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안 튀겠다’…‘파격’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

입력 2020.01.07 (17:09) 수정 2020.01.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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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신년 기자 간담회서 "논란 위해 의제 안 던진다." 선언
- "적토성산" 언급…'파격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
- 임기 중반 맞는 자연스러운 행보? 대법 선고 앞둔 '몸 낮추기'?

"공감을 위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이재명은 튀는 존재인데, 왜 올해는 안 튈까?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뭔가 독특하고 눈에 띄는 정책들, 행보를 해왔는데 왜 점점 그런 게 없어질까? 이런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년을 맞아 경기도청 출입기자와 가진 간담회 자리. 올해는 왜 큰 화두나 의제가 신년사에 없느냐란 질문에 대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첫 반응입니다. '이재명은 튀는 존재'라는 말이 지사 입에서 나오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가벼운 웃음도 나왔습니다. 그만큼 성남시장 시절부터 '튀었던' 이재명 지사이기에 신년에도 무엇인가 대중들의 이목을 끌 화두를 던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깔렸었습니다.


'도정 완성도 높이겠다.' 파격 없는 2020년 신년사

실제로 이재명 지사의 2020년 신년사는 중반에 접어드는 도정 성과는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정책 완성도는 더욱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특별한 한 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란 부분은 그러한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해왔던 정책들을 정착시키는 데 힘 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재명 경기지사답지 않다고 느낄 만한 대목입니다.

2019년 신년사와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공정'을 기치로 특별사법경찰관을 확대하고 '생활적폐청산.공정경기 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선언과 노동자 건강주치의 시행,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등 공격적인 의제를 2019년 초에 던졌던 그였습니다.

경기도청 전경경기도청 전경

'적토성산(積土成山)' 말하는 이재명…"존재 알리려 의제 안 던질 것"

대신 올해엔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사자성어를 던졌습니다. 순자 '권학'편에 나오는 사자성어인 '적토성산'은 '흙이 쌓여 성을 이룬다'란 의미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연말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혁명적인 일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작은 것을 조금씩 많이 처리하다 보면 도민의 삶이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뜻을 풀어냈습니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재명 지사는 "새로운 것을 관심을 끌기 위해서 던지는 일은 없어져서 ‘저 사람이 변했나?’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제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뭘 던져서 배를 흔들흔들하게 하면 도정 책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파격 그 자체'였던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

사실 파격 없는 정치인 이재명이 익숙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성남시장 취임 직후 개발 위주 행정으로 시 재정이 파탄 났다며 이른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것은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2013년에는 시의회와의 갈등으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상태가 벌어졌고 2016년 도입한 '청년 배당' 정책은 격렬한 복지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경기지사 당선 직후에도 실내에서 취임식을 하던 관행을 파괴하고 임진각에서 야외 취임식을 검토했던 그였습니다. 언론은 그에게 '최고의 이슈메이커'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재명 지사의 행보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도정 중반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행보인가, '몸 낮추기'인가?

그런 이재명 지사의 변신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이 이재명 지사에게는 미묘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임기 중반을 넘기는 자치단체장이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국정이든 도정이든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파격의 정치인' 이재명이기에 배경에 궁금증이 쏠립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재명 지사의 행보와 해를 넘긴 대법원 선고를 연관 짓는 시각도 있습니다.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대법원 선고는 아직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가를 대법원 선고를 앞둔 '몸 낮추기'가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에만 27번 법정에 출석했다고 합니다.

신년을 맞아 '적토성산'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재명 지사의 2020년이 어떻게 될지는 이제 대법원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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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안 튀겠다’…‘파격’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
    • 입력 2020-01-07 17:09:41
    • 수정2020-01-07 17:15:58
    취재K
- 신년 기자 간담회서 "논란 위해 의제 안 던진다." 선언<br />- "적토성산" 언급…'파격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br />- 임기 중반 맞는 자연스러운 행보? 대법 선고 앞둔 '몸 낮추기'?
"공감을 위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이재명은 튀는 존재인데, 왜 올해는 안 튈까?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뭔가 독특하고 눈에 띄는 정책들, 행보를 해왔는데 왜 점점 그런 게 없어질까? 이런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년을 맞아 경기도청 출입기자와 가진 간담회 자리. 올해는 왜 큰 화두나 의제가 신년사에 없느냐란 질문에 대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첫 반응입니다. '이재명은 튀는 존재'라는 말이 지사 입에서 나오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가벼운 웃음도 나왔습니다. 그만큼 성남시장 시절부터 '튀었던' 이재명 지사이기에 신년에도 무엇인가 대중들의 이목을 끌 화두를 던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깔렸었습니다.


'도정 완성도 높이겠다.' 파격 없는 2020년 신년사

실제로 이재명 지사의 2020년 신년사는 중반에 접어드는 도정 성과는 더욱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정책 완성도는 더욱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특별한 한 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란 부분은 그러한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해왔던 정책들을 정착시키는 데 힘 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재명 경기지사답지 않다고 느낄 만한 대목입니다.

2019년 신년사와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공정'을 기치로 특별사법경찰관을 확대하고 '생활적폐청산.공정경기 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선언과 노동자 건강주치의 시행,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등 공격적인 의제를 2019년 초에 던졌던 그였습니다.

경기도청 전경
'적토성산(積土成山)' 말하는 이재명…"존재 알리려 의제 안 던질 것"

대신 올해엔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사자성어를 던졌습니다. 순자 '권학'편에 나오는 사자성어인 '적토성산'은 '흙이 쌓여 성을 이룬다'란 의미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연말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혁명적인 일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작은 것을 조금씩 많이 처리하다 보면 도민의 삶이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뜻을 풀어냈습니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재명 지사는 "새로운 것을 관심을 끌기 위해서 던지는 일은 없어져서 ‘저 사람이 변했나?’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제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뭘 던져서 배를 흔들흔들하게 하면 도정 책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파격 그 자체'였던 정치인 이재명의 변신

사실 파격 없는 정치인 이재명이 익숙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성남시장 취임 직후 개발 위주 행정으로 시 재정이 파탄 났다며 이른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것은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2013년에는 시의회와의 갈등으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상태가 벌어졌고 2016년 도입한 '청년 배당' 정책은 격렬한 복지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경기지사 당선 직후에도 실내에서 취임식을 하던 관행을 파괴하고 임진각에서 야외 취임식을 검토했던 그였습니다. 언론은 그에게 '최고의 이슈메이커'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재명 지사의 행보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도정 중반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행보인가, '몸 낮추기'인가?

그런 이재명 지사의 변신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이 이재명 지사에게는 미묘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임기 중반을 넘기는 자치단체장이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국정이든 도정이든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파격의 정치인' 이재명이기에 배경에 궁금증이 쏠립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재명 지사의 행보와 해를 넘긴 대법원 선고를 연관 짓는 시각도 있습니다.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대법원 선고는 아직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가를 대법원 선고를 앞둔 '몸 낮추기'가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에만 27번 법정에 출석했다고 합니다.

신년을 맞아 '적토성산'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재명 지사의 2020년이 어떻게 될지는 이제 대법원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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