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누구든 족집게식 공격…암살자 ‘드론’

입력 2020.01.06 (08:07) 수정 2020.01.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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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습 공격으로 폭사한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입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맹활약한 무공으로 30세 무렵 일찌감치 사단장으로 진급해 이후 이란 군부 최고 실세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매서운 눈빛에서 느껴지듯, 대미 강경파로 손꼽히는 솔레이마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한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2018년 트럼프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제재가 오고 있다"는 문구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이란에 경고하자, 솔레이마니는 즉각 "당신은 내가 상대한다"는 메시지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맞대응 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미국의 무기는 다름아닌 '드론'이었습니다.

우선 미국은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일주일 전부터 꼼꼼히 체크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은 이번 작전이 '기회 표적(Target Of Opportunity)' 방식으로 수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출된 적의 동선을 참고하며 공격을 가했다는 의미입니다.

작전을 실행에 옮긴 건 미국의 2세대 드론, 'MQ-9 리퍼’입니다.

일명 '닌자 폭탄'을 탑재한 이 드론은 3일 새벽 1시경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 있던 솔레이마니의 차량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이란 TV : "이슬람을 위해 여러 해 투쟁해온 솔레이마니가 오늘 아침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순교했습니다."]

이란의 강력한 실권자를 저격한 MQ-9 드론은 최고 시속 482km에 최대 15km 상공에서 20시간 넘게 비행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드론은 또, 움직이는 차량에서 조수석에 앉은 표적만 콕 찍어 제거할 만큼 정밀성도 자랑합니다.

미 공군 관계자는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해 '1분 동안 계획한 뒤 30초 동안 비행했다, 목표 탐지에서 제거까지 걸린 시간은 2분 30초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공군이 미국 본토 기지에서 드론을 조종하던 그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지인들과 아이스크림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드론이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겁니다.

이른바 '드론 전쟁'은 몇 해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평화로운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미국 대통령.

멀리서 벌 떼 비슷한 소리가 나더니 곧 까만 비행 물체가 떼 지어 날아옵니다.

["저건 뭐지? 박쥐 떼인가? 드론이다! 드론이다!"]

일명 '킬러 드론'입니다.

드론 군단의 무차별 공격에 경호 인력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갑니다.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엔젤 해즈 플론'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드론 테러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제 드론은 영화가 아닌 실전에서 점점 위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설 중인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코앞에서 터진 폭발물 역시 드론 소행이었습니다.

당시 모습은 TV로 생중계됐습니다.

지난해 9월엔 세계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유전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미사일도 전투기도 아닌, 대당 1000만원에 불과한 드론이 범인이었습니다.

[사레아/예멘 반군 대변인 : "무인 드론 10대를 투입해 사우디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지역을 광범위하게 공습했습니다."]

보신 것처럼 드론의 강점은 '가성비'입니다.

대규모 병력이나 지원 시설 없이도 적을 죽이거나 적진의 핵심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소리 없는 암살자’ 라는 별칭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드론 공격으로 사살된 알카에다 조직원은 3천 명이 넘습니다.

드론 공습이 새로운 전쟁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훨씬 많은 전투에 사용될 거란 건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드론전쟁: 굿킬'의 앤드류 니콜 감독은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이런 현실을 일깨웁니다.

"전쟁은 이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서 당기는 방아쇠는 진짜다. 방아쇠를 당기면 누군가는 세상에서 사라진다."

미국을 상대할 이란 역시 상당한 수준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론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가 예측 불허의 암운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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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든 누구든 족집게식 공격…암살자 ‘드론’
    • 입력 2020-01-06 08:08:35
    • 수정2020-01-06 08: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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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습 공격으로 폭사한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입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맹활약한 무공으로 30세 무렵 일찌감치 사단장으로 진급해 이후 이란 군부 최고 실세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매서운 눈빛에서 느껴지듯, 대미 강경파로 손꼽히는 솔레이마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한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2018년 트럼프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포스터에 "제재가 오고 있다"는 문구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이란에 경고하자, 솔레이마니는 즉각 "당신은 내가 상대한다"는 메시지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맞대응 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미국의 무기는 다름아닌 '드론'이었습니다.

우선 미국은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일주일 전부터 꼼꼼히 체크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은 이번 작전이 '기회 표적(Target Of Opportunity)' 방식으로 수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출된 적의 동선을 참고하며 공격을 가했다는 의미입니다.

작전을 실행에 옮긴 건 미국의 2세대 드론, 'MQ-9 리퍼’입니다.

일명 '닌자 폭탄'을 탑재한 이 드론은 3일 새벽 1시경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도로에 있던 솔레이마니의 차량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이란 TV : "이슬람을 위해 여러 해 투쟁해온 솔레이마니가 오늘 아침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순교했습니다."]

이란의 강력한 실권자를 저격한 MQ-9 드론은 최고 시속 482km에 최대 15km 상공에서 20시간 넘게 비행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드론은 또, 움직이는 차량에서 조수석에 앉은 표적만 콕 찍어 제거할 만큼 정밀성도 자랑합니다.

미 공군 관계자는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해 '1분 동안 계획한 뒤 30초 동안 비행했다, 목표 탐지에서 제거까지 걸린 시간은 2분 30초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공군이 미국 본토 기지에서 드론을 조종하던 그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지인들과 아이스크림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드론이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겁니다.

이른바 '드론 전쟁'은 몇 해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평화로운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는 미국 대통령.

멀리서 벌 떼 비슷한 소리가 나더니 곧 까만 비행 물체가 떼 지어 날아옵니다.

["저건 뭐지? 박쥐 떼인가? 드론이다! 드론이다!"]

일명 '킬러 드론'입니다.

드론 군단의 무차별 공격에 경호 인력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갑니다.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엔젤 해즈 플론'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드론 테러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제 드론은 영화가 아닌 실전에서 점점 위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설 중인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코앞에서 터진 폭발물 역시 드론 소행이었습니다.

당시 모습은 TV로 생중계됐습니다.

지난해 9월엔 세계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유전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미사일도 전투기도 아닌, 대당 1000만원에 불과한 드론이 범인이었습니다.

[사레아/예멘 반군 대변인 : "무인 드론 10대를 투입해 사우디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지역을 광범위하게 공습했습니다."]

보신 것처럼 드론의 강점은 '가성비'입니다.

대규모 병력이나 지원 시설 없이도 적을 죽이거나 적진의 핵심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소리 없는 암살자’ 라는 별칭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드론 공격으로 사살된 알카에다 조직원은 3천 명이 넘습니다.

드론 공습이 새로운 전쟁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훨씬 많은 전투에 사용될 거란 건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드론전쟁: 굿킬'의 앤드류 니콜 감독은 영화 속 대사를 통해 이런 현실을 일깨웁니다.

"전쟁은 이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하지만 여기서 당기는 방아쇠는 진짜다. 방아쇠를 당기면 누군가는 세상에서 사라진다."

미국을 상대할 이란 역시 상당한 수준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론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가 예측 불허의 암운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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