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화난 북한, UN 제재 피해 식당 대신 ‘안마방’으로

입력 2020.01.04 (21:19) 수정 2020.01.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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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의 대북제재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죠.

그런데 KBS 취재결과, 중국에서는 일부 편법 인력파견으로 유엔제재를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로 식당에서만 일하던 중국의 북한 여종업원들, 알고보니 안마업소나 공중 목욕탕 안내원 등 업종 다각화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그 현장, 박성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엔제재에 따라 북한 파견 노동자들은 지난 연말까지 철수했어야 했지만 중국엔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전세버스를 타고 떠나는 북한 여공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도착한 곳은 세관, 북한 쪽 국경을 향해 뛰어갑니다.

두만강 다리를 걸어서 북한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잠시후, 다시 돌아옵니다.

[대북소식통 :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 때문에 장기거주를 중국정부가 승인한 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유엔 제재대상에 안 들어가는 겁니다.”]

단기체류나 교육생, 실습생 등의 편법으로 유엔제재를 피해가는 겁니다.

지난 연말 북한 식당들이 잇따라 문 닫으면서 겉보기엔 북한 여종업원들도 빠져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식당이 아닌 다른 서비스업종에서 북한 여종업원들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김동철 :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많을 줄은...호텔에 우리 조선, 북한 아이들이 나와서 서빙을 하더라고. 뭐 거의 전체가 다 그런 애들이었어요."]

최근 안마방에까지 취업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누가 하는 거예요?) 아닙니다. 한족 안마사들 있습니다."]

북한 종업원들은 안내만 한다는 얘기.

["우린 영빈입니다. (영빈이 뭐예요?) 안내원입니다.”]

반복되는 질문이 거북스러운지, 쌀쌀맞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조선 사람이 해준다고 해서 왔는...)조선 사람? 조선 사람은 안마 안 합니다.”]

실제로 중국인 안마사가 들어왔습니다.

[한족 안마사 : "(북한 종업원들은 안내를 주로 담당해요?) 네, 바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3층에 식당이 있는데 거기도 북한 종업원들이 담당해요.”]

예전엔 식당에서만 일했지만 최근 안마방과 지하 1층 목욕탕까지 북한 종업원들이 진출했다는 얘기, 복장을 살펴보니 전형적인 중국풍 옷입니다.

중국식 복장을 입히라는 지침이 최근 내려왔다고 합니다.

[대북소식통 : “예전에는 한복저고리들을 다 입고 봉사하게 했는데 한복저고리 못 입게 합니다. 중국 사람들처럼 옷을 입게 합니다. 그래서 누가 와서 보면 다 철수하고 중국 국내안내인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해외 노동자 철수로 외화난이 가중되고 있는 북한, 중국에서 업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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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외화난 북한, UN 제재 피해 식당 대신 ‘안마방’으로
    • 입력 2020-01-04 21:19:38
    • 수정2020-01-04 21: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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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의 대북제재에 따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죠.

그런데 KBS 취재결과, 중국에서는 일부 편법 인력파견으로 유엔제재를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로 식당에서만 일하던 중국의 북한 여종업원들, 알고보니 안마업소나 공중 목욕탕 안내원 등 업종 다각화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그 현장, 박성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엔제재에 따라 북한 파견 노동자들은 지난 연말까지 철수했어야 했지만 중국엔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전세버스를 타고 떠나는 북한 여공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도착한 곳은 세관, 북한 쪽 국경을 향해 뛰어갑니다.

두만강 다리를 걸어서 북한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잠시후, 다시 돌아옵니다.

[대북소식통 :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기 때문에 장기거주를 중국정부가 승인한 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유엔 제재대상에 안 들어가는 겁니다.”]

단기체류나 교육생, 실습생 등의 편법으로 유엔제재를 피해가는 겁니다.

지난 연말 북한 식당들이 잇따라 문 닫으면서 겉보기엔 북한 여종업원들도 빠져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식당이 아닌 다른 서비스업종에서 북한 여종업원들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김동철 :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많을 줄은...호텔에 우리 조선, 북한 아이들이 나와서 서빙을 하더라고. 뭐 거의 전체가 다 그런 애들이었어요."]

최근 안마방에까지 취업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누가 하는 거예요?) 아닙니다. 한족 안마사들 있습니다."]

북한 종업원들은 안내만 한다는 얘기.

["우린 영빈입니다. (영빈이 뭐예요?) 안내원입니다.”]

반복되는 질문이 거북스러운지, 쌀쌀맞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조선 사람이 해준다고 해서 왔는...)조선 사람? 조선 사람은 안마 안 합니다.”]

실제로 중국인 안마사가 들어왔습니다.

[한족 안마사 : "(북한 종업원들은 안내를 주로 담당해요?) 네, 바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3층에 식당이 있는데 거기도 북한 종업원들이 담당해요.”]

예전엔 식당에서만 일했지만 최근 안마방과 지하 1층 목욕탕까지 북한 종업원들이 진출했다는 얘기, 복장을 살펴보니 전형적인 중국풍 옷입니다.

중국식 복장을 입히라는 지침이 최근 내려왔다고 합니다.

[대북소식통 : “예전에는 한복저고리들을 다 입고 봉사하게 했는데 한복저고리 못 입게 합니다. 중국 사람들처럼 옷을 입게 합니다. 그래서 누가 와서 보면 다 철수하고 중국 국내안내인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해외 노동자 철수로 외화난이 가중되고 있는 북한, 중국에서 업종 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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