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내 집을 훔쳐본다?” 보안 뚫린 ‘스마트홈’

입력 2019.12.23 (18:08) 수정 2019.12.23 (18: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가져오셨나요?

[답변]

먼저, 제가 준비한 영상이 있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한 남성이 집안으로 들어서자 조명이 들어오고, TV 앞에 서자 화면이 알아서 켜집니다.

창문 블라인드도 저절로 닫히고요.

비밀번호, 열쇠 없이도 현관문이 열립니다.

[앵커]

집안의 모든 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하나로 결해관리할수 있는 시스템, '스마트홈'이군요?

[답변]

맞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깥에서도 집 안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홈은, 편리함은 물론 보안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 덕분일까요?

올 한 해 동안 스마트홈 관련 장치가 전 세계에서 8억 대 이상 출하됐습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홈 시스템, 정말로 안전할까요?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가정집.

방 안에 있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큰 소리로 누군가를 찾습니다.

[알리사 르메이/8살 : "누구세요?"]

[해커 : "난 네 친구 산타클로스 아저씨야."]

아이만 있는 방에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죠.

이어지는 말은 더 충격적입니다.

[해커 :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방을 어지럽혀도 되고, TV를 부숴도 돼."]

범인은 다름 아닌 '보안 카메라'.

누군가가 해당 시스템을 해킹한 겁니다.

[앵커]

8살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 해도 섬뜩한데요.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면서요?

[답변]

네.

뉴욕타임스를 보면 최근 몇 주 새 미 전역에서 관련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일부 해커는 피해자들에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해커들은 한밤중에 경보 알람을 울리게 한다거나 집안 온도를 마구 올리기도 했는데요.

인종차별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술술 읊기도 했는데요.

외신들은 해커들이 오랜 기간 피해자들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마트홈 해킹 피해자 : "너무 무서웠어요. 모르는 사람이 저희를 오랜 기간 지켜봤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니 지금도 무서워요."]

[앵커]

스마트홈 시스템의 보안이 이 정도로 취약했더니, 너무 충격적입니다.

[답변]

스마트 기기는 해커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입니다.

사용자의 이름, 그리고 암호만 알면 접속할 수 있는데요.

더군다나, 스마트 TV와 IP 카메라 등은 모두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하나만 뚫려도 시스템 전체가 노출되는 셈입니다.

스마트 기기의 보안을 무력화시키는 건, 바로 스마트 전구입니다.

이 안에 들어 있는 플래시 메모리로 개인 계정을 훼손할 수 있다고 화이트 해커들은 말합니다.

[롭 사이먼/화이트 해커 : "네,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어요. 15달러(약 17,000원)밖에 안 해요."]

짧은 시간에 암호를 푼 이 화이트 해커는 실내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등 집안 전체를 장악했습니다.

[앵커]

요즘 스마트홈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스마트폰의 보안성은 높은 편인가요?

[답변]

안타깝게도, 스마트폰 또한 해킹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스마트홈 설치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앱에 비밀번호를 걸어두면 대개 안전하다고 생각하죠.

그럼, 현실은 어떨까요?

해커들은 대부분 피싱 이메일을 통해 악성 코드를 유포하는데요.

사용자가 이메일을 여는 순간, 해커들이 개인 정보를 빼내는 것은 물론 스마트홈 원격 제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르세니 푸스토비트/화이트 해커 : "비밀번호 하나로 스마트홈을 보호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레이저만으로도 스마트 기기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일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에 레이저를 쏴 AI가 음성 명령을 수행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노래를 틀거나 온라인에서 물건을 샀다고 설명했는데요.

최대 110m 떨어진 곳에서도 해킹이 가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스마트홈 기기 해킹 문제는 사생활 침해 우려는 물론 더 나아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큰데요.

관련 업체들의 입장은 뭔가요?

[답변]

스마트홈 설치 회사들은 시스템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커들이 도난 혹은 유출된 계정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보안 회사는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기기 로그인 후 스마트폰으로 한 번 더 신원을 확인하는 '2단계 인증'을 도입해 사용자들에 권고하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라타라 알렌/사이버 보안 전문가 : "검은색 테이프로 카메라 렌즈를 가려두면 누가 당신의 카메라를 해킹해도 볼 수 없습니다."]

현재 미국 가정에 설치된 스마트홈 기기는 4천5백만 대 이상으로, 2024년이 되면 2가구에 하나꼴로 보급률이 더 높아질 전망인데요.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기술 개발과 함께 보안 리스크를 줄이는 관리와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내 집을 훔쳐본다?” 보안 뚫린 ‘스마트홈’
    • 입력 2019-12-23 18:11:42
    • 수정2019-12-23 18:49:23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가져오셨나요?

[답변]

먼저, 제가 준비한 영상이 있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한 남성이 집안으로 들어서자 조명이 들어오고, TV 앞에 서자 화면이 알아서 켜집니다.

창문 블라인드도 저절로 닫히고요.

비밀번호, 열쇠 없이도 현관문이 열립니다.

[앵커]

집안의 모든 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하나로 결해관리할수 있는 시스템, '스마트홈'이군요?

[답변]

맞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깥에서도 집 안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홈은, 편리함은 물론 보안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 덕분일까요?

올 한 해 동안 스마트홈 관련 장치가 전 세계에서 8억 대 이상 출하됐습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홈 시스템, 정말로 안전할까요?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가정집.

방 안에 있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큰 소리로 누군가를 찾습니다.

[알리사 르메이/8살 : "누구세요?"]

[해커 : "난 네 친구 산타클로스 아저씨야."]

아이만 있는 방에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죠.

이어지는 말은 더 충격적입니다.

[해커 :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방을 어지럽혀도 되고, TV를 부숴도 돼."]

범인은 다름 아닌 '보안 카메라'.

누군가가 해당 시스템을 해킹한 겁니다.

[앵커]

8살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 해도 섬뜩한데요.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면서요?

[답변]

네.

뉴욕타임스를 보면 최근 몇 주 새 미 전역에서 관련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일부 해커는 피해자들에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해커들은 한밤중에 경보 알람을 울리게 한다거나 집안 온도를 마구 올리기도 했는데요.

인종차별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술술 읊기도 했는데요.

외신들은 해커들이 오랜 기간 피해자들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마트홈 해킹 피해자 : "너무 무서웠어요. 모르는 사람이 저희를 오랜 기간 지켜봤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니 지금도 무서워요."]

[앵커]

스마트홈 시스템의 보안이 이 정도로 취약했더니, 너무 충격적입니다.

[답변]

스마트 기기는 해커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입니다.

사용자의 이름, 그리고 암호만 알면 접속할 수 있는데요.

더군다나, 스마트 TV와 IP 카메라 등은 모두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하나만 뚫려도 시스템 전체가 노출되는 셈입니다.

스마트 기기의 보안을 무력화시키는 건, 바로 스마트 전구입니다.

이 안에 들어 있는 플래시 메모리로 개인 계정을 훼손할 수 있다고 화이트 해커들은 말합니다.

[롭 사이먼/화이트 해커 : "네,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어요. 15달러(약 17,000원)밖에 안 해요."]

짧은 시간에 암호를 푼 이 화이트 해커는 실내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등 집안 전체를 장악했습니다.

[앵커]

요즘 스마트홈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스마트폰의 보안성은 높은 편인가요?

[답변]

안타깝게도, 스마트폰 또한 해킹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스마트홈 설치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앱에 비밀번호를 걸어두면 대개 안전하다고 생각하죠.

그럼, 현실은 어떨까요?

해커들은 대부분 피싱 이메일을 통해 악성 코드를 유포하는데요.

사용자가 이메일을 여는 순간, 해커들이 개인 정보를 빼내는 것은 물론 스마트홈 원격 제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르세니 푸스토비트/화이트 해커 : "비밀번호 하나로 스마트홈을 보호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레이저만으로도 스마트 기기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일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에 레이저를 쏴 AI가 음성 명령을 수행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노래를 틀거나 온라인에서 물건을 샀다고 설명했는데요.

최대 110m 떨어진 곳에서도 해킹이 가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스마트홈 기기 해킹 문제는 사생활 침해 우려는 물론 더 나아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큰데요.

관련 업체들의 입장은 뭔가요?

[답변]

스마트홈 설치 회사들은 시스템 보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커들이 도난 혹은 유출된 계정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보안 회사는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기기 로그인 후 스마트폰으로 한 번 더 신원을 확인하는 '2단계 인증'을 도입해 사용자들에 권고하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라타라 알렌/사이버 보안 전문가 : "검은색 테이프로 카메라 렌즈를 가려두면 누가 당신의 카메라를 해킹해도 볼 수 없습니다."]

현재 미국 가정에 설치된 스마트홈 기기는 4천5백만 대 이상으로, 2024년이 되면 2가구에 하나꼴로 보급률이 더 높아질 전망인데요.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기술 개발과 함께 보안 리스크를 줄이는 관리와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