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증시, 미국 레포(Repo)시장에 달려 있다

입력 2019.1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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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이상 급등으로 미국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미국의 레포(Repo) 시장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레포시장이란 자금이 필요한 금융회사가 자신의 채권을 담보로 초단기로 돈을 빌리는 시장을 뜻한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금융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레포 시장을 흔히 환매조건부 채권시장이라고 번역하는데 우리말이 더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여기서는 레포 시장으로 표현하기로 한다.)

하루짜리 초단기 레포 금리는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9월에는 초단기 레포 금리가 하루아침에 연리 10% 수준까지 치솟아 올라 금융시장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당시 레포 금리가 치솟아 오른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음모설을 비롯해, 법인세 납부 때문에 자금이 부족했다거나 사모펀드의 대규모 대출로 은행 자금이 씨가 말랐다는 해석, 그리고 미국 연방정부의 국채 발행에 따른 시중 자금 부족 현상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여전히 의문에 쌓여 있다.

문제는 레포(Repo)시장 발작의 원인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9월 당시 초단기 레포 금리가 연리 10%에 육박하는 발작적 증세를 보일 정도로 미국 금융시장에 현금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같은 레포 시장 발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일어났던 만큼 금융위기의 재발을 우려하는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그러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적극적인 레포 시장 개입에 나섰다. 레포 시장의 발작적 증세가 나타난 9월 이후 석 달 동안 3,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무차별 살포했다. 덕분에 레포 금리는 다시 안정을 찾았고, 이렇게 풀린 천문학적인 자금은 증시로 흘러들어가 석 달 동안 미국 주식시장을 강세장으로 되돌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또다시 레포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3일 미 연준은 내년 초까지 만일의 경우 무려 4,250억 달러(약 500조 원)를 레포 시장에 쏟아 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루짜리 초단기 시장의 레포 한도를 1,500억 달러로 높이고, 매주 2회 레포 시장에 개입하고, 이와 별도로 연말에는 500억 달러 규모의 개입을 한다는 계획이다.

제아무리 과감한 선제적 대응이라도 매번 만병통치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준의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포 시장의 불안을 방치할 경우 자칫 또다시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장의 기대보다 한발 앞서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선제적 대규모 개입을 단행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제적 시장 개입으로 미 증권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과열 상태인 미국 증시가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론 과거 연준의 자금 살포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레포 시장의 이상 발작 현상의 근본적 해결은커녕 그 원인조차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대규모 자금 살포를 한다고 해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 초단기 금융시장의 이상 발작 현상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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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세계 증시, 미국 레포(Repo)시장에 달려 있다
    • 입력 2019-12-17 07:00:09
    취재K
지난 9월 이상 급등으로 미국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미국의 레포(Repo) 시장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레포시장이란 자금이 필요한 금융회사가 자신의 채권을 담보로 초단기로 돈을 빌리는 시장을 뜻한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금융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시장이다.(레포 시장을 흔히 환매조건부 채권시장이라고 번역하는데 우리말이 더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여기서는 레포 시장으로 표현하기로 한다.)

하루짜리 초단기 레포 금리는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9월에는 초단기 레포 금리가 하루아침에 연리 10% 수준까지 치솟아 올라 금융시장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당시 레포 금리가 치솟아 오른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의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음모설을 비롯해, 법인세 납부 때문에 자금이 부족했다거나 사모펀드의 대규모 대출로 은행 자금이 씨가 말랐다는 해석, 그리고 미국 연방정부의 국채 발행에 따른 시중 자금 부족 현상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여전히 의문에 쌓여 있다.

문제는 레포(Repo)시장 발작의 원인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9월 당시 초단기 레포 금리가 연리 10%에 육박하는 발작적 증세를 보일 정도로 미국 금융시장에 현금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같은 레포 시장 발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일어났던 만큼 금융위기의 재발을 우려하는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그러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적극적인 레포 시장 개입에 나섰다. 레포 시장의 발작적 증세가 나타난 9월 이후 석 달 동안 3,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무차별 살포했다. 덕분에 레포 금리는 다시 안정을 찾았고, 이렇게 풀린 천문학적인 자금은 증시로 흘러들어가 석 달 동안 미국 주식시장을 강세장으로 되돌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또다시 레포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 13일 미 연준은 내년 초까지 만일의 경우 무려 4,250억 달러(약 500조 원)를 레포 시장에 쏟아 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루짜리 초단기 시장의 레포 한도를 1,500억 달러로 높이고, 매주 2회 레포 시장에 개입하고, 이와 별도로 연말에는 500억 달러 규모의 개입을 한다는 계획이다.

제아무리 과감한 선제적 대응이라도 매번 만병통치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준의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포 시장의 불안을 방치할 경우 자칫 또다시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장의 기대보다 한발 앞서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선제적 대규모 개입을 단행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제적 시장 개입으로 미 증권가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과열 상태인 미국 증시가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론 과거 연준의 자금 살포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레포 시장의 이상 발작 현상의 근본적 해결은커녕 그 원인조차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대규모 자금 살포를 한다고 해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 초단기 금융시장의 이상 발작 현상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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