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뉴스따라잡기를 통해 바라본 2019년…그 후

입력 2019.12.31 (08:33) 수정 2019.12.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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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019년, 이제 하루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뉴스따라잡기에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큰 사건 사고를 전해드리는 건 물론이고 이웃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19년 올 한 해 어떤 뉴스의 뒷이야기들을 전해드렸고, 방송 이후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월,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난방비 부과'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2250세대 중에서 911세대가 (난방비가) 안 나왔다니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죠."]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정확하게 산정되지 않은 거로 고지가 된 관리비를 내야 하는가. 돈을 내자니 억울하고 안 내자니 연체료가 붙을 게 두렵고."]

계량기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총 세대의 절반 가까이 겨울 난방비가 0원이 부과되는가 하면, 나머지 절반이 넘는 세대는 2배 가까운 난방비 폭탄을 맞은 겁니다.

자, 올 겨울 상황은 어떨까요?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계량기 교체를 하는 게 10월 거의 다 돼서 끝났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난방을 한 게 11월 그때쯤 될 거예요. 고지서를 받았는데 좀 낮아진 것 같긴 해요."]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이번에 다 그거 (계량기를) 교체해서. 지금은 정상이야. 완전 정상."]

해당 아파트는 문제가 됐던 노후 계량기를 모두 교체하고 관리주체도 새롭게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 0원 세대의 난방비를 떠안았던 주민들은 이미 낸 난방비를 돌려받지 못한채 다시 겨울을 맞았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이런 일이 현시대에 일어났다는 게 좀 당황스럽고 난방비가 아예 나오지 않았는데도 신고하지 않은 분들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번 겨울엔 모든 세대에 정당하게 요금이 부과되겠죠?

모두를 안타깝게 하는 사건들도 유독 많았습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일가족 사망사건들인데요.

지난 8월엔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출신인 40대 여성과 6살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재평/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 "(몸이) 불편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취업했다가도 오래 일을 못 하고 금방금방 그만두고…."]

오랫동안 음식을 해먹은 흔적이 없고, 냉장고에 남은 건 고춧가루 뿐인 사정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죠.

또 9월엔 오랜 간병과 경제난에 시달리던 용의자 둘째아들이 병든 80대 노모와 장애가 있는 형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70대 노모와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장례를 치러줄 가족조차 없는 네 모녀를 위한 시민분향소가 차려지기도 했는데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되풀이 되는 비극,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정성철/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하러 갔던 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 기준이라든지 부양의무자 기준이라든지 이런 까다로운 기준들 때문에 실제 그 제도 내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거죠. 사실 (내년에도)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이죠.

생후 닷새만에 두개골 골절 진단을 받은 신생아, '아영이 사건' 기억하십니까?

간호사가 아기를 높이 들더니 거칠게 내려놓고 한손으로 아이를 거꾸로 드는 모습.

모두를 경악하게 했죠.

[아영이 아버지/음성변조 : "아기 체온 유지하라고 모자를 씌워놓고 몸을 감쌌는데 모자를 벗겨서 보여주시는데 머리가 퉁퉁 부어있더라고요."]

피해 아기 아버지가 올린 국민청원은 20만 명 넘는 동의를 얻었고, 지난 19일 청와대는 재발 방지와 신생아실 내 CCTV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본 청원을 계기로 정부는 의료기관에서 이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학대 및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과 관련한 정책들을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사건 발생 두 달 여가 지난 지금, 아영이의 상태는 어떨까요?

["아영 씨~ 엄마 아빠 왔어요."]

[아영이 아버지/음성변조 : "몸무게도 2.6kg으로 태어났는데 지금은 5.5kg이니까 계속 크고는 있어요. (의료진은) 지금 뇌가 점점 더 기능이 떨어지는 거 같다 이렇게 판단하시더라고요."]

디지털포렌식 결과 고의로 CCTV를 지운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간호사와 병원장 등을 상대로 학대와 두개골 골절의 인과 관계에 대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전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의 고유정 사건은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했습니다.

또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여겨졌던 화성 연쇄 살인의 진범, 연쇄 살인마 이춘재의 실체가 30년 만에 드러났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약간 내성적인 면이 있었지. 친구들하고 말을 안 해. 혼자 이렇게 가방 메고 다니는 그런 애였으니까. 공부도 그 친구가 잘한 거로 기억을 해요."]

'암 마을'이라는 오명 속에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이어간 18년간의 긴 투쟁이 큰 산을 넘기도 했습니다.

[최재철/주민대책위원장 : "지금 한 20발자국 걸어왔나요. 30발자국 걸어온 것 같은데. 집집마다 다 암이고요. 공장에서 가까운 쪽에서부터 암 발생 비율이 높아져요."]

환경부는 2년에 걸친 역학조사 끝에 장점마을에 들어선 비료공장의 환경오염물질이 주민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이라는 결과를 최종 발표했습니다.

신건일/ 환경부 환경피해구제과장 [인터뷰] 역학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고요.

암 발병의 원인이 밝혀지고 정부의 사과도 받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쉬 가라앉지 않습니다.

책임지는 곳은 없는 상황 때문입니다.

[최재철/주민대책위원장 : "주민들의 고통은 18년의 고통이고요. 지금 공장 안에 폐기물이고 뭐고 치워진 게 없어요. 빨리 집행을 해야 하는데 아직 하지않고 있더라고요."]

올 한해, 안타깝고 화나고 슬픈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2020년에는 따뜻한 소식, 행복한 이야기,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는 우리 이웃들의 얘기를 더 많이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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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뉴스따라잡기를 통해 바라본 2019년…그 후
    • 입력 2019-12-31 08:34:03
    • 수정2019-12-31 08: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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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019년, 이제 하루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뉴스따라잡기에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큰 사건 사고를 전해드리는 건 물론이고 이웃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2019년 올 한 해 어떤 뉴스의 뒷이야기들을 전해드렸고, 방송 이후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월,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난방비 부과'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2250세대 중에서 911세대가 (난방비가) 안 나왔다니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죠."]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정확하게 산정되지 않은 거로 고지가 된 관리비를 내야 하는가. 돈을 내자니 억울하고 안 내자니 연체료가 붙을 게 두렵고."]

계량기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총 세대의 절반 가까이 겨울 난방비가 0원이 부과되는가 하면, 나머지 절반이 넘는 세대는 2배 가까운 난방비 폭탄을 맞은 겁니다.

자, 올 겨울 상황은 어떨까요?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계량기 교체를 하는 게 10월 거의 다 돼서 끝났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난방을 한 게 11월 그때쯤 될 거예요. 고지서를 받았는데 좀 낮아진 것 같긴 해요."]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이번에 다 그거 (계량기를) 교체해서. 지금은 정상이야. 완전 정상."]

해당 아파트는 문제가 됐던 노후 계량기를 모두 교체하고 관리주체도 새롭게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 0원 세대의 난방비를 떠안았던 주민들은 이미 낸 난방비를 돌려받지 못한채 다시 겨울을 맞았습니다.

[아파트 입주민/음성변조 : "이런 일이 현시대에 일어났다는 게 좀 당황스럽고 난방비가 아예 나오지 않았는데도 신고하지 않은 분들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번 겨울엔 모든 세대에 정당하게 요금이 부과되겠죠?

모두를 안타깝게 하는 사건들도 유독 많았습니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일가족 사망사건들인데요.

지난 8월엔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출신인 40대 여성과 6살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재평/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 "(몸이) 불편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취업했다가도 오래 일을 못 하고 금방금방 그만두고…."]

오랫동안 음식을 해먹은 흔적이 없고, 냉장고에 남은 건 고춧가루 뿐인 사정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죠.

또 9월엔 오랜 간병과 경제난에 시달리던 용의자 둘째아들이 병든 80대 노모와 장애가 있는 형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70대 노모와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장례를 치러줄 가족조차 없는 네 모녀를 위한 시민분향소가 차려지기도 했는데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되풀이 되는 비극,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정성철/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하러 갔던 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 기준이라든지 부양의무자 기준이라든지 이런 까다로운 기준들 때문에 실제 그 제도 내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거죠. 사실 (내년에도)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이죠.

생후 닷새만에 두개골 골절 진단을 받은 신생아, '아영이 사건' 기억하십니까?

간호사가 아기를 높이 들더니 거칠게 내려놓고 한손으로 아이를 거꾸로 드는 모습.

모두를 경악하게 했죠.

[아영이 아버지/음성변조 : "아기 체온 유지하라고 모자를 씌워놓고 몸을 감쌌는데 모자를 벗겨서 보여주시는데 머리가 퉁퉁 부어있더라고요."]

피해 아기 아버지가 올린 국민청원은 20만 명 넘는 동의를 얻었고, 지난 19일 청와대는 재발 방지와 신생아실 내 CCTV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본 청원을 계기로 정부는 의료기관에서 이와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학대 및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과 관련한 정책들을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사건 발생 두 달 여가 지난 지금, 아영이의 상태는 어떨까요?

["아영 씨~ 엄마 아빠 왔어요."]

[아영이 아버지/음성변조 : "몸무게도 2.6kg으로 태어났는데 지금은 5.5kg이니까 계속 크고는 있어요. (의료진은) 지금 뇌가 점점 더 기능이 떨어지는 거 같다 이렇게 판단하시더라고요."]

디지털포렌식 결과 고의로 CCTV를 지운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간호사와 병원장 등을 상대로 학대와 두개골 골절의 인과 관계에 대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전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의 고유정 사건은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했습니다.

또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여겨졌던 화성 연쇄 살인의 진범, 연쇄 살인마 이춘재의 실체가 30년 만에 드러났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약간 내성적인 면이 있었지. 친구들하고 말을 안 해. 혼자 이렇게 가방 메고 다니는 그런 애였으니까. 공부도 그 친구가 잘한 거로 기억을 해요."]

'암 마을'이라는 오명 속에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이 이어간 18년간의 긴 투쟁이 큰 산을 넘기도 했습니다.

[최재철/주민대책위원장 : "지금 한 20발자국 걸어왔나요. 30발자국 걸어온 것 같은데. 집집마다 다 암이고요. 공장에서 가까운 쪽에서부터 암 발생 비율이 높아져요."]

환경부는 2년에 걸친 역학조사 끝에 장점마을에 들어선 비료공장의 환경오염물질이 주민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이라는 결과를 최종 발표했습니다.

신건일/ 환경부 환경피해구제과장 [인터뷰] 역학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고요.

암 발병의 원인이 밝혀지고 정부의 사과도 받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쉬 가라앉지 않습니다.

책임지는 곳은 없는 상황 때문입니다.

[최재철/주민대책위원장 : "주민들의 고통은 18년의 고통이고요. 지금 공장 안에 폐기물이고 뭐고 치워진 게 없어요. 빨리 집행을 해야 하는데 아직 하지않고 있더라고요."]

올 한해, 안타깝고 화나고 슬픈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2020년에는 따뜻한 소식, 행복한 이야기,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는 우리 이웃들의 얘기를 더 많이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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