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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모르핀 80배 펜타닐 사망 속출…MLB·문화계까지 강타
입력 2019.12.16 (07:00)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모르핀 80배 펜타닐 사망 속출…MLB·문화계까지 강타
2002년 10월 23일. 체첸 반군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둠 쿨리크 오페라 극장을 점거합니다.

당시 인질만 700여 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력 진압을 택했습니다.

대치가 한창이던 26일 새벽 5시, 러시아 특수부대는 신경가스를 투입하며 진압작전을 벌였습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사진출처 : AP=연합뉴스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펜타닐 가스 진압…140여 명 사망

이때 사용된 가스가 펜타닐(Fentanyl). 마약성 마취제로 호흡기로 흡입하면 정신을 잃고 마비되거나 질식사할 수 있습니다.

체첸 반군 33명이 사살됐지만, 인질 67명도 현장에서 사망하는 등 모두 140여 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펜타닐은 마취제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지만, 인질들이 심각한 스트레스 아래 탈수와 기아 상태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숨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출처 : Patch.com사진출처 : Patch.com

뉴욕 마약거래상 펜타닐 경찰 얼굴에 뿌려…경찰 4명 부상

지난달 5일 뉴욕 브롱크스의 한 마약 거래상의 거처를 단속반이 급습했다고 뉴욕포스트가 현지시각 12일 보도했습니다.

당시 용의자는 경찰의 얼굴에 펜타닐 파우더를 뿌리면서 도주하려다 결국 붙잡혔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메스꺼움과 호흡 곤란 등 펜타닐 중독 증상을 보였으며, 응급 구조대원의 치료를 받았다고 뉴욕시의 특수마약검사실이 밝혔습니다.

사진출처 : gothamist.com사진출처 : gothamist.com

또 다른 경찰은 공중으로 날린 펜타닐 가루를 흡입하면서 잠시 의식을 잃었고 모두 4명의 경찰이 관련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HBO라고 찍힌 2만 개의 봉투를 발견했는데 펜타닐과 헤로인이 들어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한 단속에도 미국에서 불법 거래는 이렇게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펜타닐에 중독되는 걸까요?

펜타닐 모르핀 80배·해로인 100배 강력


펜타닐은 한국 마약류 관리법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는데 모르핀 80배, 헤로인 100배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패치제로 암 환자 등의 만성 통증 관리 용도로 주로 쓰입니다. 호흡 억제 작용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로 마취보조제로도 쓰입니다.

1950년대 벨기에에서 처음 합성됐으며, 1970년대 미국 불법 제조를 시작해, 지금은 12가지 이상 펜타닐 유사물이 생산, 밀매되고 있습니다.

강한 환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데다가, 처방만 받으면 정식으로 구할 수도 있고, 또 불법으로 유통되는 물량도 많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20~30대 사이에 남용이 심각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美 매년 2만 명 이상 사망… 캐나다 4년간 1만 4천 명 숨져

미국 의료당국은 펜타닐 등의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2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3만 2천여 명이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캐나다 공공보건국의 마약성 진통제 피해 실태 조사에서도 2016년 이래 1만 4천 명 가까이 숨졌고, 마약성 진통제 복용으로 입원, 치료받은 환자도 1만 7천여 명에 달했다고 캐나다 통신이 12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펜타닐이 암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유통되면서 사망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사진출처 :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내년부터 펜타닐도 약물 검사

펜타닐은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지난 7월 LA 에인절스의 투수 타일러 스캑스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 보고서를 보면, 스캑스 선수의 몸에서는 술과 더불어 펜타닐과 옥시코돈이 검출됐습니다. 이 내용물의 치명적인 흡입으로 사망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결국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2020년 스프링캠프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약물 검사에 포함하기로 협의했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습니다.

약물 검사에 포함되는 것들로는 합성·진통 마약 성분제인 펜타닐, 코카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포함됐고, 합법화하는 주가 늘고 있는 마리화나(대마초)는 빠졌습니다.

이들 약물을 소지하다 적발된 선수는 건당 벌금 3만 5천 달러를 내야 하고, 치료위원회에 보고돼 치료도 받아야 합니다.

'새클러 가문' 기부 거부…전시실 이름도 빼

문화계에도 마약성 진통제 사태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AFP=연합뉴스사진출처 : AF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퍼듀 파마'는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 등을 속인 혐의로 소송을 당해 지난 9월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퍼듀 파마사는 '새클러 가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5월부터 '새클러 가문'의 기부금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박물관 측은 "공공의 건강 위기와 관련된 개인으로부터는 선물을 거부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도 동참했습니다. 7월부터 페르시아 유물 등이 전시된 새클러관의 이름을 삭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름 사용 기한이 넘었다는 게 공식 이유였지만, 루브르 앞에서는 당시 새클러 이름을 빼라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아트 갤러리 그룹, 뉴욕 구겐하임미술관도 이 가문의 기부금 거부에 동참했습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트럼프, 펜타닐 수출 중국 압박…전방위 소송전

미국 정부는 펜타닐을 수출하는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재무부는 펜타닐을 생산해 미국에 밀반입한 중국인들과 중국 기업 친성제약기술, 그리고 관련 마약 조직을 제재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내 친구 시진핑 국가 주석이 펜타닐의 미국 판매를 막겠다고 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미국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국내에서는 제약사와 유통사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주 정부 등이 제기한 소송만 지난 10월까지 2천3백 건이 넘습니다.

지방정부 협의체인 '카운티 이그제큐티브 아메리카'는 최대 480억 달러(56조 원)에 모든 마약성 진통제 관련 소송을 끝내는 방안을 협의하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와의 전쟁,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요.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마약성 진통제와의 힘겨운 싸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글로벌 돋보기] 모르핀 80배 펜타닐 사망 속출…MLB·문화계까지 강타
    • 입력 2019.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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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모르핀 80배 펜타닐 사망 속출…MLB·문화계까지 강타
2002년 10월 23일. 체첸 반군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둠 쿨리크 오페라 극장을 점거합니다.

당시 인질만 700여 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력 진압을 택했습니다.

대치가 한창이던 26일 새벽 5시, 러시아 특수부대는 신경가스를 투입하며 진압작전을 벌였습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사진출처 : AP=연합뉴스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펜타닐 가스 진압…140여 명 사망

이때 사용된 가스가 펜타닐(Fentanyl). 마약성 마취제로 호흡기로 흡입하면 정신을 잃고 마비되거나 질식사할 수 있습니다.

체첸 반군 33명이 사살됐지만, 인질 67명도 현장에서 사망하는 등 모두 140여 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펜타닐은 마취제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지만, 인질들이 심각한 스트레스 아래 탈수와 기아 상태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숨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출처 : Patch.com사진출처 : Patch.com

뉴욕 마약거래상 펜타닐 경찰 얼굴에 뿌려…경찰 4명 부상

지난달 5일 뉴욕 브롱크스의 한 마약 거래상의 거처를 단속반이 급습했다고 뉴욕포스트가 현지시각 12일 보도했습니다.

당시 용의자는 경찰의 얼굴에 펜타닐 파우더를 뿌리면서 도주하려다 결국 붙잡혔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메스꺼움과 호흡 곤란 등 펜타닐 중독 증상을 보였으며, 응급 구조대원의 치료를 받았다고 뉴욕시의 특수마약검사실이 밝혔습니다.

사진출처 : gothamist.com사진출처 : gothamist.com

또 다른 경찰은 공중으로 날린 펜타닐 가루를 흡입하면서 잠시 의식을 잃었고 모두 4명의 경찰이 관련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HBO라고 찍힌 2만 개의 봉투를 발견했는데 펜타닐과 헤로인이 들어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강력한 단속에도 미국에서 불법 거래는 이렇게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펜타닐에 중독되는 걸까요?

펜타닐 모르핀 80배·해로인 100배 강력


펜타닐은 한국 마약류 관리법상 '마약'으로 분류돼 있는데 모르핀 80배, 헤로인 100배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패치제로 암 환자 등의 만성 통증 관리 용도로 주로 쓰입니다. 호흡 억제 작용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로 마취보조제로도 쓰입니다.

1950년대 벨기에에서 처음 합성됐으며, 1970년대 미국 불법 제조를 시작해, 지금은 12가지 이상 펜타닐 유사물이 생산, 밀매되고 있습니다.

강한 환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데다가, 처방만 받으면 정식으로 구할 수도 있고, 또 불법으로 유통되는 물량도 많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20~30대 사이에 남용이 심각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美 매년 2만 명 이상 사망… 캐나다 4년간 1만 4천 명 숨져

미국 의료당국은 펜타닐 등의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2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3만 2천여 명이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돼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캐나다 공공보건국의 마약성 진통제 피해 실태 조사에서도 2016년 이래 1만 4천 명 가까이 숨졌고, 마약성 진통제 복용으로 입원, 치료받은 환자도 1만 7천여 명에 달했다고 캐나다 통신이 12일 보도했습니다.

특히 펜타닐이 암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유통되면서 사망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사진출처 :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내년부터 펜타닐도 약물 검사

펜타닐은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지난 7월 LA 에인절스의 투수 타일러 스캑스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 보고서를 보면, 스캑스 선수의 몸에서는 술과 더불어 펜타닐과 옥시코돈이 검출됐습니다. 이 내용물의 치명적인 흡입으로 사망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결국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2020년 스프링캠프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약물 검사에 포함하기로 협의했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습니다.

약물 검사에 포함되는 것들로는 합성·진통 마약 성분제인 펜타닐, 코카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포함됐고, 합법화하는 주가 늘고 있는 마리화나(대마초)는 빠졌습니다.

이들 약물을 소지하다 적발된 선수는 건당 벌금 3만 5천 달러를 내야 하고, 치료위원회에 보고돼 치료도 받아야 합니다.

'새클러 가문' 기부 거부…전시실 이름도 빼

문화계에도 마약성 진통제 사태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AFP=연합뉴스사진출처 : AF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퍼듀 파마'는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 등을 속인 혐의로 소송을 당해 지난 9월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퍼듀 파마사는 '새클러 가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5월부터 '새클러 가문'의 기부금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박물관 측은 "공공의 건강 위기와 관련된 개인으로부터는 선물을 거부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도 동참했습니다. 7월부터 페르시아 유물 등이 전시된 새클러관의 이름을 삭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름 사용 기한이 넘었다는 게 공식 이유였지만, 루브르 앞에서는 당시 새클러 이름을 빼라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테이트 아트 갤러리 그룹, 뉴욕 구겐하임미술관도 이 가문의 기부금 거부에 동참했습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트럼프, 펜타닐 수출 중국 압박…전방위 소송전

미국 정부는 펜타닐을 수출하는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재무부는 펜타닐을 생산해 미국에 밀반입한 중국인들과 중국 기업 친성제약기술, 그리고 관련 마약 조직을 제재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내 친구 시진핑 국가 주석이 펜타닐의 미국 판매를 막겠다고 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미국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국내에서는 제약사와 유통사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주 정부 등이 제기한 소송만 지난 10월까지 2천3백 건이 넘습니다.

지방정부 협의체인 '카운티 이그제큐티브 아메리카'는 최대 480억 달러(56조 원)에 모든 마약성 진통제 관련 소송을 끝내는 방안을 협의하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와의 전쟁,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요.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마약성 진통제와의 힘겨운 싸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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