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가정폭력 신고율 1.7%…‘눈물의 컴백홈!’

입력 2019.12.13 (21:38) 수정 2019.12.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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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정 폭력.

이는 엄연한 범죄인데도 신고율은 낮고, 재범률은 높은, 그런 상황입니다.

최근 5년간 가정 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18만8천 여건에 달합니다.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곤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올 상반기에만 2만천 여건이 넘습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대에 불과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안 돼서….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요.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정폭력 피해자인 김 모 씨, 결혼 초부터 시작된 남편의 언어폭력은 급기야 구타로 이어졌습니다.

[김OO/가정폭력 피해자 : "되게 심하게 좀 맞고 이랬을 때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더이상 같이 살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자녀들과 1년을 쉼터에서 지냈는데 문제는 쉼터 이후였습니다.

["쉼터에서 나올 때 정말 막막했었거든요. 내가 가면 어딜 가야 되나, 막말로 친정에 가서 얘기를 하자니 그것도 쉽지는 않더라고요."]

다행히 한 여성단체의 자립 지원 프로그램 덕택에 생활비도 지원받고 일자리도 구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자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돈이나 직장이 아니었습니다.

["전화할 데도 있고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데가 있으니까 마음이 안정이 되긴 하더라고요."]

전문가들은 심리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이 양 날개처럼 같이 가야 홀로서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손문숙/한국 여성의 전화 활동가 : "자기 삶을, 쉼터 이후에도 잘 살 수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다시 폭력의 상황으로, 다시 폭력 가정으로 돌아가는 여성들을 저희가 수없이 목격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75%는 경제적 지원, 56%는 심리, 정서적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소숙희/피해자 지원 시설 운영자 : "경제적으로 아이들을 부양해야 되잖아요, 사회적으로 이혼녀라는 낙인도 안고 가야 되고."]

혼자서도 자녀들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면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잘 녹아드는 것,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 있어 자립은 그런 의미입니다.

보호를 넘어서, 자립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정폭력 대책이 전환돼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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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가정폭력 신고율 1.7%…‘눈물의 컴백홈!’
    • 입력 2019-12-13 21:40:39
    • 수정2019-12-13 22:05:14
    뉴스 9
[앵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정 폭력.

이는 엄연한 범죄인데도 신고율은 낮고, 재범률은 높은, 그런 상황입니다.

최근 5년간 가정 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18만8천 여건에 달합니다.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곤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올 상반기에만 2만천 여건이 넘습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대에 불과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안 돼서….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요.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정폭력 피해자인 김 모 씨, 결혼 초부터 시작된 남편의 언어폭력은 급기야 구타로 이어졌습니다.

[김OO/가정폭력 피해자 : "되게 심하게 좀 맞고 이랬을 때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더이상 같이 살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자녀들과 1년을 쉼터에서 지냈는데 문제는 쉼터 이후였습니다.

["쉼터에서 나올 때 정말 막막했었거든요. 내가 가면 어딜 가야 되나, 막말로 친정에 가서 얘기를 하자니 그것도 쉽지는 않더라고요."]

다행히 한 여성단체의 자립 지원 프로그램 덕택에 생활비도 지원받고 일자리도 구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자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돈이나 직장이 아니었습니다.

["전화할 데도 있고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데가 있으니까 마음이 안정이 되긴 하더라고요."]

전문가들은 심리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이 양 날개처럼 같이 가야 홀로서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손문숙/한국 여성의 전화 활동가 : "자기 삶을, 쉼터 이후에도 잘 살 수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다시 폭력의 상황으로, 다시 폭력 가정으로 돌아가는 여성들을 저희가 수없이 목격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75%는 경제적 지원, 56%는 심리, 정서적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소숙희/피해자 지원 시설 운영자 : "경제적으로 아이들을 부양해야 되잖아요, 사회적으로 이혼녀라는 낙인도 안고 가야 되고."]

혼자서도 자녀들과 평범한 일상을 누리면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잘 녹아드는 것,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 있어 자립은 그런 의미입니다.

보호를 넘어서, 자립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정폭력 대책이 전환돼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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