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미사는 못 치렀지만 예술혼 되지피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입력 2019.12.26 (07:01) 수정 2019.12.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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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원로 작가 미셸 들라크루아의 작품 〈파리의 심장〉이라는 그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랑스 수도 파리를 가로지르는 세느강 한 가운데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수십 세기 동안 파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

그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지난 4월 15일 발생한 대화재는 올해의 잊을 수 없는 슬픈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복구공사로 인해 216년만에 성탄 예배가 열리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1803년 이후 매년 개최됐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탄 예배가 올해는 열리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탄 예배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발생 이후 14년 동안 중단됐지만 1803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열렸고, 심지어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진행됐었다.

지난 4월 대화재로, 18세기 복원한 첨탑과 12세기 제작된 지붕 목조 구조물 등이 소실돼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163년 지어지기 시작해 1345년 완공된 대표적인 고딕 양식 성당이다.지난 4월 대화재로, 18세기 복원한 첨탑과 12세기 제작된 지붕 목조 구조물 등이 소실돼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163년 지어지기 시작해 1345년 완공된 대표적인 고딕 양식 성당이다.

대신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 많은 신자들은 파리 생 제르맹 록세루이 교회에서 미사를 드려야 했다.

비록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처럼 현재 성당으로서의 구실은 할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랜드마크'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파리와 관련된 예술가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영감과 힘을 불어넣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과 광주, 대구와 제주, 영월과 대전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펼친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연말이면 내한공연을 펼치는데 올해는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들고 내한했다.

"850년 동안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울려 퍼졌던 거룩하고 성스러운 아카펠라 음악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목표로 13세기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불려졌던 아카펠라 최초 음악 '별은 빛나고'를 시작으로 현대 곡인 '주님을 찬양하라'까지 레퍼토리를 소화해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런가 하면 80대 후반의 나이로 최근 들어 활동이 뜸했던 프랑스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는 노트르담 대성당 덕분에 다시 붓을 들었다. 화재 이후 성금 마련을 위해서라고 한다.

〈Les trois compagnons 27x22cm acrylic on canvas 2019〉 자료제공: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Les trois compagnons 27x22cm acrylic on canvas 2019〉 자료제공: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

1930년대와 40년대 파리에서 보낸 풍요롭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잔잔히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사람들에게 평안과 기쁨을 선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가는 평소에 '빵과 커피, 그리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 속의 집만 있으면 족하다'는 지론에 따라 고령이 되면서 붓을 내려놓고 '욕심 부리지 않는 삶'을 지향하고 있었지만, 노트르담 대화재 이후 복원 기금 마련을 위해 그동안 미완성이었던 그림들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고.

〈예수의 탄생 50x60〉 자료제공 :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예수의 탄생 50x60〉 자료제공 :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화재 직후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내에 완전히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노트르담 대성당이 다시 파리의 랜드마크로서 제 구실을 하기까지는 수 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슬픔을 간직한 인류의 유산은 복구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사람들에게 예술혼을 되살리고, 되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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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6 07:01:52
    • 수정2019-12-26 09:43:26
    취재K
프랑스의 원로 작가 미셸 들라크루아의 작품 〈파리의 심장〉이라는 그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랑스 수도 파리를 가로지르는 세느강 한 가운데 자리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수십 세기 동안 파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

그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지난 4월 15일 발생한 대화재는 올해의 잊을 수 없는 슬픈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복구공사로 인해 216년만에 성탄 예배가 열리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1803년 이후 매년 개최됐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탄 예배가 올해는 열리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탄 예배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발생 이후 14년 동안 중단됐지만 1803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열렸고, 심지어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와중에도 진행됐었다.

지난 4월 대화재로, 18세기 복원한 첨탑과 12세기 제작된 지붕 목조 구조물 등이 소실돼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163년 지어지기 시작해 1345년 완공된 대표적인 고딕 양식 성당이다.
대신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 많은 신자들은 파리 생 제르맹 록세루이 교회에서 미사를 드려야 했다.

비록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처럼 현재 성당으로서의 구실은 할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랜드마크'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파리와 관련된 예술가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영감과 힘을 불어넣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과 광주, 대구와 제주, 영월과 대전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펼친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연말이면 내한공연을 펼치는데 올해는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들고 내한했다.

"850년 동안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울려 퍼졌던 거룩하고 성스러운 아카펠라 음악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목표로 13세기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불려졌던 아카펠라 최초 음악 '별은 빛나고'를 시작으로 현대 곡인 '주님을 찬양하라'까지 레퍼토리를 소화해 청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런가 하면 80대 후반의 나이로 최근 들어 활동이 뜸했던 프랑스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는 노트르담 대성당 덕분에 다시 붓을 들었다. 화재 이후 성금 마련을 위해서라고 한다.

〈Les trois compagnons 27x22cm acrylic on canvas 2019〉 자료제공: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
1930년대와 40년대 파리에서 보낸 풍요롭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잔잔히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사람들에게 평안과 기쁨을 선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가는 평소에 '빵과 커피, 그리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 속의 집만 있으면 족하다'는 지론에 따라 고령이 되면서 붓을 내려놓고 '욕심 부리지 않는 삶'을 지향하고 있었지만, 노트르담 대화재 이후 복원 기금 마련을 위해 그동안 미완성이었던 그림들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고.

〈예수의 탄생 50x60〉 자료제공 : Gallery 2448 문 파인아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화재 직후 노트르담 대성당을 5년 내에 완전히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노트르담 대성당이 다시 파리의 랜드마크로서 제 구실을 하기까지는 수 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슬픔을 간직한 인류의 유산은 복구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사람들에게 예술혼을 되살리고, 되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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