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반도 정세전망…“깨지지 않는 살얼음판의 연속”

입력 2019.12.26 (16:46) 수정 2019.12.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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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가 '2020년 국제 정세 전망'을 내놨습니다. 집필에 참여했던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논의가 많았던 해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한반도 정세에 변수가 많고 예측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국제정치학자들의 치열한 논의 끝에 나온 내년도 정세 분석 결과를 소개합니다.

[내려받기]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0년 국제정세전망 [PDF]

"북한, ICBM 발사 등 레드라인 넘지 않을 것"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은 보내지 않았지만, 여전히 도발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안보연구소는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 과도한 도발은 삼간 채 정체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한 추가 제재와 압박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은 '북미 대화 중단'과 '핵·미사일 활동 동결 유지' 등으로 시작해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핵보유국 선언, 핵물질 생산 가속화 선언 등으로 점차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즉, 판은 끝까지 깨지 않은 채 3차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강도를 점차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한반도는 살얼음판을 이어가되, 그 살얼음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내년 3차 북미 정상회담…낮은 수준 핵 합의 타결 가능성"

북미 간에 긴장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3차 북미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연구소는 "2020년에 빠른 시기에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이 크게 달라, 낮은 수준의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교환하는 봉합 수준의 핵 합의가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보다 낙관적인 전망인데, 연구소는 이런 전망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국면을 맞아 한반도 전쟁 방지의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북미 대화 프로세스가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필요한 외교적 개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추세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협상이 진행되면 ① 초기 비핵화 조치 ② 비핵화의 최종 상태 ③ 비핵화 로드맵, 이 세 가지가 또다시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초기 비핵화 조치'가 핵심인데, 영변 핵시설의 값을 매기는 작업이 다시 한 번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북한이 '초기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최근엔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전히 북한이 더 중시하는 보상 조치는 제재 해제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김정은 위원장이 천신만고 끝에 확보한 핵 억제력을 쉽게 포기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 "북한이 과거에 7번이나 크고 작은 핵 합의를 깨 핵위기를 재발시켰고, 이런 패턴을 보면 이번이 8번째 악순환의 주기가 될 개연성도 열려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북미 모두 2017년으로 복귀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다시 한 번 낮은 수준의 핵 합의를 모색하면서 핵 문제의 점진적 해결과 시간 벌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전후로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

연구소는 2020년 상반기에는 한국 전쟁 발발 70주년 기념 등의 행사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남북 관계의 개선이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2020년 하반기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남북 단일팀 논의와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신청 등으로 대화의 명분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북한에 명분과 실리를 부여한다면 일부 경제 협력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남북 관계 개선의 출발점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민족 공조'보다는 국가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이 있다면 남북 관계를 개선할 환경이 되겠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다면 남북 교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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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한반도 정세전망…“깨지지 않는 살얼음판의 연속”
    • 입력 2019-12-26 16:46:35
    • 수정2019-12-26 16:48:52
    취재K
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가 '2020년 국제 정세 전망'을 내놨습니다. 집필에 참여했던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논의가 많았던 해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한반도 정세에 변수가 많고 예측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국제정치학자들의 치열한 논의 끝에 나온 내년도 정세 분석 결과를 소개합니다.

[내려받기]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0년 국제정세전망 [PDF]

"북한, ICBM 발사 등 레드라인 넘지 않을 것"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은 보내지 않았지만, 여전히 도발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안보연구소는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 과도한 도발은 삼간 채 정체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한 추가 제재와 압박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은 '북미 대화 중단'과 '핵·미사일 활동 동결 유지' 등으로 시작해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핵보유국 선언, 핵물질 생산 가속화 선언 등으로 점차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즉, 판은 끝까지 깨지 않은 채 3차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강도를 점차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한반도는 살얼음판을 이어가되, 그 살얼음판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내년 3차 북미 정상회담…낮은 수준 핵 합의 타결 가능성"

북미 간에 긴장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3차 북미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연구소는 "2020년에 빠른 시기에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이 크게 달라, 낮은 수준의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교환하는 봉합 수준의 핵 합의가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보다 낙관적인 전망인데, 연구소는 이런 전망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국면을 맞아 한반도 전쟁 방지의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북미 대화 프로세스가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필요한 외교적 개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추세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협상이 진행되면 ① 초기 비핵화 조치 ② 비핵화의 최종 상태 ③ 비핵화 로드맵, 이 세 가지가 또다시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초기 비핵화 조치'가 핵심인데, 영변 핵시설의 값을 매기는 작업이 다시 한 번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북한이 '초기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최근엔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전히 북한이 더 중시하는 보상 조치는 제재 해제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김정은 위원장이 천신만고 끝에 확보한 핵 억제력을 쉽게 포기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 "북한이 과거에 7번이나 크고 작은 핵 합의를 깨 핵위기를 재발시켰고, 이런 패턴을 보면 이번이 8번째 악순환의 주기가 될 개연성도 열려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북미 모두 2017년으로 복귀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다시 한 번 낮은 수준의 핵 합의를 모색하면서 핵 문제의 점진적 해결과 시간 벌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전후로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

연구소는 2020년 상반기에는 한국 전쟁 발발 70주년 기념 등의 행사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남북 관계의 개선이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2020년 하반기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남북 단일팀 논의와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신청 등으로 대화의 명분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북한에 명분과 실리를 부여한다면 일부 경제 협력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남북 관계 개선의 출발점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민족 공조'보다는 국가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이 있다면 남북 관계를 개선할 환경이 되겠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다면 남북 교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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