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손해율 130%” 따져봤더니…불리한 건 빼고 비공개

입력 2019.12.30 (21:35) 수정 2019.12.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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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손보험에 가입한 분들 많으시죠?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에 이른다며, 두자릿수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손해율 130%를 따져봤더니, 보험사들에만 유리한 계산 방식이 사용됐고, 금융당국이 파악한 손해율과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에 '실손보험 손해율'을 검색했더니, 올 상반기까지 위험손해율이 130%라는 기사가 수두룩합니다.

업계는 손해가 큰 만큼 보험료를 20%까지 올려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위험손해율은 지급된 보험금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값.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130원을 보험금으로 돌려줬으니 130% 손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빠진게 있습니다.

고객은 부가 보험료를 더 냅니다.

전체 보험료의 30% 수준인 부가보험료는 마케팅, 모집 수수료 등에 쓰는 돈.

보험사가 노력하면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가 얼마나 받고 얼마나 돌려주는지 제대로 계산하려면, 부가보험료와 사업비까지 포함한 '합산비율'을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영업 비밀이라고 합니다.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대표 : "전체 금액이 얼마이고, 사업비에서 얼마가 남겼기 때문에 실제 손해는 이것이라는 것을 투명하게 소비자들한테 밝혀야 되지. 자기들한테 필요한 수치만 크게 부풀려가지고 공개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취재 결과, 금융감독원이 추정하는 실손 보험 합산비율은 120% 수준.

보험업계 위험손해율보다 10%포인트 낮습니다.

금감원도 보험사들의 계산은 불합리하다고 보고 "사업비 등의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합산비율을 공개할 방침"입니다.

또,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두자릿수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보험사들은 9% 안팎의 인상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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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손보험 손해율 130%” 따져봤더니…불리한 건 빼고 비공개
    • 입력 2019-12-30 21:36:28
    • 수정2019-12-30 22:19:47
    뉴스 9
[앵커]

실손보험에 가입한 분들 많으시죠?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에 이른다며, 두자릿수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손해율 130%를 따져봤더니, 보험사들에만 유리한 계산 방식이 사용됐고, 금융당국이 파악한 손해율과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에 '실손보험 손해율'을 검색했더니, 올 상반기까지 위험손해율이 130%라는 기사가 수두룩합니다.

업계는 손해가 큰 만큼 보험료를 20%까지 올려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위험손해율은 지급된 보험금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값.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130원을 보험금으로 돌려줬으니 130% 손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빠진게 있습니다.

고객은 부가 보험료를 더 냅니다.

전체 보험료의 30% 수준인 부가보험료는 마케팅, 모집 수수료 등에 쓰는 돈.

보험사가 노력하면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가 얼마나 받고 얼마나 돌려주는지 제대로 계산하려면, 부가보험료와 사업비까지 포함한 '합산비율'을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영업 비밀이라고 합니다.

[조연행/금융소비자연맹 대표 : "전체 금액이 얼마이고, 사업비에서 얼마가 남겼기 때문에 실제 손해는 이것이라는 것을 투명하게 소비자들한테 밝혀야 되지. 자기들한테 필요한 수치만 크게 부풀려가지고 공개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취재 결과, 금융감독원이 추정하는 실손 보험 합산비율은 120% 수준.

보험업계 위험손해율보다 10%포인트 낮습니다.

금감원도 보험사들의 계산은 불합리하다고 보고 "사업비 등의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합산비율을 공개할 방침"입니다.

또,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두자릿수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보험사들은 9% 안팎의 인상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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