신이 받아야 할 보수를 모두 유소년 투자에 쏟아부었다. 광주FC의 18세 유소년팀 금호고등학교는 올해 K리그 챔피언십과 고등리그 왕중왕전, 두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광주FC 단장 이전에 광양제철고와 금호고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한 기영옥 전 단장은 고종수와 윤정환 등을 발굴했다. 무엇보다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기영옥 전 단장과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기성용 근황 등 새로운 내용을 들려줬다. 다음은 기영옥 전 단장과의 일문일답.

Q. 지도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는?
A. 고종수 선수가 중3 때 금호고 입학을 위해서 테스트를 보러왔는데 연습 경기 단 5분을 보고 '아, 보물이다.' 생각했어요. 왼발 킥력이 정말 대단했고 공을 차는데 나이답지 않게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었어요. 저는 우리나라 어떤 선수보다 고종수 선수의 왼발이 최고라고 장담합니다.

Q. 기성용 선수는 그럼 어린 시절에 당시 천재로 불리던 고종수 형을 봤겠네요?
A. 종수가 고2 때 성용이가 6, 7살이었어요. 제가 학교에 성용이를 데려가서 '축구 잘하려면 종수 형처럼 왼발을 잘 써야 해' 그렇게 말했죠. 지금 성용이가 왼발도 곧잘 쓰는 게 그때 영향인 것 같아요.

Q. 당시 고종수는 꼬마 기성용을 보고 뭐라고 했어요?
A. 종수 이야기 들어보면 성용이가 개구쟁이였지만 상당히 승부욕이 있어서 꼬맹이인데도 종수랑 1대 1 하려고 했고 공을 뺏기면 끝까지 달려들고 그랬다고 해요.

어려서부터 누구에게든 지기 싫어했던 기성용의 타고난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일화인 셈이다. 자연스레 인터뷰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뉴캐슬의 기성용에 대한 내용으로 흘러갔다.

Q. 기성용 선수 근황은?
A.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경기에 못 나오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않고 있어요. 무릎 수술도 한 상태라서 2~3개월 휴식은 오히려 보약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내년 1월에 새 보금자리 알아보려고 하는데 뉴캐슬과 계약 기간이 5월까지로 돼 있는데 구단에서 그전에 FA로 풀어주는 배려를 해줄지가 관건이죠.

Q. 같은 리그의 다른 팀? 아니면 다른 리그로 이적도 고려?
A. 다른 리그도 보는데 (항간에 떠도는) MLS(미국프로축구)는 들어본 적 없고 영국 쪽의 팀(영입 제의)은 제가 이야기 들어봤어요.

Q. 한국 팬들은 기성용 선수가 언젠가는 은퇴 직전에 1년 만이라도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는데 기성용 선수는 그런 생각 하나요?
A. 전혀 안 한다고 볼 수는 없고요. 저도 성용이에게 마무리는 K리그에서 하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차두리 선수한테도 (독일에서 K리그로 복귀할 때) 성용이가 권유를 많이 했어요. FC서울 가라고. 최종 결정은 성용이가 하겠지만, 마지막은 K리그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제가 분명히 말했고 본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문득 10년 전 기성용 선수가 FC서울에서 이청용과 더불어 쌍용으로 활약하던 때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기성용 선수에게 들은 '수원 입단 테스트 경험'이 떠올랐다.

Q. 기성용 선수가 호주 존 폴 고등학교에서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처음 K리그 수원 입단 테스트 봤었죠?
A. 네, 당시에 수원에는 차범근 감독, 최만희 코치가 있었죠. 저희가 입단 테스트 요청해서 이틀에 걸쳐 했죠. 성용이가 다른 선수 못지 않게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차 감독님이 '성용이 스카우트해라.' 오더를 줬다고 그러는데 구단과 만나서 그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FC서울로 갔죠.

Q. 그럼 그러고 나서 FC서울로 가서 입단 테스트받았어요?
A. FC서울에서는 입단 테스트 안 받았어요. FC서울에서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러 왔었죠.

Q. 만약 당시에 수원과 입단 협상이 잘 진행됐으면 수원 유니폼을 입었을 수도 있었네요?
A. 그렇죠. 성용이가 먼저 수원 문을 두드렸으니까요. 하하. 당시에는 아무래도 차범근 감독님이라는 스타가 계셨기 때문에. 성용이가 수원에 입단 생각했던 것 같아요.

FC서울에 입단해 1군은 꿈도 꾸지 못했던 기성용은 2007년 귀네슈 감독이 부임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기영옥 전 단장은 귀네슈 감독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성용은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A. 당시 귀네슈 감독이 처음 부임해서 18살밖에 안 된 기성용과 이청용을 1군 주전으로 계속 기용했는데 당시에는 어린 나이인 데다 프로 무대에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선수를 그렇게 기용하는 것이 정말 파격적이었죠. 제게도 귀네슈 감독이 정말 은인이에요. 성용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FC서울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셀틱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해 승승장구하며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으며 한국 축구의 중심이 된 기성용. 대표팀 생활 10년을 하면서 많은 부담감을 안고 뛰었고 주장을 맡았을 때엔 극심한 스트레스에 탈모 증세까지 겪었다.

Q. 기성용 선수가 그때 언제였죠? 탈모까지 생겼었잖아요?
A. 2016년 6월에 스페인대표팀과 원정 평가전을 치렀는데 그때 골을 6골이나 먹었어요. 그때 이야기 들어보니까 성용이가 경기 끝나고 나서 후배들에게 야단쳤다고 하더라고요. 웬만해선 잘 안 그러는데 그땐 너무 많이 먹었죠. 골을.

Q. 보셨어요? 탈모?
A. 봤어요. 여기에 동전만 한 게 있더라고요... 원형탈모는 엄청난 스트레스의 증거잖아요.

아들이 힘겨워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의논했을 때 쿨하게 한 번에 찬성했다고 한다.

A. 대표팀에서 10년을 했잖아요. 성용이 포지션에서 10년. 한 포지션에서 10년을 뛰었다는 건 후배들 입장에서는 뚫고 들어갈 여지가 없잖아요. 그리고 영국에서 국가대표팀에 한번 왔다 갔다 하면 너무 힘들어하고, 나이가 드니 부상이 자주 오고 그랬죠.

지금은 한결 편안해 보인다는 기성용. 그러나 대표팀은 기성용 공백에 여전히 완벽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 뒤에도 두어 번 정도 전화를 걸어와 대표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다고 한다.

Q. 벤투 감독님이 아직도 가끔 전화해서 대표팀 복귀 물어봤다고 하던데?
A. 벤투 감독은 상당히 성용이가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건 성용이가 결정할 일인데. 모르겠어요. 은퇴 발표를 했는데 다시 복귀한다는 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영옥 전 단장은 광주FC 창단부터 애를 썼고 2015년부터 단장을 맡으면서 자신의 보수는 유소년 육성 기금으로 전액을 투자하고 축구 전용구장 설립과 1부리그 복귀 등 목표했던 것을 이뤘다. 이제 마음 편하게 미련없이 팬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기 전 단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벨 소리는 여전히 광주FC의 응원곡일 정도로 마음은 여전히 광주FC에 있다.

기 전 단장은 인터뷰 마지막까지도 광주FC의 재정 안정화를 걱정하며 외국의 사례까지 들며 광주 구단에 메시지를 남겼다.

A. 현재 광주FC는 광주광역시가 거의 98% 정도가 예산을 대고 있는데 외국 경우는 지역 컨소시엄으로 많이 하고 있거든요. 광주도 광주 지역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법인 형식으로든 출자해서 광주시 부담 덜어주면서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대전 구단이 금융단, 하나은행이 인수한 것처럼 광주도 그런 금융단이 노크를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어쨌든 프로는 재정 안정이 급선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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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1월 이적 목표…EPL 떠나지 않을 듯 <br />FC서울 출신 기성용 수원 유니폼 입을 뻔한 사연 <br />대표팀 주장과 탈모…은퇴 후 벤투 감독의 전화 “돌아올래?” <br />2년 전부터 계획한 단장 사퇴
프로축구 광주FC는 올 시즌 K리그 2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어 2020시즌부터 3년 만에 1부리그에 복귀한다. 그런데 지난 4일 돌연 '승격의 공신'인 광주FC의 기영옥 단장이 자진 사퇴했다.

광주에서 만난 기영옥 단장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사퇴는 계획했던 과정의 일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시민구단의 단장 역할은 생각보다 고된 자리였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재정 운용이 힘들었다.

"기업 구단은 모기업에서 자금이 나오지만, 시민구단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 없죠. 그래서 시민구단은 유소년을 육성해서 프로팀에 영입하고, 거기서 성장시킨 뒤에 다른 더 좋은 팀이나 해외로 이적하는 방식으로 선수 개인에도 좋고 이적료 수익으로 구단 재정에도 기여하는 방법을 꾀했죠."

기영옥 전 단장은 4년 동안 자신이 받아야 할 보수를 모두 유소년 투자에 쏟아부었다. 광주FC의 18세 유소년팀 금호고등학교는 올해 K리그 챔피언십과 고등리그 왕중왕전, 두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광주FC 단장 이전에 광양제철고와 금호고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한 기영옥 전 단장은 고종수와 윤정환 등을 발굴했다. 무엇보다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기영옥 전 단장과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기성용 근황 등 새로운 내용을 들려줬다. 다음은 기영옥 전 단장과의 일문일답.

Q. 지도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는?
A. 고종수 선수가 중3 때 금호고 입학을 위해서 테스트를 보러왔는데 연습 경기 단 5분을 보고 '아, 보물이다.' 생각했어요. 왼발 킥력이 정말 대단했고 공을 차는데 나이답지 않게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었어요. 저는 우리나라 어떤 선수보다 고종수 선수의 왼발이 최고라고 장담합니다.

Q. 기성용 선수는 그럼 어린 시절에 당시 천재로 불리던 고종수 형을 봤겠네요?
A. 종수가 고2 때 성용이가 6, 7살이었어요. 제가 학교에 성용이를 데려가서 '축구 잘하려면 종수 형처럼 왼발을 잘 써야 해' 그렇게 말했죠. 지금 성용이가 왼발도 곧잘 쓰는 게 그때 영향인 것 같아요.

Q. 당시 고종수는 꼬마 기성용을 보고 뭐라고 했어요?
A. 종수 이야기 들어보면 성용이가 개구쟁이였지만 상당히 승부욕이 있어서 꼬맹이인데도 종수랑 1대 1 하려고 했고 공을 뺏기면 끝까지 달려들고 그랬다고 해요.

어려서부터 누구에게든 지기 싫어했던 기성용의 타고난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일화인 셈이다. 자연스레 인터뷰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뉴캐슬의 기성용에 대한 내용으로 흘러갔다.

Q. 기성용 선수 근황은?
A.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경기에 못 나오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않고 있어요. 무릎 수술도 한 상태라서 2~3개월 휴식은 오히려 보약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내년 1월에 새 보금자리 알아보려고 하는데 뉴캐슬과 계약 기간이 5월까지로 돼 있는데 구단에서 그전에 FA로 풀어주는 배려를 해줄지가 관건이죠.

Q. 같은 리그의 다른 팀? 아니면 다른 리그로 이적도 고려?
A. 다른 리그도 보는데 (항간에 떠도는) MLS(미국프로축구)는 들어본 적 없고 영국 쪽의 팀(영입 제의)은 제가 이야기 들어봤어요.

Q. 한국 팬들은 기성용 선수가 언젠가는 은퇴 직전에 1년 만이라도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는데 기성용 선수는 그런 생각 하나요?
A. 전혀 안 한다고 볼 수는 없고요. 저도 성용이에게 마무리는 K리그에서 하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차두리 선수한테도 (독일에서 K리그로 복귀할 때) 성용이가 권유를 많이 했어요. FC서울 가라고. 최종 결정은 성용이가 하겠지만, 마지막은 K리그에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제가 분명히 말했고 본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문득 10년 전 기성용 선수가 FC서울에서 이청용과 더불어 쌍용으로 활약하던 때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기성용 선수에게 들은 '수원 입단 테스트 경험'이 떠올랐다.

Q. 기성용 선수가 호주 존 폴 고등학교에서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처음 K리그 수원 입단 테스트 봤었죠?
A. 네, 당시에 수원에는 차범근 감독, 최만희 코치가 있었죠. 저희가 입단 테스트 요청해서 이틀에 걸쳐 했죠. 성용이가 다른 선수 못지 않게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차 감독님이 '성용이 스카우트해라.' 오더를 줬다고 그러는데 구단과 만나서 그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FC서울로 갔죠.

Q. 그럼 그러고 나서 FC서울로 가서 입단 테스트받았어요?
A. FC서울에서는 입단 테스트 안 받았어요. FC서울에서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러 왔었죠.

Q. 만약 당시에 수원과 입단 협상이 잘 진행됐으면 수원 유니폼을 입었을 수도 있었네요?
A. 그렇죠. 성용이가 먼저 수원 문을 두드렸으니까요. 하하. 당시에는 아무래도 차범근 감독님이라는 스타가 계셨기 때문에. 성용이가 수원에 입단 생각했던 것 같아요.

FC서울에 입단해 1군은 꿈도 꾸지 못했던 기성용은 2007년 귀네슈 감독이 부임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기영옥 전 단장은 귀네슈 감독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성용은 없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A. 당시 귀네슈 감독이 처음 부임해서 18살밖에 안 된 기성용과 이청용을 1군 주전으로 계속 기용했는데 당시에는 어린 나이인 데다 프로 무대에 검증되지 않은 신인 선수를 그렇게 기용하는 것이 정말 파격적이었죠. 제게도 귀네슈 감독이 정말 은인이에요. 성용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FC서울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셀틱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해 승승장구하며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으며 한국 축구의 중심이 된 기성용. 대표팀 생활 10년을 하면서 많은 부담감을 안고 뛰었고 주장을 맡았을 때엔 극심한 스트레스에 탈모 증세까지 겪었다.

Q. 기성용 선수가 그때 언제였죠? 탈모까지 생겼었잖아요?
A. 2016년 6월에 스페인대표팀과 원정 평가전을 치렀는데 그때 골을 6골이나 먹었어요. 그때 이야기 들어보니까 성용이가 경기 끝나고 나서 후배들에게 야단쳤다고 하더라고요. 웬만해선 잘 안 그러는데 그땐 너무 많이 먹었죠. 골을.

Q. 보셨어요? 탈모?
A. 봤어요. 여기에 동전만 한 게 있더라고요... 원형탈모는 엄청난 스트레스의 증거잖아요.

아들이 힘겨워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의논했을 때 쿨하게 한 번에 찬성했다고 한다.

A. 대표팀에서 10년을 했잖아요. 성용이 포지션에서 10년. 한 포지션에서 10년을 뛰었다는 건 후배들 입장에서는 뚫고 들어갈 여지가 없잖아요. 그리고 영국에서 국가대표팀에 한번 왔다 갔다 하면 너무 힘들어하고, 나이가 드니 부상이 자주 오고 그랬죠.

지금은 한결 편안해 보인다는 기성용. 그러나 대표팀은 기성용 공백에 여전히 완벽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 뒤에도 두어 번 정도 전화를 걸어와 대표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다고 한다.

Q. 벤투 감독님이 아직도 가끔 전화해서 대표팀 복귀 물어봤다고 하던데?
A. 벤투 감독은 상당히 성용이가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건 성용이가 결정할 일인데. 모르겠어요. 은퇴 발표를 했는데 다시 복귀한다는 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영옥 전 단장은 광주FC 창단부터 애를 썼고 2015년부터 단장을 맡으면서 자신의 보수는 유소년 육성 기금으로 전액을 투자하고 축구 전용구장 설립과 1부리그 복귀 등 목표했던 것을 이뤘다. 이제 마음 편하게 미련없이 팬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기 전 단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벨 소리는 여전히 광주FC의 응원곡일 정도로 마음은 여전히 광주FC에 있다.

기 전 단장은 인터뷰 마지막까지도 광주FC의 재정 안정화를 걱정하며 외국의 사례까지 들며 광주 구단에 메시지를 남겼다.

A. 현재 광주FC는 광주광역시가 거의 98% 정도가 예산을 대고 있는데 외국 경우는 지역 컨소시엄으로 많이 하고 있거든요. 광주도 광주 지역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법인 형식으로든 출자해서 광주시 부담 덜어주면서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대전 구단이 금융단, 하나은행이 인수한 것처럼 광주도 그런 금융단이 노크를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어쨌든 프로는 재정 안정이 급선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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