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의 건강365] “암환자는 도움 안 돼”…암생존자 70%, 일터에서 차별
입력 2019.12.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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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365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토요 건강 이야기.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100만 명을 처음 넘었습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거로 보기 때문에 암 환자가 아닌 암 경험자 또는 암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더는 불치병이 아니지만, 여전히 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암 극복 이후' 이야기를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이자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Q&A로 짚어봅니다.
Q: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70%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A: 동일한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몇 % 남았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암에 걸린 사람 100명 중 5년 뒤에도 살아있는 사람이 70명이라는 뜻인데요. 10년 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했는데 이젠 70%까지 올라간 겁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에 접근했다고 보는데요. 물론 5년이 넘어도 재발하고 새로운 병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확률은 적기 때문에 5년 생존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더는 암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진, 조기치료 덕분에 암 정복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암을 경험한 사람들이 계속 늘겠네요?
A: 네,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암 경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암 생존자', '암 경험자'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데, 미국암협회에서는 암 생존자를 과거에 암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돼서 정상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암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환자를 포함하고 있고요.
또 완치목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암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생존자의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도 많고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과거 '암 환자'라는 개념만 있었다가 이젠 '암 생존자', '암 경험자'로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Q: 암 생존자의 경우 정서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암을 경험하면 대부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높아집니다. 대개 발병 후 3~4년이 지나면 우울감·무기력감 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사회복귀나 직업을 유지하는 문제로 스트레스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은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직장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는 동료들 이야기를 종종 접하는데, 여전히 암은 공포스러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A: 네, 암을 확진한 뒤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생존자는 약 187만 명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암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는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아픔까지 고스란히 짊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한암협회에서 올해 사회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일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게다가 암 생존자라는 이유로 중요업무에서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능력 발휘나 기회 상실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다수였습니다.
Q: 직장 내 차별이 있다는 이야긴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요?
A: 대한암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일터에서 편견을 이유로 암 투병경험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한 바가 있고요. 또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57%가 '암 생존자의 직업능력은 정상인보다 낮다.'라고 답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2년 발표된 '암과 암 환자에 관한 일반인의 인식조사연구'에 따르면 72%가 '암 환자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다', 56%가 '암 진단받은 사람은 치료 후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직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Q: 암을 진단받은 동료에게 흔히 하는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암 그거 별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또는 "암인데 술·담배는 당연히 끊어야지." 무심코 위로하는 말들이 전혀 위로되지 않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암 환자임을 각인시켜 더 상처를 주는 건데요. 결국 사회적 편견을 지닌 말들입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암, 이길 수 있어요!"
"암 이겨낸 것을 축하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
오히려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암 경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성인 3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암 환자를 우리 사회가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또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을 이해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좀 더 고민하게 되고 힘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 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 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2.28(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100만 명을 처음 넘었습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거로 보기 때문에 암 환자가 아닌 암 경험자 또는 암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더는 불치병이 아니지만, 여전히 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암 극복 이후' 이야기를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이자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Q&A로 짚어봅니다.
Q: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70%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A: 동일한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몇 % 남았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암에 걸린 사람 100명 중 5년 뒤에도 살아있는 사람이 70명이라는 뜻인데요. 10년 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했는데 이젠 70%까지 올라간 겁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에 접근했다고 보는데요. 물론 5년이 넘어도 재발하고 새로운 병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확률은 적기 때문에 5년 생존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더는 암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진, 조기치료 덕분에 암 정복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암을 경험한 사람들이 계속 늘겠네요?
A: 네,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암 경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암 생존자', '암 경험자'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데, 미국암협회에서는 암 생존자를 과거에 암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돼서 정상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암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환자를 포함하고 있고요.
또 완치목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암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생존자의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도 많고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과거 '암 환자'라는 개념만 있었다가 이젠 '암 생존자', '암 경험자'로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Q: 암 생존자의 경우 정서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암을 경험하면 대부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높아집니다. 대개 발병 후 3~4년이 지나면 우울감·무기력감 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사회복귀나 직업을 유지하는 문제로 스트레스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은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직장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는 동료들 이야기를 종종 접하는데, 여전히 암은 공포스러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A: 네, 암을 확진한 뒤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생존자는 약 187만 명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암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는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아픔까지 고스란히 짊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한암협회에서 올해 사회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일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게다가 암 생존자라는 이유로 중요업무에서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능력 발휘나 기회 상실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다수였습니다.
Q: 직장 내 차별이 있다는 이야긴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요?
A: 대한암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일터에서 편견을 이유로 암 투병경험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한 바가 있고요. 또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57%가 '암 생존자의 직업능력은 정상인보다 낮다.'라고 답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2년 발표된 '암과 암 환자에 관한 일반인의 인식조사연구'에 따르면 72%가 '암 환자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다', 56%가 '암 진단받은 사람은 치료 후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직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좌)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우)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
Q: 암을 진단받은 동료에게 흔히 하는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암 그거 별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또는 "암인데 술·담배는 당연히 끊어야지." 무심코 위로하는 말들이 전혀 위로되지 않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암 환자임을 각인시켜 더 상처를 주는 건데요. 결국 사회적 편견을 지닌 말들입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암, 이길 수 있어요!"
"암 이겨낸 것을 축하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
오히려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암 경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성인 3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암 환자를 우리 사회가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또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을 이해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좀 더 고민하게 되고 힘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 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 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2.28(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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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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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식의 건강365] “암환자는 도움 안 돼”…암생존자 70%, 일터에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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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2-28 08:01:35
건강 365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토요 건강 이야기.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100만 명을 처음 넘었습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거로 보기 때문에 암 환자가 아닌 암 경험자 또는 암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더는 불치병이 아니지만, 여전히 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암 극복 이후' 이야기를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이자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Q&A로 짚어봅니다.
Q: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70%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A: 동일한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몇 % 남았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암에 걸린 사람 100명 중 5년 뒤에도 살아있는 사람이 70명이라는 뜻인데요. 10년 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했는데 이젠 70%까지 올라간 겁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에 접근했다고 보는데요. 물론 5년이 넘어도 재발하고 새로운 병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확률은 적기 때문에 5년 생존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더는 암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진, 조기치료 덕분에 암 정복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암을 경험한 사람들이 계속 늘겠네요?
A: 네,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암 경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암 생존자', '암 경험자'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데, 미국암협회에서는 암 생존자를 과거에 암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돼서 정상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암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환자를 포함하고 있고요.
또 완치목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암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생존자의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도 많고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과거 '암 환자'라는 개념만 있었다가 이젠 '암 생존자', '암 경험자'로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Q: 암 생존자의 경우 정서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암을 경험하면 대부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높아집니다. 대개 발병 후 3~4년이 지나면 우울감·무기력감 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사회복귀나 직업을 유지하는 문제로 스트레스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은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직장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는 동료들 이야기를 종종 접하는데, 여전히 암은 공포스러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A: 네, 암을 확진한 뒤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생존자는 약 187만 명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암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는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아픔까지 고스란히 짊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한암협회에서 올해 사회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일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게다가 암 생존자라는 이유로 중요업무에서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능력 발휘나 기회 상실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다수였습니다.
Q: 직장 내 차별이 있다는 이야긴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요?
A: 대한암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일터에서 편견을 이유로 암 투병경험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한 바가 있고요. 또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57%가 '암 생존자의 직업능력은 정상인보다 낮다.'라고 답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2년 발표된 '암과 암 환자에 관한 일반인의 인식조사연구'에 따르면 72%가 '암 환자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다', 56%가 '암 진단받은 사람은 치료 후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직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Q: 암을 진단받은 동료에게 흔히 하는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암 그거 별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또는 "암인데 술·담배는 당연히 끊어야지." 무심코 위로하는 말들이 전혀 위로되지 않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암 환자임을 각인시켜 더 상처를 주는 건데요. 결국 사회적 편견을 지닌 말들입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암, 이길 수 있어요!"
"암 이겨낸 것을 축하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
오히려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암 경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성인 3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암 환자를 우리 사회가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또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을 이해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좀 더 고민하게 되고 힘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 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 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2.28(토)
: 오전 5시~(KBS 1라디오 FM 97.3MHz)
: 오전 8시~(KBS 3라디오 FM 104.9MHz)
: 오후 4시~(KBS 3라디오 FM 104.9MHz)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100만 명을 처음 넘었습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된 거로 보기 때문에 암 환자가 아닌 암 경험자 또는 암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더는 불치병이 아니지만, 여전히 암 경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암 극복 이후' 이야기를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이자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Q&A로 짚어봅니다.
Q: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70%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A: 동일한 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한 사람이 몇 % 남았는지를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암에 걸린 사람 100명 중 5년 뒤에도 살아있는 사람이 70명이라는 뜻인데요. 10년 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했는데 이젠 70%까지 올라간 겁니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에 접근했다고 보는데요. 물론 5년이 넘어도 재발하고 새로운 병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런 확률은 적기 때문에 5년 생존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더는 암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의학기술의 발전과 조기검진, 조기치료 덕분에 암 정복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암을 경험한 사람들이 계속 늘겠네요?
A: 네,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암 경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암 생존자', '암 경험자'를 혼용해서 쓰고 있는데, 미국암협회에서는 암 생존자를 과거에 암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돼서 정상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암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환자를 포함하고 있고요.
또 완치목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암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생존자의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도 많고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과거 '암 환자'라는 개념만 있었다가 이젠 '암 생존자', '암 경험자'로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Q: 암 생존자의 경우 정서적인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네, 그렇습니다. 암을 경험하면 대부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높아집니다. 대개 발병 후 3~4년이 지나면 우울감·무기력감 또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 사회복귀나 직업을 유지하는 문제로 스트레스가 가장 높아집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은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직장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는 동료들 이야기를 종종 접하는데, 여전히 암은 공포스러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A: 네, 암을 확진한 뒤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생존자는 약 187만 명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암 생존자들은 치료를 받는 고통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에 대한 아픔까지 고스란히 짊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한암협회에서 올해 사회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설문자의 절반 이상이 일터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게다가 암 생존자라는 이유로 중요업무에서 참여를 배제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능력 발휘나 기회 상실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다수였습니다.
Q: 직장 내 차별이 있다는 이야긴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요?
A: 대한암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 생존자 4명 중 1명은 일터에서 편견을 이유로 암 투병경험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한 바가 있고요. 또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일반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57%가 '암 생존자의 직업능력은 정상인보다 낮다.'라고 답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2년 발표된 '암과 암 환자에 관한 일반인의 인식조사연구'에 따르면 72%가 '암 환자는 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없다', 56%가 '암 진단받은 사람은 치료 후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직장에서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Q: 암을 진단받은 동료에게 흔히 하는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요?
A: 네, 그렇습니다. "암 그거 별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또는 "암인데 술·담배는 당연히 끊어야지." 무심코 위로하는 말들이 전혀 위로되지 않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암 환자임을 각인시켜 더 상처를 주는 건데요. 결국 사회적 편견을 지닌 말들입니다.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암, 이길 수 있어요!"
"암 이겨낸 것을 축하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
오히려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암 경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성인 3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암 환자를 우리 사회가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또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을 이해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좀 더 고민하게 되고 힘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진행하는 '건강 365' 더 자세한 내용은 KBS 라디오, KBS 홈페이지, KBS 콩,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KBS 건강 365
▶ 진행: 박광식 KBS 의학전문기자
▶ 출연: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방송일시: 2019.12.2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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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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