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세현 “명나라 눈치보듯 美 허락만 기다려서 되겠나?”

입력 2020.01.07 (10:42) 수정 2020.01.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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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앞둔 트럼프, 협상 여력없어...전쟁도 평화도 아닌 비전비화 교착상태 지속될 것
- 김정은 생일(1/8)에 도발? 한미연합 훈련 빌미 줄 행동 안할 것...1~2월 조용히 지나갈 듯
- 北탱크·비행기 출격은 다 ‘돈’...“군사훈련 중지”주장엔 맞대응에 따른 국부 손실 걱정 담긴 것
- 영화 ‘천문’ 속 “모든 것 명나라에 물어야 한다” 대신들처럼 美 허락기다리는 문화 여전
- 비핵화협상 접점 못찾으면 미국은 손해볼 것 없지만 北 어렵고 남한도 위험해져
- UN제재 크게 저촉 안 되는 분야에서 용기내야. 통일부 교류협력실, 접경지역협력과 신설 주목할만...
- 금강산 관광재개는 타이밍 놓쳤어. 올해는 서울-평양간 철도·도로 연결 추진해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7일(화) 8:05~8:3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김경래 : 오늘 2부에서는 북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사실상 새로운 길,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했고 그 길이 어떤 길인가, 여기에 대한 관심도 많고요. 사실 북미 대화는 장기 교착 상황으로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돌파구가 잘 안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란 문제는 또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 부분도 걱정이 되고요. 오늘은 특별히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 모시고 관련된 이야기 2020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짚어보겠습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님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안녕하십니까?

▷ 김경래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세현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경래 :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오시는 분마다 말씀은 드리는데 북한 문제는 참 안 풀리는 것 같습니다. 새해 복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정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 우선 북미관계는 상당 기간 교착 상태로 갈 것 같습니다. 북한이 작년 말까지 미국이 셈법을 바꾸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쯤은 더해볼 용의가 있다고 했어요, 한 번만. 물론 그다음에는 실무적으로 풀어나가면 되는 거니까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데 미국이 셈법을 바꿔주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비핵화는 당분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겠다. 미국과 1:1로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 대신 비핵화 대화를 하자고 그러면서 말로는 대화하자고 하면서 실제로는 대북 여러 가지 제재, 압박 이것을 계속 더 강화해 나왔기 때문에 금년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 2~3년 이상 각오를 하겠다.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대화도 안 되지만 그러나 제재도 그러면 안 되는 걸... 대화는 안 되고 제재는 계속되면 북한으로서는 경제가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버텨야 되는데 그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걸 각오하자는 취지에서 어려운 시기가 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단계를 해서 정면돌파해나가자, 각오를 다지기로 한 것이 4일이나 진행됐던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입니다.

▷ 김경래 : 허리띠 졸라매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 정세현 : 그렇죠. 신년사가 안 나오는 것은 뭐 어떤 점에서는 당연한 것이 신년사라는 것이 1년짜리 살림 계획이거든요. 그런데 중앙위원회 결정서를 보면 8개항인데 앞으로 몇 년 동안 북한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일종의 정책기조 내지는 중장기 목표예요. 그러니까 신년사보다도 훨씬 시간이 길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북미관계는 그냥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태로 갈 거고 물론 돌발변수라는 게 있으니까 외교 또는 국제정치도 사실은 정치와 똑같이 생물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갑자기 무슨 변심을 해서 자다 일어나서 트위터를 날려서 북미회담이 될지 그건 모르지만 그런 돌발변수는 있으나 그러나 일단 장기적인 교착 상태로 간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려워지긴 하죠.

▷ 김경래 : 신년사를 안 한 것은 그냥 쉽게 말하면 딱히 1년짜리 계획을 발표할 게 별로 없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 정세현 : 그렇죠. 1년짜리 발표할 것이 계획이 별로 없다가 아니라 1년짜리가 아니라 앞으로 2~3년 또는 3~4년 이상 지금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되는데 그러려면 그때 3~4년 이상 쓸 수 있는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4일이나 회의를 한 것 아닙니까?

▷ 김경래 : 이례적인 거죠? 4일 동안 이렇게 전원회의 하는 것은.

▶ 정세현 : 그전에도 5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90년 1월 5일부터 9일까지 그때는 국제정치적으로 러시아가 봉기하고 있었고 동유럽 국가들도 체제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자기들도 이러다가 망하는 것 아닌가, 특히 남쪽한테 잘못하면 먹히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있어서 그때는 5일이나 연초에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는데 그때도 그 회의를 열어서 하여튼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자, 그러면서 그때는 오히려 남북 총리급 회담을 그쪽에서 제안하고 그리고 또 한해 지나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4일이 됐건 5일이 됐건 길게 이루어진다는 얘기는 이번에도 북한이 이 상황을 굉장히 말하자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하는 정도고 그렇기 때문에 각오도 단단하고 미국을 상대로 해서 퍼지는 앞으로의 일종의 정면돌파전도 그렇게 부드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말씀하신 정면돌파라는 얘기가 신년사를 대체한 결정서에 23번이 나온다고 그래요.

▶ 정세현 : 결정서에는 그렇게 정면돌파가 많이 안 나오고 1번...

▷ 김경래 : 1번 나와요? 23번 나온다는 언론 보도는.

▶ 정세현 : 정면돌파를 보도에서 아나운서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죠.

▷ 김경래 : 북한 보도에서 그렇게 많이 했다.

▶ 정세현 : 아니, 그러니까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내놓는 보고서하고 그것을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내놓는 결정서하고는 좀 다릅니다. 보고서에는 23번이 나오든지 그것보다 더 나왔을 수도 있죠.

▷ 김경래 : 정면돌파라는 게 말씀하신 대로 우리 지금 물러서지 않겠다, 이런 표현이겠죠?

▶ 정세현 : 그렇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이야기고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군사적으로 1:1로 맞붙겠다는 그런 뜻은 아닙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가 계속되게 되면 북한 경제는 어려울 것 아니에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죠. 생활이 어려워지면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그 고통을 분노로 바꿔서 분노의 힘으로 그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나가자. 미국의 압박과 제재로 야기되는 경제적 난관을... 난관 때문에 굴복할 수는 없고 그걸 깨고 나가자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는 표현을 쓰죠.

▷ 김경래 : 그런데 그 같은 맥락에서 ‘충격적인 실제 행동’ 이런 이야기도 썼어요. 그게 작년 크리스마스 때 ICBM을 쏜다, 만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나왔었잖아요. 그러면 그런 행동을 1월 정도 그러니까 조만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봐야 되나요? 어떻습니까?

▶ 정세현 : 1월 8일 그러니까 내일입니까?

▷ 김경래 : 아, 김정은 위원장 생일이요? 내일이네요.

▶ 정세현 : 가능성은 별로 없고 지금 그런 거 잘못했다가는 매년 실시되어 왔던 3월부터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그건 좀 조심할 거예요. 그러나 비교한다면 로켓으로 봅시다. 로켓이 적진을 향해서 가면 미사일이고 우주로 날아가면 그게 위성로켓인데, 이것을 쏘아올릴 수 있는 엔진 실험은 계속할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더 좋아졌다. 언제든지 쏘면 된다는 식의 얘기를 하지만 직접 미국이 UN 대북제재를 주도할 수 있을 만큼의 그런 임계선을 넘는 그런 도발은 안 할 겁니다. 말은 거창하게 하고 위협적인 표현을 썼지만 지금 이란 문제 때문에도 트럼프가 잔뜩 긴장했을 뿐만 아니라 화가 나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을 상대해서 더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죠, 북한도. 그러니까 지금 분위기로 봐서 북한이 말은 지난번에 작년에 전원회의 할 때는 충격적인 무기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을... 이런 문제가 1월 초에 벌어졌기 때문에 북한도 조심하리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3월 되면 아까 말씀하신 한미훈련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정세현 : 그것도 일단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되는데 오늘 신년사에서 그 말씀까지 하시기는 어려울 거예요. 왜냐하면 한미 간에 협의를 해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데 잘하면 금년에 한미훈련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사인이 미 국방부 장관한테 나왔어요. 미국의 태도를 보아가면서 금년도에 정기적으로 실시하게 되어 있는 연합훈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조용히 있어주면 1, 2월 조용히 있어주면 한미훈련을 해야 하는 명분은 없어지죠.

▷ 김경래 : 조용히 있을 가능성이... 이게 참 지금 교착 국면이라서 북한도 뭔가 계속 제스처를 보낼 것 아닙니까?

▶ 정세현 : 이게 벼랑 끝 전술을 써서 미국이 움직이고 그렇게 해서 협상을 향한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벼랑 끝 전술을 쓰지만 말하자면 가능성이 있을 때는 벼랑 끝 전술을 쓰지만 전혀 그게 없이 이게 굉장히 오랫동안 갈 것이라고 하면 벼랑 끝 전술 써서 득이 없는데, 그런 짓은 안 하죠.

▷ 김경래 : 그래도 1, 2월 정도는 조용히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1, 2월을 공격적으로 보내면 3월에 군사훈련을 자초하고 그렇게 되면 군사훈련 그 자체도 굉장히 위협적이지만 거기에 북한도 대응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대응하려다가 보면 없는 살림에 완전히 반토막... 말하자면 기름 엄청나게 나가는 것 아니에요? 탱크 움직여야지, 비행기 떠야지.

▷ 김경래 : 다 돈이고 기름이고 그러니까요.

▶ 정세현 : 다 돈이고 기름이죠. 그러니까 군사훈련을 북쪽에서 해마다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그 저변에는 사실은 국가의 재부, 국부는 한정이 되어 있는데 GDP 총액이라는 게 별거 없으니까. 한 400억 달러, 500억 달러 우리 국방비 수준밖에 안 되는 돈이 북한 전체 청사 4개요. 그 속에서 국방 예산 편성해서 불과 며칠 사이에 한두 달 사이에 돈을 엄청나게 써야만 되는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어요, 봄, 가을로 훈련하니까.

▷ 김경래 : 현실적으로라도.

▶ 정세현 :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군사훈련을 싫어합니다. 그다음에 또 현실적으로 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방어 훈련이다, 무슨 정상적인 훈련이다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 잘못 포탄이 날아와서 어디를 때릴 줄 압니까? 그렇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고 그야말로 오금이 저리는 일이에요. 돈 나가지, 겁나지. 그래서 군사훈련을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 북한도 금년에 경제도 더 어려워질 것을 각오하고 있는 마당에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요인이 되는 한미 군사훈련 이것을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1, 2월은 조용히 보낼 것이라고 봅니다.

▷ 김경래 : 1, 2월 조용히 보낼 것은 그나마 좀 안심이 되는 예상이신데요. 사실 교착 국면이잖아요. 장기 교착 국면으로 갔다, 이렇게 표현들 많이 하지 않습니까? 미국 대선 전에는 아까 이란 문제도 미국 대선 전에는 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도요. 전면전으로 가기는 또 어렵겠지만. 그렇게 예측을 하는데 북미대화도 사실은 출구가 잘 안 보이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 정세현 :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도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에 2019년 가을쯤 북핵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으면 선거에 유리한 카드로 쓸 수 있었을 텐데, 6월 12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핵실험 안 하고 미사일 발사 안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것만 가지고 자기가 큰 업적을 냈다고 그동안 선전을 해왔는데 그다음 단계로 못 나갔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선거를 목전에 두고 비핵화를 위한 무슨 협상을 새로 시작한다고 그러면 미국 내에서 여론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탄핵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선거가 되면 민주당 쪽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견제할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선거 끝날 때까지는 트럼프가 움직이기가 어렵죠, 아주.

▷ 김경래 : 그러면 미국은 움직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러니까 지금 북한 같은 경우에 우리 보고 메아리 북한 대남선전매체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미국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면서 중재 운운하는 것은 과대망상이다.”.

▶ 정세현 : 글쎄요, 그것은 뒤집어서 받아들여야 돼요.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라.

▷ 김경래 : 그런데 그게 가능한 겁니까?

▶ 정세현 : 그거는 우리 국민들이... 영화 ‘천문’이라는 걸 봤어요? ‘천문’이라는 영화?

▷ 김경래 : 저 천문 봤습니다. 세종대왕, 장영실 사랑 이야기죠.

▶ 정세현 : 거기 신하들이 전부 모든 것을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명나라 허락 없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그게 기본적인 조정의 분위기 아니에요?

▷ 김경래 : “천문 관측 기계 하나 만드는 데에도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죠, 신하들이.

▶ 정세현 : 한글 만드는 것도 반대하고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명나라가 알면 큰일날 일이라는 이야기를 대신들이 많이 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조금 과장은 됐지만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있습니다. 미국한테 물어봐야지 미국이 싫어할 일을 하면 안 된다. 미국이 안 움직이면 우리도 움직이지 말고 있어야지.

▷ 김경래 : 저도 그런 생각이.

▶ 정세현 : 지금 김 기자도 조선 대신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렇게 장기화 되면 어차피 경색 내지는 정지 상태로 북미관계가 된다면 그렇다고 우리는 놀 수 없잖아요. 북미 간에는 비핵화 협상의 접점을 찾든 안 찾든 미국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솔직히. 그러나 접점이 없으면 접점을 못 만들면 북한은 어려워요. 그런데 경색 국면 또는 정지 상태가 오래 되는데 우리가 미국 눈치만 보고 또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안 움직인다고 하면 우리도 어려워진다, 이거예요, 우리도. 그러니까 우리는 사실 UN 대북제재라고 하는 제약이 있긴 있지만 UN 대북제재와 크게 그렇게 저촉되지 않는 그런 분야,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용감하게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오늘 9시 반에 대통령께서 신년사를 하시기 때문에 조금 위험한데, 잘못 예측했다가는.

▷ 김경래 : 얼마 안 남아서요, 그렇죠? 1시간밖에 안 남았습니다.

▶ 정세현 : 그런데 1월 2일에 상공회의소에서 했던 신년하례회 때 했던 대통령의 마지막 멘트 말씀이 나는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 김경래 : 어떤 멘트였죠?

▶ 정세현 : “평화는 행동 없이는 오지 않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나가겠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하는 얘기는 그것은 작년 한해 동안 사사건건 미국이 견제하는데 그게 외국에 말하자면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따라줬는데 그리고 비핵화 협상이 연말까지는 어떻게든지 전환점을 찾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못하고 말았으니까 그렇다면 북미 간에 새로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에 그것이 1년이 될지 3, 4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놀 수 없는 것 아니냐? 임기도 더구나 4년차로 넘어가는데 그러면 1년 몇 개월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뭔가 해야 될 것 아니에요? 미국의 허락을 받는다는 철학을 우선 깨야 되고 그다음에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것, UN 대북제재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 것은 일을 시작을 해야 돼요. 그리고 다행히도 대통령의 신년사는 아직 안 나왔지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통일부가 교류 협력실로 확대 개편을 하대요.

▷ 김경래 : 승격했네요.

▶ 정세현 : 실이면 커집니다. 책임자가 1급 차관보고 국은 국장이지만 그다음에 접경지역 협력과라는 것도 새로 신설한다고 그래요. 그렇게 되면 접경지역 협력과를 신설한다는 이야기는 비무장지대 주변에 특히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이야기는 작년 UN 총회 연설에서도 강조하지 않았어요? 바로 그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것이 접경지역 협력과라고 보고 그렇게 되면 그 지역의 평화지대화 이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북교류협력이 숨통이 트이죠.

▷ 김경래 : 당장 생각나는 게 그러면 금강산, 개성 이런 것들도 그러면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정세현 : 그런데 금강산은 조금 늦은 것 같아요. 늦은 것 같은 것이 북한이 금강산 포함해서 원산 갈마지구를 전체를 자기들이 관리하는 관광지구로 만들려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러면 그건 타이밍상 우리가 실기한 것이고.

▶ 정세현 : 그러니까 금강산 지역만 그전에는 김정일 시대에 남쪽한테 그들 표현으로는 의존하는 형식으로 해서 땅을 내주고 돈을 좀 받았는데 이제는 직접 하겠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개성공단은 아직도 다른 이야기는 없으니까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32년 올림픽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으로 하려면 서울평양 간 철도도로를 연결해야 돼요. 작년에 중국 혹은 러시아가 UN 대북제재를 해제하자는 결의를 내면서 거기에 난데없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시키자. 그러니까 우리는 미국의 눈치만 보다가 지금 중국, 러시아 손잡고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이 괜찮느냐는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천문’에 나오는 백성들 같은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 김경래 : “명나라의 신하냐, 조선의 신하냐?” 이렇게 물어보죠, 세종대왕이.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그런 분위기가 있긴 있어요. 그러나 국민 중에 절반 정도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절반 정도는 또 우리도 우리 줏대 있게 우리 식으로 가자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보고 대통령은 명나라의 신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신하들을 믿고 앞으로 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북한이 그걸 받아주느냐, 이것도.

▶ 정세현 : 또 그게 그런 걱정이 있는데 우리가 그거를 미국의 말하자면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징후가 보이면 북한은 그때부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 김경래 : 우리가 먼저 좀 그런 모습, 그러니까 우리가 독자적으로 너희들과 대화하고 뭔가를 같이해나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바뀔 수 있다, 북한의 자세도요?

▶ 정세현 : 그렇죠. 그것을 가지고도 비판하는 쪽에서는 구걸했다는 이야기를 하겠죠.

▷ 김경래 : 뒤집어보면 그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겠죠.

▶ 정세현 : 그런데 그게 구걸이 아닌 것이 북한은 어차피 현실적으로 남쪽에 비해서는 약자입니다. 경제적 면에서 형편없이 약자예요. 우리 1.5천억 달러가 되는데 거기는 한 500억 달러밖에 안 되니까 30분의 1 정도 국력 크기가. 그런데다가 인구도 절반밖에 안 되고 뭐든지 일종의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자존심을 내세우고 투덜대겠지만 그러나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면 못 이기는 척 슬그머니 따라오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정세현 장관님과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래도 장기 교착 상황이라고 해도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렇죠?

▶ 정세현 : 아니, 장기 교착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길을 가야 돼요.

▷ 김경래 : 우리 길을 가야 한다. 조선의 신하냐, 명나라의 신하냐, 이 말씀도 기억이 나고요. 어쨌든 너무 비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해주셔서 뭐라고 할까요? 위안이 된다고 할까요? 고맙습니다, 오늘.

▶ 정세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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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세현 “명나라 눈치보듯 美 허락만 기다려서 되겠나?”
    • 입력 2020-01-07 10:42:49
    • 수정2020-01-07 11:17:39
    최강시사
- 선거앞둔 트럼프, 협상 여력없어...전쟁도 평화도 아닌 비전비화 교착상태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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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관광재개는 타이밍 놓쳤어. 올해는 서울-평양간 철도·도로 연결 추진해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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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1월 7일(화) 8:05~8:30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수석부의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김경래 : 오늘 2부에서는 북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사실상 새로운 길, 북한이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했고 그 길이 어떤 길인가, 여기에 대한 관심도 많고요. 사실 북미 대화는 장기 교착 상황으로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고요. 돌파구가 잘 안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란 문제는 또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 부분도 걱정이 되고요. 오늘은 특별히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 모시고 관련된 이야기 2020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짚어보겠습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님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안녕하십니까?

▷ 김경래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세현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경래 :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오시는 분마다 말씀은 드리는데 북한 문제는 참 안 풀리는 것 같습니다. 새해 복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정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 우선 북미관계는 상당 기간 교착 상태로 갈 것 같습니다. 북한이 작년 말까지 미국이 셈법을 바꾸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번쯤은 더해볼 용의가 있다고 했어요, 한 번만. 물론 그다음에는 실무적으로 풀어나가면 되는 거니까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데 미국이 셈법을 바꿔주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비핵화는 당분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겠다. 미국과 1:1로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 대신 비핵화 대화를 하자고 그러면서 말로는 대화하자고 하면서 실제로는 대북 여러 가지 제재, 압박 이것을 계속 더 강화해 나왔기 때문에 금년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 2~3년 이상 각오를 하겠다.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대화도 안 되지만 그러나 제재도 그러면 안 되는 걸... 대화는 안 되고 제재는 계속되면 북한으로서는 경제가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버텨야 되는데 그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걸 각오하자는 취지에서 어려운 시기가 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단계를 해서 정면돌파해나가자, 각오를 다지기로 한 것이 4일이나 진행됐던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입니다.

▷ 김경래 : 허리띠 졸라매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 정세현 : 그렇죠. 신년사가 안 나오는 것은 뭐 어떤 점에서는 당연한 것이 신년사라는 것이 1년짜리 살림 계획이거든요. 그런데 중앙위원회 결정서를 보면 8개항인데 앞으로 몇 년 동안 북한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일종의 정책기조 내지는 중장기 목표예요. 그러니까 신년사보다도 훨씬 시간이 길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북미관계는 그냥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태로 갈 거고 물론 돌발변수라는 게 있으니까 외교 또는 국제정치도 사실은 정치와 똑같이 생물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갑자기 무슨 변심을 해서 자다 일어나서 트위터를 날려서 북미회담이 될지 그건 모르지만 그런 돌발변수는 있으나 그러나 일단 장기적인 교착 상태로 간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려워지긴 하죠.

▷ 김경래 : 신년사를 안 한 것은 그냥 쉽게 말하면 딱히 1년짜리 계획을 발표할 게 별로 없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 정세현 : 그렇죠. 1년짜리 발표할 것이 계획이 별로 없다가 아니라 1년짜리가 아니라 앞으로 2~3년 또는 3~4년 이상 지금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되는데 그러려면 그때 3~4년 이상 쓸 수 있는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4일이나 회의를 한 것 아닙니까?

▷ 김경래 : 이례적인 거죠? 4일 동안 이렇게 전원회의 하는 것은.

▶ 정세현 : 그전에도 5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90년 1월 5일부터 9일까지 그때는 국제정치적으로 러시아가 봉기하고 있었고 동유럽 국가들도 체제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자기들도 이러다가 망하는 것 아닌가, 특히 남쪽한테 잘못하면 먹히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있어서 그때는 5일이나 연초에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는데 그때도 그 회의를 열어서 하여튼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자, 그러면서 그때는 오히려 남북 총리급 회담을 그쪽에서 제안하고 그리고 또 한해 지나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4일이 됐건 5일이 됐건 길게 이루어진다는 얘기는 이번에도 북한이 이 상황을 굉장히 말하자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하는 정도고 그렇기 때문에 각오도 단단하고 미국을 상대로 해서 퍼지는 앞으로의 일종의 정면돌파전도 그렇게 부드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말씀하신 정면돌파라는 얘기가 신년사를 대체한 결정서에 23번이 나온다고 그래요.

▶ 정세현 : 결정서에는 그렇게 정면돌파가 많이 안 나오고 1번...

▷ 김경래 : 1번 나와요? 23번 나온다는 언론 보도는.

▶ 정세현 : 정면돌파를 보도에서 아나운서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죠.

▷ 김경래 : 북한 보도에서 그렇게 많이 했다.

▶ 정세현 : 아니, 그러니까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내놓는 보고서하고 그것을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내놓는 결정서하고는 좀 다릅니다. 보고서에는 23번이 나오든지 그것보다 더 나왔을 수도 있죠.

▷ 김경래 : 정면돌파라는 게 말씀하신 대로 우리 지금 물러서지 않겠다, 이런 표현이겠죠?

▶ 정세현 : 그렇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이야기고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군사적으로 1:1로 맞붙겠다는 그런 뜻은 아닙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가 계속되게 되면 북한 경제는 어려울 것 아니에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죠. 생활이 어려워지면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그 고통을 분노로 바꿔서 분노의 힘으로 그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나가자. 미국의 압박과 제재로 야기되는 경제적 난관을... 난관 때문에 굴복할 수는 없고 그걸 깨고 나가자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는 표현을 쓰죠.

▷ 김경래 : 그런데 그 같은 맥락에서 ‘충격적인 실제 행동’ 이런 이야기도 썼어요. 그게 작년 크리스마스 때 ICBM을 쏜다, 만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나왔었잖아요. 그러면 그런 행동을 1월 정도 그러니까 조만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봐야 되나요? 어떻습니까?

▶ 정세현 : 1월 8일 그러니까 내일입니까?

▷ 김경래 : 아, 김정은 위원장 생일이요? 내일이네요.

▶ 정세현 : 가능성은 별로 없고 지금 그런 거 잘못했다가는 매년 실시되어 왔던 3월부터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그건 좀 조심할 거예요. 그러나 비교한다면 로켓으로 봅시다. 로켓이 적진을 향해서 가면 미사일이고 우주로 날아가면 그게 위성로켓인데, 이것을 쏘아올릴 수 있는 엔진 실험은 계속할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더 좋아졌다. 언제든지 쏘면 된다는 식의 얘기를 하지만 직접 미국이 UN 대북제재를 주도할 수 있을 만큼의 그런 임계선을 넘는 그런 도발은 안 할 겁니다. 말은 거창하게 하고 위협적인 표현을 썼지만 지금 이란 문제 때문에도 트럼프가 잔뜩 긴장했을 뿐만 아니라 화가 나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을 상대해서 더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죠, 북한도. 그러니까 지금 분위기로 봐서 북한이 말은 지난번에 작년에 전원회의 할 때는 충격적인 무기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을... 이런 문제가 1월 초에 벌어졌기 때문에 북한도 조심하리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3월 되면 아까 말씀하신 한미훈련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정세현 : 그것도 일단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되는데 오늘 신년사에서 그 말씀까지 하시기는 어려울 거예요. 왜냐하면 한미 간에 협의를 해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데 잘하면 금년에 한미훈련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사인이 미 국방부 장관한테 나왔어요. 미국의 태도를 보아가면서 금년도에 정기적으로 실시하게 되어 있는 연합훈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조용히 있어주면 1, 2월 조용히 있어주면 한미훈련을 해야 하는 명분은 없어지죠.

▷ 김경래 : 조용히 있을 가능성이... 이게 참 지금 교착 국면이라서 북한도 뭔가 계속 제스처를 보낼 것 아닙니까?

▶ 정세현 : 이게 벼랑 끝 전술을 써서 미국이 움직이고 그렇게 해서 협상을 향한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벼랑 끝 전술을 쓰지만 말하자면 가능성이 있을 때는 벼랑 끝 전술을 쓰지만 전혀 그게 없이 이게 굉장히 오랫동안 갈 것이라고 하면 벼랑 끝 전술 써서 득이 없는데, 그런 짓은 안 하죠.

▷ 김경래 : 그래도 1, 2월 정도는 조용히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1, 2월을 공격적으로 보내면 3월에 군사훈련을 자초하고 그렇게 되면 군사훈련 그 자체도 굉장히 위협적이지만 거기에 북한도 대응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대응하려다가 보면 없는 살림에 완전히 반토막... 말하자면 기름 엄청나게 나가는 것 아니에요? 탱크 움직여야지, 비행기 떠야지.

▷ 김경래 : 다 돈이고 기름이고 그러니까요.

▶ 정세현 : 다 돈이고 기름이죠. 그러니까 군사훈련을 북쪽에서 해마다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그 저변에는 사실은 국가의 재부, 국부는 한정이 되어 있는데 GDP 총액이라는 게 별거 없으니까. 한 400억 달러, 500억 달러 우리 국방비 수준밖에 안 되는 돈이 북한 전체 청사 4개요. 그 속에서 국방 예산 편성해서 불과 며칠 사이에 한두 달 사이에 돈을 엄청나게 써야만 되는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어요, 봄, 가을로 훈련하니까.

▷ 김경래 : 현실적으로라도.

▶ 정세현 :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군사훈련을 싫어합니다. 그다음에 또 현실적으로 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방어 훈련이다, 무슨 정상적인 훈련이다라고 하지만 어느 순간 잘못 포탄이 날아와서 어디를 때릴 줄 압니까? 그렇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고 그야말로 오금이 저리는 일이에요. 돈 나가지, 겁나지. 그래서 군사훈련을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 북한도 금년에 경제도 더 어려워질 것을 각오하고 있는 마당에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요인이 되는 한미 군사훈련 이것을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1, 2월은 조용히 보낼 것이라고 봅니다.

▷ 김경래 : 1, 2월 조용히 보낼 것은 그나마 좀 안심이 되는 예상이신데요. 사실 교착 국면이잖아요. 장기 교착 국면으로 갔다, 이렇게 표현들 많이 하지 않습니까? 미국 대선 전에는 아까 이란 문제도 미국 대선 전에는 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도요. 전면전으로 가기는 또 어렵겠지만. 그렇게 예측을 하는데 북미대화도 사실은 출구가 잘 안 보이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 정세현 :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도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에 2019년 가을쯤 북핵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혁혁한 성과를 거두었으면 선거에 유리한 카드로 쓸 수 있었을 텐데, 6월 12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핵실험 안 하고 미사일 발사 안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것만 가지고 자기가 큰 업적을 냈다고 그동안 선전을 해왔는데 그다음 단계로 못 나갔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선거를 목전에 두고 비핵화를 위한 무슨 협상을 새로 시작한다고 그러면 미국 내에서 여론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탄핵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선거가 되면 민주당 쪽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견제할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선거 끝날 때까지는 트럼프가 움직이기가 어렵죠, 아주.

▷ 김경래 : 그러면 미국은 움직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러니까 지금 북한 같은 경우에 우리 보고 메아리 북한 대남선전매체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미국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면서 중재 운운하는 것은 과대망상이다.”.

▶ 정세현 : 글쎄요, 그것은 뒤집어서 받아들여야 돼요.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라.

▷ 김경래 : 그런데 그게 가능한 겁니까?

▶ 정세현 : 그거는 우리 국민들이... 영화 ‘천문’이라는 걸 봤어요? ‘천문’이라는 영화?

▷ 김경래 : 저 천문 봤습니다. 세종대왕, 장영실 사랑 이야기죠.

▶ 정세현 : 거기 신하들이 전부 모든 것을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명나라 허락 없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그게 기본적인 조정의 분위기 아니에요?

▷ 김경래 : “천문 관측 기계 하나 만드는 데에도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죠, 신하들이.

▶ 정세현 : 한글 만드는 것도 반대하고 명나라한테 물어봐야 된다, 명나라가 알면 큰일날 일이라는 이야기를 대신들이 많이 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조금 과장은 됐지만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있습니다. 미국한테 물어봐야지 미국이 싫어할 일을 하면 안 된다. 미국이 안 움직이면 우리도 움직이지 말고 있어야지.

▷ 김경래 : 저도 그런 생각이.

▶ 정세현 : 지금 김 기자도 조선 대신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렇게 장기화 되면 어차피 경색 내지는 정지 상태로 북미관계가 된다면 그렇다고 우리는 놀 수 없잖아요. 북미 간에는 비핵화 협상의 접점을 찾든 안 찾든 미국으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솔직히. 그러나 접점이 없으면 접점을 못 만들면 북한은 어려워요. 그런데 경색 국면 또는 정지 상태가 오래 되는데 우리가 미국 눈치만 보고 또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안 움직인다고 하면 우리도 어려워진다, 이거예요, 우리도. 그러니까 우리는 사실 UN 대북제재라고 하는 제약이 있긴 있지만 UN 대북제재와 크게 그렇게 저촉되지 않는 그런 분야,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용감하게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오늘 9시 반에 대통령께서 신년사를 하시기 때문에 조금 위험한데, 잘못 예측했다가는.

▷ 김경래 : 얼마 안 남아서요, 그렇죠? 1시간밖에 안 남았습니다.

▶ 정세현 : 그런데 1월 2일에 상공회의소에서 했던 신년하례회 때 했던 대통령의 마지막 멘트 말씀이 나는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 김경래 : 어떤 멘트였죠?

▶ 정세현 : “평화는 행동 없이는 오지 않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나가겠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하는 얘기는 그것은 작년 한해 동안 사사건건 미국이 견제하는데 그게 외국에 말하자면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따라줬는데 그리고 비핵화 협상이 연말까지는 어떻게든지 전환점을 찾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못하고 말았으니까 그렇다면 북미 간에 새로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에 그것이 1년이 될지 3, 4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놀 수 없는 것 아니냐? 임기도 더구나 4년차로 넘어가는데 그러면 1년 몇 개월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뭔가 해야 될 것 아니에요? 미국의 허락을 받는다는 철학을 우선 깨야 되고 그다음에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것, UN 대북제재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 것은 일을 시작을 해야 돼요. 그리고 다행히도 대통령의 신년사는 아직 안 나왔지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통일부가 교류 협력실로 확대 개편을 하대요.

▷ 김경래 : 승격했네요.

▶ 정세현 : 실이면 커집니다. 책임자가 1급 차관보고 국은 국장이지만 그다음에 접경지역 협력과라는 것도 새로 신설한다고 그래요. 그렇게 되면 접경지역 협력과를 신설한다는 이야기는 비무장지대 주변에 특히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이야기는 작년 UN 총회 연설에서도 강조하지 않았어요? 바로 그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것이 접경지역 협력과라고 보고 그렇게 되면 그 지역의 평화지대화 이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북교류협력이 숨통이 트이죠.

▷ 김경래 : 당장 생각나는 게 그러면 금강산, 개성 이런 것들도 그러면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정세현 : 그런데 금강산은 조금 늦은 것 같아요. 늦은 것 같은 것이 북한이 금강산 포함해서 원산 갈마지구를 전체를 자기들이 관리하는 관광지구로 만들려고 합니다.

▷ 김경래 : 그러면 그건 타이밍상 우리가 실기한 것이고.

▶ 정세현 : 그러니까 금강산 지역만 그전에는 김정일 시대에 남쪽한테 그들 표현으로는 의존하는 형식으로 해서 땅을 내주고 돈을 좀 받았는데 이제는 직접 하겠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개성공단은 아직도 다른 이야기는 없으니까 다시 재개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32년 올림픽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으로 하려면 서울평양 간 철도도로를 연결해야 돼요. 작년에 중국 혹은 러시아가 UN 대북제재를 해제하자는 결의를 내면서 거기에 난데없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시키자. 그러니까 우리는 미국의 눈치만 보다가 지금 중국, 러시아 손잡고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이 괜찮느냐는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천문’에 나오는 백성들 같은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 김경래 : “명나라의 신하냐, 조선의 신하냐?” 이렇게 물어보죠, 세종대왕이.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그런 분위기가 있긴 있어요. 그러나 국민 중에 절반 정도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절반 정도는 또 우리도 우리 줏대 있게 우리 식으로 가자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보고 대통령은 명나라의 신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신하들을 믿고 앞으로 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북한이 그걸 받아주느냐, 이것도.

▶ 정세현 : 또 그게 그런 걱정이 있는데 우리가 그거를 미국의 말하자면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징후가 보이면 북한은 그때부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 김경래 : 우리가 먼저 좀 그런 모습, 그러니까 우리가 독자적으로 너희들과 대화하고 뭔가를 같이해나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바뀔 수 있다, 북한의 자세도요?

▶ 정세현 : 그렇죠. 그것을 가지고도 비판하는 쪽에서는 구걸했다는 이야기를 하겠죠.

▷ 김경래 : 뒤집어보면 그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겠죠.

▶ 정세현 : 그런데 그게 구걸이 아닌 것이 북한은 어차피 현실적으로 남쪽에 비해서는 약자입니다. 경제적 면에서 형편없이 약자예요. 우리 1.5천억 달러가 되는데 거기는 한 500억 달러밖에 안 되니까 30분의 1 정도 국력 크기가. 그런데다가 인구도 절반밖에 안 되고 뭐든지 일종의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자존심을 내세우고 투덜대겠지만 그러나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면 못 이기는 척 슬그머니 따라오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래 : 정세현 장관님과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래도 장기 교착 상황이라고 해도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렇죠?

▶ 정세현 : 아니, 장기 교착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길을 가야 돼요.

▷ 김경래 : 우리 길을 가야 한다. 조선의 신하냐, 명나라의 신하냐, 이 말씀도 기억이 나고요. 어쨌든 너무 비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해주셔서 뭐라고 할까요? 위안이 된다고 할까요? 고맙습니다, 오늘.

▶ 정세현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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