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댓글 분석…‘여성혐오’ 논리 구조를 보다

입력 2019.12.31 (12:24) 수정 2019.12.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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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9년 마지막 날인데, 올 한해를 돌아보면 '여성 혐오'와 관련해서도 사회적 논쟁이 참 격렬했습니다.

그 혐오 논쟁의 중심에 있었죠. '82년생 김지영'.

KBS 취재팀이 '82년생 김지영'을 키워드로 선정해서 인터넷 상에서 불거지는 여성 혐오의 논리구조를 분석했는데요,

이 문제 함께 취재한 우한솔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원래 소설이지요? 어떤 부분을 분석했다는 거죠?

[기자]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2016년 10월 출간됐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뒤 올해 10월 영화 개봉이 됐죠.

이 기간 동안 '82년생 김지영, 과장됐다'부터 '뭐가 과장됐냐'는 등 논란도 많았는데요.

그래서 이 기간 동안에 이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분석해보자,했던 것입니다.

모바일에서 많이 읽힌 기사 중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는 기사 65개를 뽑았고, 전체 댓글 7만 4천여 건 이 중 공감 많이 받은 댓글 1950개 추려봤습니다.

여기에 많이 등장하는 명사, 고유명사, 형용사 등 키워드를 뽑아봤고요.

주요 키워드를 다시 추려서, 의미망, 그러니까 해당 키워드들과 함께 많이 쓰인 단어들의 관계망을 분석한 것입니다.

[앵커]

많이 쓰인 단어들이 (세대, 차별, 페미) 3가지 정도가 나왔나 봅니다.

[기자]

저희 취재진이 주로 봤던 단어는 세대, 차별, 페미였습니다.

분석을 맡겨서 결과로 나온 관계망을 보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세대 관계망을 보면 어머니라는 단어가 보이고 여기에 희생, 고생, 가정이 몰려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이 단어들을 함께 떠올리고 같이 많이 쓴다는 것입니다.

이 단어들이 함께 쓰인 댓글 사례를 보면, 맥락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김숙자 등 여성 어른들의 이름도 등장하합니다.

이 분들은 희생, 고생한게 맞다 가정에 헌신한게 맞다 이런 식의 댓글이 많았어요.

정리하면 어른들 고생은 인정하지만, 80년대생 여성들은 고생 안했다.

약간 위치가 다른 곳의 단어군을 보면 카페, 최악이란 말과 함께 우리가 흔히 들어본 비하 단어들, 그리고 '빠순이'라는 단어 있는데?

이 관계는 '지금 80년대생들은 어렸을 땐 아이돌 쫓다가 20대엔 이른바 '된장녀' 등이 되는 세대 이렇게 언급한 댓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 눈에 띄는게 차별 키워드 군에서 남성이 '피해자' '착취' '불평등'과 함께 묶여 있습니다.

이런 관계망은 남성이 오히려 피해자이고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페미'라는 단어에 대한 관계망을 분석해 봤는데, 여기에는 다른 단어군 분석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키워드들 등장했습니다.

남성 혐오, 극단, 정신병 등..

온라인 상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키워드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남성들이 지금 세대 여성들이 차별 받는 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이런 맥락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기자]

네. 이젠 더이상 여성 차별은 끝났다, 오히려 남성이 차별받는다 이런 논리들인데요.

저희가 이런 결과를 토대로 혐오 표현을 연구해오고 계신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님과 혐오표현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님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여성 차별 끝났다, 남성이 차별받는다' 이런 주장들도 혐오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두 분은 차별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표현된 발화라면, 사회적으로 혐오표현으로 생각될 수는 있다.

다만, 규제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려워진 건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82년생 김지영과 관련해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 세대에서는 한 눈에 봤을 때 '아 이건 아니다' 하는 식의 노골적인 성차별이 만연했는데

이제는 노동시장이라든가 육아 등 좀 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묘한 방식의 차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주셨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거냐, 하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두 분 모두 공통된 의견을 주셨어요.

남성도 힘들다 아니다 여성이 원래도 더 힘들었다 이런 주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문제를 정확히 짚고, 그 문제를 유발한 진짜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실속이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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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년생 김지영’ 댓글 분석…‘여성혐오’ 논리 구조를 보다
    • 입력 2019-12-31 12:26:13
    • 수정2019-12-31 16:28:20
    뉴스 12
[앵커]

2019년 마지막 날인데, 올 한해를 돌아보면 '여성 혐오'와 관련해서도 사회적 논쟁이 참 격렬했습니다.

그 혐오 논쟁의 중심에 있었죠. '82년생 김지영'.

KBS 취재팀이 '82년생 김지영'을 키워드로 선정해서 인터넷 상에서 불거지는 여성 혐오의 논리구조를 분석했는데요,

이 문제 함께 취재한 우한솔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은 원래 소설이지요? 어떤 부분을 분석했다는 거죠?

[기자]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2016년 10월 출간됐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뒤 올해 10월 영화 개봉이 됐죠.

이 기간 동안 '82년생 김지영, 과장됐다'부터 '뭐가 과장됐냐'는 등 논란도 많았는데요.

그래서 이 기간 동안에 이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분석해보자,했던 것입니다.

모바일에서 많이 읽힌 기사 중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는 기사 65개를 뽑았고, 전체 댓글 7만 4천여 건 이 중 공감 많이 받은 댓글 1950개 추려봤습니다.

여기에 많이 등장하는 명사, 고유명사, 형용사 등 키워드를 뽑아봤고요.

주요 키워드를 다시 추려서, 의미망, 그러니까 해당 키워드들과 함께 많이 쓰인 단어들의 관계망을 분석한 것입니다.

[앵커]

많이 쓰인 단어들이 (세대, 차별, 페미) 3가지 정도가 나왔나 봅니다.

[기자]

저희 취재진이 주로 봤던 단어는 세대, 차별, 페미였습니다.

분석을 맡겨서 결과로 나온 관계망을 보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세대 관계망을 보면 어머니라는 단어가 보이고 여기에 희생, 고생, 가정이 몰려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이 단어들을 함께 떠올리고 같이 많이 쓴다는 것입니다.

이 단어들이 함께 쓰인 댓글 사례를 보면, 맥락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김숙자 등 여성 어른들의 이름도 등장하합니다.

이 분들은 희생, 고생한게 맞다 가정에 헌신한게 맞다 이런 식의 댓글이 많았어요.

정리하면 어른들 고생은 인정하지만, 80년대생 여성들은 고생 안했다.

약간 위치가 다른 곳의 단어군을 보면 카페, 최악이란 말과 함께 우리가 흔히 들어본 비하 단어들, 그리고 '빠순이'라는 단어 있는데?

이 관계는 '지금 80년대생들은 어렸을 땐 아이돌 쫓다가 20대엔 이른바 '된장녀' 등이 되는 세대 이렇게 언급한 댓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 눈에 띄는게 차별 키워드 군에서 남성이 '피해자' '착취' '불평등'과 함께 묶여 있습니다.

이런 관계망은 남성이 오히려 피해자이고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페미'라는 단어에 대한 관계망을 분석해 봤는데, 여기에는 다른 단어군 분석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키워드들 등장했습니다.

남성 혐오, 극단, 정신병 등..

온라인 상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키워드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남성들이 지금 세대 여성들이 차별 받는 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이런 맥락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기자]

네. 이젠 더이상 여성 차별은 끝났다, 오히려 남성이 차별받는다 이런 논리들인데요.

저희가 이런 결과를 토대로 혐오 표현을 연구해오고 계신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님과 혐오표현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님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여성 차별 끝났다, 남성이 차별받는다' 이런 주장들도 혐오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두 분은 차별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표현된 발화라면, 사회적으로 혐오표현으로 생각될 수는 있다.

다만, 규제의 측면에서 본다면 어려워진 건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82년생 김지영과 관련해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 세대에서는 한 눈에 봤을 때 '아 이건 아니다' 하는 식의 노골적인 성차별이 만연했는데

이제는 노동시장이라든가 육아 등 좀 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묘한 방식의 차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주셨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거냐, 하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두 분 모두 공통된 의견을 주셨어요.

남성도 힘들다 아니다 여성이 원래도 더 힘들었다 이런 주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문제를 정확히 짚고, 그 문제를 유발한 진짜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실속이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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