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정면 돌파’ 선언…협상 여지는 남겨

입력 2020.01.04 (07:49) 수정 2020.01.0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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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기대가 현실로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또 저희도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계속 만나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남북의 창,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나흘간의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대북제재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자력갱생 원칙에 따라 경제, 정치, 외교, 군사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서겠다, 또 전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언급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지만,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대화 여지도 남겼습니다.

북한의 전원회의 결과에 정부는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대북 관리에 더욱 신경쓰는 모양새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새해 첫 공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주요 기념일마다 가장 먼저 찾는 곳입니다.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노동당 간부들이 동행했습니다.

[조선중앙TV : "백두산 기상을 안고 정면 돌파전으로 나가는 사회주의 강국의 존엄과 위상을 만방에 떨쳐갈 맹세를 굳게 다졌습니다."]

1월 1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대신 온통 전원회의 소식으로 장식됐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당 부장의 3분의 2를 교체하는 대폭적인 조직 개편도 있었습니다.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리병철이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김여정은 현재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임에도 당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혀 부서 이동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의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서 전원회의는 중앙위원회 정위원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루 만에 보통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원회의는 나흘 연속 진행됐고, 참석 인원도 천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신년사 대신 발표된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 뭔지, 그 방향성이 제시돼 있습니다.

1. 전원회의 키워드① “정면돌파”

북한 전원회의 결정서 1만 8천 자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정면돌파’입니다.

특히 정면돌파의 기본은 경제발전이라며 대북제재 속 경제 난관을 스스로 이겨내자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을 통한 지름길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자력갱생으로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조선중앙TV :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이것이 오늘 전당과 전체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입니다."]

동시에 자주권과 안전을 위한 군사력 강화 방침도 덧붙였습니다.

[조선중앙TV :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고 우리의 장기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핵 억제력의 경상적 동원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며..."]

결국 '정면돌파전'의 핵심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과 외교·군사력 강화로 보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결정서에서 보면 북한에서는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고요. 억제력, 전략적 무기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서 북한이 기존의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여지는 남겨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능동적으로 먼저 병진노선으로 돌아가고 미국을 자극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전략적 도발은 자제한 게 아닌가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선 난관을 정면돌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였습니다.

사흘 동안 굳어있던 표정과 달리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포착됐고, 참석자들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최근 2년 새 북한이 핵과 ICBM 시험을 중단하는 등 중대한 선제 조치들을 취했지만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이 강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미 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화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미국을 향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와 충격적인 실제 행동도 거론했습니다.

2. 전원회의 키워드② “전략무기”

[조선중앙TV : "가시적 경제 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하시면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전략무기는 전쟁의 판세를 바꿀 정도의 무기라는 뜻으로 통상 핵이나 ICBM을 의미합니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등을 북한이 들고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북한이 과거에 자신들이 양보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고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이상, 앞으로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 또는 다탄두 ICBM 시험발사, 신형 잠수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 같은 것들을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3. 전원회의 키워드③ “상향조정”

북한은 다만 미국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이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데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핵 억제력 강화 정도를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건데, 거꾸로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북한은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에는‘적절히 조정’이라는 표현으로 완화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미국에 대한 대응을 상향조정하겠다라고 국문인데 영문에 보면 윌 비 프로폴리 코디네이티드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적절히 조정하겠다라는 게 영문의 정확한 번역인 거 같아요. 미국에 대해서는 당신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수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거는 영문 중심으로 생각을 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4. 전원회의 키워드④ “외교전선 강화”

[조선중앙TV :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다."]

북한은 정면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에서 외교전선 강화를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연대 강화 전략을 지속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다만 북한의 우군인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유지하려면 섣불리 '레드라인'을 넘기는 힘들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번 전원회의 결과 메시지에서 남북관계는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조건없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내비치며 남북관계를 10번이나 언급한 지난해 신년사와는 대조적인 것으로 북한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전원회의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작심발언이 전해졌지만 미국은 정면 대응을 피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상기시키며 맞불작전 대신 일종의 상황관리에 나선 건데요.

청와대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인 7명과 함께 해맞이 산행으로 집권 4년차를 시작했습니다.

산을 오르며 만난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

농담 섞인 덕담도 건넸습니다.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새해 맞이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하신 거 아니에요? 올해 복 많이 받으실 것 같죠?"]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대신한 북한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정면돌파, 새로운 전략무기 등을 언급한 점은 매우 우려스럽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새 전략무기를 언급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신뢰를 내세우며 싱가포르 합의를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12월 31일 :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이야기한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내 생각에 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알게 되겠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도발 대신 협상으로 풀어가자는 유화책으로 해석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충돌과 전쟁보단 평화를 원한다면서 에둘러 경고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에 트럼프 행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그렇다고 입장 변화를 의미한 건 아니어서 긴장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대선경쟁에 들어가게 되는데 만약에 미국의 입장을 완화시킨 형태로 타협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은 높지 않고요. 마찬가지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트럼프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양보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상황을 좀 관리하면서 대화의 노력은 지속하되 극적타결은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고요."]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고, 정면돌파를 강조했지만, 명시적으로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지는 않았습니다.

공을 미국에 다시 넘긴 것으로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한미의 외교적 해법 모색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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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정면 돌파’ 선언…협상 여지는 남겨
    • 입력 2020-01-04 08:22:40
    • 수정2020-01-05 19:12:44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기대가 현실로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또 저희도 올해 건강한 모습으로 계속 만나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남북의 창,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나흘간의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대북제재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자력갱생 원칙에 따라 경제, 정치, 외교, 군사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서겠다, 또 전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언급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지만,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대화 여지도 남겼습니다.

북한의 전원회의 결과에 정부는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대북 관리에 더욱 신경쓰는 모양새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새해 첫 공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주요 기념일마다 가장 먼저 찾는 곳입니다.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노동당 간부들이 동행했습니다.

[조선중앙TV : "백두산 기상을 안고 정면 돌파전으로 나가는 사회주의 강국의 존엄과 위상을 만방에 떨쳐갈 맹세를 굳게 다졌습니다."]

1월 1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대신 온통 전원회의 소식으로 장식됐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당 부장의 3분의 2를 교체하는 대폭적인 조직 개편도 있었습니다.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리병철이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고, 김여정은 현재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임에도 당 제1부부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혀 부서 이동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의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에서 전원회의는 중앙위원회 정위원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루 만에 보통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원회의는 나흘 연속 진행됐고, 참석 인원도 천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됐는데요.

신년사 대신 발표된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 뭔지, 그 방향성이 제시돼 있습니다.

1. 전원회의 키워드① “정면돌파”

북한 전원회의 결정서 1만 8천 자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정면돌파’입니다.

특히 정면돌파의 기본은 경제발전이라며 대북제재 속 경제 난관을 스스로 이겨내자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을 통한 지름길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자력갱생으로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조선중앙TV :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이것이 오늘 전당과 전체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입니다."]

동시에 자주권과 안전을 위한 군사력 강화 방침도 덧붙였습니다.

[조선중앙TV :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하고 우리의 장기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핵 억제력의 경상적 동원 태세를 항시적으로 믿음직하게 유지할 것이며..."]

결국 '정면돌파전'의 핵심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건설과 외교·군사력 강화로 보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결정서에서 보면 북한에서는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고요. 억제력, 전략적 무기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서 북한이 기존의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여지는 남겨뒀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능동적으로 먼저 병진노선으로 돌아가고 미국을 자극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전략적 도발은 자제한 게 아닌가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선 난관을 정면돌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였습니다.

사흘 동안 굳어있던 표정과 달리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포착됐고, 참석자들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최근 2년 새 북한이 핵과 ICBM 시험을 중단하는 등 중대한 선제 조치들을 취했지만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이 강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미 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화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미국을 향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와 충격적인 실제 행동도 거론했습니다.

2. 전원회의 키워드② “전략무기”

[조선중앙TV : "가시적 경제 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하시면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전략무기는 전쟁의 판세를 바꿀 정도의 무기라는 뜻으로 통상 핵이나 ICBM을 의미합니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등을 북한이 들고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북한이 과거에 자신들이 양보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고 충격적인 실제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이상, 앞으로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 또는 다탄두 ICBM 시험발사, 신형 잠수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 같은 것들을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3. 전원회의 키워드③ “상향조정”

북한은 다만 미국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이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데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핵 억제력 강화 정도를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건데, 거꾸로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북한은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에는‘적절히 조정’이라는 표현으로 완화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미국에 대한 대응을 상향조정하겠다라고 국문인데 영문에 보면 윌 비 프로폴리 코디네이티드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적절히 조정하겠다라는 게 영문의 정확한 번역인 거 같아요. 미국에 대해서는 당신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수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거는 영문 중심으로 생각을 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4. 전원회의 키워드④ “외교전선 강화”

[조선중앙TV :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다."]

북한은 정면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에서 외교전선 강화를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연대 강화 전략을 지속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다만 북한의 우군인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유지하려면 섣불리 '레드라인'을 넘기는 힘들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번 전원회의 결과 메시지에서 남북관계는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조건없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내비치며 남북관계를 10번이나 언급한 지난해 신년사와는 대조적인 것으로 북한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전원회의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대미 작심발언이 전해졌지만 미국은 정면 대응을 피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상기시키며 맞불작전 대신 일종의 상황관리에 나선 건데요.

청와대도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인 7명과 함께 해맞이 산행으로 집권 4년차를 시작했습니다.

산을 오르며 만난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

농담 섞인 덕담도 건넸습니다.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새해 맞이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하신 거 아니에요? 올해 복 많이 받으실 것 같죠?"]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대신한 북한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정면돌파, 새로운 전략무기 등을 언급한 점은 매우 우려스럽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새 전략무기를 언급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신뢰를 내세우며 싱가포르 합의를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현지시간 12월 31일 :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이야기한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내 생각에 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알게 되겠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도발 대신 협상으로 풀어가자는 유화책으로 해석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충돌과 전쟁보단 평화를 원한다면서 에둘러 경고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에 트럼프 행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그렇다고 입장 변화를 의미한 건 아니어서 긴장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렬/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대선경쟁에 들어가게 되는데 만약에 미국의 입장을 완화시킨 형태로 타협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은 높지 않고요. 마찬가지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트럼프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양보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상황을 좀 관리하면서 대화의 노력은 지속하되 극적타결은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고요."]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고, 정면돌파를 강조했지만, 명시적으로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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