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까칠한’ 대변인의 귀환? 김의겸 딜레마

입력 2019.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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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건승하십시오.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3월 29일/김의겸 前 대변인)

지난 3월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진 뒤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청와대를 떠날때만 해도 김의겸 전 대변인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 거란 예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변인 시절, 사석에서 나눈 대화를 돌이켜봐도 총선 출마 뜻은 전혀 없어보였고요.

그런데 8개월이 지난 지금, 김의겸 전 대변인은 고향인 군산에서 출마하는 거냔 질문에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가 있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 게 사실이다"라며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에 다시 입당하겠다며 '복당'도 신청했고요.

최순실 게이트를 취재한 '특종 기자'에서 '까칠한 대변인'으로 변신했던 김의겸은 이제 '정치인' 김의겸이 되는 걸까요?

8개월 '침묵' 김의겸의 귀환…"흑석동 집을 팝니다"

지난 8개월간 침묵했던 김의겸의 '귀환'을 알린 건 <흑석동 집을 팝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이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흑석동의 집을 팝니다. 매각한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를 한 뒤 그 내역을 공개하겠습니다. (12월 1일/ 김의겸 페이스북)

이 글을 올린 뒤 실제 그 집을 팔았는데, 매각 금액은 34억 5천만 원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7월 25억 7천만 원에 샀으니, 1년 5개월만에 8억 8천만원 정도의 차익이 난 셈입니다.

이후 김 전 대변인이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게 알려지자 군산 출마설에 더 무게가 실렸습니다. 민주당에 입당을 신청한게 아니라 '복당'을 신청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왔죠. 김 전 대변인은 한겨레신문 기자 시절인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몇 달 만에 탈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전 대변인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군산에 출마한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최종 결정되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습니다. '기자 시절, 민주당에 입당했던 건 어떻게 된거냐?'는 물음에도 "그것도 나중에 한꺼번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습니다. 아직 당의 복당 심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최대한 말을 아낀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말 김의겸 복당 심사...난처한 민주당?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달 말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서울시당의 복당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으면, 김 전 대변인의 복당 여부는 민주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고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복당 자체를 반려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김 전 대변인 복당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데, 당내 일각에선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변인이 복당 신청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물러난 김 전 대변인의 복당이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다. 김 전 대변인 복당을 계기로 또다시 '부동산'이 이슈가 될 경우,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정책 총괄' 장하성, 김수현도 부동산 10억↑

실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분석한 자료도 민심을 '부글부글' 끓게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한 전·현직 참모진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최근 3년간 평균 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모두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아파트는 10억 7천만 원 뛰었고,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아파트도 10억 4천만 원 올랐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지만, 경실련은 "청와대 참모들은 여전히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안이하게 보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놓은 상탭니다.

이런 맥락에서 김의겸 전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하며 남긴 글도 부담입니다.

김 전 대변인은 3월 기자들에게 남긴 글에서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습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 이 말은 농담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을텐데, 실제 25억 주고 산 집이 1년 5개월 사이 35억이 돼 시세 차익을 보게 됐으니 말이죠.


김의겸 "집 없이 사시는 분들 큰 상처"…민심의 판단은?

김 전 대변인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 잘못으로 인해서 많은 국민들 특히 집 없이 사시는 분들이 큰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그에 대해서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집을 팔고 차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밝혔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올바르게 살아오려고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저는 스스로 생각합니다...김의겸이라고 하는 세 글자가 떠오를 때 그래서 집 팔아서 돈은 벌었나? 이렇게 오명으로 제 마지막을 남기는 게 저로서는 대단히 치욕이었습니다." (12월 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 시사' 인터뷰 中)

'보여주기식 쇼 아니냐, 결국 총선 출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제가 아직도 사회적으로 쓰임새가 있느냐, 없느냐라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시작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쓰임새가 없다고 하면 이제 저도 그걸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평생을 전세살이 했던 제가 어쩌다 투기꾼이 되었나 한심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며 다시 한번 '쓰임새'가 있길 바란다고 밝힌 김 전 대변인. 결국, 자신의 '쓰임새'에 대해 국민들의 뜻을 조심스럽게 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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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까칠한’ 대변인의 귀환? 김의겸 딜레마
    • 입력 2019-12-16 07:00:17
    여심야심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건승하십시오.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3월 29일/김의겸 前 대변인)

지난 3월 부동산 투기 논란이 불거진 뒤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청와대를 떠날때만 해도 김의겸 전 대변인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 거란 예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변인 시절, 사석에서 나눈 대화를 돌이켜봐도 총선 출마 뜻은 전혀 없어보였고요.

그런데 8개월이 지난 지금, 김의겸 전 대변인은 고향인 군산에서 출마하는 거냔 질문에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가 있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한 게 사실이다"라며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에 다시 입당하겠다며 '복당'도 신청했고요.

최순실 게이트를 취재한 '특종 기자'에서 '까칠한 대변인'으로 변신했던 김의겸은 이제 '정치인' 김의겸이 되는 걸까요?

8개월 '침묵' 김의겸의 귀환…"흑석동 집을 팝니다"

지난 8개월간 침묵했던 김의겸의 '귀환'을 알린 건 <흑석동 집을 팝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이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흑석동의 집을 팝니다. 매각한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를 한 뒤 그 내역을 공개하겠습니다. (12월 1일/ 김의겸 페이스북)

이 글을 올린 뒤 실제 그 집을 팔았는데, 매각 금액은 34억 5천만 원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7월 25억 7천만 원에 샀으니, 1년 5개월만에 8억 8천만원 정도의 차익이 난 셈입니다.

이후 김 전 대변인이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게 알려지자 군산 출마설에 더 무게가 실렸습니다. 민주당에 입당을 신청한게 아니라 '복당'을 신청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왔죠. 김 전 대변인은 한겨레신문 기자 시절인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몇 달 만에 탈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전 대변인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군산에 출마한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최종 결정되면,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라고 답했습니다. '기자 시절, 민주당에 입당했던 건 어떻게 된거냐?'는 물음에도 "그것도 나중에 한꺼번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습니다. 아직 당의 복당 심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최대한 말을 아낀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말 김의겸 복당 심사...난처한 민주당?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 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달 말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서울시당의 복당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으면, 김 전 대변인의 복당 여부는 민주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고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복당 자체를 반려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김 전 대변인 복당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데, 당내 일각에선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변인이 복당 신청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물러난 김 전 대변인의 복당이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다. 김 전 대변인 복당을 계기로 또다시 '부동산'이 이슈가 될 경우,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정책 총괄' 장하성, 김수현도 부동산 10억↑

실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분석한 자료도 민심을 '부글부글' 끓게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한 전·현직 참모진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최근 3년간 평균 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모두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아파트는 10억 7천만 원 뛰었고,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아파트도 10억 4천만 원 올랐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지만, 경실련은 "청와대 참모들은 여전히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안이하게 보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놓은 상탭니다.

이런 맥락에서 김의겸 전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하며 남긴 글도 부담입니다.

김 전 대변인은 3월 기자들에게 남긴 글에서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습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 이 말은 농담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을텐데, 실제 25억 주고 산 집이 1년 5개월 사이 35억이 돼 시세 차익을 보게 됐으니 말이죠.


김의겸 "집 없이 사시는 분들 큰 상처"…민심의 판단은?

김 전 대변인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 잘못으로 인해서 많은 국민들 특히 집 없이 사시는 분들이 큰 상처를 입었는데, 제가 그에 대해서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집을 팔고 차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밝혔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올바르게 살아오려고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저는 스스로 생각합니다...김의겸이라고 하는 세 글자가 떠오를 때 그래서 집 팔아서 돈은 벌었나? 이렇게 오명으로 제 마지막을 남기는 게 저로서는 대단히 치욕이었습니다." (12월 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 시사' 인터뷰 中)

'보여주기식 쇼 아니냐, 결국 총선 출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제가 아직도 사회적으로 쓰임새가 있느냐, 없느냐라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시작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쓰임새가 없다고 하면 이제 저도 그걸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평생을 전세살이 했던 제가 어쩌다 투기꾼이 되었나 한심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며 다시 한번 '쓰임새'가 있길 바란다고 밝힌 김 전 대변인. 결국, 자신의 '쓰임새'에 대해 국민들의 뜻을 조심스럽게 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답을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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