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발효기 고물 방치

입력 2003.05.0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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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큰 돈을 들여서 설치한 음식물쓰레기 발효기가 대부분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고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기자: 아파트단지 창고에 음식물 쓰레기 발효기가 온갖 잡동사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잔뜩 녹이 슨 채 방치된 지 4년째입니다.
지난 97년 말 5대가 설치돼 1년 반 만에 모두 작동을 멈췄습니다.
⊙신부우(아파트관리소장): 악취에다가 오염 침출수에다가 거부감이 굉장히 크고 고장이 났을 때 처리가 안 되니까 쓰레기가 많이 쌓이고...
⊙기자: 학교 급식실 옆에 설치된 발효기 역시 애물단지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두껍게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습니다.
⊙학교 서무부장: 이 기계 자체는 이미 그때(도입) 당시에 실효성이 없어서 사용을 전혀 안 하고 있던 상태입니다.
⊙기자: 한 구청은 당시에 설치했던 발효기 31대 모두를 거둬들였습니다.
평균 구매가격이 1500만원에 이르지만 지금은 고철덩어리에 불과합니다.
⊙OO구청공무원: 이걸 사용할 수 있는 기계적 효용가치가 없어요.
⊙기자: 공짜로 준다고 해도 안 가져갑니까?
⊙OO구청공무원: 그런 실정이죠.
⊙기자: 지난 97년 서울시 전체에 설치된 발효기는 모두 240여 대로 시비와 구비 37억 8800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이 가운데 87%에 이르는 210여 대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이처럼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악취와 소음 등으로 민원이 잦았던 데다 시범실시라며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발효기를 마구잡이로 설치하다 보니 고장이 잦았던 탓입니다.
⊙△△구청공무원: 시험적으로 해 보는 거니까 이 업체도 좋고 저 업체도 좋다고 하니까 시범적으로다 갖다 놔 본 거죠.
⊙기자: 더욱이 정부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침이 분리수거 확산을 통한 자원화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발효기 자체의 수명도 단축됐습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이 정도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이성욱(서울시청 청소과 팀장): 그러니까 어차피 이런 시행착오 가운데서 정립되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어디 가서 우리가 벤치마킹 할 데가 없잖아요.
⊙기자: 체계적인 정책판단 부족으로 고가의 발효기들이 무용지물로 방치되면서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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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물쓰레기 발효기 고물 방치
    • 입력 2003-05-0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서울시가 큰 돈을 들여서 설치한 음식물쓰레기 발효기가 대부분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고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기자: 아파트단지 창고에 음식물 쓰레기 발효기가 온갖 잡동사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잔뜩 녹이 슨 채 방치된 지 4년째입니다. 지난 97년 말 5대가 설치돼 1년 반 만에 모두 작동을 멈췄습니다. ⊙신부우(아파트관리소장): 악취에다가 오염 침출수에다가 거부감이 굉장히 크고 고장이 났을 때 처리가 안 되니까 쓰레기가 많이 쌓이고... ⊙기자: 학교 급식실 옆에 설치된 발효기 역시 애물단지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두껍게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물처럼 방치되어 있습니다. ⊙학교 서무부장: 이 기계 자체는 이미 그때(도입) 당시에 실효성이 없어서 사용을 전혀 안 하고 있던 상태입니다. ⊙기자: 한 구청은 당시에 설치했던 발효기 31대 모두를 거둬들였습니다. 평균 구매가격이 1500만원에 이르지만 지금은 고철덩어리에 불과합니다. ⊙OO구청공무원: 이걸 사용할 수 있는 기계적 효용가치가 없어요. ⊙기자: 공짜로 준다고 해도 안 가져갑니까? ⊙OO구청공무원: 그런 실정이죠. ⊙기자: 지난 97년 서울시 전체에 설치된 발효기는 모두 240여 대로 시비와 구비 37억 8800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이 가운데 87%에 이르는 210여 대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이처럼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악취와 소음 등으로 민원이 잦았던 데다 시범실시라며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발효기를 마구잡이로 설치하다 보니 고장이 잦았던 탓입니다. ⊙△△구청공무원: 시험적으로 해 보는 거니까 이 업체도 좋고 저 업체도 좋다고 하니까 시범적으로다 갖다 놔 본 거죠. ⊙기자: 더욱이 정부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침이 분리수거 확산을 통한 자원화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발효기 자체의 수명도 단축됐습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이 정도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이성욱(서울시청 청소과 팀장): 그러니까 어차피 이런 시행착오 가운데서 정립되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어디 가서 우리가 벤치마킹 할 데가 없잖아요. ⊙기자: 체계적인 정책판단 부족으로 고가의 발효기들이 무용지물로 방치되면서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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