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바다된 호주…코알라 멸종 위기?

입력 2020.01.07 (08:21) 수정 2020.01.07 (09: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호주하면 떠오르는 것 귀여운 동물들이죠.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입니다.

특히 캥거루는 화폐와 군복에도 등장할 정도로 호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데요,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가 시커멓게 불탄 모습이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무려 다섯 달 째 이어진 호주 산불의 여팝니다.

화상을 입은 코알라들의 사진도 SNS를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코알라의 서식지는 호주 동남부 해안가, 이번 산불 최대 피해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가 겹치는 곳입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 코알라 8000여 마리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설까지 나옵니다.

이 곳 주민의 페이스북에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따라하는 듯한 까치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호주 까치는 4옥타브까지 올라가는 목소리를 갖고 있어 다른 소리를 곧잘 따라한다곤 하지만 대체 얼마나 많은 소방차들이 왔다 갔길래 저 소리까지 따라하냐 안타까운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약 4억8000만 마리의 호주 야생동물이 죽거나 심하게 다쳤습니다.

멜버른 라트로브대의 짐 래드퍼드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를 가리켜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에 빗대, ‘생태계의 아마겟돈’ 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앤드루 콘스턴스 교통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이건 산불이 아닌 원자폭탄”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만큼 피해가 끔찍하고 규모가 크다는 뜻입니다.

다섯 달 째 이어진 산불로 남한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만8천여km²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국가적 재앙임을 인식한 호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예비군 3천여 명이 투입됐고 해군 함정 2척으로 이재민과 동물을 실어 나르기도 했습니다.

관광객들도 긴급 대피에 나섰습니다.

[대니 바메이스터/대피 관광객 : "연기가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할수 없어요. 재미도 없고 무서워요. 그냥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화마에 스러져간 소방대원들의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날 2일 한 소방대원의 장례식이 호주 전역을 울렸습니다.

산불 진화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아빠를 대신해 생후 19개월된 아들이 훈장을 받았습니다.

아동용 소방대원 유니폼을 입고 입에는 공갈 젖꼭지를 문 채였습니다.

소방청장은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가슴에 훈장을 달아줬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주 대륙이 섭씨 40도 이상의 고온으로 달궈지는 이유를 ‘인도양 쌍극자(dipole)’라는 기후 시스템에서 찾고 있습니다.

인도양 쌍극자란, 인도양의 동쪽과 서쪽 해수면 온도 격차가 극심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인도양 서쪽 일대는 수온 상승으로 강수량이 급증하고, 역으로 수온이 하강한 인도양 동쪽 일대는 가뭄이 심화되는 구좁니다.

호주는 바로 이 동쪽 일대에 자리잡고 있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호주가 불타는 동안 인도양 서쪽 일대 즉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소말리아 등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내린 많은 비로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 심화로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인도양 쌍극자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온난화의 불안한 징조는 호주 뿐아니라 세계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화 ‘겨울왕국 2’의 배경인 노르웨이의 서부 순달쇠라 마을 최고기온이 지난 2일 19도로 1월 기온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예년 이 지역 1월 평균기온보다 25도나 높은 수칩니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북극에서 물범을 잡아 주식으로 하는 북극곰이 캐나다 허드슨만에 나타나 해수면 위로 나온 흰고래를 덮쳐 사냥하는 장면을 방영해 충격을 줬습니다.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기후변화의 재앙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친절한뉴스 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불바다된 호주…코알라 멸종 위기?
    • 입력 2020-01-07 08:24:21
    • 수정2020-01-07 09:05:58
    아침뉴스타임
호주하면 떠오르는 것 귀여운 동물들이죠.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입니다.

특히 캥거루는 화폐와 군복에도 등장할 정도로 호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데요,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가 시커멓게 불탄 모습이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무려 다섯 달 째 이어진 호주 산불의 여팝니다.

화상을 입은 코알라들의 사진도 SNS를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코알라의 서식지는 호주 동남부 해안가, 이번 산불 최대 피해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가 겹치는 곳입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 코알라 8000여 마리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설까지 나옵니다.

이 곳 주민의 페이스북에는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따라하는 듯한 까치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호주 까치는 4옥타브까지 올라가는 목소리를 갖고 있어 다른 소리를 곧잘 따라한다곤 하지만 대체 얼마나 많은 소방차들이 왔다 갔길래 저 소리까지 따라하냐 안타까운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약 4억8000만 마리의 호주 야생동물이 죽거나 심하게 다쳤습니다.

멜버른 라트로브대의 짐 래드퍼드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를 가리켜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에 빗대, ‘생태계의 아마겟돈’ 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앤드루 콘스턴스 교통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이건 산불이 아닌 원자폭탄”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만큼 피해가 끔찍하고 규모가 크다는 뜻입니다.

다섯 달 째 이어진 산불로 남한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만8천여km²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국가적 재앙임을 인식한 호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예비군 3천여 명이 투입됐고 해군 함정 2척으로 이재민과 동물을 실어 나르기도 했습니다.

관광객들도 긴급 대피에 나섰습니다.

[대니 바메이스터/대피 관광객 : "연기가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할수 없어요. 재미도 없고 무서워요. 그냥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화마에 스러져간 소방대원들의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날 2일 한 소방대원의 장례식이 호주 전역을 울렸습니다.

산불 진화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아빠를 대신해 생후 19개월된 아들이 훈장을 받았습니다.

아동용 소방대원 유니폼을 입고 입에는 공갈 젖꼭지를 문 채였습니다.

소방청장은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가슴에 훈장을 달아줬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주 대륙이 섭씨 40도 이상의 고온으로 달궈지는 이유를 ‘인도양 쌍극자(dipole)’라는 기후 시스템에서 찾고 있습니다.

인도양 쌍극자란, 인도양의 동쪽과 서쪽 해수면 온도 격차가 극심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인도양 서쪽 일대는 수온 상승으로 강수량이 급증하고, 역으로 수온이 하강한 인도양 동쪽 일대는 가뭄이 심화되는 구좁니다.

호주는 바로 이 동쪽 일대에 자리잡고 있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호주가 불타는 동안 인도양 서쪽 일대 즉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소말리아 등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내린 많은 비로 수백 명의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 심화로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인도양 쌍극자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온난화의 불안한 징조는 호주 뿐아니라 세계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화 ‘겨울왕국 2’의 배경인 노르웨이의 서부 순달쇠라 마을 최고기온이 지난 2일 19도로 1월 기온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예년 이 지역 1월 평균기온보다 25도나 높은 수칩니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북극에서 물범을 잡아 주식으로 하는 북극곰이 캐나다 허드슨만에 나타나 해수면 위로 나온 흰고래를 덮쳐 사냥하는 장면을 방영해 충격을 줬습니다.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던 기후변화의 재앙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친절한뉴스 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