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촘스키’도 “제주 제2공항 반대” 왜?

입력 2019.12.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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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촘스키 '제주 제2공항 중단 청원' 서명

세계적 석학이자 진보 지식인인 노암 촘스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가 제주도에 들어설 예정인 제2공항을 중단해달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여성학자이자 작가, 사회운동가인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 위민 크로스 디엠지 창립자인 크리스틴 안도 이번 청원에 동참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제주 제2공항 중단을 위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청원에 지금까지 500여 명이 서명했는데 촘스키 외에도 2012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트라이던트플라우셰어를 설립한 영국의 앤지 젤터, 카톨릭 워커스를 공동 창립한 도로시 데이의 손녀인 마사 헤네시 등 해외 유력인사들도 함께 했다.

왜 이들은 먼 이국의 작은 섬, 제주도에 추진되는 공항 문제에 선뜻 동참의 뜻을 밝혔을까?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서 추진한 이번 청원은 섬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 지역인 제주가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수용능력을 넘어서 쓰레기와 하수, 교통난 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개발이나 관광객이 아니라, 생태와 환경을 지속가능하도록 보전하는 것이라는 호소를 담고 있다.

제2공항이 공군기지와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며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 동북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에 해외 유력인사들이 다수 동참하면서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이 전 세계인의 생태와 인권, 평화, 기후위기 대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제주 제2공항 둘러싼 갈등 왜?

제주 제2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제주 공항인프라 사전타당성용역을 통해 2015년 11월에 현재의 서귀포시 성산읍으로 결정됐다. 여의도 면적 두 배와 맞먹는 545만 ㎡ 규모 부지에 2025년까지 5조 1,000억 원을 투자해 3,200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시설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기존 제주공항과 함께 2055년까지 4천만 명이 넘는 이용객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진행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를 놓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결과가 조작됐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하고,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서 제출한 기존 제주공항 활용 방안에 대한 보고 내용을 누락했다며 반발이 시작돼 4년째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찬반 갈등 속에서도 국토교통부는 사업 고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마지막 관문으로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공항 입지로 부적합해 다른 입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사실이 KBS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제2공항 부지 주변 철새도래지 훼손 우려와 조류 충돌 우려 등이 환경영향평가에서 제대로 조사되지 않거나 누락되는 등 여러 문제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제주에서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결성한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를 중심으로 2공항 자체의 입지는 물론 사업 타당성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며 정부와 제주도를 압박하고 있고, 제주도의회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공항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물론 2공항 찬성 주민들과 상공인 단체 등을 중심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현재 제주공항 포화 문제 해결, 기상악화 시 대체공항 필요성 등을 내세우고 있어,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분수령 '환경부 결론은?'

고비고비를 지나 4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갈등은 이제 분수령을 맞게 된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내일(20일)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해 결론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17일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상당히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도 제주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세심하게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인데, 국토교통부에 추가 보완을 요구하며 최종 결론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환경부가 결론을 내리고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동의를 결정하게 되면,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밟게 되고,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반대로 부동의를 결정하게 되면 2공항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제주를 넘어 촘스키를 비롯한 해외의 시선까지 환경부를 향하고 있다. 환경부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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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석학 ‘촘스키’도 “제주 제2공항 반대” 왜?
    • 입력 2019-12-19 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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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촘스키 '제주 제2공항 중단 청원' 서명

세계적 석학이자 진보 지식인인 노암 촘스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가 제주도에 들어설 예정인 제2공항을 중단해달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여성학자이자 작가, 사회운동가인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 위민 크로스 디엠지 창립자인 크리스틴 안도 이번 청원에 동참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제주 제2공항 중단을 위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청원에 지금까지 500여 명이 서명했는데 촘스키 외에도 2012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트라이던트플라우셰어를 설립한 영국의 앤지 젤터, 카톨릭 워커스를 공동 창립한 도로시 데이의 손녀인 마사 헤네시 등 해외 유력인사들도 함께 했다.

왜 이들은 먼 이국의 작은 섬, 제주도에 추진되는 공항 문제에 선뜻 동참의 뜻을 밝혔을까?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에서 추진한 이번 청원은 섬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 지역인 제주가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수용능력을 넘어서 쓰레기와 하수, 교통난 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개발이나 관광객이 아니라, 생태와 환경을 지속가능하도록 보전하는 것이라는 호소를 담고 있다.

제2공항이 공군기지와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며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속에 동북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에 해외 유력인사들이 다수 동참하면서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이 전 세계인의 생태와 인권, 평화, 기후위기 대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제주 제2공항 둘러싼 갈등 왜?

제주 제2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제주 공항인프라 사전타당성용역을 통해 2015년 11월에 현재의 서귀포시 성산읍으로 결정됐다. 여의도 면적 두 배와 맞먹는 545만 ㎡ 규모 부지에 2025년까지 5조 1,000억 원을 투자해 3,200m 길이의 활주로 1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시설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기존 제주공항과 함께 2055년까지 4천만 명이 넘는 이용객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진행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를 놓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에서 결과가 조작됐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하고,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서 제출한 기존 제주공항 활용 방안에 대한 보고 내용을 누락했다며 반발이 시작돼 4년째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찬반 갈등 속에서도 국토교통부는 사업 고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마지막 관문으로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공항 입지로 부적합해 다른 입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사실이 KBS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제2공항 부지 주변 철새도래지 훼손 우려와 조류 충돌 우려 등이 환경영향평가에서 제대로 조사되지 않거나 누락되는 등 여러 문제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제주에서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결성한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를 중심으로 2공항 자체의 입지는 물론 사업 타당성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며 정부와 제주도를 압박하고 있고, 제주도의회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공항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물론 2공항 찬성 주민들과 상공인 단체 등을 중심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현재 제주공항 포화 문제 해결, 기상악화 시 대체공항 필요성 등을 내세우고 있어,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분수령 '환경부 결론은?'

고비고비를 지나 4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갈등은 이제 분수령을 맞게 된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내일(20일)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해 결론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17일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상당히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도 제주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세심하게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인데, 국토교통부에 추가 보완을 요구하며 최종 결론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환경부가 결론을 내리고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동의를 결정하게 되면,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밟게 되고,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반대로 부동의를 결정하게 되면 2공항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제주를 넘어 촘스키를 비롯한 해외의 시선까지 환경부를 향하고 있다. 환경부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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